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인드믹스, 하루에 헛소리 하나씩

양판작가 이계 난입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마인드믹스
작품등록일 :
2016.10.18 21:21
최근연재일 :
2017.01.25 16:31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27,332
추천수 :
253
글자수 :
221,610

작성
16.11.10 07:00
조회
400
추천
4
글자
9쪽

22편 – 늪지대 탐험

연재 시간은 월, 수, 금, 토 오후 7시 입니다.




DUMMY

메피스토가 분명히 두꺼운 옷을 준비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늪지대가 나오자 춥기는커녕 기온은 후덥지근하고 공기는 기분 나쁘게 끈적끈적했다.

바닥도 질척질척해서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쫀득쫀득한 발자국 소리가 났다.


“쑥~”


바닥에 신발이 착 달라 붙어서 발에서 신발이 쑥하고 빠져 버렸다.

그리고 관성을 이기지 못한 내 발이 그대로 질척질척한 진흙바닥을 그대로 밟아버렸다.


“이런 십자수 같은······”


짜증을 내고 있으니 릴리스가 날개를 파닥이며 다가와 신발을 주워준다.

신발을 주워줘서 고맙기는 개뿔, 혼자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다니는 것을 보니 파리채로 한대 때려 주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진흙 범벅이 된 신발은 벗어 신발끈을 묶어 어깨에 걸치고 맨발로 질척질척한 진흙바닥에 선명한발자국을 남기며 나아갔다.

마법으로 날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와이번은 마법이 깃든 생명체에 반응한다고 한다.

마법을 쓰면 와이번들이 피라냐 떼처럼 달려들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조금 더 늪지대 깊숙이 들어가니 이번엔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진흙투성이 맨발, 습기를 머금어 무거워진 옷과 추욱 늘어진 망토에 주인공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뻗친 머리도 다 젖어서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었다.

아카네짱은 날씨가 마음에 들었는지 와이번에 대한 걱정은 간데 없이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릴리스의 수영복처럼 생긴 갑옷은 진짜 수영복이었는지 비에 젖었지만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거기에 새로 산 망토도 방수인지 전혀 흐트러짐 없는 모습이었다.

비를 맞은 생쥐 꼴은커녕 살짝 젖은 머리카락과 얼굴에 맺힌 물방울이 릴리스의 미모에 섹시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아니, 왜 나만 이 꼴이야?

주인공 보정은커녕 디버프가 있는 것 같은데?


점점 기분이 나빠지는 와중에 그나마 질척거리던 길이 사라지고 본격적인 늪지대가 펼쳐진다.

똥 씹은 표정으로 늪지대를 바라보고 있으니 릴리스가 앞장서라고 나에게 손짓을 한다.

한 발을 내 딛자 물은 무릎 깊이 정도이고 바닥은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물렀다.

이것은 바로 ‘농활’이구나!

대학시절 뭔가 달콤한 만남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품고 모내기 봉사를 했었지.

코에서 만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풍선을 만들며 퍼질러 자고 있는 아카네짱을 들고 한 발짝, 한 발짝,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나를 재촉하는 듯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 주위를 윙윙거리며 날고 있는 릴리스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발걸음을 멈추고 릴리스를 살짝 째려보았다.


“가만히 좀 있을래?”


"아다스님, 가만히 있으면 안 되요.”


“그냥 좀 잠시만 가만히 있자. 응?”


릴리스가 엄청나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릴리스가 진정하기를 기다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릴리스가 점점 하늘 높이 올라갔다.

알고 보니 릴리스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빠지고 있었다.

발을 빼보려고 힘을 써보았지만 이미 무릎까지 진흙 속으로 빨려 들어가 옴짝달싹 할 수 없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였군.


릴리스가 나를 늪에서 꺼내기 위해서 있는 힘껏 위로 잡아당긴다.


“아! 아! 팔을 잡아야지! 아! 아!”


자칫 잘못하다간 기린은 못 되어도 사슴 부럽지 않은 목을 가지게 될 뻔했다.

양팔을 뻗어 릴리스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릴리스가 힘껏 잡아당겨 보지만 빠져들어가는 것을 막는 정도일뿐 나를 늪에서 꺼내지는 못했다.


“아, 망했네. 이거 어쩌지?”


릴리스가 잠시 머뭇거리다 한 가지 계책을 제안한다.


“다리를 꺼내긴 힘들 것 같으니 잘라버리는 게 어떨까요?”


내가 귀를 판지 오래되긴 했지.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릴리스에게 되물었다.


“뭘 잘라? 다리? 내 다리?”


“네. 일단 자르고 나서 치료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릴리스, 내가 여기서 왜 못 빠져나가고 있을까?”


“그거야 마법을 썼다가는 와이번들이 달려들지 모르기 때문이죠.”

“정답! 잘 알고 있네.”


릴리스는 정답을 맞춰서 기분이 좋아졌는지 나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뇌 청순한 저 모습을 보니 속에서 천불이 났지만 차근차근 이해 시켜야겠지.


“그런데, 다리를 자르면 치료는 무엇으로 하려고?”


