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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믹스, 하루에 헛소리 하나씩

그 마법사는 검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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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인드믹스
작품등록일 :
2016.09.09 12:46
최근연재일 :
2016.10.07 23:02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29,853
추천수 :
191
글자수 :
181,863

작성
16.09.09 12:48
조회
1,504
추천
11
글자
5쪽

제 1화 - 노아

DUMMY

어린 시절부터 나를 나타내는 하나의 단어는 ‘평범’이었다.

너는 평범하다고 어머니께서는 항상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그것은 어머니의 바람이었다.


나는 그저 목이 말랐을 뿐이었다.

컵을 잡으려 손을 뻗자 컵이 내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불과 10센티 남짓한 거리였다.

그 10센티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어머니는 나를 끌어안고 우셨다.


“노아, 잘 들으렴. 네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알아선 안 돼.”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아니야, 네가 잘못 한 게 아니야."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어린 나이였지만 마법을 쓴다는 게 어떤 의미인 줄은 알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으로 숨어 들었다.

아주 오래 전 어느 겨울날 나는 그렇게 갑자기 철이 들어 버렸다.


어머니께서는 처음으로 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마법사인 것을 숨기고 살던 어머니는 마법사 사냥을 피해서 마을로 들어온 아버지를 만났다.

부모님은 결혼 후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어머니의 성을 따랐다.

내 이름도 노아 슈미트가 아니라 노아 로이스였다.

로이스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


마법은 유전과 어느 정도 연관성을 띄기 때문에 부모가 모두 마법사였던 내가 마법사가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우연이나 무의식적으로 시전 조건을 만족 시켜서 마법이 발동되는 일이 없도록 마법을 배웠다.

마법을 쓰지 않기 위해서 마법을 배운다는 사실이 아이러니였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계셨다.

절대 마법을 쓰지 말라고 하시면서도 마법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치려 하셨다.

하지만 마법기관에 대한 것만은 알려주지 않으셨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법은 쓸 수 없었다.


9월의 어느 날 결국 그날이 왔다.

어머니가 설치해둔 센티널 중 하나가 집으로 날아들었다.

‘더 하운드’, 마법사 사냥을 위해서 국가가 고용한 용병단.

그들은 10년 전 아버지를 찾아냈고, 끈질긴 추격 끝에 결국 어머니도 찾아냈다.


그리고 어머니는 본인의 생각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저들은 결코 추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노아, 엄마부탁 들어줄 거지?”


너무나 다정한 어머니의 목소리엔 슬픔이 서려있었다.

'안 돼. 싫어.' 따위의 말들이 머릿속에서 아우성을 쳤지만, 결국 입을 꼭 다문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숨어서 지내느라 학교도 보내주지 못하고, 친구도 사귀지 못하고. 좋은 추억은 하나도 만들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 보려 했지만, 반찬 투정 했던 일, 장난치다 그릇을 깼던 일 등 말썽 부린 일들만 떠오를 뿐이었다.

엄마와 함께여서 항상 행복했다고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엄마가 노아한테 줄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구나.”


“엄마가 마법을 쓰고 나면 곳 잠이 들게 될 거야. 그러면 지하실로 내려가서 벽난로와 연결된 끈을 잡아 당기고 숨어 있어. 조용해 질 때까지 절대로 밖으로 나오면 안 돼.”


“엄마, 도망치면 안 돼?”


눈물범벅인 채로 겨우 입을 열어봤지만, 어머니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나를 꼬옥 안아 주셨다.


“마법을 쓰지 않으면 너를 찾지 못할 거야.”


“더 지켜봐 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야 돼.”


‘나의 육신은 사라져도 그 영혼은 로이스의 후손과 함께할지니 그의 생이 다하는 날까지 명을 받들지어다.’


속삭이듯 감미로운 주문이 끝나자 어머니의 몸에서 푸른빛이 빠져 나와 나의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어머니는 잠에 빠지듯 조용히 쓰러졌다.


그 뒤의 기억은 다소 희미하지만 어머니의 말씀대로 지하로 내려가서 끈을 당겼던 것 같다.

그로 인해 굴뚝이 막히고 벽난로에서부터 시작된 불은 집을 집어삼켜 잿더미로 만들었을 것이다.

더 하운드의 용병들이 집이 타고 남은 잔해를 뒤지는 소리가 한동안 들리다가 결국은 조용해졌다.


며칠이나 지났을까 지하실의 비밀 문을 비집고 나왔다.

화재로 형체도 안 남은 집을 바라보니 꿈인지 현실인지 그저 멍하기만 했다.


집 쪽으로 다가가자 문이 있던 자리에 반쯤 타다 남은 머리 없는 시신이 보였다.

머리가 쭈뼛 섰다.

