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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믹스, 하루에 헛소리 하나씩

그 마법사는 검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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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인드믹스
작품등록일 :
2016.09.09 12:46
최근연재일 :
2016.10.07 23:02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29,852
추천수 :
191
글자수 :
181,863

작성
16.10.06 07:05
조회
255
추천
2
글자
7쪽

제 45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2)

DUMMY

한참을 내려가니 발을 디딜 곳조차 보이지 않는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어둠이여 나의 벗이 되어라.”


“빛과 영혼”


나와 에바가 나이트비전(Night Vision)마법을 통해 시야를 밝힌다.

루시는 한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나의 손을 꼭 잡고 발로 계단을 더듬으며 힘겹게 한발씩 내디디고 있었다.


드디어 계단의 끝에 도달했다.

계단의 끝은 넓은 홀로 연결되어 있었지만, 여전히 암흑 속이었다.

어쩌면 마법사들만을 생각해서 만든 공간이라 조명 자체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상태라면 루시는 전력은 고사하고 보호해주기도 힘들 지경이다.


계단을 통해서 나온 홀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지하에 이렇게 넓은 공간을 만들어도 무너지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의 커다란 통로였다.

높이는 족히 30미터는 되어 보이고 양쪽에 기둥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신전 내부를 연상시켰다.

지하에 이런 거대한 건축물이 사람들 모르게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주변을 둘러보느라 잠시 걸음을 멈추자, 내 팔뚝을 붙잡고 나를 쫓아오던 루시가 긴장한 듯 손에 힘이 들어간다.

나의 시야를 의지해서 따라오는 루시는 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홀의 양쪽에 우뚝 선 기둥 사이 사이로 지네 발처럼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었다.

하지만 큰 길을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곳에 카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홀을 가로질러 50미터쯤 나아가자 거대한 문으로 연결되는 계단이 나타난다.


“지이이이이이잉”


마나가 공명하는 소리다.

문 뒤에서 누군가 마정핵에 마나를 주입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들켰나? 골렘을 작동시키려는 것인가?'


들켰던 들키지 않았던 입구는 하나 뿐이다.

어차피 정면돌파를 하는 수 밖에 없다.

결전의 순간이다!

즉발마법을 이용해 우리 앞을 가로막은 거대한 문을 힘껏 열어젖힌다.


“끼이이이이익”


문을 열자, 나의 마정검 만큼이나 빛나는 거대한 마정석이 눈에 들어온다.

마정석은 거대한 결정의 형태로 빛을 내는 보석처럼 보였다.

높이가 2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마정석을 강철로 두르고 거기에 두꺼운 쇠사슬을 연결해 주변의 네 개의 기둥에 매달아 놓았다.

마정석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막기 위함이었으리라.


마정석은 한가지 색이 아닌 여러 가지 색으로 변화하면서 빛나고 있었다.

색이 변할 때마다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자수정 등의 보석과도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마정석을 둘러싸고 마나를 주입하던 네 명의 마법사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황급히 기둥에 기대 놓았던 무기를 집는다.


“누가 멈추라고 했나? 계속해라!”


방을 쩌렁쩌렁 울리는 카를의 명령에 마법사들은 무기를 손에 든 채로 다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간다.

조금 전까지 마나를 주입하고 있었으니 공격한다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하지만 마정석 아니 마정핵이 나와 에바의 마법을 흡수해 버린다면 마법 공격은 의미가 없지 않을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카를이 저 멀리 옥좌에서 일어난다.

황금색 불꽃무늬가 어지럽게 수 놓인 검은 망토가 카를의 카리스마를 한층 더한다.


“환영하네! 사제여! 조금 일찍 오긴 했지만, 뭐 괜찮나? 역사적인 현장을 베이다 로이스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


카를은 내가 무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는지 마치 오랜 친구라도 만난 것처럼 나를 환대한다.


“왕궁에서 무슨 짓을 벌인 거냐? 카를!”


마정석을 둘러싼 네 명의 마법사들이 나의 일갈에 반응하여 나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본다.

정작 내 말을 들은 카를은 씩하고 웃어 버린다.


“토끼가 사자보다 먹이사슬의 위에 있는 건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지. 제자리를 찾아줬을 뿐이야. 마법사들을 자기들보다 우월하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상에서 멸종 시키려고 한 인간들이다.”


카를의 눈빛에는 한 점의 죄책감이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얼마 전 수백 명을 죽인 사람이라고 믿을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마법사답다는 생각에 이르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수십만의 시민들이 우테나를 떠나는 모습을 못 보았나? 왕권의 붕괴로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어.”


카를이 걸음을 멈추고 의외라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네가 왜 사람들의 고통을 걱정하는지 모르겠군. 너의 일족을 말살하는 것을 묵인한 사람들이 너에게 무슨 가치가 있나?”


영주들은 자신들의 영지에서 동원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병사라도 남아 있다면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

카를이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수백 년간 지속한 현 체제는 한 순간에 무너지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는 듯이 끝까지 몸부림을 칠 것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시스템이 저항하며 흘리는 피 한 방울 한 방울은 곳 국민의 피를 뜻한다.


얼핏 보면 나는 엉뚱한 편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인간에게 당연한 일이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을 고통받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왕권을 이은 적통 계승자로서 영주들을 처단하겠다고 한다면, 너에게 나를 막을 어떤 권한이 있지? 반란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거냐?”


카를의 한 마디에 순간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얼얼해진다.

혼란과 무질서를 막으려는 나의 행동은 평가하는 잣대를 살짝 비틀자 국가의 체제를 전복시켜 오히려 혼란을 가중하는 행동이 되어 버린다.


