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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해적 : 장군의 여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19.01.02 15:03
최근연재일 :
2019.08.2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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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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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4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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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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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DUMMY

“허... 이런 말도 안 되는 어설픈 누명이라니...”

지금 소율기가 범한 금육령은 누가 봐도 누명이었다. 단지 소고기를 지고 있던 자가 들어왔다고 금육령을 어겼다고 하다니... 더욱이 그 자가 이우남의 집에서 나올 때 그 지게를 지고 있었다는 것을 본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의 말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었다. 세상이 이토록 대놓고 누명 씌우는 경우는 없을 것이고, 그런 뻔한 누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세상에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통하는 것이 지금의 임해군이 왕으로 있는 조선이었다.


“망할 놈의 왕같이라고!”

무진이 화를 내자 정이찬이 무진을 달랬다.

“참게. 우선 참자고. 지금 우리가 화내 봐야 선장님만 위험해지네.”

“아니요.”

옥향이 고개를 저었다.

“선장님은 절대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어째서입니까? 저렇듯 옥에 갇혀 계시는데. 낮에 가서 보니 머리카락도 산발이시고... 거기에 거기 관리들 말입니다. 애초 돈 주고 그 자리에 들어간 놈들입니다. 그런 자들이 할 짓이 무어겠습니까. 선장님이 아무리 싸움을 잘 하셔도 그리 묶인 몸으로 사내가 힘으로 누르면 당해 낼 수 없습니다!”

“그 문제야 말로 걱정할 것 없습니다.”

“왜요?”

“생각을 해보세요. 왜 선장님이 그런 누명을 썼나.”

“그야...”

생각해보면 이상했다. 소율기는 정말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 그런 소율기에게 임해군과 그 일당들은 무슨 두려움을 느껴 그런 일까지 벌였을까?

“두 분은 선장님의 미색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예? 그야...”

“헛험... 뭐 당연히...”

무진과 정이찬이 헛기침을 하며 말을 잇지는 못 했다. 고율기의 미색은 누군가 또는 어딘가에 비교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망발이기 때문이었다.

“채홍사까지 만드는 자가 선장님을 그냥 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보십니까?”

“뭣!”

“뭐라고요!”

정이찬과 무진 모두 깜짝 놀랐다. 그런 그들을 보며 옥향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입니다. 이번 누명은. 결국 임해군이... 선장님 자주 쓰시던 말로 하자면 찜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왕의 여인이 될지도 모르는데 어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자가 건드린답니까? 더욱이 그 왕이 임해군인 것을요.”

“그럼 정말 큰일이지 않소!”

정이찬이 불판위에 올라간 강아지처럼 허둥거렸다.

“당장은 괜찮을 겁니다. 아무리 임해군이라도 조선대공 조순수군제독의 여인이며, 남해백 조선수군도독인 선장님을 함부로 어쩌지는 못 합니다. 그런 관작을 준 명나라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쓸 겁니다. 이번 누명이 바로 그 첫 단추일 겁니다.”

“흐음... 그렇다는 건... 다른 식으로 선장님을 굴복시키겠다는 것이겠고... 무진이!”

정이찬이 무진을 불렀다.

“예, 이찬형님.”

“자네가 사람 좀 데리고 와야겠다.”

“사람이라면...”

무진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여차하면 조선을 아예 등지겠다는 것입니까?”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우리가 살았고, 또 지켜낸 나라일세. 어떤 대우를 받고, 어떤 형편으로 살아도 살고자 했지만 이제 저들이 저리 나오니 방법이 있겠는가. 선장님과 도련님 구해 나가야지.”

“알겠습니다.”

무진은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허허. 거 참 사람... 행동력 보소.”

정이찬은 혀를 차고는 옥향을 바라보았다.

“뭐... 딱히 잘 못 한 거는 아니겠지?”

“아닙니다. 잘 하셨습니다. 선장님을 품기에 조선은 너무 작고 좁습니다.”

“그렇지... 이 조선이 완전히 바꾸지 않는 이상 선장님을 품을 그릇이 될 수는 없지...”

정이찬은 씁쓸한 현실에 다시 한 번 혀를 찼다.


* * *


소율기는 옥 안에 앉아있었다. 사극에서 보던 것처럼 칼을 차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열악함은 사극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옥 안은 창이 작아 대낮에도 어두웠다. 거기에 반은 썩어가는 거적이 깔린 바닥은 그야말로 벌레들이 들끓었으며, 냄새는 왜 그리도 지독한지... 온간 지린내, 구린내, 썩은 내가 뒤섞여 있었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옥에 갇힌 춘향이를 찾아가 이런저런 말 나눈 장면은 완전 현실무시한 거짓말이라고 단정하는 소율기였다. 이몽룡이 춘향이 찾아가면 거기서 나는 냄새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을 것이 분명하기에.

“흠흠...”

이런 냄새나는 곳에도 사람은 왔다. 위에서 가라면 가야 하니...

