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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무희 님의 서재입니다.

파륵오륜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바람무희
작품등록일 :
2009.10.20 17:47
최근연재일 :
2009.10.20 17:4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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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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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0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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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연 - 10

DUMMY

단야는 연의 옆에 조용히 누워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문이 덜컹거렸다. 따뜻한 봄이 왔는가 했으나 밤은 아직도 차다. 쌕쌕거리며 자는 연을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네가 안 괜찮으니까 나한테 묻는 거지? 내 옆에 있고 싶다고 말해.’

명령조였다. 하지만 벌겋게 충혈된 눈에 고였던 뜨거운 눈물이, 필사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눈동자의 투명함이,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있었던 작은 손의 떨림이.

“하아…….”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연을 떠날 수 없다. 그렇게 되어버렸다. 절망감과 함께 찾아오는 이 기묘한 쾌감은 도대체 무엇인가. 자문해보았으나 왠지 그로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머리를 써서 이것저것 따지는 것은 지금의 자신에겐 무의미하다고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지금과 같은 자신을 자신은 알지 못한다. 미궁(迷宮)에서 헤매어도, 운무(雲霧)에 휩쓸려 사방을 알지 못하여도 자신에 대한 확신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자신은 아니다. 점점 자신이라 믿었던 것이 의심스러워진다. 그러나 싫지 않다. 불안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즐기고 싶은 충동이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다.

그게 전부 저 조그맣고 못 생기고 얼빠지고 약해빠진 생물 때문이라니. 그는 큭큭거리며 나오는 웃음을 죽이려 애썼다. 이마를 짚고서 유쾌하게 눈을 감았다.

만남과 이별은 떨어질 수 없는, 나뭇잎의 앞면과 뒷면 같은 사이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렸다. 아픈 게 싫다. 그러나 아플 때에도 이 기꺼운 마음을 후회하지 않도록 하자. 헤어짐이 필연적인 미래라면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의 자신은, 연은 어디에 있는가. 연의 수명은 자신에 비하면 짧기 그지없다. 그러니 이 찰나와 같은, 눈부신 시간을 움켜잡자.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 어머니는 갓난아이였던 자신을 저버렸다. 기회조차 얻질 못했다. 자신을 돌봐주었던 자운은 자신의 곁에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해서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번만은.

한없이 가슴이 시려왔다. 그와 동시에 눈시울은 뜨거워졌다. 그러나 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제석천이 될 자는 눈물을 알아서는 아니 된다고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누구인지 기억을 하지 못했다. 허나 뼛속 깊이 박혀 있었다.

몸의 긴장을 부러 풀려고 노력하자 곧 잠의 장막이 드리웠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호(虎)를 보았다. 황금빛 광채가 도는 눈망울에 자신과 또 다른 누군가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그건 이 조그마한 집이 있는 산의 주인이었다. 봄이라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작은 동자의 모습이었다.

‘탁한 무리들이 옵니다. 피하시옵소서.’

눈을 번쩍 떴다. 산신(山神)이 직접 나서서 전해올 정도면 간단히 처리할 일은 아닐 것이다. 품에서 운선(雲扇)을 꺼내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쥐었다. 왼손은 연을 위해 비워두었다.

방구석 어두운 곳에 언제 들어왔는지 호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 스산하고도 팽팽한 살기(殺氣)를 단야에게 숨길 수 없었다. 단야는 영겁 같은 침묵을 지켰다.

이름 없는 풀들이 가벼이 울기 시작한다. 공기가 검게 소용돌이치는 것이 느껴진다. 연을 조용히 한 손으로 흔들어 깨웠다. 멍하니 눈을 뜨고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려던 연은 단야의 긴장된 얼굴을 보고 동작을 정지했다.

“무슨 일이야?”

단야는 대답하지 않고 호를 가리켰다. 호는 그 넓적한 발로 소리 없이 어슬렁어슬렁 연에게 다가왔다.

“먼저 가 있어. 나중에 찾으러 갈 테니까. 알겠지?”

단야의 눈빛이 저토록 차갑게 가라앉은 것을 처음 보았다. 연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힘찬 등에 올라탔다.

