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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시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부수는 S급 귀환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토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0
최근연재일 :
2021.08.24 23:5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890
추천수 :
390
글자수 :
135,967

작성
21.08.19 00:42
조회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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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협회 회원 임무 (1)

DUMMY

민수와 박정민은 공주행 버스에 올랐다.

방패를 버스 트렁크에 싣고 온 박정민은 민수의 옆자리로 갔다.

박정민은 복도 쪽 자리에 풀썩 앉았다.

그는 민수를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이야, 버스는 오랜만이네요. 평소에는 사장님이 운전해주시는데, 일이 많아지니 이런 일도 다 있네요.”


“어렸을 때 수학여행 이후론 저도 오랜만에 타 봐요. 얼마 만이더라, 10년하고도···.”


민수는 순식간에 비탄에 잠겼다.

10년이 사라져버린 트라우마.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되려 트리거가 되어버렸다.

어찌나 충격이었는지, 차창에 머리를 박을 정도였다.


“이야, 10년하고도 몇 년이더라. 안 사라졌다면 28살이었겠지. 늙었겠네. 나는 왜 갇혔던 거지? 왜 나만 갇혔지? 그냥 빨리 나올걸. 왜 스탯은 열고 지랄이야 지랄은······.”


민수는 차창에 머리를 박은 채 엄청난 기세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한껏 무거워진 공기.

박정민은 당황해하며 주제를 바꿨다.


“아, 하하! 수학여행 그립죠! 저는 제주도로 갔었는데, 용머리 바위에서 폼 잡다가 바다에 빠졌었다니까요!”


자신의 흑역사를 드러내면서까지 기분을 풀어주려고, 박정민은 필사적이었다.

그런데도 민수의 반응이 없자, 박정민은 살짝 몸을 숙여 민수의 얼굴을 보았다.


“음··· 쩝···.”


자고 있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박정민의 얼굴은 굳어졌다.


‘뭐지···?’



***



버스는 공주를 향해 힘차게 굴러가고 있었다.


“아, 정민 씨. 잠들기 전에 뭐 말하셨나요? 죄송해요. 버스만 타면 바로 잠이 들어서···.”


잠에서 깬 민수는 박정민에게 사과했다.


“하하··· 전 괜찮아요. 딱히 쓸데없는 얘기였습니다···.”


박정민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런가요, 이제 곧 도착할 시간이네요.”


“이번에도 무슨 A급 보스 같은 게 튀어나오면 어쩌죠?”


“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엔 사람도 많고, 여차하면 힘을 쓰면 되니까요.”


“아··· 그렇겠죠? 기우였네요.”


박정민은 그날의 민수를 떠올렸다.

도와준 건 좋았지만, 어쩐지 그때의 민수는 평소와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이었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민수가 아닌, 차갑고 폭력적인 민수.

그를 본 박정민의 감상이었다.

그걸 상상하고 있자니, 자기도 모르게 땀 한줄기가 관자놀이에서 흘렀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버스는 어느새 공주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민수와 박정민은 차에서 내려 자신의 무구를 챙겼다.


“포탈 위치가 어디였죠?”


박정민의 물음에 민수는 핸드폰을 켜고 지도를 열었다.


“음 그러니까, 옥성리의 마을회관 근처네요.”


“헉, 여기서 꽤 떨어져 있네요··· 사람들 여기까지 올 수 있으려나···.”


“지금 12시 30분이니, 차 타면 딱 맞을 것 같아요. 택시 잡을게요.”


민수는 차도에서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았다.


“······손님 혹시 헌터··· 신가요?”


“하핫···.”


깜빡하고 무구를 트렁크에 넣지 못해 그대로 갖고 탄 두 사내.

그들을 본 택시기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어쨌든 그렇게 목적지로 향했다.



***



마을회관까지 도착한 민수와 박정민.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숲속에 포탈이 빛나고 있었다.


“여기인가요?”


“네. C등급으로 오기된 던전이에요.”


“흠, 빨리 끝나고 집에 갔으면 좋겠네요.”


조금 시간이 지나자, 멀리서 사람들이 오는 게 보였다.

