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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님의 서재입니다.

연기하면 재능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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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규
작품등록일 :
2024.02.2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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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6

작성
24.03.0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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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연기하면 재능복사 020-수정

스타로 가는 길을 다시 쓴 글입니다. 제목을 바꾸고 몇 가지 설정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시 썼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감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딱 물어 본다.


공개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박은태 배우님이 자기에게 들었다고 말해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그대로 말해주었다.








“네, 박은태 배우님이 말씀해주셔서요.”


-아아, 그러시구나. 알겠습니다. 그러면 핸드폰 번호 하나 알려드릴 테니 그쪽으로 이력서 보내주세요.


직원 뽑는게 아닌데 이력서를 보내라는 건 필모그래프를 본다는 뜻.


알겠다고 하고 얼른 보냈다.

어느 영화 누구 역으로 단역 출연, 이런 식이다.




그러면 밑에 직원들이 그 영화 출연 장면 따서 모아 감독이나 연출이나 하여간 책임자에게 보낸다.


여기는 드라마니 PD라고 해야할까?


그러면 거기 작가와 PD가 그 영상을 보고 적당한 사람을 뽑을 것이다.


아니면 박은태 배우에게 확인을 해볼 수도 있고.


‘이런 사람이 배우님 추천이라며 필모 보냈는데 맞는지요?’


맞다고 하면 박은태 배우 믿고 그냥 뽑을 수도 있고.


‘그래도 감독이나 작가가 직접 연기를 보기는 할 거다.’


그게 박은태 배우의 말이다.





조연이 아주 중요하면 따로 오디션을 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조연, 단역 등은 한 오디션에서 뽑는다.


아니면 딱 빈자리 배역 한두 명만 뽑던지.


이번엔 두루 살피려는 것 같았다.


오디션 장소에 대기하는 인원이 꽤 많다.





다들 이런저런 인맥으로 온 건지, 다른 루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강수는 외적인 것이야 어떻든 간에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면 그뿐이라고 마음 먹었다.


처음 보는 사람도 많지만 때때로 익숙한 얼굴도 볼 수 있다.


‘저런 사람도 오디션을?’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의 연기자.













아이돌처럼 보이는 꽃미남, 꽃미녀들도 많다.


강수도 박은태 배우가 구해준 쪽대본 비슷한 걸 들여다 보고 있다.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걸로 오디션을 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걸로 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종이 한 장 주고 금방 연기해보라고 하기도 한단다.




그가 복사했다고 믿는 여러 배역들의 모든 장점만을 긁어 모았다고 자부한다.


연기력, 매력, 유연한 움직임, 다양한 표정, 또렷한 발성과 부드럽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


‘이 정도면 뽑아주겠지!’


이런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워낙 쟁쟁한 사람들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자리에는 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 뿐이었다.


감독, 작가, 투자자 그런 사람들이겠지, 싶었다.


혹시 박은태 배우라도 있을까 싶었지만 없었다.


자기가 추천해 놓고 와서 심사한다는 소리 듣기 싫었나?


그런 사람들도 꽤 있던데.

공정하게만 점수를 주면 그만이지.


강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박은태만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어떤 배역이 주어질지는 알 수 없다.

몇몇 하고 싶은 배역은 있지만.


오디션에서도 어떤 특정 배역의 대사 같은 건 없는 것 같았다.


지정 연기 없이 자유연기만 확인했으니까.

지정 연기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대본을 주지 않았다 뿐이지 몇 가지 역할을 표현해보라고 했다.


‘시장에서 생선 파는 아저씨.’


‘교문에서 지각해서 걸린 학생의 연기.’


‘재수생 학원 끝나고 친구들과 만난 연기.’


이런 식으로 상황에 따른 인물의 역할만을 확인 했을 뿐이다.







그날 저녁에 박은태 배우에게 전화가 왔다.


-오디션을 잘 치뤘나요?


“네, 배우님.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대하는 바는 있지만 굳이 말할 필요없다.

전적으로 저쪽에서 뽑아줘야 하는 거니까.


