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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해적 : 장군의 여자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완결

도깹
작품등록일 :
2019.01.02 15:03
최근연재일 :
2019.08.2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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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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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3,798

작성
19.07.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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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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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32. 진린.

DUMMY

진린은 입을 떡 벌렸다.

“그... 그...”

“제가 이긴 것 같습니다만?”

소율기의 말에 겨우 진린의 입이 터졌다.

“지금 그게 무어냐!”

“제가 이긴 겁니다.”

“뭐, 뭐라고? 그, 그게 어찌... 대, 대체... 그.. 그... 넌 계집이 부끄럼도 없느냐? 그리도 비, 비겁하게 거, 거길...”

“제독나리!”

소율기가 진린을 노려보며 말했다.

“전 해적입니다. 해적에게 뭘 바라십니까? 그리고 제독나리는 여기에 왜 왔습니까? 왜적과 싸우기 위해왔습니다. 그건 전쟁입니다.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싸움입니다. 그런 싸움에 부끄럼이 어디 있고, 비겁함이 어디 있습니까? 이기는 것만이 최선이고 정의입니다.”

“그, 그건 맞지만...”

“그럼 어서 상석을 내어주시지요.”

단호한 소율기의 말에 진린은 어찌할 바를 몰라 엉거주춤 일어서지도 앉아있지도 못 했다. 그런 진린으 구해 준 사람은 이순신이었다.

“제독. 이미 밤이 깊었으니 들어가 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이순신의 말은 그야말로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과도 같은 말이었다.

“오오. 그, 그러고 보니... 하하. 밤이 늦었소. 그, 그럼 나, 난 이만...”

진린이 서둘러 정해진 숙소로 도망갔다.

“쯧쯧... 사내가 한 입으로 두 말하네.”

소율기가 혀를 차자 이순신이 다가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번에는 네가 좀 심했다.”

“그렇습니까?”

“그래.”

그러면서도 이순신의 입가에는 미미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오만한 명나라 놈들은 그 기를 한 번은 꺾어놔야 했다. 그것을 소율기가 한 것이었다. 소율기도 그런 이순신의 심중을 알고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짓는 소율기의 얼굴은 저녁놀에 물들어 약간 붉어진 것이 더 아름다웠다.


* * *


왜적이 다시 공격을 해왔다. 명량에서의 대패 후 10개월 만이었다. 명나라 수군이 온지 2일째 되는 날이었다.

왜군의 전선 203척, 유럽 해군 54척이 節이도 근방 해역으로 진군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순신은 곧바로 적을 요격하기 위해 출전을 명하였다.

“나리. 명군은...”

소율기가 묻자 이순신은 쓴웃음을 지었다.

“여독이 심한 모양이니 놔두게나.”

“알겠습니다.”

소율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저 것들이 와봐야 방해만 되지...’

대한민국 시절 역사수업으로, 인터넷으로 여러 경로로 들은 명나라의 군대는 조선에 해만 끼쳤지 제대로 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 조선에서 직접 겪은 명군은 차라리 오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 집단으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민가에 대한 약탈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누가 봐도 조선의 양민을 학살하고 왜군의 수급이라며 공으로 인정해달라지 않나... 조선의 군관이 명나라 일개 군졸에게 맞아 죽기도 하고, 조정의 대신이 명나라 군관에게 뺨을 맞지 않나... 선조가 아낀 항왜들이 공울 세우고 돌아왔음에도 명나라 장수에게 죽은 후에도 명나라 장수가 왜군을 죽인 전공으로 인정을 해 줘야 할 정도였으니... 특히 양만에 대한 학살은 명군이 원군이 아닌 적군이나 다름없는 짓이라고 해야 했다. 그 일이 여기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무위도식하며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다 가면 더 좋다고 여겼다.

‘진린이 나리를 존경했다고 배웠는데... 지금 하는 꼴을 보면 믿을 수가 없으니...’

어쨌든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명량 때와 지금은 또 다른 상황이니...


“저 놈들은 정말 끈질기게도 보내네.”

소율기는 유럽의 함대를 보며 혀를 차며 말했다.

“정보에 의하면 왜국에서 은광을 넘겨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선을 점령하면 조선의 금광도 주겠다고 했다지요.”

정이찬의 말이었다.

“왜국의 은광 이야기는 옥향의 보고로 알고 있지만 조선의 금광 이야기는 또 뭐야?”

“그러니 10개월 전 울돌목에서 엄청나게 깨져 돌아가지 않았겠습니까? 왜국이야 먼저 조선을 침략한 것이니 여기서 멈출 수 없지만 유럽인가 하는 곳은 아니지요. 그래서 은광이고 뭐고 발을 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국에서 조선에 금광이 많다고 조선을 점령하면 금광을 주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도 합니다. 조선에서 약탈한 자기를 주면서 조선에는 그런 물건이 쌓였으니 다 준다고 한 모양입니다. 유럽 놈들이 자기라면 환장을 한다지요?”

