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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rk 님의 서재입니다.

투수 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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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prk
작품등록일 :
2016.04.2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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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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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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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이제 다시 시작이다 7

DUMMY

“잠시 후 저희 비행기는 목적지인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안전을 위해 좌석 벨트를.......”


기내 방송 이전부터 비행기는 짙은 구름을 헤치며 조금씩 하강을 시작했다. 무심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순우의 속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이미 5년 가까이 살았고 잠시 자리를 비우다가 몇 달 만에 돌아오는 시카고인데 뭔가 낯설었다. 안내 방송에서 언급된 도시가 지금 자신이 향하는 곳과 다르기 때문일까?


소속감을 느끼게 해 준 시카고, 집과 다름없이 포근한 뒷마당, 가족처럼 한데 어울려 지내온 그곳 사람들.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던 팀 동료들 그리고 마치 어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듯 마운드에 서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리글리필드 구장.......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엄마처럼 느껴지던 리글리필드는 이제 적지다. 와병 중인 찰스 할아버지를 만나고 나면 곧바로 시애틀로 떠나야 한다. 그리 하지 않으면 국법을 어기거나 수갑 차고 감옥에 가는 것도 아닌데 반드시 가야 한다. 메이저리거는 정처 없이 떠도는 부평초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났다.


물끄러미 창밖을 바라보던 순우의 눈에 광활하게 펼쳐진 지평선 끝으로 제법 큰 도시와 함께 푸른 미시간 호수가 보였다. 모니터를 보니 밀워키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밀워키라........’


친근한 도시다. 컵스와 함께 중부지구에 속한 브루어스 구단의 연고지이자 수년째 순우에게서 단 1승도 뽑아내지 못해 한이 맺힌 구단과 팬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친근하게 느끼는 이유는 또 있었다. 시카고까지는 고작 90마일(145km). 호수 따라 난 자전거길로 가면 110마일(177km)이다. 어떻게 그리 잘 아느냐고?


“아~ 친구, 이게 소풍이야? 시드니에서 사기 칠 때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아이고 사람 잡네. 내 엉덩이 살 다 벗겨졌다구.”


데뷔 첫해 다음 날 경기가 없는 어느 여름날 이른 새벽 자전거에 오른 순우와 죤이 호수를 따라 북상하다가 밀워키 입성을 알리는 도로 사인을 본 것은 늦은 오후였다. 바다처럼 확 트인 호수를 구경하며 가는 길이 환상적이니 소풍 겸 체력도 단련하자는 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간신히 목적지까지 온 죤은 녹초가 되어 길가에 털썩 주저앉아 붕어처럼 튀어나온 입으로 마구 투정질을 해댔다. 연초 다녀왔던 시드니에서 울릉공까지의 오르막 투성이 자전거 여행까지 들먹이는 것을 보니 꽤나 힘든 모양이었다. 하긴, 거구의 죤에게 편도 180km 라이딩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부랴부랴 밴을 끌고 달려온 모리스의 신세를 지고 집으로 돌아온 죤은 그날 이후 시카고-밀워키 라이딩 그룹에서 영구 탈퇴했다. 나중에 비슷한 체구의 론이 합류하고 후일 대니와 티모시까지 왕복 360km 장거리 여행을 당일 코스로 너끈하게 소화해내며 죤의 자존심을 이리저리 건드렸지만, 본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친구, 거기 그 동네는 왜 내려다보나? 괜히 나 자극하지 마. 앞으로도 절대 안 타.”


앉아 삼천리 서서 구만리라고, 옆에 앉은 친구의 회상을 훤히 꿰뚫은 죤은 밀워키 라이딩의 악몽을 잊을 수 없는지 고개를 마구 흔들며 험악한 인상을 썼다. 친구가 컵스 유니폼을 벗고 서부로 가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잊은 듯했다.


순우에게는 친구의 이런 모습이 마냥 정겨웠다. 웃고 울고 화내고 토라진 표정까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가 이럴까? 새삼 녹스빌 시절이 떠올랐다. 벌써 5년이 지났지만, 그날 시내버스 안에서 자신의 가방을 들어주던 첫 만남에서 받은 첫인상을 어찌 잊을까?


‘녹스빌 그곳은.......’


순우의 녹스빌 추억은 자연스럽게 프레데릭으로 흘렀고 그레이하운드 터미널에서 근사한 점심을 사주고는 장거리 버스에 오른 풀 죽은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주던 제이슨 삼촌으로 이어졌다.