"왕이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거야? 마음에 안 든다고 사람들을 마음대로 죽이는 왕 따위는 개나 줘버려!"


계속 듣고만 있던 루시가 발끈하여 소리친다.

그래, 루시가 맞다.

논리를 따져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게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옳다고 믿는 일을 하려는 것이다.

카를의 세 치 혀에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군.”


카를이 루시의 말에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동조하는 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다.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되지. 그걸 막을 힘이 있다면 그 힘을 써야 하는 거야. 힘과 힘이 부딪혀 강자가 약자를 굴복시켰을 때 진정으로 안정된 권력체계가 형성되는 거거든.”


카를이 앞으로 나와 마정핵의 아래에 선다.

주변에서 마정핵에 마나를 주입하던 마법사들도 이를 멈추고 카를을 호위하듯 앞으로 나와 진형을 갖춘다.


“왕족이건 귀족이건 그런 것은 이제 아무 의미 없다. 가장 강력한 힘이 있는 자가 정점에 서는 게 옳은 일이겠지? 자, 나의 힘을 보여주마. 이 세상을 지배하고 인간들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 나 카를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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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완결 후기 - 회귀는 반드시 실패한다. +3 16.10.07 541 1 11쪽
52 제 51화 - 에필로그 +2 16.10.07 494 3 2쪽
51 제 50화 - 노아와 최후의 결전(완결) 16.10.07 316 2 13쪽
50 제 49화 - 노아와 마법사 16.10.07 302 1 7쪽
49 제 48화 - 노아와 검은 골렘(2) 16.10.07 427 1 8쪽
48 제 47화 - 노아와 검은 골렘(1) 16.10.06 350 1 7쪽
47 제 46화 - 노아와 마왕의 성 16.10.06 260 1 8쪽
» 제 45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2) 16.10.06 256 2 7쪽
45 제 44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1) 16.10.05 300 1 9쪽
44 제 43화 - 노아와 로이스 16.10.05 340 1 7쪽
43 제 42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2) 16.10.04 286 1 7쪽
42 제 41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1) 16.10.04 319 2 8쪽
41 제 40화 - 노아와 더 핸드(4) 16.10.03 315 1 8쪽
40 제 39화 - 노아와 더 핸드(3) 16.10.03 305 1 8쪽
39 제 38화 - 노아와 더 핸드(2) 16.10.02 275 1 7쪽
38 제 37화 - 노아와 더 핸드(1) 16.10.02 365 1 8쪽
37 제 36화 - 노아와 약혼여행 16.10.01 350 1 8쪽
36 제 35화 - 노아와 더 캐러밴 16.10.01 342 1 8쪽
35 제 34화 - 노아와 약혼식 16.09.30 332 1 7쪽
34 제 33화 - 노아와 제 3왕자(2) 16.09.30 351 1 8쪽
33 제 32화 - 노아와 제 3왕자(1) 16.09.29 372 2 7쪽
32 제 31화 - 루시와 검은 마녀 16.09.29 344 1 8쪽
31 제 30화 - 노아와 루시 16.09.28 374 2 7쪽
30 제 29화 - 노아와 정략혼 16.09.28 358 2 10쪽
29 제 28화 - 카를과 침묵의 마법사들 16.09.27 326 3 7쪽
28 제 27화 - 카를과 왕궁의 균열 16.09.27 306 2 9쪽
27 제 26화 - 노아와 로이스 성 16.09.26 441 2 11쪽
26 제 25화 - 노아 로이스(2) 16.09.26 417 2 9쪽
25 제 24화 - 노아 로이스(1) 16.09.25 390 2 8쪽
24 제 23화 - 노아와 악어 사냥(4) 16.09.25 440 2 8쪽
23 제 22화 - 노아와 악어 사냥(3) 16.09.24 452 3 9쪽
22 제 21화 - 노아와 악어 사냥(2) 16.09.24 521 2 7쪽
21 제 20화 - 노아와 악어 사냥(1) 16.09.23 473 3 10쪽
20 제 19화 - 노아와 검은 마녀(4) 16.09.23 459 3 7쪽
19 제 18화 - 노아와 검은 마녀(3) 16.09.22 505 3 9쪽
18 제 17화 - 하우저와 더 핸드 16.09.22 779 3 7쪽
17 제 16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2) 16.09.21 644 3 9쪽
16 제 15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1) 16.09.21 607 4 9쪽
15 제 14화 - 하우저와 더 하운드 16.09.20 666 4 7쪽
14 제 13화 - 카를(2) 16.09.19 601 6 7쪽
13 제 12화 - 카를(1) 16.09.18 706 6 7쪽
12 제 11화 - 노아와 검은 마녀(2) 16.09.17 761 6 6쪽
11 제 10화 - 노아와 검은 마녀(1) 16.09.16 765 6 7쪽
10 제 9화 - 슈나이더 16.09.15 762 6 9쪽
9 제 8화 - 노아와 캐러밴(3) 16.09.14 942 6 5쪽
8 제 7화 - 노아와 캐러밴(2) 16.09.13 895 6 9쪽
7 제 6화 - 노아와 캐러밴(1) 16.09.12 1,071 8 9쪽
6 제 5화 - 하우저(2) 16.09.11 955 9 9쪽
5 제 4화 - 하우저(1) 16.09.10 1,056 9 7쪽
4 제 3화 - 루시(2) +2 16.09.09 1,182 14 7쪽
3 제 2화 - 루시(1) 16.09.09 1,245 13 8쪽
2 제 1화 - 노아 +4 16.09.09 1,504 11 5쪽
1 프롤로그 - 마법사 사냥 +4 16.09.09 1,699 1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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