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해적 : 장군의 여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19.01.02 15:03
최근연재일 :
2019.08.23 00:21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214,937
추천수 :
4,535
글자수 :
403,798

작성
19.07.22 00:18
조회
1,189
추천
29
글자
8쪽

35. 신음하는 조선.

DUMMY

“후우... 떡이야 어찌 만든다지만...”

소율기는 짧은 한숨을 쉬었다. 5살 되는 생일은 작게나마 잔치를 열어주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다. 물론 소율기 위치 정도면 돼지라도 잡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현재 정국은 살얼음판이었다. 괜히 고기 냄새 잘 못 풍기면 관헌들이 와서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관헌들이 와서 위세를 부린다고 해도 떨 소율기도 아니었고, 관헌들도 소율기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 하겠지만 어쨌든 빌미를 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정이찬이 관직을 내려놓지 못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기도 했다. 정이찬은 소율기와 이영을 지켜야 했다. 가끔 무진이 차라리 이 나라 떠나 예전처럼 살자고 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소율기도 정이찬도 마음이 크게 동했지만 마음가는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조선의 백성들이 피로 지켜낸 나라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쳇! 솔직히 선장님은 조선만 아니라면 어디에 가든 높은 대접받고 살 수 있는데 말입니다.”

무진이 투덜거렸다.

“그만! 그만하고... 있는 한도 내에서 장치 준비를 해자고.”

“알겠습니다요. 애고... 산에 가서 멧돼지라도 잡으면 좋을 텐데...”

현재 한양 근처의 산에서는 사냥이 금지되었다. 임해군이 사냥을 할 때 사냥할 동물의 수가 줄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됐다. 어린 애가 고기를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아하! 애 귀 빠진 날 상차림 고기가 애 먹는 것이겠습니까? 잔칫날 얻어먹으러 온 사람들 먹으라는 거지.”

그러면서 무진은 천천히 나갔다.

“어딜 가? 사냥 안 된다고!”

“강에 갑니다요! 물고기 잡지 말라는 어명은 없었으니까.”

“벌써 잡아서 뭐 하려고?”

“걱정 마쇼! 그건 내 안 사람 몸보신 시킬 거니까!”

한숨을 쉰 무진은 문을 나갔다.


그날은 이영의 생일이었다. 떡을 좀 했고, 무진은 강에서 물고기 몇 마리 잡아왔다. 소율기의 명성은 헛된 것은 아니어서 여러 곳에서 사람들이 왔고, 선물도 보냈다. 하지만 소율기는 선물을 다 돌려보냈다. 자칫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대놓고 뇌물 받아 먹는 인간들이 다른 사람 순수한 선물 받는 것은 뇌물 받는다며 누명을 씌우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그 날 소율기의 집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아이구! 여기 웬 잔치입니까요?”

어떤 자가 지게에 뭔가를 지고 들어섰다. 사람이 많아 어찌 제지도 하기 전에 마당까지 들어왔다.

“네놈은 뭐냐?”

아무래도 여인인데다 이영이 어머니인 소율기는바깥까지 나와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어 정이찬이 바깥에서 오는 사람도 맞이하고 이것저것 사람들을 부리며 관리하고 있었다. 그때 지게를 지고 마당까지 들어선 낯선 사람을 보자 불안감을 느껴 급히 달려 온 것이었다.

“아이고! 나리. 여기서 웬 잔치를 하기에 지나가다...”

“썩 나가거라!”

이놈은 당장 내좇아야 한다! 정이찬의 본능은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뭣 들하느냐! 이 놈을 내쫓지 않고!”

그러자 하인들이 달려 나왔다.

“어어! 잔치집에서 이래도 되는 겁니까요?”

지게 든 자는 버티려 했지만 소율기 집의 하인들은 복서단 사람들이었다. 소율기의 관리 아래 꾸준하게 몸을 수련하던 자들이라 힘이 보통이 아니었다. 제대로 반항 못 하고 끌려갔다. 그렇게 막 문 밖으로 내쳐지기 전이었다.

“멈춰라!”

관복을 입은 누군가가 들어왔다.

“이 집에서 감히 금육령을 어겼다는 말이 있어 왔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게를 진 자가 지게를 내동댕이치고 도망갔다. 그리고 지게 안에서는 소 머리와 고기 덩이가 나왔다.


* * *


한양의 고래등같은 거대한 기와집. 그 집에서 큰 웃음이 들리고 있었다.

“수고했다.”

“아닙니다.”

방의 상석에 앉은 자는 임해군. 집의 주인인 이우남은 임해군의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자가 고개를 조아리고 있었다.

“남해백의 아이의 생일과 금육령을 이용하다니... 이거야 말로 어떠 자가 와도 소율기 그 계집을 옹호 못 할 계책이 아닌가?”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이번 공은 이 자의 것입니다. 이번 계책도 이 자가 내었고, 지게에 소머리와 고리를 지고 들어간 것도 이 자이옵니다.”

“호오... 그래?”

임해군의 눈이 반짝였다.

“고개를 들라.”

그러자 이우남 옆의 사내가 고개를 들었다.

“네놈 이름이 뭐냐?”

“예. 소인은 이영진이라 하옵니다.”

“허허. 생긴 것은 비 맞은 개똥처럼 생긴 놈이 어찌 그런 기특한 꾀를 내었는고?”

“복수 때문이었습니다.”

“복수?”

“소인 아비가 소율기 그 계집에게 죽었습니다.”

