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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연기하면 재능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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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작품등록일 :
2024.02.28 13:53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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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1,466

작성
24.04.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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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연기하면 재능복사 037

스타로 가는 길을 다시 쓴 글입니다. 제목을 바꾸고 몇 가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썼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즉석해서 마음 상태를 표현해내는 것이 놀랍다.


그냥 얼굴의 표정만 흉내 낸 것이 아니다.

강수도 배우였고, 연기 연습도 많이해 봐서 아는 것이다.


이건 진짜 마음 속으로 그런 상황을 설정하고 스토리를 짜서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는 것.








박은태 배우가 고개를 끄떡였다.


“대단해요, 선배님! 어어, 그러면...”


강수도 재빨리 박은태 배우의 마음을 짐작해보고 그걸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재빨리 궁리를 했다.


“그때는 진짜 그랬다니까. 뭐만하면 무조건 타박하고 퉁을 주곤 했었지.”


박은태 배우의 마음은 이랬을 것이다 생각하며 예전 상황을 떠올려 대사를 만들어 냈다.


“하하, 맞아. 바로 그 마음이었지. 사실은 그거 별로 좋지 않다.”


“왜요?”


“늘 연기하듯 살아야 하잖아? 아무 생각없이, 아무 고민없이 그저 떠오르는 대로 툭툭 내뱉으며 살아야 좋은 거잖아?”


“그런가요?”


“보통 사람들은 그러고 살아. 배우들만 이러고 사는 거고.”


“하하, 뭐랄까, 일종의 직업병처럼요?”


“어, 맞아. 직업병. 그래. 배우들만의 직업병이라 할만하지. 사람들 앞에서 늘 뭔가를 연기하는 기분 말이야.”


오래된 선배 입장에서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것이다.


다른 선배들은 이러질 않는다.

얼굴에 몇 겹의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건 강수도 마찬가지다.

아마 박은태 배우도 그럴 것이다.


업계 원로, 선배라는 입장에서 여러 겹의 가면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친근하게 대해주는 것은 사실 의외의 일이었다.




‘드라마의 완성도나 인기와도 관련이 있나?’


강수는 알 수 없는 현상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태풍의 계절’


드라마는 막 시작을 했다.

초반 촬영이야 진즉에 시작했고.


현재는 공중파에서 방영 중이었다.

첫 방 직전에 어머니아버지께도 전화를 해서 알려 드렸다.


[정말? 진짜 방송국에서 하는 드라마?]


어머니가 놀라 몇 번이고 되물었다.


“어. 박은태 배우라고 아시나?”


[알지. 예전 배우잖아? 영화도 나오고. 어, 전에 무슨 깡패 두목인가로도 나오지 않았어?]


“그렇지. 그건 무지 오래된 드라마인데?”


어머니가 말한 드라마는 수십 년은 되었을 영화였다.


김두한의 동료였던가?

그러니까 주연도 제대로 맡지 못하던 시절.


못해도 30년은 넘은 영화일텐데, 요즘도 가끔 TV에서 틀어주는 모양이다.


케이블 TV가 생긴 후부터는 이런 일이 흔했다.


“하여간 그 배우님이랑 둘이 주연이야.”


여전히 아들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지 자꾸만 묻고 또 물었다.

막상 TV에서 나올 때까지는 여전히 믿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남을 통해 듣거나 TV에 나올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미리 전화를 했던 것이다.


첫화 방영하고 전화통화 할 때는 울먹거리기까지 하셨다.


문제는 부모님이 아니다.

강수 자신에게 생긴 현상 때문이다.


이전에는 영화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갈 때.


아니면 드라마가 종영되고 전체 시청률 같은 것을 확인하고서야 뭔가 달라진 걸 느꼈다.


그런데 이번엔 처음부터 시청률이 순조롭게 팍팍 상승을 하고 있다.


TV, 인터넷 할 것 없이 다들 태풍의 계절에 대해서 기사를 올렸다.


강수라는 배우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가 있었다.


