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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시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부수는 S급 귀환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토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0
최근연재일 :
2021.08.24 23:57
연재수 :
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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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2
추천수 :
390
글자수 :
135,967

작성
21.08.16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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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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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첫 업무 (3)

DUMMY

A급 보스몬스터의 등장에 모두의 얼굴에 절망이 드리웠다.


- 쿵 쿵.


거구가 한발 한발 다가오는 게 진동으로 느껴졌다.

온몸이 식물처럼 되어있는 괴물.

녹색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는데, 저놈은 이들에게 두려움과 긴장감을 선사했다.


플란트루스는 마침내 그들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노란색으로 빛나는 안광에선 보스몬스터의 위압감이 물씬 풍겨왔다.

모두들 이마에서 땀이 흘렀다.


“너무해··· 어떻게 D급 던전에 A급이···.”


우동훈은 울상이 되어 떨면서 한탄했다.


‘그 개새끼들···.’


민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이를 까득였다.

이 사태의 주범을, 그는 알고 있었다.

레이더스, 강석호.

죽어서도 민폐인 그들에게 민수는 적의와 혐오감을 품었다.


“민수 씨.”


신연주의 부름에 민수는 그녀 쪽으로 돌아보았다.

끊이질 않는 코피, 실핏줄이 터진 눈, 폭우처럼 내리는 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는 민수를 쳐다보려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고개를 들 여력조차 없어 이내 그만두었다.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그녀는 민수에게 부탁했다.


“당신밖에 없어요. 미안하지만, 지금은 의지할 수밖에 없어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에는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있었다.

절망, 고통, 괴로움, 슬픔, 참담함.

그리고 희망.


눈앞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A급 헌터 하나로는 A급 보스몬스터를 이기지 못한다. 이것은 통상의 상식이다.


그러나 길드의 누구보다 수지타산을 하는 그녀는 도박수를 걸었다.

A급 헌터인 민수에게 한 줄기 희망을 건 것이다.

그녀는 한 방울의 눈물을 떨구면서.


“저희를 지켜주세요.”


그녀의 진심 어린 부탁.

민수는 미소를 짓고선, 그들을 등지고 괴물 앞에 섰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요.”


- 스릉


그는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이 태양빛을 받아 새하얗게 빛났다.


“금방 처리할 테니.”


그의 등은, 그 어떤 헌터보다도 담대해 보였다.

민수는 두 눈을 부릅떴다.


『염화검』

『신속』

검신에서 주홍빛 불꽃이 타올랐다.


‘재로 만들어주지.’


화염 파편을 휘날리며 민수는 맹렬히 돌진했다.

순간 민수를 향해 플란트루스는 굵은 덩굴을 여러 발 날렸다.


- 콰광! 쾅!


어찌나 강했는지, 덩굴이 땅에 부딪힐 때마다 땅이 울리고, 바위가 부서졌다.


- 휘릭!


민수는 날아드는 덩굴들을 몸을 틀어 피하곤 검을 휘둘렀다.

화염이 궤적을 그리며 덩굴을 불태웠다.


민수는 높이 뛰어올라 두 검을 치켜들었다.


『천지인 염』

검이 화마(火魔)의 형상을 띠며 밑으로 내리꽂히는 순간.


플란트루스는 이빨이 잔뜩 난 식충식물 같은 팔을 들더니, 엄청난 압력의 물기둥을 쏘아 올렸다.


- 콰아아아아!


“으앗!”


물기둥의 기세에 민수의 불꽃마저 꺼지고, 그는 밀려나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수 씨! 괜찮아요?”


그 모습에 놀란 우동훈이 소리쳤다.


“크윽!”

민수는 검을 지팡이 삼아 지면에 박고 일어섰다.

그리곤 괜찮다는 듯, 검을 흔들어 보였다.

그러나 숨 돌릴 틈도 없이 놈의 공격이 전개되었다.


- 휘리리릭!

- 콰아아아악!


고속으로 날아오는 서슬 퍼런 잎사귀.

세차게 내리치는 덩굴.


민수의 두 검은, 화룡과 같은 형상으로 그것들을 썰어버리며 나아갔다.


그 전투를 지켜보던 우동훈과 박정민은 민수의 화려하고도 강력한 검무에 넋을 놓고 있었다.

