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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님의 서재입니다.

서울에는 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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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관
작품등록일 :
2024.04.1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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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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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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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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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012

DUMMY

012.


잠깐만 오래전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


이것은 천태길이 처음 저승에 끌려갔을 때의 이야기이다.


“언니, 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 대모신께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저런 흉포한 인간을 서천국이라니? 보낼 거면 차라리 명부에나 보내버리지!”


신복(神服)을 입은 자청비가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앵두처럼 붉은 입술을 삐쭉 내밀고 그녀는 천태길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 풍요의 신의 이마에는 마뜩잖음이 마치 비석에 새겨진 문장처럼 깊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곳은 서천국의 중심에 있는 월하각.

월하각은 서천국의 수장인 바리의 관청이었으며, 그녀의 사저이기도 했다.


대모신 마고는 바리를 불러들여 천태길의 신병을 그녀에게 넘겼다.


“바리여, 지금부터 이 인간은 네 소관 아래 있을 것이다.”


언제나와 다를 것 없는 마고의 어투였다.

명령도, 그렇다고 더더욱 부탁도 아닌.


마고의 말은 언제나 ‘그렇게 될 것이다.’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 그것은 인과율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바리는 거절할 수 없었다.


“대모신께서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앞날을 보신다. 틀림없이 이유가 있겠지.”


“언니는 진짜 속 편해서 좋겠다. 못 들었어? 저 인간 놈이 차사들을 떼로 영멸 할 뻔했다는 걸. 아니··· 그게 어디 인간의 몸으로 가질 수 있는 힘이요. 혹여라도 여기서 사고라도 치면?”


자청비의 타박에도 가만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천태길이다.

그가 고개를 들었다.


사교성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공격적인 눈빛이었다.

오직 수라를 겪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눈.


“저 눈 좀 봐라. 아주 야차가 따로 없네. 그렇게 사납게 쳐다보면 네가 어쩔 건데!”


자청비는 자기 손가락을 제 눈 밑에 댄 채로 천태길을 향해 붉은 혀를 빼쭉 내밀었다.


“어디 여기서도 한 번 날뛰어보지 그래? 내가 수라멸망화로···”


“자청비!”


바리가 큰 목소리로 자청비를 꾸짖었다.


“그만하고 나가보거라. 그리고 대모신께선 이 아이를 우리가 아니라 나에게 부탁하셨어. 네 걱정은 내가 알아서 할 나름이라는 말이야.”


“언니! 언니는 인간들을 왜 그렇게 아끼는지 몰라. 여기서 귀인들만 봐서 그렇지, 실상은 얼마나 험한 것들이 많은데. 저것도···”


“너, 정말!”


바리가 한 번 더 엄포를 놓고 나서야 자청비는 투덜대며 월하각을 떠났다.


“자청비가 밉상스럽게 구는 것에 너무 마음 상하지 말거라. 말은 저렇게 해도 실상은 태길이 네가 몹시나 궁금한 모양이구나. 네가 월하각에 온 뒤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고 있질 않니.”


“관심 없소.”


천태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사실 두말하지 않고 따랐다지만, 이 천태길이라는 존재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자청비 뿐만이 아니었다.


바리도 마찬가지였다.


천태길이 저승에 압송되기 전에 이승에서 벌인 사건.


그것은 이승과 저승의 역사를 모두 통틀어도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인간, 그것도 악귀도 아닌 산 사람 하나 잡으려고 차사들뿐만 아니라 백마 신군까지 투입이 되어야 했다.


그것은 천태길이 이미 여느 신,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영력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자청비의 말마따나 ‘인간’이 가져서는 안 되는 힘.

제어되지 않는 그 힘은 지금 몹시 불안정한 상태였다.


길고 긴 장마에 댐이 무너지듯이, 위태로운 것은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

저 영력이 끝내 폭주해버리기라도 한다면 인간의 몸으로서는 절대 감당하지 못 하리라.


만약 그렇게 된다면.


바리는 천태길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어쩌면 고금에 없었던 대흉(大凶)이 되어버릴지도.


마고는 바리에게 처분을 맡겼을 뿐이다.

대모신은 그 처분이 어떤 종류인지에 대해서는 바리에게 말하지 않았다.


혹시 대모신께서는 천태길이 그리되기 전에 그를 영멸하라고 나에게 보내신 것인가.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는 천태길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랬다.


인간을 긍휼히 여기는 것은 자애의 신으로서 바리의 본성이기도 했다.


바리가 이 위험한 남자, 천태길에게 말했다.


“네 아버지와 누이는 천상문을 넘어갔단다. 천상문은 귀인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이들만 밟을 수 있는 곳이지.”


“정말이오?”


“무엇이?”


“내 아버지와 누이가 좋은 세상에서 좋은 자리로 다시 태어나냔 말이오.”


“마고께서 약속한 일이니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천태길이 고개를 떨궜다.

이제는 현생의 기억을 모두 잊었을 그의 아버지와 동생에게 애도를 보내는 것 같았다.


바리는 천태길의 침묵을 인내심 있게 지켜보았다.