연이 집을 빠져나가 멀어지는 걸 그 기색으로 확인하고선 단야는 감았던 눈을 떴다. 단아하고 오만해 보이는 얼굴에 차가운 웃음이 어렸다. 산신은 피하라고 했지만, 원인도 이유도 모른 채 꽁무니를 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자신은 녹록치 않다.


“사년 전의 일일 것이다. 벌써 내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요사이 들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를 거련은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어딘지 탈속(脫俗)한 듯한 느낌을 풍기는 것도 아버지답지 않았다. 장성해가는 나라, 고구려의 왕인 영락왕. 후에 광개토왕이라는 시호를 얻게 되는 그는 평화로운 눈길로 과거를, 추억을 더듬어나가고 있었다. 지위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간편한 복장으로 편하게 앉아 다리를 쭉 펴고 말이다.

“봄 정월에 요동성을 연나라 왕 모용희가 직접 군사를 이끌고 침략해 왔을 때였다. 급보를 받은 나는 급히 그곳으로 군마를 이끌고 달려갔지. 그리고 내가 거기서 보았던 것은…….”

영락왕이 도달했을 때 모용희는 이미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 뒤였다. 성이 함락되기 직전에 그가 한 말이 고구려의 군사들에게 전해졌다.

‘먼저 성에 올라가지 말라. 성을 깎아 평지가 될 때를 기다려서 내가 황후와 함께 수레를 타고 들어갈 것이다!’

자신감 넘치는 그의 호언장담이 고구려 병사들의 오기에 불을 붙였다. 그리하여 요동성은 함락되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영락왕이 보았던 것은 적의 피로 목욕하고 말의 피와 자신의 오줌을 마시며 버틴 장병들의 처연하게 광기어린 눈동자. 대견하고 마음이 심히 감동되었으나, 다른 한편으로 결코 수긍하지 않으려 했던 신하들의 간청이 심장을 파고들었다.

‘부디 전쟁을 거두시옵소서. 이대로는 백성들의 고초가 너무나 크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몸도 예전 같지 않다. 제 아무리 든든하다고는 하나 거련은 아직 열다섯이다. 실전 경험도 없는 새파란 청년인 것이다. 거련이 왕위를 물려받기 전에 나라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 때문에 강제노역으로 원망 받을 만한 궁성공사를 자신의 대에서 하고, 이웃나라에 사신을 보내려 살피고 있는 것이었다. 온화한 범의 눈으로 거련을 면밀히 살피며 왕은 말했다.

“네 나라를 아끼되, 사람 또한 아끼거라.”

“예.”

진중한 몸짓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하는 거련에게 영락왕은 말했다.

“올 4월에 태자 책봉식이 있을 것이다.”

거련의 놀란 표정에 영락왕은 엄숙한 태도로 일어섰다. 혼자 남겨진 거련은 손바닥에 땀이 축축이 고이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아들을 뒤로 하고 나오던 영락왕은 무언가 잊은 듯한 느낌에 멈칫했다. 요사이 자신이 맡고 있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 둘씩 이른 듯싶어도, 만약을 대비해 거련에게 일러주고 있던 참이었다.

‘도저히 뭔지 떠오르질 않는군. 이제 나도 다 됐나…….’

말을 타고 거친 들판을 달리며 수많은 적의 목숨을 앗아 왔다. 그 대가라면 서른네 살인 이즈음 이렇게 흔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그러나 크게 너털웃음을 짓는 그였다.


“으아아아악!”

전혀 이런 것에 적응되어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리고 비명을 참을 자존심도 없나보다. 단야는 다리에 이어 팔도 부러뜨리며 다그쳤다. 겨우 다섯이었지만 인간치고는 제법 날렵했다. 허나 자신에게 당할 바는 아니었다.

“내가 뭘 묻고 있는지 알 정도라면 네 목숨도 가치가 있을 텐데.”

차가운 단야의 목소리에 눈동자가 반쯤 뒤로 돌아간 자가 신음소리처럼 흘렸다.

“부, 불내.... 천매…….”

충격으로 안색이 굳어진 그를 보며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 단야의 발밑에서 짜부라지고 있던 자가 눈치를 슬금슬금 보며 물어왔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진땀이 삐질삐질.

“이, 이제 살려…….”

단야는 아무 말 없이 그의 목을 운선으로 그었다. 충격으로 괴상한 소리를 내지르는 통통 튀는 목을 발로 밟아 으깨어버렸다.

