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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시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부수는 S급 귀환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토시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0
최근연재일 :
2021.08.24 23:57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889
추천수 :
390
글자수 :
135,967

작성
21.08.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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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협회 회원 임무 (3)

DUMMY

민수는 검을 굳게 쥐고 몬스터를 노려보았다.

그의 손은 떨렸지만 두려움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폭력의 해방.

그것에 대한 기쁨.

그의 입은 이를 보인 채 웃고 있었다.


몬스터가 말한 대로 민수는 지금 정신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힘을 쓸 때마다 심연에 빠지던 일도 이제는 없다.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정면을 보고 있다.

다만 주체할 수 없는 폭력성이 그의 몸 안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오히려 이점이 되었다.

이곳엔 이제 보호해야 할 사람들이 없다.

있는 건 오직 자신과 몬스터 뿐.


이 힘을 유감없이 발휘할 기회였다.


몬스터는 비웃는 듯한 말투로 민수에게 말했다.


“제법 좋은 시선이군.”


“닥쳐!”


- 캉!


섬광이 몬스터를 향해 들이쳤다.

이전과는 다른 속도.

엄청난 진동이 온 동굴을 울려댔다.


민수와 몬스터.

그 짧은 순간에 둘은 서로를 응시했다.


“조금 더 빨라진 것 같다만···.”


몬스터는 이번엔 검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손등으로 막아내고는,


“이거론 턱도 없다!”


- 파지잉!


민수를 향해 플라즈마 광선을 쏘았다.

푸른 빛의 광선이 쇄도했다.


- 콰앙!


광선은 민수를 향해 날아갔지만, 이미 그곳에 민수는 없었다.

광선이 닿은 곳엔 돌가루만이 날리고 있었다.


“···!”


“이 정도 속도는 어때?”


- 시잉!


빠른 속도의 검격.

민수는 동굴 벽을 발판 삼아 뛰어오르면서 몬스터에게 검격을 가했다.

인간의 눈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궤도를 알 수 없는 무자비한 움직임.

그로 인한 검풍에 민수 자신의 머리카락과 옷깃이 펄럭일 정도였다.


계속해서 민수의 공격을 막던 몬스터 역시 반격을 시작했다.

몬스터는 손에 에너지를 모았다.

거대한 에너지 구는 고열을 발산해 멀리 있던 민수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 지잉, 쾅!


여기저기 난사되는 플라즈마 광선.

공기를 가르는 듯한 참격.

둘의 부딪힘은 동굴을 무너트릴 듯했다.


몬스터는 마법진을 만들어 다시


푸르른 광선이 몰아칠 때, 민수는 몸을 틀어 뛰어올라 피했다.

그러면서 한발 두발 나아가며 몬스터를 베었다.

날이 들지 않아도 베었다.

끊임없이 베었다.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는 절망에 빠질 틈도 없었다.

그럴 시간에 한 대라도 더 친다.

민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이었다.


- 타앗!


순간 몬스터의 시야에서 민수가 사라졌다.

몬스터는 좌우를 둘러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섬뜩한 느낌.

몬스터는 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 채, 소름 돋는 미소를 짓고 있는 민수가 있었다.

그는 서슬 퍼런 칼을 쳐올렸다.


『뇌전검』

- 파직


그의 검이 번개에 휩싸였다.

그리고 내리쳤다.


『천지인 전』

- 콰지지지징!


몬스터의 머리에 벼락이 떨어졌다.

백색 번개가 몬스터를 타고 땅에 흘러온 동굴에 퍼져나갔다.

바닥이 무너져 파편이 천장까지 튀어 오를 정도였다.

그 반동에 민수 역시 힘을 개방했음에도 데미지를 입었다.


“크윽!”


민수는 몬스터로부터 떨어져 호흡을 가다듬었다.

팔이 떨어질 듯한 고통이었지만, 힘의 영향 때문인지 금세 회복되었다.


민수는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푸른 불꽃을 노려보았다.

푸른 불꽃은 주춤했지만, 전혀 쓰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짜증 나네··· 그런 공격을 받았는데도 꿈쩍도 안 하고···.”


