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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꽁장

전염, 돼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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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b002
작품등록일 :
2020.07.30 20:02
최근연재일 :
2020.08.28 20:49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662
추천수 :
6
글자수 :
45,945

작성
20.08.28 20:49
조회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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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무차별 살인

DUMMY

그렇게 잘 달리던 기선이 먼저 뻗었다.


“야, 괜찮아, 너?”


현진도 정상은 아닌 것처럼 보였으나 그래도 의식은 있었다.


“너....씨.... !@%%%야!!”


“뭐라고?”


“이뇬... #$(@#$(@%#(야!!”


전혀 번역할 수 없는 말이었다.


“오빠···. 어쩌지, 기선이?”


발개진 볼에 풍겨 나오는 살구 향. 눈은 기선을 보면서도 생각은 온통 현진에게 가 있었다.


“음···. 글쎄, 택시 태워 보낼까?”


기선을 보내야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다.


“오빠? 너 이 씨 @#@#%@#%%@!!!”


내 욕인지 현진이 욕인지 불분명했다.


“기선아? 기선아~ 집에 가자, 집에, 가자! 너 주소 말해 봐. 주소 모야~!!!”


그러나 취한 기선이 대답할 리 없었다. 현진이 스마트폰을 열어 아무 단축키나 눌러댔다.


“4번······. 여기다! 아빠 여친이라 적혀 있는 걸 보니 현진 엄마네! 그치, 오빠?”


“어? 으···. 응”


통화 내용을 들으니 기선이 어머니가 맞는 것 같았다.


“네! 저 현진이요, 네! 아, 여기로 오신다고요? 괜찮은데, 택시 태워 보낼······. 아···. 알겠습니다~”


“뭐래?”


기선을 가방 쪽에 눕히며 물었다.


“기선이 어머니 오신데, 오빠. 내가 톡으로 여기 주소 찍어드렸어.”


종로에서 술을 마시는데 구로에서 온다는 어머니라···. 난 그렇게까지 할 자신은 없다. 갑자기 내가 욕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해프닝처럼 무마했지만 아마 가슴에 오래 간직하고 계실 엄마였다.


“암튼···. 한 잔 더 받앙!”


친해진 것 같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성 관계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여전히 현진인 남친인 혁수 얘기를 주로 했다.


“...그니까 말야. 울 오빠가 잘못한 거 맞지? 맞지, 오빠?”


현진의 존댓말은 두 시간쯤 전에 사라졌다.


“그러네···. 혁수! 그놈이 잘못한 거야. 무조건 현진이가 옳아!”


밑도 끝도 없이 친 소리에 현진이 감격한 모양이었다.


“오빵.....”


현진이 얼굴이 좀 더 가까이 오던 찰나 입구 쪽에서 욕지기가 들렸다.


“이년이, 이년이! 야, 현진! 애 술을 이렇게 먹이면 어떡해!!”


결국, 자리는 거기서 끝났다.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걸 어떻게 막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우리 집도 기선의 집과 가까웠다.


“그래, 현진아. 여기 내려 주면 되니?”


아주머니가 차를 충무로역에 댔다.


“네, 괜찮아요! 여기서 5분 거리예요”


“집 코앞까지 데려다준대도...?”


“아니에요, 갈게요!”


현진이 서둘러 자리에서 빠져나가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오빠도 안녕~ 나중에 또 봥!”


아쉬움을 남긴 채 현진을 내려준 지 5분쯤 지났을 때, 갑자기 현진이 물건을 두고 간 게 생각났다.


가방 없던 현진이 내 가방에 책 한 권을 넣었었다. 이젠 고전의 반열에 오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였다.


“야···. 언젯쩍 소설이냐 이거. 이거 야한 책이잖아?”


보긴 봤지만 야하다는 소문에 그런 장면만 골라가며 건너 띄어 읽었다.


“그렇지 않다고. 하루키 책이 얼마나 생각할 거리가 많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톡이 날아왔다.


<오빠.... ㅠㅜ 나 책 줘야 해>




다시 만날 핑계가 생겼다.



그러나 현진의 시간이 부족했다.


시험 기간이었다.


<이거 언제 주지, 책? ^^>


직접 만나 주고 싶었지만, 시험을 앞둔 애를 부르기도 애매했다.


현진은 날 다시 보고 싶은 게 아니었던 걸까? 돌아오는 톡에 갑자기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울 오빠 보낼게, 가게에 놔둬 줘 ㅠㅜ>


학교에 복학한 혁수와 달리 난 여전히 가을에도 샌드위치 알바를 하고 있었다.


금요일 저녁 혁수가 나타났다.


“여~ 마라토너~”


혁수가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했다. 그러고 보니 둘이 만나는 게 마라톤 대회 이후 오랜만이었다.


“혁수야, 가게 좀 도와줘!”


