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연기하면 재능복사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홍규
작품등록일 :
2024.02.28 13:53
최근연재일 :
2024.04.26 07:2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51,300
추천수 :
1,393
글자수 :
201,466

작성
24.03.06 17:20
조회
1,326
추천
33
글자
11쪽

연기하면 재능복사 016-수정

스타로 가는 길을 다시 쓴 글입니다. 제목을 바꾸고 몇 가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썼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악당들은 법의 헛점을 이용해 사기를 칠 때는 사업체가 다 자기 것인 것처럼 속인다.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게끔.


나중에 일이 어그러지고 나서 소송을 걸어보면 모든 재산의 그 놈들의 부인이나 자식이나...하여간 다른 사람이름으로 되어 있다.








본인 명의로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만들어 놓았다.

재판에서 이겨도 압류할 것이 없는 것이다.


고액 탈세하는 놈들도 다 그렇다고 했다.

오래전에 그런 TV 프로그램도 있었다.

시청 세무과 직원들이 고액 탈세자들을 추적해서 조사한다.

가진 재산이 있는지.

대부분 없지만 그래도 뭔가 있다면 압류, 차압하는 식으로.

공무원이니까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추적, 조사, 압류, 차압을 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은 소송해서 이겨도 실익이 없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게 된다.

악당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상대로 하여금 포기하도록 만드는 것.







‘악당에게는 악당에게 맞는 방법을 써줘야지. 어떤 방법이 가장 안전하면서 좋을까?’

일단은 아주 자세한 조사가 먼저다.

어디에 살고, 뭘 하면서 살고, 누구와 사는지.

그의 재산은 누가 관리하고, 누구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 등등.

보통 사람이 보통의 방법으로는 받아낼 수 없는 범죄 수익 또는 배상을 받아내려면 부드러운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범법을 행해서는 이겨내기 어렵다.

합법적이면서도 꼼짝도 못할 상황이 필요한 것이다.

100% 확실한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법조인도 아니니 확실하지 않다.

배역의 기억이나 경험치를 아주 조금 복사해서 이식 받은 수준.



영화였지만 단역에 가까운 조연.

대사도 좀 있고, 몇 장면에서 등장.


다만 배역이 경찰이다.


여러 경찰 중의 하나였고 액션도 있다.


처음으로 액션의 합을 짜서 연습하는데 스스로도 놀랐다.


바람둥이 전직 경찰의 재능을 복사한 결과일까?


아니면 도둑이나 용병?


달리기, 격투, 말투나 행동이 딱 안성맞춤이었다.


합을 맞춰 리허설을 하면서 감독이 몇 번이나 감탄을 했다.




출연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

필모그래피가 없는 신인배우였으니까.


게다가 주연이나 조연도 아닌 단역이었으니까.


‘다른 영화에서도 뽑아주면 좋겠다.’


운이 좋게도 파토스 역할의 연극이 끝난 직후 영화 촬영이 시작되었다.


사실 본 촬영은 진즉에 시작되었다고 했다.


강수가 출연할 장면은 이상하게 계속 뒤로 밀렸었다.


어떤 사람 말로는 배역을 맡을 예정인 배우가 다쳤다고도 했다.





“안녕하십니까? 강수입니다.”


감독부터 스탭들, 배우들에게 돌아가며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


“어.”


“응.”


이렇게 받아주는 배우들도 많다.

스텝들이야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네.”


“예에...”


“안녕하세요.”


이쪽도 다양하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다가 깜짝 놀랐다.


공서은 배우였다.


그녀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 안녕하세요. 그 만월?”


“네, 배우님. 만월극단 강수입니다.”


자기의 존재를 기억해주는 게 신기했다.


한참 지나고서야 혹시 바람둥이의 매력 눈빛 때문일까, 살짝 기대를 해봤다.


그래봐야 공서은은 자기 연기하기 바쁘다.


공서은의 마음 속에선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한 씬 찍고.


또 한참을 기다리다가 남자 주연 배우와 한 씬 찍고.


어떨 땐 대기만 하다가 한 씬도 찍지 못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교통편이 개떡 같은 게 큰 불만이었지만 속으로만 중얼거릴 뿐이다.


경찰들 떼로 나오는 씬 몇 번 찍었다.


인원이 많아서 계속 NG가 나서 그런 것이다.


어차피 조연이라 단독 샷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묘하게 진짜 경찰 같은 느낌이었다.


본인도 대사, 표정, 몸짓이 제대로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 기껍다.


감독도 극찬을 했다.


“진짜 경찰 생활 해봤어요?”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면서도 감독이 이렇게 물을 정도였다.


“저 아직 20대예요.”


“그건 알지만...”


분장을 해놓고 보면 진짜 경찰 같았다.


말투도 대본 쓸 때 취재한 몇몇 경찰 같은 말투였다.


꽤나 현장을 구른 형사 느낌이 풀풀 났다.


남자답게 잘 생긴 형사.


냉소적이면서도 뜨거운 가슴을 가진 남자.


딱 그런 분위기였다.