“··· 반드시라니. 참 우습소.”


한참을 기다린 천태길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우습다니? 무엇이?”


“때가 어떠니, 그렇게 될 일이니··· 저승에 오니 다들 염불처럼 그 말만 하지 않소. 그 말이 얼마나 우습냔 말이오.”


“인과율을 말하는 것이냐? 그것을 그리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이치이니···”


“나는 태어나길 무식이라, 공자 말씀 같은 건 모르오. 그런데 신이라면 양반보다도, 임금보다도 훨씬 높은 것 아니오?”


“네가 말하는 이승의 신분이 어디 저승과 같겠느냐.”


“그것 보시오. 그 말은 이승에서 아무리 높은 사람도 당신네보다 아랫것들이란 소리 아니요?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당신들이··· 인과율인지, 뭔지 어차피 앞날이 다 정해져 있는 거라면 당신 같은 신들도 한낱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 인형에 불과하다는 건데 어찌 우습지 않겠소.”


“··· 뭐라고?”


바리는 천태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태길의 말투가 불손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바리는 단 한 번도 인과율을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인과율은 절대적이었기에 의심이 끼어들 조금의 여지조차 없었다.


바리의 속마음과 상관없이 천태길의 말은 계속되었다.


“불쌍하고 가여운 내 혈육의 내세가 걸려있으니 앞으로 시키는 대로 하기야 할 것이오. 구워 먹든 삶아 먹든 마음대로 하시오.”


바리는 어쩐지 천태길의 말이 더 듣고 싶었다.


더 말해보라 판을 깔아주자, 천태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백정이었소. 내 아버지도, 그리고 아버지의 아버지도··· 말만 양민일 뿐이지 소나 돼지 같은 짐승 취급을 받았단 말이오!”


한이 얼마나 많았던 것일까.

순간 태길의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이 넘실대었다.


그 넘실대는 열기에 바리마저도 뒷걸음을 칠 지경이었다.


“그래. 천 번, 만 번 양보해서 그것이야 조상부터 내려온 이 몸에 흐르는 피가 더러워서라고 칩시다. 하지만, 그들은! 내 아버지와 동생은? 누구에게도 죄 한번 지은 적 없는 그들이 저리된 것도 다 미리 정해진 일이었다는 것이요? 그렇다면 그들의 삶에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단 말이오!”


“··· 너의 오해다. 인과율은 그런 것이 아니야.”


“그럼 하나만 물읍시다.”


“무엇이지?”


“그렇다면 지금 여기 당신이 서 있는 것은 당신의 의지요? 아니면 인과율인지, 뭔지가 시킨 것이오?”


“...”


바리는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천태길이 던진 것은 화두였다.

바리는 그 화두에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작은 돌멩이가 수면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는 것처럼 바리의 생각이 끝없이 가지를 뻗어나갔다.


나는 바리.

서천국의 신이자 월하각의 주인.


··· 그런데 나는 누구이지?


나는 지금 저 자에게 미혹 당하는 것인가?

아니, 이 순간조차 인과율에 정해진 그대로인가?


그렇다면 더더욱 나는 뭔가.

나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 것인가?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왜 아직 한 번도 이것을 궁리해본 적이 없는지 바리 스스로가 놀랄 지경이었다.


“아무리 좋게 들으려 해보아도 그 정해진 진리라는 것이 어쩐지 장난 같은 소리로 들리오. 아무리 빌어먹을 삶일지라도 사람은 선택을 할 수가 있소. 더욱이 신이라면··· 나같이 천한 것보다는 훨씬 더 자유로워야겠지.”


천태길은 딱히 바리의 대답을 기다린 것이 아니라는 듯, 다시 바닥에 떨썩 주저앉았다.


“어차피 나야 나가라고 할 때까지 이제 여기에 갇힌 죄수 신세 아니오. 내 아버지와 동생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난리 피울 생각 없소. 마음대로 하시오.”


“아니.”


바리는 천태길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이제 바리는 천태길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리는 천태길에 대한 처분의 결정을 내렸다.


“너는 죄수가 아니야. 이제부터 너는 나의 손님이다.”


“··· 뭐요, 손님?”


“그래. 앞으로 이 서천국에서 나와 함께 수련을 하자. 네 안의 미움도, 통제되지 않는 힘도 같이 다스려보자꾸나.”


천태길.

저 자는 영멸되어서는 안된다.


바리는 불쑥 자신을 찾아온 이 예감만은 틀림없이 자신의 의지로 내려진 판단이라고 ‘믿었다.’


그 후로 삼십 년이었다.

바리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천태길이 다시 이승으로 돌아간 것은.


* * *


“바리께서··· 사라졌다니, 그게 무슨 말이오.”


자청비의 말에 놀라기는 천태길도 마찬가지였다.


여느 때와 같은 자청비의 장난이라기에는 도가 지나친 언동이었다.


그것은 절대로 농담으로라도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만약 정말이라면 저승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는 대사건.