큰 케이스를 든 사람들. 분명 협회에서 모은 헌터들이다.


“어, 저기 사람들 오고 있어요!”


“저분들 맞는 것 같네요.”


민수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겉옷을 단정히 정리했다.

그런데 무리 맨 앞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어?”


“안녕하세요, 수 씨! 오랜만이에요!”


황현아였다.

그녀는 민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민수는 반가우면서도 예상치 못한 만남에 조금 어벙했다.


“현아 씨··· 설마 현아 씨가 담당이었을 줄이야.”


“왜요, 혹시 맘에 안 들어요?”


황현아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민수를 쳐다보며 놀렸다.


“아, 아뇨! 너무 만족스럽죠. 하하.”


“농담이에요. 부장님께서 아는 사람이 함께해야 부담 없을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회원님!”


황현아는 민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민수는 악수를 받았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로 사라지는 황현아의 뒷모습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 툭툭


‘음?’


박정민이 민수의 팔을 툭툭 쳤다.

그의 눈은 휘둥그레져있었다.


“수 씨. 저렇게 예쁘신 분과 아는 사이에요?”


박정민의 말에 민수는 다시 한번 황현아를 봤다.

긴 생머리에 티 없이 맑은 눈.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의외의 볼륨감 또한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꽤 힘든 일이 연속으로 닥쳐서 미처 몰랐는데, 지금 보니 통상의 아름다움에 부합하는 외모였다.


“아, 네. 현실로 돌아왔을 때 처음으로 만난 분이에요. 조금 이상한 만남이었지만··· 여러모로 도움 주신 분이에요.”


“헐, 진짜요? 그런 거 운명 아니에요?”


“예···? 에헤헤, 그런 거 아니에요.”


“하아··· 부럽네요, 난 언제쯤 저런 미녀랑 만나려나···.”


박정민의 농담 섞인 한탄에 민수는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저 사람이 A급 헌터?”

“꽤 어려 보이는데··· 믿을 수 있으려나?”

“협회 회원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은 거의 없다는데···.”

“그 사람 아니야? 몇 년 전에 실종됐다던 S급 헌터의 자식!”

“어? 그렇네? 근데 그렇다 해도 저 나이에 A급은 무리일 텐데···.”

“혹시 빽 아니야?”


이번 업무에 차출된 헌터들이 민수의 험담을 하고 있었다.


“의심받네요···.”


“예상하고는 있었어요.”


민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넘겼다.

사실 그들의 의심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거다.

A급이라고 온 사람이 이제 갓 성인 된 청년으로 보이는 것.

전 회원이 그 ‘강석호’라는 것.

일단 이것만으로도 불신할 이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그들의 의심은 곧 경악으로 바뀔 것이다.

민수의 힘을 보고 나면 말이다.


“여러분 준비 다 되셨나요?”


황현아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불렀다.

마치 유치원 선생님 같았다.


그녀의 한 마디에, 헌터들은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무구를 들어 보였다.


“그럼 들어갑시다.”


헌터들은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발을 디딘 땅은 딱딱했다.

너무도 어두워서 이곳이 어딘지도 알 수 없었다.

마법대는 광원을 만들었다.


- 번쩍!


광원이 주위를 밝히자, 이곳의 정체가 드러났다.

동굴형 던전.

천장에 달린 뾰족하고 거대한 종유석.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

미끌미끌한 석회암 바닥.

작게 말해도 동굴 전체에 목소리가 울렸다.


민수의 신호에 따라 헌터들은 앞으로 나갔다.

동굴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싸늘한 느낌이 온몸을 스쳤다.

단순히 동굴이 추워서 그런 게 아닌, 엄청난 마력 때문이었다.


황현아는 손으로 팔을 비비면서 민수에게 말했다.


“음산하네요··· 느낌만 보면 C급은 아닌 게 확실한 것 같아요.”


“그러게요, 대체 뭘 보고 C급이라고 판단한 건지···.”


그렇게 한참을 더 가던 중, 앞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몬스터에요.”