박정민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속으로 감탄했다.


‘강하다··· 사장님, 아니 그 이상일지도···.’


우워어어어!


괴물이 괴성을 지르며 팔을 내리꽂았다.

그 순간에 민수는 뛰어올라 그 위에 안착했다.


『염화검』

민수의 검이 다시금 불을 뿜었다.

민수는 순식간에 팔을 타고 올라가 놈의 안면까지 다가갔다.

민수는 싸늘한 시선으로 놈과 눈을 맞췄다.


“이게 내 주특기라고.”


『천검난무』

수십 번의 광대한 검격이 불길을 일으키며 플란트루스를 난도질했다.


구워어어어어어어!


비명을 지르며 불타는 풀 괴물을 뒤로하고 민수는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괜찮아요? 이제 다 끝났어요. 빨리 돌아가···.”

‘아, 이 말 하면 안 되지 않나.’


흠칫.

불길한 기척.

민수의 눈엔 불타 죽었을 괴물을 기겁하며 보는 일행이 비쳤다.

민수는 식은땀을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 치이익

- 꾸물꾸물


몸에 붙은 불은 전부 꺼져 연기만 피어오르고, 무참히 썰린 풀잎과 덩굴은 점점 재생되어 원래의 모습을 이루었다.


‘말도 안 돼.’


- 쿠구구궁


민수는 자신이 딛고 있는 지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순간, 가시 달린 줄기가 땅에서 솟구쳐 파도처럼 다가왔다.


‘아직도 공격을!’


민수는 본능적으로 반격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줄기는 옆으로 지나갈 뿐이었다.


‘아니!’


줄기는 빠르게 일행 쪽으로 향했다.

민수를 상대하기보다 일행을 먼저 제거하는 쪽을 택한 것이었다.


“조심해요!”


민수가 어떻게 하기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던 상황.

줄기는 거침없이 쇄도했다.


그 순간.


- 파앙


민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봐버렸다.

우동훈이 자신의 몸을 날려 덩굴의 궤도를 튼 것이었다.

그 여파로, 우동훈은 피를 쏟으며 튕겨 나갔다.

현장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동훈··· 씨···.”


박정민의 부름에도 우동훈은 대답이 없었다.

그저 움직임 없이 쓰러져있기만 할 뿐이었다.


민수는 이내 고개를 돌려 플란트루스를 바라보았다.

내려다보는 괴물의 눈은 마치 조소하는 듯했다.


“야.”


민수의 눈은 빛을 잃었다.


“찢어버린다.”


민수는 이전과 다른 엄청난 속도로 놈에게 돌진했다.


- 써겅!


쿠오오오오오!


분노에 찬 그의 맹진에 플란트루스는 반응하지 못하고 왼팔을 내어줬다.

고통을 느꼈는지 괴물은 커다란 비명을 질렀다.


계속해서 난도질했다. 진물인지 핏물인지 알 수 없는 액체가 계속해서 튀어나오도록, 무참히 썰어버렸다.


하지만 빠르면 빠를수록 놈의 재생도 덩달아 빨라졌다.

오히려 새로운 식물이 자라나 더욱 강해졌다.

그 압도적인 재생력에 민수는 좌절했다.


‘재생력이 이렇게 빠르다니, 약점 같은 게 없는 건가?’


하지만 절망도 잠시, 민수는 이내 두 눈을 부릅떴다.


‘아니 반드시 있다.’


거듭되는 플란트루스의 공격을 베고 피하면서, 민수는 그의 옆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보았다.


‘저건?’


플란트루스와 땅을 잇고 있는 여러 갈래의 두꺼운 뿌리.


그때, 민수의 머리에 번뜩인 생각.


‘그래, 이 앞엔 큰 연못이 있었지.’


민수는 씨익 웃었다.


“어쩐지,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더라.”


민수는 검에 마력을 싣고 뿌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플란트루스는 당황한 듯 황급히 고개를 돌려 잎사귀를 날려댔다.

하지만 그런 공격이 민수에게 통할 리 만무했다.

그가 낙담한 것은 재생력뿐. 공격 따윈 아무리 해대도 민수에게 생채기 하나 낼까 말까 한 수준이었다.

민수는 거침없이 전진했다.