“로스터는 꽉 찼고 투수는 남아돌아. 추가 테스트 일정도 없고. 싱글 A 팀에 가서 알아보던가.”


2013년 봄 시드니에서 활동하던 어번 오리올스의 레이먼드 감독이 써준 추천장을 들고 찾아간 캐롤리나 리그 A어드밴스드 레벨의 프레데릭 키즈는 만만치 않았다. 직업 야구 선수로서의 실력을 갖추고 싱글A 급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더블A로 가기 전 경험을 쌓는 중간 거점이라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공을 들었다고 아무나 마운드에 오르는 게 아니라는 따끔한 질책을 들은 순우는 공을 보여줄 기회조차 얻지 못하자 맥이 풀렸다. 그렇다고 달리 갈 곳도 없었다. 투수를 충원한다는 공고를 무작정 기다리기로 작정하고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며 구장 인근 공원에서 뛰고 달렸는데, 인생사란 원래 그런 건지, 바로 그곳에서 좋은 인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 지미의 주말 야구를 보러 온 제이슨과 만난 것이다.


둘은 각각 상대방의 두 가지에 반했다. 조카는 삼촌의 야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진중한 성품이 마음에 들었고 삼촌은 조카의 성실함과 구위에 마음을 빼앗겼다. 첫눈에 상대방의 가치를 알아본 둘은 주말마다 만나며 서로를 깊이 알아갔는데, 특히 순우의 고속 회전을 품은 포심 패스트볼과 무회전 너클볼을 코앞에서 보고도 자신의 눈을 의심한 제이슨은 한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어떻게든 컵스에 연결해주고 싶었다. 아무리 야구가 싫어 시카고를 뛰쳐나왔어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피와 한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서던 리그의 테네시 스모키스를 들어봤나?”

“아뇨.”

“시카고 컵스와 계약한 더블A 팀이야. 녹스빌에 있지. 거기서 뛰어볼 텐가?”

“싱글A도 안 받아 주는데요.......”

“거기 감독과 안면이 좀 있어. 테스트해보고 결정하라고 했으니 잘 해봐.”


그때만 해도 볼티모어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삼촌의 배경을 알지 못했다. 아버지가 60년대 시카고 컵스의 스타였고 야구 가문에서 자란 제이슨의 야구 인맥이 매우 넓다는 것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삼촌의 보이지 않는 힘은 여러 번 발휘되었다. 불과 몇 달 만에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로 콜업 받은 것이나 그해 9월 시카고 컵스의 확장 로스터에 든 것도 실력만으로 이뤄진 것이라 보기 어려웠다. 특히, 그저 그런 무명 포수 죤의 콜업은 제이슨의 로비가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이변이었다.


링컨 뒷마당 입주 또한 제이슨의 배려였다. 60년대와 70년대 컵스를 주름잡던 여섯 노인과 만남, 특히 자신을 끝까지 돌봐준 찰스와의 인연은 컵스에서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죤을 쳐다보다가 어느새 제이슨과 만남까지 거슬러 올라가던 순우의 회상은 갑자기 맥이 끊겼다. 옆의 지현이 그의 손을 잡으며 속삭였다.


“오빠, 어젯밤 우애가 움직였어요.”

“정말?”

“아주 살짝.”


임신 초기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초음파 사진으로만 보던 태아가 움직이다니, 신기하고 놀라웠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생명체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순간 아내의 배를 쳐다봤다. 이제 겨우 6개월. 임신부의 배로 보기 어려웠다. 그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힘을 내어 움직여 엄마와 소통하다니, 새삼 생명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다시 아내를 쳐다보니 책 속에 꽂아둔 편지를 꺼내 읽고 있었다. 원산의 가족이 쓰고 한만성 위원장이 배달한 그 편지였다.


“또 읽어? 벌써 몇 번째야?”

“.......”

“이젠 외우겠네.”


여전히 반응이 없던 지현의 손이 갑자기 떨렸다.


“엄마가 우애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생각을 하니.......”


어렵게 꺼낸 말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오빠에 대한 섭섭함이 배어있었다. 눈가에 이슬이 맺히나 싶더니 결국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앨리스의 작은 목소리에도 경기를 일으키는 경처가 죤이 깜짝 놀라 순우의 옆구리를 찔렀고 다시 이런저런 추억에 잠기려던 순우는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엄마, 엄마가 보고 싶어요.”