“이런! 어쩌다?”

“소인 아비의 이름은 이씨 성에 주자 열자를 쓰옵니다.”

“흐음... 이주열이라...”

임해군이 눈을 껌뻑거렸다. 왜군이 이순신의 집을 노렸고, 그때 왜군의 길잡이를 해 준 자가 잡혀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자의 이름이... 이주열이었던가?’

쉽게 말하자면 전란 중에 왜적의 편에 섰던 자의 아들이었다. 어쩌면 저 이영진이란 자도... 하지만 임해군에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이영진 덕에 소율기를 옭아맬 수 있었다는 사시실.

“하하핫! 내게 상을 내리마. 그래. 무엇이 좋은가?”

“소인 별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그저... 한 고을 수령 정도면 충분합니다.”

“하하하. 그래 욕심이 없구나. 수령이라... 어느 고을이 비었을까? 이봐라. 좌의정.”

“예. 전하.”

“네놈이 잘 알아서 보내도록.”

“예. 알겠사옵니다.”

임해군이 일어서 나가자 이우남이 이영진을 따라 오라고 손짓했다. 이영진이 따라가 문득 이우남이 발을 멈췄다.

“그런데... 이번 계책 시행하느라 자네 집 소만 애꿎게 죽었구먼.”

“헤헤. 큰일을 하는데 어찌 소 한 마리 아까워 하겠습니까요.”

이영진이 손바닥을 비비며 말했다.

“그렇지. 그런데 이거 아나? 금육령을 어긴 극형에 취한다는 것을.”

“알습죠. 그래서 소율기 그 계집의 집에 소고기를 지고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그리고 그 금육령에는 소를 잡는 것도 포함이 되지.”

“그러... 었 습죠?”

이영진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챘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어쿠!”

눈앞에서 별이 번쩍였고 뒤이어 오는 뒤통수의 고통에 비명이 절로 나왔다. 땅바닥에 쓰러진 것은 아예 인지하지도 못 하고 있었다.

“나라이 명을 어기고 함부로 소를 잡다니! 그러고도 살기를 바란 것이더냐?”

“나, 나리!”

이영진이 뭐라 하려했지만 곧 몽둥이 찜질이 시작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영진은 온갖 지린 것, 구린 것을 흘리며 축 늘어졌다.

“흥! 네 놈이 살아있으면 자칫 우리가 한 일이 들킬 수 있지 않겠나. 탈이 될 놈은 없어지는 것이 순리지. 그리고 동생!”

이우남이 외치자 이우남보다 서너삻은 어린 자가 달려왔다.

“예. 형님.”

“아두 아들 나이가 지금 몇 살이더라?”

“이제 이립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우남이 혀를 찼다.

“쯧쯧... 당지이라고 있는 것이 그 나이에 과거도 급제 못 하고... 마침 고을 수령 하나 자리가 날 것 같네. 그 자리를 주겠네.”

“아이고 형님. 고맙습니다.”

“고마우면.”

이우남은 죽은 이영진을 턱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나 잘 처리하도록. 에잉... 냄새 한 번 구린 것이 고약하다.”

이우남은 혀를 차며 들어가 버렸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순신 장군님의 능력001.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해적 : 장군의 여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딱 일주일만 쉬겠습니다. +3 19.06.10 1,792 0 -
118 에필로그 +10 19.08.23 1,323 29 1쪽
117 39. 이영. 그리고... 19.08.23 1,197 24 6쪽
116 39. 이영. 그리고... +2 19.08.21 1,010 27 9쪽
115 38.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19.08.19 1,009 25 7쪽
114 38.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19.08.16 1,028 28 10쪽
113 38.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1 19.08.14 1,072 27 8쪽
112 38.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3 19.08.12 1,095 32 6쪽
111 38. 새로운 나라를 위하여. +3 19.08.09 1,229 29 8쪽
110 37. 조선의 여왕. +3 19.08.07 1,246 29 9쪽
109 37. 조선의 여왕. 19.08.05 1,236 33 8쪽
108 37. 조선의 여왕. +2 19.08.02 1,255 36 7쪽
107 37. 조선의 여왕. +1 19.07.31 1,388 37 8쪽
106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4 19.07.29 1,265 34 9쪽
105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3 19.07.26 1,199 33 8쪽
104 36. 두목님, 선장님 그리고... +2 19.07.24 1,214 20 8쪽
» 35. 신음하는 조선. +1 19.07.22 1,190 29 8쪽
102 35. 신음하는 조선. +4 19.07.19 1,403 25 7쪽
101 35. 신음하는 조선. +4 19.07.17 1,332 25 8쪽
100 34. 노량에서 진 별. +3 19.07.15 1,269 27 7쪽
99 34. 노량에서 진 별. 19.07.12 1,163 25 7쪽
98 34. 노량에서 진 별. +1 19.07.10 1,180 25 9쪽
97 33. 조선 수군 제독 이순신. +1 19.07.08 1,166 30 10쪽
96 33. 조선 수군 제독 이순신. +2 19.07.05 1,212 28 7쪽
95 33. 조선 수군 제독 이순신. +1 19.07.03 1,275 28 7쪽
94 32. 진린. +1 19.07.01 1,321 31 9쪽
93 32. 진린. +3 19.06.28 1,258 27 8쪽
92 32. 진린. +1 19.06.26 1,292 31 7쪽
91 31. 명량2. 19.06.24 1,267 33 10쪽
90 31. 명량2. +2 19.06.21 1,316 44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