“어떤가? 이제 마음을 정했는가?”

이우남이었다. 눈가가 찡그려지고 코가 벌름거리는 것이 냄새가 지독하긴 지독한 모양이었다.

“네놈 벼슬이 뭐라고 했지?”

“어허! 어디 계집주제에 이 분은 좌의정 대감이시다!”

옆에 있던 이름도 모를 자가 호통쳤다. 옷차림새를 보아하니 포도대장인 듯 보였다.

“좌의정? 하핫!”

소율기가 웃었다.

“좌의정이 남해백 조선수군도독보다 높은 자리던가?”

사실 어느 쪽이 높은지는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애초 남해백 조선수군도독이라 자리와 작위는 명나라 황제가 만들어 준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단 임해군이나 그 수하 간신들은 명나라 황제에게 충성을 바치자는 자들이었다. 알고 보면 세자인 광해군이 죽어 어부지리로 왕이 된 자였다. 그런데 왕은 물론 세자되기 전부터 백성들 사이에 원망이 가득한 자였다. 그러니 어디에든 기대어 자리를 보전받아야했고 그것이 명황제였다. 그러니 명나라 황제가 내려준 관직과 관작에 신경쓰 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소율기도 그것을 알기에 이우남을 압박하는 것이었다.

“그, 그야...”

이우남은 말을 잇지 못 했다. 어느 쪽이 더 높은지는 알 수 없는 자리. 조선에 없는 관직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람들 인식에는 조선대공 조선수군제독의 바로 아래로 인식이 되는 것이 남해백 조선수군도독이었다. 조선대공 조선수군제독은 조선의 왕과 같거나 더 높을지도 모른다는 평을 받는 자리. 즉 높여서 보자면 조선의 왕과 동급의 자리가 남해백 조선수군도독이란 자리였고 그것은 최소한 좌의정보다는 높으면 높았지 낮은 자리는 아니란 것이었다.

“그리고 너! 포도대장인지 머루대장인지!”

“머, 머루대장이라니!”

“어디 자리공대장 밖에 안 되는 놈이 감히 내게 말을 놓고, 언성을 높이느냐!”

“자, 자리공은 또 뭐냐... 요?”

포도대장은 슬쩍 눈치를 보다 말을 높였다. 생각해보면 당장도 자신보다 높은 자리였다. 지금 옥에 갇혔다고 해도 명황제가 준 자리니 조선에서 그 관직과 관작을 폐할 수도 없는 것이고... 또 마음을 돌려 임해군의 후궁이 된다면.. 분명 임해군의 총애를 받을 것이니 그때는.... 포도대장으로서의 능력은 전무하였지만 보신을 위한 눈치는 대단한 자였기에 판단을 빨랐다.

“있어 그런 것. 모르면 묻지 마라. 무식 탄로나니까.”

“헛! 험... 뭐... 자리공 따위 몰라도 뭐...

그런 포도대장을 흘겨본 이우남은 소율기를 직시하며 말했다.

“좋소. 어차피 전하의 여인이 되면 총애받는 후궁이 될 터이니 나 또한 미리 대우를 하는 것이 좋겠지.”

“흥! 누구 마음대로 임해군놈의 여인이라는 거냐!”

“임해군이라니! 대우 해 줄 때 내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거요!”

이우남은 소율기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소도독! 그대의 일이 그대 혼자의 일이 것 같소? 모를 줄 아시오? 남해에 남해백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아... 여차하면 조선 땅 떠나버릴 사람들? 왜 그 사람들 건드리려고? 그러면 피 좀 볼 텐데... 그 사람들 악만 남았거든. 안 건드리는 것이 좋아. 왜? 나에게 무슨 충성심이 있어 뭐라도 할 줄 알았어? 아냐. 그럴 거면 벌써 달려왔지. 그러니 쓸데없는 짓 그만두라고. 그 사람들 꿀 없는 벌집이야. 건드려봐야 얻는 것 없이 아프기만 할 테니까.”

“크흠!”

“그리고 하나만 해. 소도독이든 남해백이든.”

“그건 내 마음대로 하겠소. 아무튼 남해백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을 거요.”

이우남은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자리공.jpg


작가의말

저게 자리공입니다. 생긴 것은 예쁜데... 독이 있어 먹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자생 자리공은 약재로 쓰기도 한다는데 미국자리공은 그것도 못 하고 그저 생태계 파괴하는 생태계교란식물이라 완전 제거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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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4 19.07.29 1,265 34 9쪽
105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3 19.07.26 1,199 33 8쪽
»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2 19.07.24 1,214 20 8쪽
103 35. 신음하는 조선. +1 19.07.22 1,189 29 8쪽
102 35. 신음하는 조선. +4 19.07.19 1,403 25 7쪽
101 35. 신음하는 조선. +4 19.07.17 1,332 25 8쪽
100 34. 노량에서 진 별. +3 19.07.15 1,268 2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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