“뭐... 유럽에서는 아직 못 만드는 것일 테니...”

“허허. 미개한 것들이 아닙니까. 그깟 흙 그릇 하나 못 만들다니.”

“이봐. 정군사 자기란 것이 그리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 됐고. 아무튼 그런 식으로 꾀었다는 거지?”

“그렇지요. 거기에... 흠흠. 아닙니다.”

“또 뭐? 뭔데?”

“그거야 뭐...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는 몰라도...”

“대체 뭔데 그래?”

“그게... 이제 선장님이 여인임은 저들도 다 알게 되었습지요. 명나라 장수들이 그걸 몰랐다는 것이 의외일 정도랄까? 아무튼 그리 소문이 났지요. 거기에 재색이 뛰어남도 알려졌고요.”

“그래서?”

“선장님을 사로잡으면 가장 전공이 큰 자에게 선장님을 준다고...”

“뭐얏!”

소율기의 눈이 사납게 변했다.

“저것들이! 저 놈들 다 죽어!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아니! 배를 가져다 붙여! 내가 다 때려 죽이게!”

길길이 성내며 날뛰는 소율기였다.

“정군사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리 될 줄 모르셨습니까?”

“아, 아니 잘 알지. 그래서 내 말을 안 하려 했던 건데...”

진금의 다그침에 정이찬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허허. 뭔데 이리 소란스러운가?”

이순신이 다가오며 물었다.

“나리 오셨습니까?”

순간 조신한 언행을 하는 소율기. 정이찬은 입만 떡 벌렸고, 진금이는... 그냥 당연하다는 표정이었다.


* * *


“이제 한시름 놓았소.”

선조는 진린이 왔다는 보고를 듣고 대신들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신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명나라 군사들의 패악질이 장난이 아닌데 또 왔다니... 하지만 아무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선조가 명나라 군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단 한 가지였다. 선조가 전란 중에 한 유일한 일이기 때문이었다. 전란의 전에 이미 왜국에서 길을 빌려달라느니 조선을 침략할 기미가 많이 보였다. 아무리 김성일이 왜국의 침략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그 말만 믿고 손을 놓아서는 안 되었다. 김성일 그 자신도 그렇고, 같은 동인들도 김성일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김성일은 나라가 혼란스러워짐을 저어해 그런 말을 했고 동인의 사람들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전란을 대비하자고 하면 동인들의 주장을 그들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 되니 말을 못 했을 뿐 선조가 전란을 준비하자고 하면 따랐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 간 후 전란을 준비하는 것도 가만히 둔 것이었고.

하지만 선조는 그러지 않았다. 그것이 선조의 첫 번째 실책이고, 두 번째는 왜군의 진격에 백성들 몰래 몽진을 했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한양의 모든 백성에게 피난가라고 한 후 몽진을 했다면 모를까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평양에서 다시 의주로 두 번이나 도망쳤다. 그러니 이 번 전란에서 선조는 말 그대로 못난 모습, 군주로서 보여서는 안 되는 모습만 보인 것이었다. 그나마 겨우 전란을 위해 한 일은 명에 원군을 청한 것이었으니... 그 유일한 업적(?)에 매달리는 것이었다. 그것을 알기에, 그것을 건드리는 것은 선조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기에 다들 조용히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조가 더 기꺼워하는 것은 다른 것에 있었다.

“또한 상국의 폐하께서 임해의 세자 책봉을 인정해 주었으니 더 이상 경사는 없을 것이요.”

이것이었다. 광해군이 죽은 후 임해군이 새로 세자가 되기는 했으나 임해군은 인정을 받지 못 하고 있었다. 우선 명나라에서 인정을 안 했다. 하지만 이번에 명나라에서 진린을 제독으로 한 수군을 원군으로 보내며 동시에 세자 책봉을 인정하는 사진을 보낸 것이었다. 선조는 다라의 기틀이 튼튼해졌다고 좋아했으나 임해의 성품을 아는 대신들은 다들 걱정을 했다. 그리고...


“훗! 이제야 말로 내가 진정한 조선의 세자로다! 그리고 아바마마께서 돌아가시면...”

임해군은 크게 웃었다. 그러다 문득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 내관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듣자하니 삼도수군통제사가 이끄는 수군 중에 기가 막힌 미모의 계집이 있다는데 정말이더냐?”

“예? 예. 그렇사옵니다. 그야말로 경국지색이라고 하옵니다. 하오나....”

“후후. 그렇단 말이지?”

“하, 하오나 그 여인은 삼도수군통제사의...”

하지만 임해군은 내관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 탐욕스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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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진린. +1 19.07.01 1,321 3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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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31. 명량2. +2 19.06.21 1,316 4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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