“당연히 마법이죠.”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15초 정도 시간적 여유를 주었지만, 릴리스는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에휴, 드래곤은 피가 섞이면 뇌세포가 파괴되는 게 분명하다.

아, 누가 이 끔찍한 혼종을 탄생시켰단 말인가?

언젠가 릴리스와 메피스토의 부모를 만나봐야겠다.


그리고 도대체 이세계에 인간의 존엄성은 어떻게 돼먹은 거냐?

멀쩡한 사람 다리를 자르자니, 회복이 쉬우면 사람팔다리쯤은 오징어 다리처럼 팍팍 잘라도 되는 거냐?

여행하다 배고프면 팔 잘라서 구워먹자고 할지도 모를 녀석이다.


‘아다스님, 맨날 팔만 먹으니까 질리네요. 오늘은 넙적 다리 살을 먹을까요?’


오 마이 갓.

생각만해도 소름 돋네.

이런 이야기 잘못 했다가는 진짜로 팔다리 구워먹자고 할지 모르니 입 조심해야지.


“치료 마법은 마법 아니냐? 헛소리 하지 말고 생각 좀 해보자.”


릴리스가 ‘아하’하고 얄팍한 깨달음을 얻은 표정을 지었다.

양팔을 잡아당기는 스트레칭을 한 10분 했더니 팔이 빠질 것 같았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인내심의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내가 이러려고 마법을 배웠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릴리스, 힛 앤 런이다!”


“네?”


“레비테이트!”


음, 안 뜨네?

홧김에 마법을 쓰긴 썼는데 다리가 진흙 바닥에 박혀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 했다.


“끼요오오오!! 크아아아아앙!!”


늪지대 멀리 보이는 정글에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로 어림 짐작해 보니 적어도 20 마리가 넘는 와이번이 내 마법에 반응한 것으로 보였다.

정글의 나무들이 와이번들의 울음소리에 떨리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한 마리 두 마리 와이번들이 하늘로 날아 오르기 시작했다.

와이번이 날갯짓을 할 때마다 풍압으로 나무들이 흔들리는데 그 무게가 이루어 짐작이 될 정도였다.


“아다스님! 빨리 나오세요!”


“안 빠져!”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수십 마리의 와이번이 그 흉측한 형체를 확실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날아왔다.

20 미터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몸집에 드래곤과는 달리 비늘이 없어 무슨 심해어처럼 보이기도 했다.

움직임도 독특했는데, 날개를 위로 치켜 올리고 머리와 꼬리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날아오는 모습이 Y자처럼 보였다.

아하, 그래서 와이번인가?

이런 또 뻘 생각을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에라, 이판사판이다.


“릴리스! 잘라!”


“휘익!”


릴리스의 드래곤 네일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의 도가니를 노리고 날아왔다.

혹시나 마법도 쓰기 전에 쇼크사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주인공 버픈가?


“아다스님, 망토가!”


우와, 물리공격 무효화 효과 지리네!

지린다고 하니까 하는 말인데, 다리가 잘리는 줄 알고 온 몸에 힘을 주었다가 진짜로 조금 지린 것 같았다.


“망토 좀 벗겨줘!”


“이얏!”


“켁켁, 릴리스 단추! 켁!”


릴리스가 내 망토를 힘차게 잡아당기자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면서 기절할 뻔했다.

성질 급한 릴리스가 망토를 벗기지 못하고 쩔쩔 메는데 여차하면 내 목을 잘라버리고 망토를 벗길 기세였다.

겨우 망토를 벗기자 다시 한번 릴리스의 길다란 다섯 칼날이 내 무릎팍을 파고 든다.


“꾸에에에엑!”


리치로드와 싸울 때 팔은 잘린 적 있는데, 면적이 넓어서 그런지 팔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잘린 다리에서 피가 콸콸 쏟아져 나와 순간 다리가 길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싸, 롱 다리!


“아다스님! 빨리 힐을!”


“컴플리트 힐!”


다시 망토를 착용하고 와이번과 맞설 준비를 했다.

꼬리에 달린 거대한 독침, 금방이라도 사지를 오분 낼 것 같은 불규칙하게 난 이빨, 거기에 기분 나쁘게 길게 늘어진 긴 혓바닥까지.

어우, 더러워.

촉수물은 내 취향인 적이 없는데 왜 저런 디자인이 나온 거지?

여기서 마법을 난사하면 더 많은 와이번들이 달려들 텐데 어떻게 하지?

망토가 물리공격을 버틴다고 하더라도 도끼를 고블린들에게 기부하고 오는 바람에 마법 없이는 싸울 수가 없었다.


“릴리스, 와이번들을 처리해줘!”