“.......”

“벚꽃 필 때 다시 만나자고 해놓고 헤어졌는데.......”

“.......”

“대화 이글스 계약 마치면 가자고 할 줄 알았어요.”

“아, 미안해, 지현.”

“이렇게 태평양을 건너기 전에 잠시 다녀올 수도 있었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원산 명예시민이니 비자도 필요 없고 그리 먼 거리도 아닌데.”

“.......”

“흑흑흑.......”


밤새 편안하게 날아온 일등석 일행은 착륙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눈치 빠른 구정한의 신속한 통역으로 사태를 파악한 동료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너무했네.”

“그렇게 안 봤는데!”

“임신까지 했는데 그런 거 하나 못 들어주나?”

“아내 내팽개치고 소속팀을 1위에 올려놓으면 뭐 해?”

“첫 임신 때 못 해주면 평생 욕먹는 거 모르나 봐.”


그중 죤의 규탄이 가장 무시무시했다.


“당장 비행기 돌려 원산으로 가자고!”


순간 일행은 놀란 토끼 눈으로 일제히 죤을 쳐다봤다. 화통 삶아 먹은 목청으로 외친 소리가 일등석 칸막이를 뚫고 일반석 승객에까지 들리지 않았는지 덜컥 겁이 났다. 승객을 가득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일본 비행기가 시카고에 거의 다 와서 공중납치되어 북한으로 기수를 돌릴 뻔한 아찔한 상황이 모리스의 중재로 간신히 마무리되었다.


“우리 뒤편에 다른 승객도 많은데 지금 어디로 가자고? 3차 대전 나는 거 보고 싶나?”


‘3차 대전’은 협박용 멘트가 아니었다. 가뜩이나 국제 정세가 민감하고 복잡한 요즘 공중 납치는 충분히 기폭제가 될 수 있었다. 자신의 말이 한참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은 죤은 그렇다고 조용히 물러나지 않았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죠. 그만큼 친구가 잘못했다는 겁니다.”


말로는 지지 않는 죤의 넉살에 모두가 피식 실소하며 세계 대전의 고비는 넘겼지만, 연신 눈물을 훔치는 지현의 모습에 순우는 진땀을 흘리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원망스러웠다.


‘싫다는 원산 명예 시민증을 억지로 안겨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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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태평양을 건너며 10 +5 17.09.04 2,470 55 10쪽
228 태평양을 건너며 9 +5 17.09.02 2,779 52 10쪽
227 태평양을 건너며 8 +9 17.08.31 2,522 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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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태평양을 건너며 5 +16 17.08.24 2,744 70 10쪽
223 태평양을 건너며 4 +11 17.08.22 2,910 60 10쪽
222 태평양을 건너며 3 +6 17.08.20 2,998 62 11쪽
221 태평양을 건너며 2 +12 17.08.18 3,082 70 9쪽
220 태평양을 건너며 1 +12 17.08.16 3,153 70 11쪽
219 낙엽이 수북이 쌓일 무렵 +10 17.08.11 3,279 67 10쪽
218 던져 봐 +6 17.08.07 3,153 57 11쪽
217 세탁소집 큰아들 +8 17.08.04 3,185 5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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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K1 이벤트 5 +8 17.07.31 3,037 62 10쪽
214 K1 이벤트 4 +6 17.07.29 2,958 69 9쪽
213 K1 이벤트 3 +6 17.07.26 3,062 71 9쪽
212 K1 이벤트 2 +8 17.07.23 3,311 73 11쪽
211 K1 이벤트 1 +7 17.07.11 3,653 7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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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같은 리그에서 뛰었으니 서로 잘 알겠군 +4 17.03.08 4,458 91 13쪽
186 대화 이글스 vs 넥센 히어로즈 +2 17.03.06 4,398 74 11쪽
185 구단주 그리고 그룹 회장 +3 17.03.04 4,602 77 14쪽
184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5 17.03.02 4,494 8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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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목이 메인 애덤스 +7 17.02.23 4,854 77 13쪽
180 비밀 회동 +5 17.02.20 4,691 92 12쪽
179 구단의 사활이 걸린 문제 +4 17.02.17 4,896 86 10쪽
178 강원 야구전문대학교 +3 17.02.13 4,770 95 12쪽
177 강원도 해프닝 +5 17.02.10 5,641 9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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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한국프로야구에서 뛰어볼 생각은 없나? +7 17.02.03 5,632 9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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