-그렇다면 좋은 결과가 있겠군요.


이럴 때 슬쩍 속내를 내보이는 것도 괜찮겠다.


“하하, 기대는 하고 있지만 맞는 배역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끊었다.

결과는 다음 주나 되어야 나오는 것.


지금 당장은 연극 극단 만월로 가야한다.


이번에는 어찌될지 몰라 단장인 대성이 형한테 연극의 배역을 맡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몇몇 배역의 대본을 받아 읽고 외우고 있다.


배우에게 무슨 일이 생겨 펑크가 날 때 땜빵으로 세우기 위함이다.


강수도 이런 정도는 좋다고 했다.





지금도 꾸준히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에서 연락이 온다.


오디션 장에 가면 명함을 대여섯 장 이상 받아 오기도 한다.


영화 촬영 장에서도 아는 배우들의 실장이나 매니저들이 권유를 하기도 한다.


‘매력이나 매혹 재능도 있나? 그쪽 숙련도가 올라가고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 흐뭇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기력이다.


연기력이 좋아지면 어떤 회사에도 들어갈 수 있다.





“요즘 뭐 하세요?”


어느날 연극이 끝났을 때 공서은 배우가 극단을 방문했다.


그냥 인사만하고 나가려는데 다가와 물었다.


“어, 드라마 오디션 봤어요. 그거 기다리는 중이예요.”


“그래서 이번 연극 배역 안 맡으신 거예요?”


“네. 공연 계속되는데 중간에 빠지면 좀 그렇잖아요?”


“그거 오디션 결과 나오면요?”


“되면 당연히 드라마 출연하는 거고. 안되면 다음 공연 때 배역 받아야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소속사 정해서 드라마나 영화에만 전념하면 어때요?”


“어어, 대성이 형하고 의리도 있고.”


“의리는 무슨 의리!”


대성이 형이 끼어들었다.


“왜 이래요? 저 그래도 의리하면 강수가!”


자기 입으로 말하려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내 생각도 서은이 말이 맞는 것 같아.”


“어어, 형, 저 짤리는 겁니까?”


“아니, 방출.”


“그게 그거지...”


최근에 영화에 조연으로 등장하는 걸 알기 때문이다.


“뭐, 생각을 해볼게요. 그래도 지난 몇 해 동안 정도 들었는데...”


이렇게 말해주고 공연장을 나섰다.


공서은이 따라 나왔다.


“어디로 가요?”


“집.”


“집이 어디예요?”


“저기, 동숭동.”


“하하, 저기?”


길건너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네, 저기.”


공서은이 웃었다.


“밥이나 먹죠. 저녁 안 먹었죠?”


다들 뿔뿔이 흩어지는 중이다.


주말 공연도 아니고, 얼른 가서 씻고 자야 내일 낮에는 부업을 할테니까.


“뭐, 그러시죠.”




큰 길을 건넜다.

무슨 때나 되야 가는 고깃집이다.


고기, 술, 밥을 파는 곳이다.

유명 여배우라도 밥은 먹어야 할 테니.


밥은 그냥 핑계일 것이다.

강수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이제 주연급으로 올라선 유명한 배우다.

올 초까지만 해도 조연을 주로 맡았다.


몇몇 영화를 찍으면서 주연에 가까운 조연을 맡더니 드디어 최근에는 두 명의 여주인공 중 하나를 맡았다.


다음이나 그 다음 영화쯤엔 단독 여주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몸값이 어마어마하다.


확실하진 않지만 연예 기사에는 온갖 추측성 기사가 쏱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탁 트인 곳에서 먹기는 어려우니 칸막이 안으로 들어갔다.


배우들이 흔한 동숭동이다.


그렇다해도 그녀 정도 되는 배우는 종업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 수 있다.


공서은이 손가락으로 입술을 가렸다.


“쉿! 아시죠?”


그녀의 속삭이는 말에 종업원도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했다.


“네, 물론이죠.”


“고마워요. 나갈 때 필요하면 사인?”


“네네.”


얼굴이 활짝 핀다.