어둠과 눈물이 섞여 혼란스럽게 지나간 시간이 현실이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이빨을 덜덜 떨면서 맨손으로 땅을 파 어머니의 시신을 묻었다.

묘비도 만들 수 없었다.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흙투성이의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남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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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제 51화 - 에필로그 +2 16.10.07 494 3 2쪽
51 제 50화 - 노아와 최후의 결전(완결) 16.10.07 316 2 13쪽
50 제 49화 - 노아와 마법사 16.10.07 302 1 7쪽
49 제 48화 - 노아와 검은 골렘(2) 16.10.07 427 1 8쪽
48 제 47화 - 노아와 검은 골렘(1) 16.10.06 350 1 7쪽
47 제 46화 - 노아와 마왕의 성 16.10.06 260 1 8쪽
46 제 45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2) 16.10.06 256 2 7쪽
45 제 44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1) 16.10.05 300 1 9쪽
44 제 43화 - 노아와 로이스 16.10.05 340 1 7쪽
43 제 42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2) 16.10.04 286 1 7쪽
42 제 41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1) 16.10.04 319 2 8쪽
41 제 40화 - 노아와 더 핸드(4) 16.10.03 315 1 8쪽
40 제 39화 - 노아와 더 핸드(3) 16.10.03 305 1 8쪽
39 제 38화 - 노아와 더 핸드(2) 16.10.02 275 1 7쪽
38 제 37화 - 노아와 더 핸드(1) 16.10.02 365 1 8쪽
37 제 36화 - 노아와 약혼여행 16.10.01 350 1 8쪽
36 제 35화 - 노아와 더 캐러밴 16.10.01 342 1 8쪽
35 제 34화 - 노아와 약혼식 16.09.30 332 1 7쪽
34 제 33화 - 노아와 제 3왕자(2) 16.09.30 351 1 8쪽
33 제 32화 - 노아와 제 3왕자(1) 16.09.29 372 2 7쪽
32 제 31화 - 루시와 검은 마녀 16.09.29 344 1 8쪽
31 제 30화 - 노아와 루시 16.09.28 374 2 7쪽
30 제 29화 - 노아와 정략혼 16.09.28 358 2 10쪽
29 제 28화 - 카를과 침묵의 마법사들 16.09.27 326 3 7쪽
28 제 27화 - 카를과 왕궁의 균열 16.09.27 306 2 9쪽
27 제 26화 - 노아와 로이스 성 16.09.26 441 2 11쪽
26 제 25화 - 노아 로이스(2) 16.09.26 417 2 9쪽
25 제 24화 - 노아 로이스(1) 16.09.25 390 2 8쪽
24 제 23화 - 노아와 악어 사냥(4) 16.09.25 440 2 8쪽
23 제 22화 - 노아와 악어 사냥(3) 16.09.24 452 3 9쪽
22 제 21화 - 노아와 악어 사냥(2) 16.09.24 521 2 7쪽
21 제 20화 - 노아와 악어 사냥(1) 16.09.23 473 3 10쪽
20 제 19화 - 노아와 검은 마녀(4) 16.09.23 459 3 7쪽
19 제 18화 - 노아와 검은 마녀(3) 16.09.22 505 3 9쪽
18 제 17화 - 하우저와 더 핸드 16.09.22 779 3 7쪽
17 제 16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2) 16.09.21 644 3 9쪽
16 제 15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1) 16.09.21 607 4 9쪽
15 제 14화 - 하우저와 더 하운드 16.09.20 666 4 7쪽
14 제 13화 - 카를(2) 16.09.19 601 6 7쪽
13 제 12화 - 카를(1) 16.09.18 706 6 7쪽
12 제 11화 - 노아와 검은 마녀(2) 16.09.17 761 6 6쪽
11 제 10화 - 노아와 검은 마녀(1) 16.09.16 765 6 7쪽
10 제 9화 - 슈나이더 16.09.15 762 6 9쪽
9 제 8화 - 노아와 캐러밴(3) 16.09.14 942 6 5쪽
8 제 7화 - 노아와 캐러밴(2) 16.09.13 895 6 9쪽
7 제 6화 - 노아와 캐러밴(1) 16.09.12 1,071 8 9쪽
6 제 5화 - 하우저(2) 16.09.11 955 9 9쪽
5 제 4화 - 하우저(1) 16.09.10 1,056 9 7쪽
4 제 3화 - 루시(2) +2 16.09.09 1,182 14 7쪽
3 제 2화 - 루시(1) 16.09.09 1,245 13 8쪽
» 제 1화 - 노아 +4 16.09.09 1,505 11 5쪽
1 프롤로그 - 마법사 사냥 +4 16.09.09 1,699 1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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