“그게 네 전부냐?”


까득.

이가 갈렸다.

뻔한 도발에도 민수는 넘어갔다.

힘에 의한 분노가 원인이었다.


분노에 찬 눈, 떨리는 손.

하지만 이내 진정했다.


“크큭··· .”


“?”


“크하하하하하하!”


민수는 동굴이 떠나가라 웃었다.


“뭐지, 미친 건가?”


민수는 검을 든 손을 내저으며 조금 더 웃었다.

그리고 이내 웃음을 그치고는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아니, 아니지··· 오랜만에 이런 강한 상대를 만나서 너무 즐거워서 그래.”


“그런가? 나는 그 힘을 쓰면서도 그렇게 약한 상대를 만나 상당히 지루하다.”


“걱정하지 마. 아직 보여줄 게 남아있으니까.”


“호오··· 비장의 수라도 있는 건가··· ?”


그 순간 민수의 검에서 광채가 쏟아져나왔다.

도신을 물들이는 밝은 빛.

그 빛은 검을 쥐고 있는 민수마저 감쌌다.


“그 스킬은···.”


“우리 부모님의 스킬인데, 부족하지만 따라 해봤어.”


- 번쩍!


섬광과 질풍을 일으키며, 민수는 몬스터에게 순식간에 다가갔다.

빛 속성 스킬의 속도였기에, 몬스터조차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민수는 검을 교차했다.


『광십자검』

눈 부신 빛이 동굴을 비췄다.

빛은 몬스터의 몸에서 X자로 갈라졌다.


빛이 사그라들고, 민수는 움츠러든 몬스터를 바라보았다.

놈의 불꽃은 이전보다 많이 사그라들어있었다.


“어때?”


민수의 물음에도 아무 말이 없었다.

몬스터는 계속 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뭐라도 말 좀 해보지? 그거론 죽지 않는 것쯤은 안다고.”


“음··· 오랜만이군···.”


“뭐가 말이냐?”


“그 스킬. 5년 전에 한 번 당한 적이 있지.”


‘5년··· ?’


“두 명이 쓴 하나의 스킬··· 확실히 나에게 상처를 입힐 정도로 강했지.”


“뭐, 둘 다 죽였지만 말이야.”


순간 민수의 머릿속에 기억이 스쳤다.

현실로 돌아온 첫날, 최인성이 했던 말.


###


“민수 씨가 사라진 지 5년쯤 되었을 때, 법적으로 사망 간주 처리되었을 때, 던전관리본부는 베링 해협에서 신생 포탈을 발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5년.’


“고급 헌터들답게, 그들은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을 일사천리로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보스몬스터 스팟까지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보스몬스터는 강했습니다. 협회 직원이었지만, 겨우 C급 헌터였던 저로서는 놈에게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지 못했고, 민혁 씨와 이세아 씨, A급 헌터 전원이 덤벼들어야 겨우 주춤하게 할 뿐이었습니다.”


“한동안 공방이 이어졌고, 민혁 씨와 이세아 씨마저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분들은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검을 들고 보스몬스터에게 달려들었습니다.”


“그것은 최후의 일격이었습니다. 두 분의 검은 보스몬스터의 거구를 갈랐습니다. 그러나 놈은 그대로 소멸하지 않고 두 분을 붙잡았습니다.”


“힘이 다한 두 분은 저항하지도 못하고, 놈의 폭발 속에서, 소멸하셨습니다. 그렇게 출구 포탈이 열리고, 저희는 탈출해 귀환했습니다.”


###


5년 전, 부모님을 죽인 원수가 눈앞에 있다.

그 충격에, 민수는 칼을 쥔 손의 힘이 살짝 빠진 듯했다.


“그게 너였냐···?”


그는 뼈에 사무칠 정도로 차갑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라. 넌 지금 죽이지 않는다.”


그 순간, 민수의 이마에 핏대가 솟았다.


“으아아아!”


민수는 괴성을 지르며 돌격했다.

빨랐지만, 분노에 차 단조로운 돌격이었다.