앉아 있던 지혜 누나가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혁수 자리에 왔던 마감 알바가 벌써 두 번이나 관둔 뒤였다.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낮엔 나 혼자 있고, 저녁 시간에 지혜 누나가 와서 마감까지 했다.


“아······. 누나······. 저 PT 하는데! 죄송해요!”


혁수의 손짓에 가방에서 책을 꺼내 건넸다.


“현진이 그 기집애는 무슨 이런 걸 받아달라고···. 안 그러냐, 오수야?”


다시 만날 좋은 기회였으나 이걸로 핑계가 사라졌다.


“그러게 말이다”


인사하고 나가려던 혁수가 갑자기 뒤돌아서서 물었다.


“기선이 괜찮지 않던? 페미 치고 꽤 예쁜데?”


이미 현진이 만났다는 사실을 말한 눈치였다.


“어? 그래, 뭐. 예쁘지, 페미 치고는”




집에 돌아와 씻고 TV부터 틀었다.


부모님이 일주일짜리 여행을 떠나 혼자 지내고 있다.


혼자 지낼 때의 가장 큰 장점은 TV를 맘대로 틀어도 된다는 것.


우리 집 리모컨의 소유권은 1위가 엄마, 2위가 아빠였다.


TV를 틀었는데 뉴스가 나왔다.


“...오늘 역삼역에서 한 20대 남자가 노숙인을 칼로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최진호 기자!”


“네, 최진호입니다”


“지금 현장에 나가 계시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제 뒤에 보이는 이 노란 테두리 안이 바로 사고가 났던 그 자리입니다. 범인인 A씨는 오늘 낮 3시경 이곳에 기대 쉬고 있던 노숙인 B씨를 갑작스레 칼로 찔러 숨지게 했습니다.”


“영상이 준비됐다고요?”


“네, 함께 보시죠”


그리고 흘러나온 CCTV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후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지나가던 한 젊은 남자가 갑자기 발을 멈추더니 쭈그려 앉아 구걸하던 노숙인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달려들었다. 칼이 확실히 보이진 않았으나 남자는 옆구리 쪽에 갖다 댄 오른손을 다시 하늘로 높이 들어 내리치기를 반복했다. 움직임이 서너 번 반복되고 바닥이 새빨갛게 변했다.


끔찍한 장면에 채널을 틀었으나 다른 곳도 같은 게 나오고 있었다.


“요즘 뭔 뉴스거리가 이것밖에 없나···?”


채널을 돌리려 했는데 자막이 눈길을 끌었다.


‘연쇄적인 젊은이들의 무차별 살인, 음모인가 중독인가?’



뉴스에 따르면 최근 2, 30대 남성들이 무차별 살인을 연달아 벌이고 있다. 벌써 10월 들어 서울에서만 다섯 건, 올해를 모두 합치면 서울에서만 20건이었다. 전국 규모로 따지면 50건이 넘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박사님?”


사회자가 패널로 나온 한 여성에게 물었다. 나도 대충 알고 있는 얼굴, 범죄심리학자 김수정이었다.


“물론 한국에서 살인이 자주 일어나긴 해요. 하루에도 10건 이상 항상 일어나죠. 그런데 이처럼 별다른 이유도 파악 못 한 무차별 살인이 이렇게 많이 벌어지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에요. 이건 특정한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런 현상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요?”


“네, 맞습니다. 현재 젊은이들의 무차별 살인이 세계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올해 200건이고요, 중국도 120건. 가장 많은 게 러시아인데요. 450명이나 무차별 살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원인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건가요···?”


“네, 아무도 그런 살인의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오늘 외신에 나온 소식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게임 때문이라는 거죠”


“게임요?”


쇼 프로도 스포츠도 아닌데 끝까지 볼 수밖에 없는 뉴스였다.


내가 직접 연관된 일이었기 때문이다.




돼지게임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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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돼지 게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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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주일에 세 번 연재됩니다 20.08.22 21 0 -
» 무차별 살인 20.08.28 25 0 8쪽
12 갑자기 분위기 청춘물 20.08.25 27 0 7쪽
11 남의 여자 뺏기 +2 20.08.22 31 0 8쪽
10 스포츠맨 +2 20.08.19 28 0 8쪽
9 업텐 멤버 +2 20.08.17 24 0 8쪽
8 강아지 누나 +2 20.08.14 48 0 8쪽
7 자살인가 +2 20.08.12 38 0 8쪽
6 x발이란 두 글자 +2 20.08.09 34 0 8쪽
5 감시자 +2 20.08.06 42 1 9쪽
4 착한 아들 +2 20.08.04 57 2 8쪽
3 피기피그 +4 20.08.02 87 1 10쪽
2 결단의 주먹 20.07.30 91 1 10쪽
1 프롤로그 20.07.30 131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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