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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믹스, 하루에 헛소리 하나씩

그 마법사는 검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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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마인드믹스
작품등록일 :
2016.09.09 12:46
최근연재일 :
2016.10.07 23:02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29,821
추천수 :
191
글자수 :
181,863

작성
16.09.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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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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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30화 - 노아와 루시

DUMMY

나와 에바의 약혼식 준비는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목적은 분명했다.

더 화려하게, 더 떠들썩하게 약혼식을 치러 로이스 가문을 필두로 한 마법사 연합세력의 위세를 과시하고 그 결속력을 공고히 하는 것.


실제로 약혼식이라기 보다는 정치선전의 성격을 띄고 있었다.

이 이벤트는 세력들의 규모와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경우의 피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전술지형도가 될 것이다.

그런 것인데, 내 앞에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에 정작 약혼식의 본래 목적에는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시, 노아한테는 파란색이 어울려, 로이스 가의 문양도 청색이잖아?”


루시가 내가 입을 예복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내 몸에 맞추어 보면서 품평을 한다.

내 약혼식에 입을 예복을 고르는 루시가 무슨 생각인지는 나로서는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루시의 태도가 슈나이더 선생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을 기묘하게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내 예복을 골라 오는가 싶더니, 내가 그 옷을 입고 나오자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나의 옷 매무새를 고쳐준다.

옷 핀이 안 보인다고 심하게 짜증을 내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나한테 화를 낸 게 아니라며 연신 사과를 한다.

루시가 마치 조울증에라도 걸린 듯 정신 없이 구는 통에 내 정신도 온통 루시에게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건이 터졌다.


“에바님이 안보입니다.”


“바람 좀 쐬러 나가셨겠지. 어차피 못 찾으니까 그냥 기다려.”


빈센트 대장의 관심은 정치적 효과에 있을 뿐 사람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들어난다.


“하지만 벌써 10시간째 안보이셔서.”


“에바님은 걱정하지 말고 약혼식 준비나 계획대로 진행하도록 해.”


“알겠습니다. 대장님.”


아무리 계획의 일환이라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약혼이다.

약혼 상대자인 에바를 전혀 신경 쓰지 못 했다.

아니 루시를 달래기 위해서 일부러 에바와의 거리를 더 멀리했는지도 모른다.


“빈센트 대장님, 정말로 에바를 안 찾아도 되나요? 제가 찾아 보겠습니다.”


“노아님은 본인의 위치를 자각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노아님의 존재는 마법사 연합의 상징입니다. 전쟁은 깃대가 꺾이는 순간 지는 겁니다. 그런 일은 아랫사람들에게 맡기시고 안전을 도모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일이라니요?”


빈센트에게 한마디 하려 하는데 루시가 내 어깨를 잡아 제지한다.


“나 때문이야. 내가 찾아볼게.”


“루시 네가 무슨 수로 에바를 찾는다고 그래?”


“몰라! 그래도 내가 찾으러 가야 돼!”


“굳이 헛수고를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에바님은 책임감이 있는 분입니다. 금방 돌아오실 겁니다.”


빈센트의 만류 아닌 만류에도 루시는 에바를 찾으러 방을 나섰다.


X X X X X

X X X X X


노아의 마음이 나를 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에바를 향한 나의 질투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보란 듯이 노아의 약혼식을 도와주었다.

약혼식 준비는 나와 노아의 약혼식을 준비하는 것 같아서 매우 즐거웠다.

하지만 때때로 노아의 옆에 서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이 떠오르면 견디기 힘든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바가 사라졌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나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에바는 거의 모든 면에서 나와는 정반대인 사람이다.

검은 머리,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10살 정도 밖에 안돼 보이는 외모.

평소에 말도 거의 안 하는 차분한 성격에 무표정.

갈색 머리, 활동이 편한 반 곱슬 단발머리, 아빠가 못하게 하지만 화장하면 나름 섹시한 외모.

활발한 성격에 다양한 화술, 표정들.