리빙 포인트, 적이 까다로울 땐 릴리스에게 맡기면 편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양판작가 이계 난입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2 62편 – 택배왔습니다 +1 17.01.25 331 3 8쪽
61 61편 – 오퍼레이션 블랙메일 17.01.18 281 2 8쪽
60 60편 – 하나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 +4 17.01.16 253 3 9쪽
59 59편 - 더 컬렉션 +2 17.01.14 277 3 8쪽
58 58편 – 불멸의 제국 +2 17.01.13 264 1 8쪽
57 57편 – 리저렉션 +2 17.01.11 219 1 9쪽
56 56편 – 파멸의 전주곡 +2 17.01.09 206 2 8쪽
55 55편 – 굿 바이 +2 16.12.27 308 1 8쪽
54 54편 – 대격돌 +2 16.12.24 371 1 7쪽
53 53편 - 사라진 물건 +2 16.12.23 214 1 7쪽
52 52편 – 필요 없으니까 돌아가 16.12.21 203 1 7쪽
51 51편 - 넘치는 에너지, 파워 오버웰밍 +2 16.12.19 375 2 8쪽
50 50편 - 공허하다 +2 16.12.17 279 1 7쪽
49 49편 – 블랙 오크 다운 +2 16.12.16 297 1 8쪽
48 48편 – 블랙 오크 16.12.14 262 1 7쪽
47 47편 – 육박전, 정보전 그리고 정치시전 +2 16.12.12 429 1 7쪽
46 46편 - 3개의 공격로 +2 16.12.10 300 2 8쪽
45 45편 – 라세티아 언더 파이어 +2 16.12.09 201 2 8쪽
44 44편 – 금단의 마법에는 희생이 따르는 법 +2 16.12.07 439 3 8쪽
43 43편 – 세계의 질서 그리고 무질서 16.12.05 176 3 8쪽
42 42편 – 완드 오브 저스티스 16.11.30 326 3 7쪽
41 41편 – 라세티아의 진실 16.11.29 288 3 7쪽
40 40편 – 영웅 만들기 16.11.28 311 3 7쪽
39 39편 – 진격의 아카네짱 16.11.27 415 3 7쪽
38 38편 – 마이크로월드 16.11.26 306 3 7쪽
37 37편 – 픽시 워리어 16.11.25 352 3 7쪽
36 36편 – 미니 사이즈 미 16.11.24 222 2 7쪽
35 35편 – 모모의 동굴 16.11.23 379 2 7쪽
34 34편 – 전설의 모모 넌 내꺼야! 16.11.22 509 3 7쪽
33 33편 – 자이언트 모모로 가자 16.11.21 382 3 8쪽
32 32편 – 첫 번째 기회는 이미 날려먹었다 +2 16.11.20 274 4 7쪽
31 31편 – 핑크 맨드레이크 16.11.19 451 3 7쪽
30 30편 – 치킨파티 16.11.18 323 3 8쪽
29 29편 – 뭔가 얻긴 얻었는데 신경 끄자 16.11.17 419 3 8쪽
28 28편 – 마지막 시험 16.11.16 252 3 7쪽
27 27편 – 릴리스의 꿈 16.11.15 311 5 7쪽
26 26편 – 공학용 하프드래곤 16.11.14 378 4 7쪽
25 25편 – 생각만 하는 용사, 답을 내는 릴리스 16.11.13 418 3 8쪽
24 24편 – 엘더 와이번 던전 +2 16.11.12 438 3 7쪽
23 23편 – 와이번 사냥 16.11.11 325 4 8쪽
» 22편 – 늪지대 탐험 16.11.10 401 4 9쪽
21 21편 – 첫 번째 아이템 16.11.09 273 3 7쪽
20 20편 – 고블린 신전 16.11.08 363 3 7쪽
19 19편 – 트롤링 함 16.11.07 402 2 7쪽
18 18편 – 라세티아에 필요할 용사 +2 16.11.06 368 5 8쪽
17 17편 – 웰컴 투 카오스 16.11.05 327 5 8쪽
16 16편 – 시작은 용사로부터 16.11.04 451 3 7쪽
15 15편 – 차카게살자 16.11.03 423 4 8쪽
14 14편 - 첨탑의 마족 16.11.02 480 3 8쪽
13 13편 - 내려라 지름신! +4 16.11.01 469 7 9쪽
12 12편 - 갈 때 가더라도 마을 정도는 괜찮잖아? 16.10.31 532 4 10쪽
11 11편 - 전설의 무기를 찾아서 16.10.30 582 7 8쪽
10 10편 - 또 터집니다! 16.10.30 468 4 9쪽
9 9편 - 펑펑 터집니다! 16.10.29 476 7 9쪽
8 8편 - 초대받지 않은 하객 16.10.29 636 5 10쪽
7 7편 - 여기 마나 가득이요~ 16.10.28 574 5 9쪽
6 6편 - 릴리스를 파티에 초대하시겠습니까? +2 16.10.26 689 9 8쪽
5 5편 - 첫 번째 퀘스트 16.10.24 802 9 14쪽
4 4편 - 마법을 배웁시다. 참 쉽죠? +2 16.10.22 936 9 12쪽
3 3편 - 마법의 대가 +4 16.10.21 1,004 17 10쪽
2 2편 - 언어의 마술사 +8 16.10.20 1,657 20 12쪽
1 1편 – 이고깽?! 이작깽!! +8 16.10.18 2,256 2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