그리고 뿌리까지 도달했다.


“흐아아압!”


기합과 함께 민수는 가차 없이 뿌리를 전부 베어버렸다.


우워어어어어어!


잘린 뿌리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왔다.


‘이거였냐, 네 재생의 원천.’


잘려버린 뿌리는 재생되지 않았다.


“야.”


민수는 히죽이며 플란트루스를 올려다보았다.


“아깐 잘도 살아나던데, 이번에도 그럴 수 있냐?”


『염화검』

난무하는 불꽃.

아까와 같이 민수는 거구를 불태워버렸다.

다른 점은, 더 이상 이전만큼 재생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플란트루스는 확실히 불타 없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쿠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뭐, 뭐야!”


천지가 울릴 듯한 괴성.

고통에 부르짖거나, 기합 같은 게 아니었다.


죽기 직전 마지막 발악.


사방에서 발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까까진 흔적조차 안 보이던 몬스터들.

보스의 호령에 전부 이쪽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절반은 플란트루스에게 달려들어 불을 꺼뜨렸으며,

나머지 반은 민수와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같은 때, 신연주는 박정민의 해독을 전부 마쳤다.

그녀는 무척이나 지쳤는지 눈이 뒤집힌 채 엎어지려 했다.


- 풀썩


두 손이 그녀를 받쳤다.


“누나 고생했어, 이제 좀 쉬어.”


박정민은 그녀를 안쓰러운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가방을 베개 삼아 그녀를 눕혔다.


“수 씨. 저도 돕겠습니다. 짐만 될 순 없죠.”


그는 방패를 들고 일어섰다.


“C급이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습니다.”


민수는 검을 바로잡고, 이를 보이며 웃었다.


“다시 버텨보자고요.”


둘은 등을 맞대고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상대했다.



###



물속.

이태성은 점차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개구리 몬스터 ‘파다’를 쫓았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개··· 구리 새끼가!’


수영을 잘하는 이태성이었다.

그는 자신의 실력과 힘을 최대한 발휘하여 놈을 쫓았지만 그뿐, 공격하는 것까지는 역부족이었다.


- 콰아아!


‘크윽!’


파다는 이미 유하린을 삼켜버린 듯, 길쭉한 혀를 날름거리며 이태성을 견제했다.


그 엄청난 몸집과 개구리답지 않은 단단한 외피.

그리고 빠른 수영으로 이태성에게 박치기를 가했다.


- 뻐억!


‘크윽!’


최대한 피해 보려 했지만, 물속에서의 움직임은 마음처럼 되질 않았다.


이태성은 놈의 움직임을 따라 눈을 굴렸다.


‘젠장, 요리조리 잘도 움직이는군.’


놈의 궤적을 따라 이태성은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양서류와 포유류의 수중전은 유불리가 정해져 있었다.

아무리 A급 헌터의 힘과 검술을 가지고 있는 이태성도,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놈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대로 오래 끌면 하린이가 위험하다. 내 숨도 이제 얼마 안 남았어. 되도록 빨리 끝내야 해.’


- 촤악!

- 꾸르르···


최대한 놈에게 검격을 날리려 해도, 검이 지나간 곳엔 공기 방울만 일었다.

이태성은 검을 다시 검집에 넣으며 한탄했다.


‘내 참, 물속에서 싸우는 법도 좀 알려주시지···.’


이태성은 미간을 좁혔다.


‘물속에선 불리하다. 그렇다고 뭍으로 끌고 나올 수도 없고, 어떻게든 일격만 먹이면···.’


순간 기지가 떠올랐다.


‘잠깐, 방법이 있다!’


이태성은 마치 숨이 다한 듯, 사지를 축 늘어뜨리며 온몸에 힘을 뺐다.


그 모습을 본 파다는 의심하는 듯, 주위를 배회했다.

그러나 점점 수면으로 떠 오르는 고깃덩이를 보고 확신이 섰는지, 입을 쩌억 벌리며 다가왔다.


그렇게 파다가 이태성을 삼키려는 순간.


‘서프라이즈다 이 개구리 새끼야.’


소름돋는 미소.

이태성은 검 손잡이를 잡으며 발도 자세를 취했다.


『대마수 신카게류(對魔獸 新陰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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