남자라면 다 저럴 것이다.

강수는 빼고.


바람둥이 재능이라는 것은 여자의 미모에 빠지고 그러는 수준이 아니다.


그녀에게 자꾸 시선이 가는 건 그저 그녀가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강수는 그렇게 굳게 믿었다.





술은 마시기 어렵다.

내일을 생각한다면.


그래서 고기를 조금 구워서 밥이랑 먹었다.


“영화는 다 찍은 건가요?”


“네. 그러니 이렇게 마음 편히 시간도 내고 고기도 먹고.”


고기와 밥을 싼 상추쌈을 입에 넣으며 웃었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쉽게 꺼내질 못한다.


강수는 그저 모르는 척 열심히 밥을 먹고 그녀의 말에 반응을 해주었다.


“어떻게 볼 때마다 연기가 늘어요?”


“어어, 그런가요? 전 잘 모르겠던데.”


누군가에게서 연기에 대한 재능이 복사된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재능은 아주 미약하다.


어쩌면 강수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만큼의 아주 미약한 재능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사당패 노인의 재능인지도 모르고.


그래도 희미한 재능이나마 겹치고 겹친데다 꾸준히 연습을 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했다.





기본적인 것부터.

발성, 움직임, 표정.


그러면서 배역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소위 말하는 인물의 성격 분석.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다.


이런저런 상황 하에 있고 그 때문에 그의 감정은 몹시 흔들리고 있다.


그는 슬픔, 당혹감, 연민이나 동정심도 품고 있다.


등등의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감정의 변화를 분석하고 연기해야 하는 것이다.


배역에 대한 연기 연습이건, 매일 행하는 복사 재능의 숙련 루틴이건 강수에게는 똑같다.


배우로서, 연기를 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재능 복사도 아주 중요하다.


밥이 중요하냐 반찬이 중요하냐 묻는 것 같달까?


강수는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연습할 곳은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


“아뇨. 극장 빌 때 잠깐 하거나...”


그것도 쉽지 않다.

극장을 빌려서 사용하는 것이다.


한 극단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


빈 시간이 드물다는 얘기다.

당장은 단기간 빌려서 사용 중이지만.


흥행이 좀 되면 연장을 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얼른 내리는 것.


그도 아니면 다른 극단이 사용하는 수도 있다.


그러면 다음 연극은 극장을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공서은의 질문은 소속사에 대한 의향을 알기 위함이다.


“몇 가지 걱정 때문에 아직은 정하지 못했어요.”


“뭔데요? 법적으로 문제되면 저번에 변호사님 소개 받았다면서요?”


“네, 그래도 그런 거 묻기는 어렵더라고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그렇지만 삼촌이 소개해준 사람이면 괜찮아요.”


“어, 뭐랄까, 업계 관행 같은 건데...”


강수는 몇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런 것까지 공서은이 해결할 수는 없다.


그녀도 공감은 하지만.

왜냐하면 기획사도 결국은 회사다.

수익을 내야 한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수익을 내려는 것이 회사의 목적이고 속성이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그로 인해 손해봐야 하는 것이 꽤 많다.


어느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공서은은 감수하고 지원을 택한 것이고, 강수는 그러지 못하는 것.



*****



입장이나 처지가 달라서일 수도 있다.


공서은의 소속사는 그녀의 집안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그녀는 조건도, 대우도 전부 다를 수밖에 없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분위기가 조금 어색해졌다.

다음날의 스케쥴이 있으니 술을 마시기도 어렵고.


저번엔 함께 연기 연습도 했고 출연도 했었다.

한 씬에 동시에 잡히기도 하고 대화도 몇 마디 있었다.


그렇지만 그 정도였다.

더 가까워지지 못한 상태.


서로의 마음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식사하면서 조금 더 친해졌다.

앞으로도 더 친하게 지내자고 약속을 했다.


그녀는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돌아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강수는 큰 길을 건너 천천히 골목길을 걸어 집으로 향했다.




자잘한 단역은 슬슬 받지 않으려고 한다.


실제로 단역 제안은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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