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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작가의 서재

가스토리 1부 - 흑월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TheZXCV
작품등록일 :
2020.02.23 12:50
최근연재일 :
2021.02.21 23:55
연재수 :
7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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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7,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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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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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외전 2. 그랜드 스쿨 (Grand School)

DUMMY

"자, 여러분들. 이제 곧 입학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학생은 정숙하여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어주세요."


박 선생은 또다시 시작되는 입학식에 잠시 눈을 감는다. 과연 저기에 서 있는 자신의 반 학생들이 얼마나 견딜지를 머릿속으로 계산해보면서.


(짧으면 3주, 길게 가도 2달쯤 되려나.)


학생들의 수준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평균 수준. 그렇다 치면 작년의 학생들과도 별다른 차이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 저번의 F반 학생들은 첫 번째의 시험 이후 반이 붕괴했었나. 한 사람의 배신자에 의해 반 자체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했었지. 이번에도 분명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학생들이 존재하겠지.)


자신이 직접 선별해가며 뽑았다지만, 어디까지나 다른 반의 담임들이 고르지 않았던 학생 중에서 자신이 뽑게 된 것들뿐이다. 그러니까 아슬아슬하게 합격하게 된 진정한 의미에서의 턱걸이들.


전체적으로 무난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아예 가차 없이 탈락이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서 능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거나 할지라도 그 학생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있다면 그런 학생들을 조금 더 우선하는 경향이 <그랜드 스쿨>이 추구하는 바이다.


(저기에 있는 녀석들은 그 '개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너무나 그 개성이 강해서 내가 껴안게 된 케이스지. 하지만, 그 학생이 있다면 가능하려나?)


처음 저기에 있는 학생들을 보았을 때를 생각하며, 박 선생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



"자아, 이걸로 제 1 시험장과 제 2 시험장의 시험 결과를 보여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제 3 시험장의 화면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죠. 6명의 시험관 여러분들, 모두 여기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그 말을 마친 시험관 중 한 사람, 권 선생이 <영사> 마법이 담긴 스크롤을 찢어 모든 시험관에게 화면이 보일 수 있도록 조정한다. 그 화면의 안에는 여러 명의 학생이 골렘들을 상대로 혈투를 벌이고 있는 당시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 영상이니만큼, 집중해서 보시길."


그 말을 끝으로 권 선생이 물러나면, 어느새 모든 시험관이 스크롤 속 영상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골렘들의 공격에 학생들이 날아가고, 학생들의 공격에 골렘들 또한 하나하나 사라져갔다. 그러한 격전 속에서도 모든 시험관의 눈에 띄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얘들아! 중심을 잡기 힘들도록 다리 부분을 공격해 줘! 부수는 것은 무리지만, 적어도 균형의 영향은 줄 수 있을 거야!}

{야호! 빨리 다른 골렘들을 잡아보자고!}

{이제 좀, 가만히 죽으라고!}


전투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과 그야말로 모든 것들을 깨부수는 한 사람이 특히나 돋보여 보였다. 그 세 사람의 이름은 이 <그랜드 스쿨>에도 퍼질 만큼 이름있는 네임드였으니, 저절로 주목할 수밖에 없는 라인업이었다.


"순서대로 정안섭, 브론, 장건영인가.... 여기에 쓰여 있는 자료에 의하면 다들 하나씩은 사고를 쳤던 녀석들이구먼."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받지 못할 정도의 학생들은 아니잖습니까? 어차피 그런 학생들 2학년이나 3학년에도 없는 것도 아니고.... 이런 녀석들이 의외의 부분에서 천재성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요."


나눠진 자료들을 살펴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몇몇 시험관들. 마치 새로운 골칫거리를 맡게된 것처럼 머리를 감싸면서 자료와 화면을 번갈아 본다.


{<분노의 주먹>!}


화면 속의 장건영이 골렘을 상대로 신체 강화 마법을 펼쳐 정면 승부를 벌인다. 마치 지금의 시험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시원하기까지 한 일격이다.


"...저런 괴물들을 상대로 여러 대응을 펼쳐온 <그랜드 스쿨>이니까. 우리도 그 명맥을 이어나가야겠죠."

"그런 인재들이 우리 학교에 오니까 오히려 우리들의 명성이 더욱 알려지는 거겠지만, 후우...."


한 명의 시험관의 한숨에 맞춰 연달아 이어지는 한숨들. 그러나 지금은 업무 시간이다. 다시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7각성이란 거창한 호칭까지 쓰면서 인원모집을 할 필요는 없었던 거 아닙니까? 게다가 이건 내부에서 협의가 이뤄진 내용도 아니잖아요?"

"...새로 바뀐 교장님의 결정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지. 그 사람, 학생들에게 아무런 협의도 없이 개인 정보를 퍼트렸으니까."

"다행히 7명 전원이 아무런 말도 안 해서 다행이지만요. 특히나 이 나라의 왕녀님을 상대로 한 그때를 생각해보면.... 으으....."


그러나 곧바로 외부뿐만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골칫거리를 생각하면서 모두 난감해한다. 이번 해 처음 부임한 교장의 처음 한 마디는 아직까지도 그들의 뇌리에서 잊히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인재들과는 다른, 완전한 괴물들을 만들어 봅시다.'