강수와 함께 연기했던 주연배우가 밀리는 기분이 들어 더욱 분발하게 만들었다고도 했다.


조연출의 말이니 믿을 것은 아니지만.


공서은과도 한 씬 찍었는데 그녀가 NG를 두 번 냈다.


평소엔 무표정한 얼굴로 현실의 처지와 상황을 고뇌하는 젊은 경찰 역이었다.


공서은과는 대화 중에 희미하게 웃는 장면이 있었다.





며칠에 걸친 촬영.

그렇다고 하루 종일 연기하는 건 아니다.


몇 씬 찍고 내내 대기하다가 한두 씬 더 찍고.

조연도 아닌 존재라서 마냥 대기를 한다.


출연하는 씬이 있는 날에는 한 씬을 찍더라도 대기.

그렇게 나흘간의 촬영을 마쳤다.


액션 씬 두 번.

두 번째 액션에서 죽는 역할.



그래도 카메라 모니터를 통해 본 장면은 자기가 봐도 멋있었다.


특히 주연 배우들과의 투샷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 중에는 인맥을 쌓기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과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었다.


스탭들이야 자기 극단의 배우나 스탭이나 똑같다.


무명, 영화 제작의 부속품들.

그러나 그들 하나하나는 다 사람이었다.


공서연과는 며칠 동안 몇 번이나 마주치고 인사를 했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다.


만월 극단으로 돌아와 한참 놀림 겸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누구세요?”라는 말부터 “혹시 새로온 신입 단원?”이라는 놀림도 당했다.


두 달 정도를 외유하고 와서 얼굴 잊어 버렸다는 뜻이다.


중간에 몇 번 왔는데도 그런다.


또 “오오, 영화배우님?” 이란 놀림도 당했다.


영화에 출연한 걸 알아서였다.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넘겨 버렸다.


일일이 대꾸할 필요도 없으니까.

뭐라 변명하면 더 놀릴게 뻔했다.


극단의 단장인 대성이 형도 놀렸다.


“강수야, 서은이 봤다면서?”



“아, 네. 떨려서 애먹었어요.”


“새끼, 뻥치네! 너 때문에 서은이가 NG냈다면서?”


“그럴리가요. NG는 언제 누구든지 낼 수 있는 거고.”


“오올, 대배우 삘이 나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연출 성호형이 놀렸다.




만월극단에 있을 때보다 출연료를 더 받았다.


그래도 역시 그걸로 생활비를 하기에는 부족하다.


‘영화 현장에서는 재능복사를 하지 못했어. 오히려 기존에 복사한 재능들을 써먹기 바빴지. 같은 경찰이어서일까? 아니면 너무 단역? 기간이 짧아서? 액션도 마찬가지고. 무슨 사용설명서 같은 거라도 있으면 좋겠지만...진짜 연극에서만 통하는 걸까? 아니면 최소 조연?’


연극에서는 최소 조연은 되는 수준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단역이었다.


실제로 연기하고 촬영한 날은 나흘.


‘액션같은 거라도 복사되었으면 좋으련만. 바람둥이 전직경찰의 무술을 가져다 쓴 기분이란 말이지.’




아무 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조금 지난 후 무슨 일 때문에 PC방에 가서 문서 작성을 하다가 깜짝 놀랐다.


독수리 타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던 강수였다.


시골 고등학교라지만 타자연습 같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우연이 겹쳐 배우지 못했다.


그 후로도 딱히 쓸 일이 없었다.


남들은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치는데, 강수는 양손 검지손가락 하나씩만 가지고 톡탁거리고 있었다.


그랬던 강수가 갑자기 열손가락을 다 이용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니 타자 실력이 열 배는 더 빨라진 것이다.


“우와!”


스스로도 놀라 탄성을 질렀다.


‘그 경찰...조서나 보고서 작정을 잘 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아니면 학창시절 성실한 모범생?’


전체 대본은 보지 못했다.


쪽 대본까지는 아니지만 분철된 대본 중에서 자신의 배역 나오는 부분만 봤었다.


‘아마 원래 대본에는 이런 설정이 다 되어 있었을 거야. 그러니 이렇게 변한 것이겠지?’


바람둥이 전직 경찰은 아마 강수처럼 독수리 타법을 쓰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나이든 경찰 중에는 그런 사람이 꽤 있다는 얘길 들은 것 같았다.


짧게 연기해서일까, 아니면 설정을 보질 못해서일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그 젊은 형사의 재능은 한참 후에야, 알게 모르게 흐릿하게 나타났다.


오토바이 운전 역시 그 젊은 경찰의 재능인 것 같았다.


아니면 용병?


오토바이 탈 일이 없으니 재능이 있었는지도 모른 것이다.


그러니 누구의 재능인지도 모르고.


한참 후에야 어쩌다 오토바이를 타보고서야 깨달았다.


재능에 연관된 뭔가를 보거나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숙련도나 경험치 문제일까?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다가 접하면 깨닫는 것은...재능이나 자질이 부족해서? 천재적인 재능이라면 본인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냐, 아냐.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생을 살다가 뒤늦게야 재능을 깨닫는 사람도 있잖아! 늦깍기 배우라거나 대기만성이라거나 하여간 그런 거. 뭐든지 막 해봐야 하나? 아니면...일단 보는 거라도?’


