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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렴 님의 서재입니다.

천검무가(天劍武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가렴
작품등록일 :
2013.04.24 23:51
최근연재일 :
2013.05.10 00:56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9,344
추천수 :
69
글자수 :
27,256

작성
13.05.08 02:29
조회
2,152
추천
7
글자
8쪽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7)

DUMMY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7)



~~


"이제 곧 시작되었겠군.“

높다란 빌딩 위. 서울 시내가 훤히 내다보이는 수십층 빌딩의 옥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나민철이 중얼거렸다.

평소의 여유로운 웃음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그의 눈은 마치 어렵고도 복잡한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의 그것처럼 진지하게 가라앉아있었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음인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는 눈을 고정시켜 아래를 내려다보던 그는 이내 쩝하고 입맛을 다시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분위기 또한 평소의 능글맞은 것으로 바뀌어있었다.


“하여튼 별종이라니까.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로 가겠다니. 뭐, 나야 그 덕에 심심하지 않아 좋지만.”


쾅!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옥상의 문이 부서지듯 열리며 검은 양복을 입은 다섯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같이 단단하고 건장한 체구의 단련된 무인들이었다. 그들의 맨 앞에 선 사내가 외쳤다.


“나민철! 흑사회에 대한 이적행위(利敵行爲) 혐의로 네놈을 체포하겠다.”

“후후후! 결국은 눈치 채고 말았군요. 뭐, 예상했던 바이지만.”


나민철을 으쓱 어깨를 추켜올리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런 나민철의 말에 다섯 사내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그 말은, 혐의를 인정한다는 뜻인가?”

“혐의라... 무슨 혐의 말씀입니까?”

“방금 네 놈의 입으로 시인했으면서 부정할 셈인가!”


쿵! 선두에 선 사내가 발을 구르자 지진이 일어난 듯 건물 전체가 울렸다. 강인한 내공의 힘이었다.

하지만 어지간한 무인이라면 울음만으로도 전의를 상실했을 그 울림을 듣고서도 나민철은 태연했다.


“그거야 제가 한 일을 부정할 생각은 없기 때문이지요. 혐의라, 글쎄요. 전 적어도 혐의라 부를 정도로 안좋은 일을 저지른 적은 없는데요.”

“헛소리! 말장난을 하자는게냐!”


소리지르며 맨 우측에 서 있던 사내가 나민철을 향해 달려들었다. 먹잇감을 향해 달려드는 범처럼 폭발적인 기세와 움직임. 흑사회 호혈단의 성명절기로 유명한 호황보(虎荒步)였다. 더군다나 뻗어나가는 일권은 강맹한 위력을 자랑하는 낭아권(狼牙拳). 호랑이의 걸음과 이리의 이빨이 흉험한 기세를 일으키며 나민철을 향해 뻗어나갔다.

천하에서 손꼽히는 흑사회의 정예가 펼치는 무력이다. 어지간한 무인들이라면 마주서는 것조차 힘겨울 상황. 호혈단의 정예는 나민철을 향해 달려들며 회의 반도가 자신의 손에 척살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척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 나민철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그런 믿음은 확신으로 변했다.


‘놈, 한 줌 혈수로 만들어주마!’


그가 다음 순간 피떡이 되어 날아갈 나민철의 모습을 상상하며 낭아권의 초식 중 가장 흉험하다는 혈랑탐육(血狼貪肉)의 초식을 펼쳤을 때였다.


터엉.


나민철의 앞에서 공허한 충돌음이 울려퍼지며 기세좋게 뻗어나가던 자신의 주먹이 멈추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민철의 얼굴에, 평소의 그 보기도 싫던 여유로운 웃음이 떠오른 것은 거의 동시였다.


“내문(內文)의 한계는 단도태(單道胎)에 있음이라... 과연, 이 땅의 무예가 퇴보했다는 내 주인의 말이 이해가 되는군요. 이래서야 저 멀리 지나의 무공과 다를 바 없지 않습니까.”

“놈! 사술(邪術) 따위를 펼쳐 요행히 한 수 막아내었다고 기고만장했구나!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냐!”


심상치 않은 나민철의 모습에 호혈단의 다섯 무인들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그들이 펼치는 무공들은 하나같이 웅장하고 패도적인 보법에 날카롭고 흉험해보이는 초식들이었다. 낭아권과 혈사검(血蛇劍). 그리고 호황보. 호혈단의 삼대무공이며 성명절기인 이것들을 눈앞에서 겪고도 살아남은 무인들은 한도십전룡의 정예무인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방(防)”


텅! 터터텅!