당연히 민수는 몬스터에게 내쳐졌다.


- 콰앙!


저 멀리 뒹구는 민수의 몸.

하지만 민수는 이내 일어나 다시 돌격했다.


그러면서 내쳐지고, 다시 일어나 돌격하고.

그러길 수십 번을 반복했다.


어느새 민수는 피를 뚝뚝 흘릴 지경까지 됐다.

힘이 다했는지 민수의 눈가는 원상태로 돌아왔다.

민수는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그리고 그의 앞에 몬스터가 다가왔다.


“복수하고 싶나?”


“죽여버릴 거야···.”


민수의 대답에 몬스터는 잠시 가만히 있다, 이내 온몸의 불꽃을 사그라들게 했다.


“기억해둬라. 이게 우리의 본모습이다.”


푸른 불꽃은 점점 줄어들더니, 그 안에서 사람의 형태가 나왔다.

그 모습을 보고 민수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의문의 사내.

온몸이 잿빛에, 그의 흰자는 검은색이었으며 동공은 세로로 날카롭게, 금빛을 띠고 있었다.


“그건···.”


“네놈은 지배를 받지 않으면서도 힘을 온전히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있다. 그것이 네놈의 패인이다.”


“난··· 부모님을 죽인 놈의 힘을··· 쓰고 있던 건가···?”


“마음대로 생각해라. 하지만 그 힘은 결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사내는 민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말을 이었다.


“우리에게 닿을 수 있는 유일한 힘, 우리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힘. 그게 너와 우리가 가진 힘이다.”


그는 일어났다.


“그 힘을 더욱 키워라. 그게 너의 운명이고, 그분께서 원하시는 길이다.”


그는 뒤돌면서 점차 빛 속으로 사라졌다.


“잠깐··· 멈···.”


“다시 만날 거다. 그땐 강해져있길 바라지.”


사라져버린 사내의 뒷모습을 본 채, 민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익숙한 천장.

본 적 있는 벽지와 책상.

기분 좋은 푹신한 침대.

민수는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

그는 주위를 둘러봤다.


“여긴···?”


민수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지금 보고 있는 풍경은 이공간에 갇히기 전,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

자기 방이었다.


“이럴 수가···!”


민수는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방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일어났니?”


“얘는, 주말이어도 이렇게 늦게까지 자고 말이야.”


민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앞에 있던 사람들은 5년 전 돌아가셨을 터인,


부모님이었다.


와락.

민수는 달려가 그들의 품에 안겼다.

뜨거운 눈물이 두 뺨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얘, 얘가 왜 이럴까?”


그의 행동에 두 사람 모두 당황했지만, 이내 민수를 쓰다듬어주었다.


“무슨 힘든 일 있었니?”


부모님의 말은 너무도 따뜻했다.

얼어버린 그의 심장마저 녹여버릴 듯 했다.


“네··· 너무 힘들었어요···.”


“푹 쉬렴. 엄마랑 아빠는 항상 네 편이야.”


그 순간, 민수가 안겨있던 두 사람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민수는 놀라며 그들을 붙잡았다.


“잠깐, 어째서··· 가지 말아요!”


“앞으로 힘든 날이 많을 테지만, 민수야. 너라면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거야.”


“우리는 항상 널 지켜보마. 힘내라 아들아.”


그들의 형체는 이제 보이지 않을 만큼 투명해졌다.

민수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안돼! 날 두고··· 또 사라지는 거예요? 가지 말아줘요··· 제발···.”


“엄마··· 아빠···.”



***



“씨···.”


누군가의 부름에 민수는 서서히 눈을 떴다.

그의 눈에 비친 건 걱정이 가득한 얼굴의 황현아와 박정민이었다.


“현아 씨··· 정민 씨···.”


황현아와 박정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만신창이가 되어선,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고요.”


박정민의 말에 민수는 몸을 일으키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대답했다.


“다른 사람들은요···?”


“다들 밖으로 나왔는데, 기겁하면서 전부 가버렸어요.”


민수는 머리를 긁적였다.


“다음 임무··· 할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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