“그 년이 연이 살아있다는 걸 알면 안 되잖아.”

얼음 같은 표정으로 바람을 휘둘러 감아 몸을 날리는 뒤로 한밤중에 축제라도 벌어진 듯 크게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제 연의 보금자리는, 돌아갈 수 있는 장소는 없어.’

단야는 귀가 에이고 마침내 아무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호의 품에서 잠들어 있는 연을 발견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손끝으로 따뜻한 연의 뺨을 더듬으며 단야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어둠이 드리워진 깊은 숲에는 빛이 없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밤에 가고 아침이 찾아든다. 얼었던 대지가 녹진녹진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그렇게 아지랑이가 솟아오르는 가운데 햇살이 무성하게 우거진 이파리들 사이를 창처럼 뚫어 조금의 어둠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격살(擊殺)할 대상을 찾아 이리저리 구름과 바람의 힘을 빌려 헤매고 있었다.

호(虎)가 네 발을 웅크려 동그랗게 몸을 말았다. 그 속에 단야가, 그리고 단야가 연을 괴어 조용하게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셋이 서로의 체온을 나누어 아직도 쌀쌀한 밤을 났다.

연의 연하고 보드라운 눈꺼풀이 살짝 경련했다. 눈을 뜨고서 바로 단야의 쇄골을 발견한 연은 조심조심 단야가 깨지 않도록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깨어 있을 때는 듬직한 듯싶으면서도 까탈스럽고, 심술로 가득 찬 듯싶어도 어느 한 순간 참으로 맑지다. 그리고 지금은.

“참 예쁘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닐 정도로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아니었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잠을 자고 있는 단야는 무방비했다. 그렇게 순순한 모습은 연의 마음을 거늑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걸까. 널판판한 단야의 품안은 편안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매우 불편했다.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서 꼬물꼬물 거리는데 단야가 눈을 떴다. 눈이 딱 마주치자 연의 얼굴은 붉어졌지만, 단야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고개를 돌려 시선을 외면했다. 실제 연을 밀어낸 동작은 없었지만, 단야가 일어서자 호도 잠에서 깨어 절로 서로의 간격이 벌어지게 되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었어?”

단야는 연을 직시했다. 연의 눈부처는 자신이다. 그렇게 연의 눈동자에 비추어진 자신의 모습을 응시하며 천천히 말했다. 연은 아닌 듯 보이지만, 실은 사람들의 냉대와 고초를 견뎌온 사람이다. 게다가 그에 비하면 그 심성이 참으로 곧다. 결코 회피를 용서해주지 않을 것이다.

“네 어머니라는 천매가 보낸 자들이 왔다. 그들이 처음 방문을 열고 한 일은 이불속에 들어있는 베게를 긴 검으로 찌른 것이었어.”

연은 멀뚱하게 눈을 크게 뜨고서 단야를 바라보았다. 단야는 이를 악물고 다시 말했다.

“너를 죽이려 했어.”

연은 자신의 표정을 살피는 단야를 알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럴 리 없어.”

너무나도 온화하게 자신의 말을, 현실을 거부하는 연에게 단야는 충격을 받았다. 연에게 짓쳐들 듯 성큼성큼 다가서서 연의 가녀린 어깨를 꽉 쥐어틀었다. 고통스러울 것이 당연한데도 연의 표정은 상큼하기만 하다.

“거짓말하지 마.”

연의 나직하고 차가운 말을 듣는 순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정도로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무슨 말을 할지도 생각이 안 나 부들부들 떠는 단야를 벼락같은 기세로 연이 밀쳐냈다.

“네가 뭔데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난..난 이제 병신이 아냐. 곱사등이 아니라구. 그런데 또 다시 어머니한테 버림받는 거라고 말하는 거야? 그런 거야? 네가 뭔데 나를 이렇게…….”

밀쳐진 채 연을 의미모를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단야가 입을 틀어막듯이 연의 입술을 향해 자신의 입술을 드밀었다. 거칠고 분노어려 입술이 까져 피가 날 것 같은 그런 입맞춤이었다.

가랑가랑 눈물 고인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연에게 단야는 무뚝뚝하게 말했다.

“눈물을 흘리지 마. 그깟 일로 네 눈물을 허비하지 마.”

누구한테 하는 말일까. 비탄을 삼키며 단야는 뜨겁게 내뱉었다.

