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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렴 님의 서재입니다.

천검무가(天劍武歌)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가렴
작품등록일 :
2013.04.24 23:51
최근연재일 :
2013.05.10 00:56
연재수 :
9 회
조회수 :
19,350
추천수 :
69
글자수 :
27,256

작성
13.04.30 01:34
조회
1,821
추천
6
글자
7쪽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6)

DUMMY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6)


~~


생명과 안전에대한 불안감과 하나의 쓸데없는 고민(?)을 안고, 시간은 쉬지않고 흘러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고교생활의 얼마 있지 않은 꿀같은 달콤한 휴식시간이지만, 학급반장을 맡고 있는 서지혜에게는 그렇지만도 않은 시간이었다. 얼마 전에 본 쪽지시험 채점에서부터 다음 수업시간에 필요한 자재들을 옮겨오는 감독까지,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의 태반이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렇게 바삐 움직이는 동안에도 매점에서 산 물병을 들고다니는 것은 잊지 않았다.


“선생님, 여기 있어요.”

“오, 지혜냐. 고맙구나.”


방금 채점한 영어단어 쪽지시험지를 교무실의 영어선생님께 건네자, 선생님은 만면에 푸근한 웃음을 지으며 서지혜를 반겼다.

세월의 흔적이 깊게 새겨진 얼굴. 하지만 선한 인상 덕인지 차려입은 양복 덕택인지 그녀는 그런 선생님의 얼굴이 보기 좋다고 잠시 생각했다.


“어서 오거라. 커피 줄까?”

“아, 아니요. 괜찮아요.”

“허허. 사양하지 마렴. 인스턴트 커피긴 하지만, 맛은 좋단다.”

“...감사합니다.”


위이잉, 주르륵. 소형 커피자판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종이컵에 갈색 커피액이 노즐을 타고 쏟아져내렸다. 선생님은 그 후덕한 몸집 때문에 뒤뚱거리며 컵을 가지고 오더니 서지혜의 앞에 커피를 놓았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놓인 커피를 바라보았다. 갈색 커피액 위로 뿌연 거품과 함께 달짝지근한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후루룩. 커피 특유의 향긋하고 달콤한 내음에 그녀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선생님은 허허 웃었다.


“맛있니?”

“예? 아,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서지혜가 얼굴을 붉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선생님이 말했다.


“허허, 죄송할게 뭐가 있누? 맛있는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사람이라면 다 똑같은 일인데. 오히려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구나.”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는 선생님. 서지혜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감사하다고 답하고는 다시한번 커피를 홀짝였다. 바쁜 교무실 안. 그들만이 다른 공간의 사람들인듯 여유로웠다.

어느정도 커피 한잔을 비워갈 때 쯤 선생님이 그녀를 향해 물었다.


“반장직은 할 만 하니?”

“네. 급우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그런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없어요.”

“다행이구나. 힘든 일이 많겠지만 열심히 하렴. 학교 일도, 또 집안일도 말이야.”

“...네.”


서지혜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녀가 소녀가장으로서 도장을 꾸려 집안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은 친한 친구들 외에 알지 못하는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들까지 모를 수는 없다. 한때 교무실 안을 파다하게 휩쓸었던 소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그녀를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철없는 선생님들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듯 때때로 그녀에게 과한 관심이 쏟아지고는 했다. 그녀는 가끔씩 그럴 때마다 부담스러웠다. 겉으로 드러내보이지는 않았지만.


띠리링~.


예비종이 울렸다. 묵묵히 커피를 마시던 서지혜는 마지막 남은 반쯤 식은 커피를 비우고 몸을 일으켰다.


“잘 마셨습니다.”

“오냐. 공부 열심히 하거라.”

“네에.”


빼꼼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교무실을 뒷걸음쳐 나오는데 문득 서지혜의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아, 글쎄. 꼭 찾아야 된다니까요!”