저승의 균형이 무너지면 이승 역시도 그 영향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세상의 질서가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것처럼 아주 쉽게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역병이 인간을 떼죽음으로 몰고 갔을 때도, 어느 나라의 독재자가 괴이에게 현혹되어 육백만에 가까운 다른 민족을 학살했을 때도 늘 저승에 위기가 있었다.


왜? 그리고 어디로?


천태길은 머릿속의 실마리를 잡아보려 애를 썼지만, 도저히 떠오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얼마 전이었을 거야. 언니가 대모신을 뵙고 왔었어. 그때부터 영 얼굴이 안 좋은 거야. 언니답지 않은 일이었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어. 언니가 사라져버린 것은.”


금방 돌아오지 않겠냐고, 기다려보자고 말을 하려던 태길이 입을 닫았다.


자청비 역시 그 권세가 만만치 않은 신의 일족 중 하나.

그런 그녀가 고작 조바심 때문에 이런 소리를 할 리가 없었다.


“태길아. 느낌이 너무 좋지 않아. 며칠을 영력을 쏟아 언니의 기운을 사방으로 찾아보았지만, 적어도 저승에서는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어.”


“대모신께서는? 대모신을 뵌 뒤에 뭔가 이상한 낌새가 있었다지 않았소.”


“너도 알잖아. 대모신께서는···”


“··· 언제나 나중이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을 말하니까.”


천태길이 눈을 찡그렸다.


“그럼 이 일은 또 누가 알고 있습니까.”


“월하각의 관원들에게는 내가 진작에 적당히 둘러대었어. 제대로 알고 있는 건 너와 나, 둘 뿐이야.”


그 중한 일을 왜 나부터냐고 묻기 전에 태길의 머릿속에 한 인물의 얼굴이 떠올랐다.


“염왕은 알고 있소?”


“아니. 난 염왕은 아직 모른다고 생각해. 만약 명부에서 꾸민 일이 아니라면···”


바리가 무슨 해를 입기라도 한 것일까.


인간은 죽으면 환생을 한다지만, 저승의 존재들의 끝에는 영멸만이 있을 뿐이었다.

만약 바리가 영멸했다면 자청비가 그녀의 기운을 찾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일.


하지만 천태길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바리는 강하다.

누구도 바리를 이렇게 조용한 방식으로 영멸 시킬 수는 없다.


“그런데 사실 언니가 사라지기 전에 남긴 말이 딱 하나 있어.”


“남긴 말이라··· 무엇이오?”


“직접 들은 나도 도저히 믿기지 않지만···”


자청비는 천태길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았다.


“인과율이 잘못되었다고 했어. 태길이 너의 말이 옳았다고.”


허···!


천태길의 입에서 탄식이 튀어나왔다.


“태길아. 난 언니가 이승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분명히 언니는 널 찾아올 거야.”


확신에 찬 자청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확신하시오.”


“사실 넌 몰랐겠지만, 서천국의 몇몇 신들은 널 뒤에서 다른 별칭으로 불렀어. 그들은 널 ‘인과율에서 벗어난 자’라고했지. 썩 유쾌한 별명은 아니야. 널 별종이나, 심지어는 괴이 취급을 하는 자들이었으니까.”


이해하기 어려운 말은 아니었다.


그 마고도 간접적으로 천태길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태길의 힘은 깨어난 시기가 잘 못 되었다고.

시기가 옳지 못하니, 그것을 인과율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고 보니 분명 언젠가 마고는 천태길에게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 같기도 하다.

선택이라는 단어는 마고의 입에서 절대 나올 수 있는 종류가 절대 아니었다.


“인과율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사라진 언니가, 그렇다면 당연히 누굴 찾겠어?”


너무나 확신에 차 있는 자청비에게 차마 천태길은 그것은 그저 섣부른 추측이 아니냐 말할 수 없었다.


“태길아, 이번에는 네가 언니를 보호해줘. 예전에 언니가 너에게 그랬듯이.”


인간에게 신의 보호를 맡기다니.

그야말로 어불성설과 다름없었지만, 자청비는 정말로 진지했다.


그녀의 말에는 바리에게 일어났을 수 있는 위기들과 함께 천태길의 힘을 그만큼 믿는다는 두 가지 모두가 함축되어 있었다.


그때 하늘에서 갑작스럽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공원에 있던 사람들은 소나기를 피하고자 이리저리 뛰었지만, 천태길과 자청비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태길아. 우리 신들의 힘은 날로 약해지고 있어.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를 믿지도, 사랑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으니까.”


빗속에서 자청비는 어설프게 웃었다.

자조 섞인 웃음이었다.


“나만 해도 그래. 인간들은 배고픔을 잊은 지 오래되었으니, 더 이상 풍요로움에 감사하지 않지. 나 역시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소리야. 지금 저승이 그래. 당장 저승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야. 그런데 바리 언니까지···”


“··· 자애의 신께서 사라져버렸으니 당분간 인간세계는 더 삭막해지겠소.”


“그래. 언니는 그걸 잘 알면서도 왜 사라져버린 걸까.”


그것은 아직 그 누구의 입에서도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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