“너 자신을 비참하다고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마. 그것이야말로 구제할 길이 없어.”

포기하지 말라고 단야는 연에게 말하고 있었다. 눈물조차, 울음의 소리조차 일체 허락지 않는 단야의 품에서 연은 이마를 단야의 가슴에 대었다. 둘은 그렇게 석상처럼 미동도 없이 한참을 서 있었다.


까르르 웃는다. 거짓말처럼.

단야는 자신이 잔인했었던 것인가 자문해보았다. 그래서 연이 저렇게 웃는 것일까.

아픔을 감추고 이를 악물고 무감정하게 울음을 삼키지 않고, 되레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새하얀 발을 계곡의 모래에 파묻고. 아직도 물은 차가울 텐데. 내버려두면 계속 저렇게 억지웃음을 짓겠지. 하지만 호가 뛰어들었다. 눈을 질끈 감았다. 차가운 물벼락.

“으…….”

신음성을 흘리며 단야는 미간을 찌푸렸다. 연이 웃는다. 이번에는 해님처럼 밝기만한 웃음. 단야는 쓴웃음을 짓고 바위위에 다시 주저앉아 호와 함께 물속에서 장난치는 연을 바라보았다. 시간은 자신들을 홀로 두고 제멋대로 흘러간다. 단야는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연은 웃는 와중에도 가늘어진 반달형의 눈으로 단야를 흘깃 바라보았다. 궂은일을 다 맡아 놓고서, 자신을 위해 악역 또한 자청했다. 사실은 그 얼마나 성실한가. 섣불리 ‘힘내라.’ 라든가 ‘나도 알아.’ 혹은 ‘너는 힘든 것도 아냐. 세상에는…….’ 아니면 ‘내가 그 땐 너보다 더 힘들었는데…….’ 라고 말해주기보다는 강해지라고 꾸짖어주었다.

너의 눈물은 값지다고. 참으로 비싸다고. 그러니 그까짓 일에 흘리지 말라고.

자신을 소중히 하라고, 아끼라고. 그러니 함부로 자신을 동정하지 말라고.

‘네가 내 곁에 있어줘서, 네 마음이 따뜻해서 내 눈물 또한 흘러넘치기 전에 말라버리는 거야.’

절대로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을 말을 가슴속으로 중얼거려본다.

“어, 어, 어? 으악!”

자신이 무엇을 하나 뻔히 쳐다보아놓고서는 결국 자신에게 밀려 물속으로 빠져버린다. 설마 자신을 밀리라고 생각지 못했던 것이겠지. 고거 참 꼬시다. 양 허리에 양손을 올리고 하하하 웃는 자신을 생전처음 보는 사람인 모양 눈을 크게 뜨고 쳐다보는 단야가 보인다.

“후련하다.”

단야는 물에 빠진 생쥐마냥 홀딱 젖었지만 연의 그 말을 듣고 마음 속 깊이 안도하여 연을 향해 웃음을 환하고 크게 지어보였다. 단야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겠지만, 그 순간 연이 기억하고 있는 단야의 체취가 연을 휩싸와 연의 얼굴은 붉어지고 등줄기에 땀이 났다. 심장이 미친 듯이 목구멍에서 뛰기 시작했다.

“왜 그래? 물이 차서.. 괜찮아?”

모처럼의 유화적인 단야의 태도이건만 연은 다가오는 단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섰다. 상처 받았으면서도 단야는 오히려 약이 오른 듯한 표정을 지으며 연의 손목을 잡아 확 끌어당겼다.

“너, 도망 못 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다, 단야의 고개가 천천히 숙여졌다. 그리고 그 의미도 모른 채 연은 피하지 않고 손가락을 뻗어 단야의 탄탄한 뒷목을 어루만졌다. 처음엔 차가운 입술을 서로 비벼대다 혀를 얽었다. 따뜻하고 달콤해서 더 깊숙이 이어지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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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천루 2부 산풍 - 3 09.10.18 231 2 16쪽
81 천루 2부 산풍 - 2 09.10.17 228 2 14쪽
80 천루(天淚) 2부 산풍(散風) - 1 09.10.17 280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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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천루 1부 몽운 - 3 09.10.16 344 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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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연(蓮) - 프롤로그 09.10.01 410 2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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