태어나서 이토록 자기 이름이 방송과 인터넷에 오르내린 건 처음이었다.


강수가 그동안 출연했던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더 언급 되었다.





이런 인기가 헛된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도 기쁘다.


행복하다.

믿어지지 않고 기분이 공중에 둥둥 뜬 것 같다.


헛된 것,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걸 알아도 이 기분만큼은 진짜였다.

남 앞에서 크게 드러낼 일은 아니지만 충분히 기쁜 일이다.


공서은에게만은 자랑하고 싶었다.

그녀는 그날 밤 강수의 아파트로 찾아왔다.


그런 일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수시로 짬날 때마다 강수의 아파트에 오긴 했지만.


케잌, 와인, 꽃다발 같은 걸 손에 들고 나타났다.


“우와! 축하, 축하!”


강수가 말해주기 전에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시청율이 높다고 방송에서 그렇게 떠들어 대는데 모를 리가 없다.


다만 오늘 공식적인 통계가 발표되고, 다른 방송국의 드라마들을 압살 했다는 소식에 접한 것.


게다가 강수가 직접 전화를 걸어 내용을 얘기해주기까지 했다.


그녀의 도움에 감사하다고.


자기가 도와준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리 말해주니 괜히 뿌듯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원래도 축하해주려 했었다.


말 나온 김에 스케쥴을 이리저리 조절해서 바로 쫓아 온 것이다.


꽃다발과 케잌과 와인을 사가지고.


다른 누구 보다 공서은의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좋다.


‘어머니와 서은이의 축하가 제일 가슴에 와 닿네.’


강수 자신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살짝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둘 다 밖에 외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식당처럼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자리라면.


마스크 쓰거나 선글라스 쓰고 운동을 하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그래서 연예인들이 다니는 헬스장에 다닐 수밖에 없다.


식당도 연예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에 갈 수밖에 없을 것이고.


“내가 배워서 직접 해줄게.”


강수가 말해주니 공서은은 너무 좋아 했다.

원래도 강수의 요리 솜씨는 좋은 편이다.


혼자 자주 해 먹은 데다 그쪽으로 취미도 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이리저리 해보고 레시피도 찾아보는 편.


아마 재능도 있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새로이 재능이 더 생겨난 것일 수도 있고.


‘재능이라...누구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용병이었던 조광철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워낙 다재다능한 재주를 지닌 사람이라고 했다.


레죵 에뜨헝제 또는 레지옹 에뜨랑제라고 부르는 프랑스 외인부대에도 있었기 때문에 프랑스어와 프랑스 요리에 대해서도 꽤 잘 알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재능복사가 시작된 이후 어느 배역인가의 재능이 복사되었거나 활성화된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내 건 아닐 거야. 애초에 내가 연기 재능이 많지는 않았으니까. 요리도 마찬가지고. 사실 그 전에는 기껏해야 라면이나 끓이는 수준이었잖아? 별로 관심도 없었고. 그런데 그때 사당패 노인 옥패 흡수하고부터 뭔가 달라진 거지. 그건 확실한 것 같아. 그러니까 요리 능력도 결국은 어느 배역인가의 재능이었을 건 분명하다고. 셰프를 할 수준은 아니라도. 일반인 중에서 요리 좋아하고 좀 잘하는 정도?’


누군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별로 안 궁금하기도 했다.

누구의 재능인지 안다고 뭔가 달라질 건 없을 테니까.


해답도 없어 보이는 그런 걸 궁금해 하는 것 보다는 그걸 잘 파악해 제대로 써주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


대단한 수준도 아닌 낮은 숙련도의 여러가지 재능이 이리저리 렌덤하게 복사되는 이유는 뭘까?


문득 든 생각이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아예 한 배역에게서 가장 특징적인 어떤 재능이나 능력을 최대한 복사하는 것이 더 나은게 아닌가? 한 배역이 아니라면 애초에 서너 명 또는 열 명에 한 가지 공통된 재능쯤이면 어떨까? 훨씬 숙련도도 높고 경험치도 풍부한 재능을 복사했다면? 그러지 않은 이유라도 있는 걸까?’