- 타타타탓

- 타타타탓

- 타타타탓

- 타타타탓


동굴 벽을 타는 소리가 꽤 많이 들려왔다.

메아리 때문이 아닌, 정말로 많은 수였다.

그리고 그 정체는 곧 모습을 드러냈다.


천장, 벽, 바닥.

모든 곳에 붙어있던 몬스터.

거미 ‘스피네코’였다.


“스피네코다! 전투 준비!”

“전방 스피네코 수십 마리!”

“방패 들어!”


치치칫!


사방이 순식간에 거미 떼로 뒤덮였다.

현실로 치면 농발거미. 그것도 호주산 농발거미의 5배는 되는 크기였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저놈들은 사람을 잡아먹는다.


“으아악! 수, 수씨 거미, 거미가!”


황현아는 기겁해서 민수의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저런 사이즈의 거미를 보고 기절하지 않는 게 용할 지경이다.

그녀 외에도 거미를 혐오하는 몇몇 헌터들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신 차려요! 여기서 흔들리면 등급이고 뭐고 다 꽝이에요!”


박정민의 일갈에 헌터들은 이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전의를 가다듬었다.


- 훅


거미들은 날아들기도 했다.


“이런 미친!”


헌터들은 거미들을 공격했다.

이 구간은 빠르게 넘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공격이 안 먹힙니다!”

“너무 단단해요!”


칼로 베어도, 마법으로 지져도, 그들은 웬만해선 멀쩡했다.

오히려 방패를 타고 올라와서 방어대와 그 뒤의 헌터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흐악! 나 거미 싫어한다고!”

“꺄악! 도와줘요!”


헌터들의 비명이 동굴을 가득 메웠다.

누군가의 얼굴에 거미가 들러붙어 있기도 했다.

거미들의 진격에 진형이고 뭐고 전부 수라장이 되었다.


“수 씨! 이거 C급 아닌데요, 절대 아닌데요!”


거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박정민은 민수에게 구조의 눈빛을 보냈다.


‘안 되겠네···.’


민수는 검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거미 떼를 향해 달려들었다.


『신속』

질풍과 함께 그는 헌터들 사이를 가로질렀다.


- 슈카칵!


키잇!

케켁!


- 후두둑


“어?”

“뭐지?”


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공격하던 거미들이, 눈 떠보니 깔끔하게 베어져 있었다.


동굴을 메운 섬광.

민수는 단숨에 거미들을 양단해버렸다.

지난 레이드의 일을 교훈 삼아, 민수는 더욱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맹훈 했다.

그 결과, 이 정도는 굳이 ‘그 힘’을 쓰지 않아도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몇 초 후, 섬광이 멎자, 헌터들을 괴롭히던 거미들은 전부 땅에 토막 난 채로 떨어졌다.

단 한 명의 헌터가, 열 명의 헌터가 고전하던 상황을 바꿔버렸다.

헌터들은 어안이 벙벙해져 있었다.


“다치신 분은 저에게 오세요!”


황현아는 부상자들을 불러놓고, 손에 마법진을 형성했다.

그리고 부상자들을 차례로 회복시켰다.

그녀의 손에서 나온 빛에, 헌터들의 상처가 점점 아물었다.


치료를 마친 황현아에게, 민수가 다가가 물었다.


“현아 씨 스피네코는 등급이 어떻게 되죠?”


“일단은 C등급이에요. 그런데 이 던전이 워낙 마력이 세서 실질적으론 B등급 정도는 될 거예요.”


“그렇다면 B로 상정하죠. 일반 몬스터가 B등급이니 이제부터는 제가 선두에 서겠습니다.”


민수는 날에 묻은 거미 피를 털고, 검을 검집에 넣었다.


그 모습을 본 헌터들의 반응이 가관이었다.


“대, 대박인데?”

“저게 A급? 차원이 다르잖아···!”

“S급의 자식이 맞긴 맞나봐!”


던전 입장 전까지만 해도 민수를 의심하던 헌터들은, 이젠 민수를 찬양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박정민은 웃긴다는 듯 민수에게 말했다.


“한순간에 영웅 되셨네요.”


민수는 피식 웃는 거로 대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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