그러나 단 하나의 공통점이 나를 이 순간 에바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노아, 나의 노아.

언젠가 당연히 나만의 노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였을까? 돌이켜 보면 노아를 처음 만난 그 순간이었다.

상처투성이에 초췌한 얼굴이었지만 그 모습에서 귀족의 기품 같은 것이 엿보였다.

노아는 모든 일에 진지하게 임하고 과거를 괴로워하지만 항상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상냥한 소년이었다.

언젠가부터 노아는 밝게 빛을 내고 있었다.

사람이 빛이 날 리가 없지만 내 눈에 비친 노아는 정말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너는 밝아.”


노아를 본 에바의 첫 마디가 무슨 의미였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나와 에바가 어긋나게 된 계기였음은 분명했다.


귀족, 마법사 그리고 정혼자.

내가 노아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나와 노아는 평생 만나지 못했겠지만, 노아와 에바는 무슨 일이 있었어도 언젠가 만났을 것이다.

에바는 마치 운명처럼 노아와 연결되어 있었다.


심지어 외모에서도 풍기는 분위기도 비슷해서 약혼식에 사용할 두 사람의 초상화를 벽에 걸어 놓는다면, 원래 그 자리에 걸려 있던 귀족 집안의 가족 초상화로 보일 것이 분명했다.


노아에게는 나밖에 없고 나에게는 노아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인해 너무나 당연하게 일생을 함께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에바의 존재가 순식간에 모든 것을 뒤 흔들어 놓았다.

노아는 나에게는 1년 넘게 이야기 해주지 않았던 비밀들을 만난 지 일주일도 안된 에바에게 알려주었다.


나는 노아를 중심으로 휘몰아치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힘없이 날아간다.

노아가 손을 뻗어 힘겹게 나를 지탱해 주고 있지만, 결국 그 손을 놓을 수밖에 없겠지.

그 전에 내가 먼저 손을 놓아 노아의 짐을 덜어주는 게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스스로 노아의 손을 뿌리칠 용기가 없다.

사실은 최대한 오랫동안 그 손을 붙잡고 그 온기를 느끼고 싶다.


그러나 노아의 짐이 될 수는 없다.

노아는 로이스 가문에서 시작된 비극을 종식시키고 억울하게 고통 받는 마법사들을 구하기 위해서 운명의 수레바퀴를 계속 굴려야 한다.

노아와 에바의 약혼식을 포함하여 노아가 잘못된 세상을 바로잡는 것을 눈을 돌리지 말고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게 내가 지금 노아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나는 더 강해져야 한다.

에바를 찾아서 노아 옆에 서게 만드는 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


에바는 어디로 갔을까?

더 캐러밴의 사람들 조차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에바를 검은 마녀라 부르며 꺼려한다.

마음이 있는지 조차도 의문이 드는 그녀지만, 나는 안다.

에바는 노아에게 그녀의 마음을 허락했다는 것을.


내가 일전에 향했던 언덕으로 가보자.


아무리 괴로워도 노아가 있는 방향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나의 마음과 같다면 에바도 로이스 성이 잘 보이는 언덕으로 향했을지 모른다.


작가의말

한 화가 두 명의 시점으로 서술되었습니다.