만월 극단에서 강수는 그저 평범한 단원이자 배우였다.


흔하디 흔한 알바생으로 지내며 연기에 열심인 젊은이.


아주 흔한 사례였다.


어느 날부터 슬금슬금 연기가 좋아지더니 이웃 극단에 외부 지원 배우로도 나갔다.


그러더니 혼자 영화의 단역도 따내고.


그 단역 출연 후 몇 편의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주연 자리가 아니라 이래저래 자리가 났나 보다,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처음에 찍은 영화가 개봉되고서야 단장 장대성은 강수를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연출 이성호도, 대본 윤장호도 영화를 보고 깨달았다.


‘연극 연기도 많이 늘었지만, 영화는 대박이네!’


다들 그런 건 아니지만 씬 스틸러라는 표현을 한 기사도 있었다.


공서은을 쳐다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을 때의 눈빛이 끝장나게 멋졌던 것이다.


파토스의 각색한 역인 최장근에게 부여한 라스푸틴 비슷한 배역의 재능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도 몰랐다.


괴물같은 육체뿐만 아니라 선동, 언변, 매혹 같은 능력이었다.


비록 경험치는 낮았지만 씨앗은 심어진 상태.


또한 파토스에게 애초부터 부여된 재능인 연기력, 무대 장악력도 낮은 경험치에도 불구하고 살짝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러니저러니 흠을 잡는 사람들도 없는 건 아니었지만.


능글맞아 보인다거나 잔인해 보인다거나 하는 그런 말들.


대부분은 아직은 필모그래프가 없으니 두고 보자는 정도.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주연 배우들과 한 화면에 잡힌 영향이 클 거야. 공서은도 그렇지만 박은태 배우와 찍은 화면은...멋지지.’


스스로 봐도 멋진 장면이었다.


강수 본인은 공서은과의 샷 보다는 박은태 배우와 찍은 씬이 더 멋있게 느껴졌다.


차례로 영화가 개봉되면서 점점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거의 단역에 가까운 역할들이긴 하지만 꾸준히 영화에 출연했다.


연기만 잘 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강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꾸준히 출연하는 영화마다 인맥을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다재다능한 바람둥이 전직 경찰의 재능 덕분인지 여러 성격의 역할을 무난하게 잘 해결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기하면 재능복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연기하면 재능복사 040 +2 24.04.26 244 18 11쪽
39 연기하면 재능복사 039 +1 24.04.14 377 19 11쪽
38 연기하면 재능복사 038 +1 24.04.09 449 18 11쪽
37 연기하면 재능복사 037 +4 24.04.06 503 21 11쪽
36 연기하면 재능복사 036 +5 24.04.05 523 23 11쪽
35 연기하면 재능복사 035 +4 24.04.03 574 23 11쪽
34 연기하면 재능복사 034 +5 24.04.02 595 22 11쪽
33 연기하면 재능복사 033 +3 24.04.01 598 28 11쪽
32 연기하면 재능복사 032 +3 24.03.28 717 30 11쪽
31 연기하면 재능복사 031-수정완료 +6 24.03.22 828 33 11쪽
30 연기하면 재능복사 030-수정 +2 24.03.21 863 32 11쪽
29 연기하면 재능복사 029-수정 +4 24.03.20 880 35 11쪽
28 연기하면 재능복사 028-수정 +3 24.03.19 912 31 11쪽
27 연기하면 재능복사 027-수정 +4 24.03.18 980 35 11쪽
26 연기하면 재능복사 026-수정 +3 24.03.13 1,072 31 11쪽
25 연기하면 재능복사 025-수정 +4 24.03.12 1,131 36 11쪽
24 연기하면 재능복사 024-수정 +1 24.03.11 1,148 33 11쪽
23 연기하면 재능복사 023-수정 +1 24.03.10 1,182 38 11쪽
22 연기하면 재능복사 022-수정 +2 24.03.09 1,195 32 11쪽
21 연기하면 재능복사 021-수정 +1 24.03.09 1,224 33 11쪽
20 연기하면 재능복사 020-수정 +2 24.03.08 1,224 34 11쪽
19 연기하면 재능복사 019-수정 +3 24.03.08 1,217 36 11쪽
18 연기하면 재능복사 018-수정 +1 24.03.07 1,253 34 11쪽
17 연기하면 재능복사 017-수정 +1 24.03.07 1,297 37 11쪽
» 연기하면 재능복사 016-수정 +2 24.03.06 1,327 33 11쪽
15 연기하면 재능복사 015-수정 +2 24.03.06 1,391 32 11쪽
14 연기하면 재능복사 014-수정 +2 24.03.05 1,411 35 11쪽
13 연기하면 재능복사 013-수정 +2 24.03.05 1,462 38 11쪽
12 연기하면 재능복사 012-수정 +2 24.03.04 1,509 33 11쪽
11 연기하면 재능복사 011-수정 +2 24.03.04 1,582 4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