“글쎄고 뭐고, 안된다니까! 친인척이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학생명부를 보여줄 순 없다고! 나 참, 알만한 학생이 왜이러나 대체?”


‘뭐지?’


나서려던 그녀는 문을 반쯤 닫다가 멈칫했다. 그녀는 평소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자신이 자각하고 있기로도 그랬고, 타인들의 평 또한 그러했다. 반장직이야 고등학교에 진학 할 때의 성적에 의해 적당히 담임선생님에게 추천받은 것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런 성격의 그녀가 이렇듯 관심을 가진 것은 아마 들려온 목소리 탓이었을 것이다.


‘굉장히... 듣기 좋은 목소리.’


마치 숲을 휘도는 바람같은 그 목소리에 그녀는 그 주인에대한 호기심이 드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교무실에서의 소란 자체가 드문 것이 사실이기도 했고. 흘낏 시계를 보아 시간이 5분정도 남아있음을 확인한 그녀가 조심스레 교무실 문을 열어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털썩. 책더미가 책상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대체 왜 이 학생을 찾는지 사유를 설명하라지 않나! 들어봐서 적당한 사유라면 알려주겠다니까!”

“이유는 알려줄 수 없다니까요!”

“그러면 안돼!”

“아씨 진짜! 되게 해달라고요! 안되면 되게하라! 모르십니까?!”

“이녀석이 정말! 지금 그 격언이 이런 때 쓰는 말인줄 아냐!”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한명은 그녀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반을 담당하는 수학선생님이었으니 어떻게 모를 수가 있을까. 젊은 나이에 스포츠 형의 호남형 얼굴, 탄탄한 몸매 등 시원한 성격의 미남으로 주변 여학생들에게 인기도 상당히 많은 선생님이었다. 남학생들과도 친하게 지내서 두루두루 평판이 좋은 선생님인데... 그런 선생님과 싸우고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서지혜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조금 더 고개를 내밀어 선생님의 상대편에 서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댕기머리?’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고 소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요즘에도 저런 머리를 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잠시 속으로 중얼거린 그녀는 조금 더 자세히 소년을 살펴보기 위해 안력을 돋웠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소년이 입고 있는, 학교에 있는 남학생라고는 보기 힘들정도로 드문 복장이었다. 약간은 빛이 바랜듯하지만 정갈한 느낌이 드는 한복. 하늘색 바탕에 소매에는 자색의 꽃이 수놓아져있는, 사극에서나 볼 법한 그런 복장이었다. 그 중에서 서지혜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소년의 소매에 수놓여있는 자색의 꽃이었다. 색감뿐만 아니라 형태까지, 모든 것이 낯이 익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문양이었다. 아니, ‘어디선가’라는 두루뭉실한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지도 몰랐다. 바로 방금 전까지 떠올리며 이를 갈게 만들었던 한 인물에게서, 그것도 오늘 아침에 본 문양이지 않은가.


‘나민철...!’


거기까지 깨달은 서지혜는 헉하고 숨을 들이켰다. 저 소년은 누구지? 나민철의 동료인가? 누구를 찾는 거지? 누구에게 볼 일이 있는거지? 설마...


‘나?’






작가의말

늦었습니다... 이래뵈도 학생인지라, 여유시간이 이런 늦은 밤 뿐이군요. 양해 부탁드려요 ㅜㅡ

 

만창 : 즐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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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8) +3 13.05.10 1,365 10 8쪽
8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7) 13.05.08 2,153 7 8쪽
»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6) +2 13.04.30 1,822 6 7쪽
6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5) +1 13.04.26 1,769 7 5쪽
5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4) 13.04.25 1,902 9 7쪽
4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3) 13.04.25 2,219 6 7쪽
3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2) 13.04.25 2,266 5 6쪽
2 1. 달을 베는 검, 여덟 신선의 꽃(1) 13.04.25 3,072 11 10쪽
1 +2 13.04.24 2,783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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