이미 여러번 죄송할 일을 했지만,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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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완결 후기 - 회귀는 반드시 실패한다. +3 16.10.07 541 1 11쪽
52 제 51화 - 에필로그 +2 16.10.07 494 3 2쪽
51 제 50화 - 노아와 최후의 결전(완결) 16.10.07 316 2 13쪽
50 제 49화 - 노아와 마법사 16.10.07 302 1 7쪽
49 제 48화 - 노아와 검은 골렘(2) 16.10.07 427 1 8쪽
48 제 47화 - 노아와 검은 골렘(1) 16.10.06 349 1 7쪽
47 제 46화 - 노아와 마왕의 성 16.10.06 260 1 8쪽
46 제 45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2) 16.10.06 253 2 7쪽
45 제 44화 - 노아와 우테나의 미궁(1) 16.10.05 300 1 9쪽
44 제 43화 - 노아와 로이스 16.10.05 340 1 7쪽
43 제 42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2) 16.10.04 284 1 7쪽
42 제 41화 - 카를과 왕궁의 몰락(1) 16.10.04 319 2 8쪽
41 제 40화 - 노아와 더 핸드(4) 16.10.03 312 1 8쪽
40 제 39화 - 노아와 더 핸드(3) 16.10.03 305 1 8쪽
39 제 38화 - 노아와 더 핸드(2) 16.10.02 275 1 7쪽
38 제 37화 - 노아와 더 핸드(1) 16.10.02 365 1 8쪽
37 제 36화 - 노아와 약혼여행 16.10.01 349 1 8쪽
36 제 35화 - 노아와 더 캐러밴 16.10.01 342 1 8쪽
35 제 34화 - 노아와 약혼식 16.09.30 331 1 7쪽
34 제 33화 - 노아와 제 3왕자(2) 16.09.30 351 1 8쪽
33 제 32화 - 노아와 제 3왕자(1) 16.09.29 372 2 7쪽
32 제 31화 - 루시와 검은 마녀 16.09.29 343 1 8쪽
» 제 30화 - 노아와 루시 16.09.28 374 2 7쪽
30 제 29화 - 노아와 정략혼 16.09.28 357 2 10쪽
29 제 28화 - 카를과 침묵의 마법사들 16.09.27 326 3 7쪽
28 제 27화 - 카를과 왕궁의 균열 16.09.27 306 2 9쪽
27 제 26화 - 노아와 로이스 성 16.09.26 439 2 11쪽
26 제 25화 - 노아 로이스(2) 16.09.26 417 2 9쪽
25 제 24화 - 노아 로이스(1) 16.09.25 390 2 8쪽
24 제 23화 - 노아와 악어 사냥(4) 16.09.25 439 2 8쪽
23 제 22화 - 노아와 악어 사냥(3) 16.09.24 452 3 9쪽
22 제 21화 - 노아와 악어 사냥(2) 16.09.24 520 2 7쪽
21 제 20화 - 노아와 악어 사냥(1) 16.09.23 472 3 10쪽
20 제 19화 - 노아와 검은 마녀(4) 16.09.23 459 3 7쪽
19 제 18화 - 노아와 검은 마녀(3) 16.09.22 505 3 9쪽
18 제 17화 - 하우저와 더 핸드 16.09.22 777 3 7쪽
17 제 16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2) 16.09.21 643 3 9쪽
16 제 15화 - 하우저와 요새 방어전(1) 16.09.21 606 4 9쪽
15 제 14화 - 하우저와 더 하운드 16.09.20 666 4 7쪽
14 제 13화 - 카를(2) 16.09.19 601 6 7쪽
13 제 12화 - 카를(1) 16.09.18 706 6 7쪽
12 제 11화 - 노아와 검은 마녀(2) 16.09.17 760 6 6쪽
11 제 10화 - 노아와 검은 마녀(1) 16.09.16 764 6 7쪽
10 제 9화 - 슈나이더 16.09.15 762 6 9쪽
9 제 8화 - 노아와 캐러밴(3) 16.09.14 942 6 5쪽
8 제 7화 - 노아와 캐러밴(2) 16.09.13 894 6 9쪽
7 제 6화 - 노아와 캐러밴(1) 16.09.12 1,070 8 9쪽
6 제 5화 - 하우저(2) 16.09.11 955 9 9쪽
5 제 4화 - 하우저(1) 16.09.10 1,056 9 7쪽
4 제 3화 - 루시(2) +2 16.09.09 1,182 14 7쪽
3 제 2화 - 루시(1) 16.09.09 1,244 13 8쪽
2 제 1화 - 노아 +4 16.09.09 1,503 11 5쪽
1 프롤로그 - 마법사 사냥 +4 16.09.09 1,696 1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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