수많은 의문이 생겼지만, 해답을 알기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강수는 사당패 노인의 삶에 대해서 짧막한 기억들을 엿보았다.


거기에 어떤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맹렬하게 기억을 더듬었다.


여전히 확실하지도, 명확하지도 않았다.

몇 가지 생각해볼 여지는 있었다.


‘어쩌면 복사뿐만 아니라 다른 재능도 있을지 몰라. 예를 들자면 융합? 합성? 그런 결합의 형태. 1+2+3=6 이런 것은 수학적이고 물리적인 부분이지. 그런데 그게 아니라 1+2+3=123이라거나 전혀 상관없는 987이라거나. 그건 물리적이지 않고 화학적인 변화일까? 사실 재능이라는 것도 어떤 물리적인 형태가 있는 건 아니니까. 시력이 좋아지고 귀가 잘들리는 게 그저 오감이 예민해진 것이 아니라 연기력이 좋아지는 한 방향일 수도 있는 문제잖아. 연기력이라는 게 딱 이것이 연기력이다! 라고 말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이것저것 다 좋아져도 연기력이 늘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해답없는 문제를 고민하면 생기는 일이다.


반드시 언제까지 뭔가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고 의문이 생겨나서 생각을 해본 것일 뿐이다.


우선은 닥치는 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러면서 궁금한 점을 하나씩 확인하고 찾아 보는 것.


여태까지 해왔듯이.

달라진 것은 없다.


지금도, 전에도 뭐든 열심히 했다.

궁리도 열심히 했고.




다만 이전에, 연극 시작하기 직전엔 아르바이트도 엉망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조금 욕심을 냈더니 금방 사기꾼에게 걸려서 한동안 혹독한 시절을 보냈다.


따지고 보면 그런 와중에 더 험악하게 상황이 변하지 않은 게 다행이랄까?


어떤 사람은 사기를 당하고 거기에 법적으로 가해자가 된다거나 때로는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사기꾼 놈들이 그런 식으로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을 얽어 넣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쉽게 빠져나가기 위한 수작질.





그런 게 아니라도 사회는 순진한 젊은 청년들에게 너무 악독하고 냉혹하게 군다.


그저 평범하고 순조로운 것이 그나마 운이 엄청나게 좋은 순간이라는 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돈은 쥐꼬리만큼 주는 아르바이트인데 그런 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다니!


그런 애들이 주된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사기꾼 놈들의 사기에 휩쓸려 들어가게 되는 것.


사람은 잘 만나는 것이 엄청난 행운이고 축복이라는 것.


강수 역시 그때까지는 정말 혹독하게 사회를 경험한 것이다.


그 돈 포기하고 마음 정리하는데 꽤 오래 고생을 했다.


받아낼 방법만 있다면 받아내고 싶었지만.

법적으로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해킹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썼고, 조폭이라는 극약 처방을 사용했지만.


그나마 그런 재능이라도 생겨나서 어떻게 해 볼 수 있었다,


강수가 그렇게 나서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와중에 30여 명의 사람들이 완전히 포기 했던 돈의 절반이라도 챙길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강수도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왜 안 그렇겠는가?

어쨌거나 범법 행위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강수는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지른 것.


그렇지만 어쩌란 말이야!

강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왜 악당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냐!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범죄자 또는 피의자의 인권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들을 좋게 여기지 않는다.


제발 너도 그런 피해를 당하고 그런 놈들에게 당해보기를!


이렇게 기원한다.

강수가 선한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다.


사 적인 제재는 범죄행위라는 말은 안다.

그런데 어쩌라고!


나라가 해결을 해준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그런데 사기꾼들은 법을 너무 잘 알아서 법으로 처벌하지 못한단다.


고소장을 접수할 때 들은 경찰들의 말이다.

변호사도 그렇게 말했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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