나민철의 앞으로 누런 색의 부적 한 장이 허공에 치솟았다. 희미한 푸른 아지랑이를 피워올리며 천천히 타들어가는 부적의 주변으로 새파란 구가 떠오르며 나민철의 주변을 감쌌다. 하나같이 패도적이고 흉악한 기세를 피워올리며 나민철을 향해 쏱아지는 절기들은 그 푸른 구를 뚫지 못하고 번번히 가로막혀야만했다.

그 강력한 기막의 위력에 주춤거리는 호혈단원들의 모습에 그가 말을 이었다.


“한심스럽군요. 하지만... 빠른 진전와 현란한 초식에 현혹되어 어설프게 타족의 무예를 섞었으니 이는 당연한 결과일까요. 후후. 한민족 모든 무예와 예식(禮式), 수행의 원점이랄 수 있는 대례법(大禮法)의 궁극적인 오의는 화후(火煦 : 단전에 불을 땜. 즉 축기)의 심오함과 그에 따르는 점수(漸修 : 점차 확실히 나아가는 수련). 유불선(儒佛仙) 삼도를 모두 아우르는 풍류도법(風流道法)의 현묘지도(玄妙之道)에 존재하거늘. 그것을 버티지 못하고 어설프게 의념을 통해 기해단전(氣海丹田)을 일구니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거죠. 고작 당신같은 자들이 당금 미리내의 정예무인이라니.... 이 나라도 이제는 다 되었나보군요.”

“이익, 닥쳐라! 몇 수 득봤다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맨 앞에 있던 사내의 안색이 붉어지며 소리쳤다. 치욕이었다. 한도십전룡, 암흑사세의 일원인 흑사회의 정예라 불리우는 호혈단. 비록 이 자리에 다섯밖에 있지 않아 그들의 힘을 보두 보여줄 수 없었다고는 하나 그것이 변명이 될 수 없음을 누구보다 그들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호혈단은 다섯밖에 없다고 해도 호혈단이다. 그들의 연수합격이라면 다른 암흑사세나 천외삼가의 대주급 무인들이 아닌 이상 맏밪아내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강인한 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평소 회주의 주변에 얼쩡거리던 것이 전부인, 무명의 술사 한명을 처리하지 못하고있지 않은가.

분노에 몸을 떨며 자신을 노려보는 호혈단의 단원들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지은 나민철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과연, 그 자존심 하나만은 눈여겨볼만 하군요. 하지만 이만 이곳, 흑사회에서의 저의 용건은 끝났으니 이만 떠나갈까 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솥밥 먹으며 즐거운 인연이었네요. 그럼...”

“누구 마음대로 본 회를 나가겠다는 거냐, 나민철.”


인사를 하고 떠나가려던 나민철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서늘한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와 함께 피어오르는 광폭한 살기. 호혈단의 다섯 무인들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순도높은 살기였다. 천하에 손꼽힌다 자부하는 술사인 그로서도 경시할 수 없는 기운. 나민철은 한숨을 내쉬었다.


'운이 없군.'


이곳, 흑사회가 제아무리 이 땅의 가장 강력한 열 곳의 단체 중 한 곳이라고 한들 술기(術技)가 하늘에 닿아 술선지경(術仙之境)에 이른 자신을 긴장시킬 수 있는 무인은 손에 꼽는다. 하물며 기운만으로 자신을 겁박하다니. 그런 경지에 이른 자는 흑사회 내에서 오직 한 명 뿐이다.


'어쩔 수 없군. 계획을 갑종(甲種)에서 을종(乙種)으로 변경하도록 할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나민철이 고개를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자신의 뒤에는 흑사회주 백위찬이 차갑게 굳은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작가의말

늦었습니다... 양도 그렇게 많지 않군요. 죄송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간 시험이 있었든, 누님의 교통사고가 있었든(하지만 본인은 멀쩡하다는 것이 현실) 뭐가 있었든 그거야 변명일 뿐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저 게으른 글쟁이의 넋두리를 들으시고, 받아야할 죄를 감해주시길 감히 바랄 뿐입니다... ㅜㅡ

 

다시 격일연재,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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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8) +3 13.05.10 1,365 10 8쪽
»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7) 13.05.08 2,153 7 8쪽
7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6) +2 13.04.30 1,821 6 7쪽
6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5) +1 13.04.26 1,769 7 5쪽
5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4) 13.04.25 1,902 9 7쪽
4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3) 13.04.25 2,219 6 7쪽
3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2) 13.04.25 2,264 5 6쪽
2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1) 13.04.25 3,071 11 10쪽
1 +2 13.04.24 2,781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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