그 누구도 비웃을 만한 광인(狂人)의 헛소리. 그러나 그의 살벌한 눈빛과 지금까지 보여온 행보를 본다면 진심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전국의 인재들을 모으기 위해 대항심이 불타오를만한 스펙 높은 경쟁자를 보유함으로써 주위의 이목을 끌면서 나름 능수능란하게 이만큼이나마 학생들을 끌어모았다. 아직은 이 <그랜드 스쿨>이 이들을 이용해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만약에라도 그의 말과 같이 괴물을 만들어낸다면 그야말로 대성공이겠지.


힐끔, 화면 속의 학생들을 쳐다본다. 10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신체 능력,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괴물과 같은 힘을 지녔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저런 학생들보다 더 인재들이 많은 이 학교에서 당당히 '괴물'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던 교장은 머리가 이상한 것이 아닐까.


"뭐, 중요한 건 우리로서는 그저 이 영상을 보고 학생들을 선별하면 될 뿐이다. 학생들을 뭐로 만든다고 한들, 우리로서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거야. 그저 매번 해온 일을 다시 하는 것뿐. 계속 집중해서 남은 학생들을 지켜보자고."

"문 선생님....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말씀하지 않으셔도...."

"아니, 장 선생. 이 학교에서의 일은 이렇게 단호히 말하지 않으면 맨정신으로는 견뎌내기가 어려운 직종이야. 이 학교는 학생들을 인재로 키우는 것이 아닌, 인재들만 제외하고서 모두 없애버리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매정한 잔소리와 함께 강제로 시험관들의 시선을 화면 속으로 유도하는 문 선생. 어찌 보면 꽤 차가운 말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박 선생으로서는 그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연장자로서 필요한 조치라는 건가.)


진정한 사회에서는 여러 가지 부조리한 면이 있는 법. 그것들은 고작 이 학교의 시험관일 뿐인 자신들에게 있어서는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한 말이라 할 수 있다. 박 선생 본인도 그것에 대항할 생각은 전혀 없다. 무심하게 툭 한마디를 던진다.


"...그럼, 다시 한번 영상을 보도록 할까요."


박 선생의 그 말과 동시에 화면 속의 골렘이 거창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4명의 시험관은 그 골렘이 완전히 쓰러지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그저 팔이 하나 떨어져 나갔을 뿐이다.


그러나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챈 화면 속의 학생들은 이번에는 정말로 절망에 빠진다. 주요 기술도, 마도구의 기능도 다 써버린 상태였기에 그 기분은 몇 배로 커져서 온다.


{야이, 미친. 그걸 또 막았다는 말이냐!}


거짓이 단 1%로도 담기지 않은 장건영의 절규가 화면 속 너머의 시험관들에게도 전해진다. 그것이 그 상황 속 모든 학생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한 마디일 것이다. 곧이어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거대 골렘에게 쫓기는 브론과 장건영. 그러다가 갑자기 활을 들어 화살을 쏘고 있는 만신창이의 정안섭.


특히 시험 종료 1분 전이라는 아슬아슬한 시간에 그 세 명이 따로 세운 계획이 성공하여 골렘이 쓰러지는 모습은 화면 밖의 시험관들이 오랜만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드는 데 충분했다.


"오오오오! 이번 해의 학생들은 뭔가 달라도 아주 다르구먼! 전체적으로 매우 향상된 실력을 갖춘 것이 분명해!"

"...설마, 학생들이 힘을 합쳤다고는 해도 이 지옥의 입학시험에서 세 시험장의 거대 골렘이 모두 쓰러지다니.... 믿을 수가 없군...."

"이 정도라면 충분히 <그랜드 스쿨>의 역사 중에서도 최초, 그리고 최고의 조건을 가진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어! 이번에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뽑은 가치가 있다고!"


이번 연도의 반 담임을 맡지 않는 주위의 시험관들은 모두 그렇게 감탄하며 화면 안을 뚫어지라 바라보지만, 그 외 나머지 6명의 시험관은 달랐다. 그 장면의 희귀성은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시선으로 학생들을 바라본다.


"...아무래도 장건영 학생은 전투력은 이번에 들어온 학년 중에서는 탑 클래스지만, 문제는 그가 드러내는 성격과 행동에서부터 잘 드러나는군. 반 아이들과의 조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어."

"그 반면에 브론과 정안섭은 성격 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그보다는 약간 낮은 활약을 보인 것 같네요. 실제로 저 작전에 그가 방어를 함으로써 시간을 끌어주지 않았더라면 실패할 가능성이 클 작전이었어요."

"하지만 정안섭은 결국 마지막에 쓰러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저 골렘을 쓰러트리는 데에 일조하였다는 사실에는 부정할 수가 없지만, 대체적으로 운에 따른 요소가 짙은 작전이었어. 그에 대한 고평가도 어느 정도 수정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그들이 말하는 평가를 들으면서 박 선생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권 선생과 함께 거대 골렘에 박힌 화살에서 이상함을 느꼈던 그였기에 그들과는 다른 방면으로 그 화면에 집중을 기울였다.


비록 업무적인 일 때문이라고는 해도 어느 정도 그 현상에 대해서 의문과 함께 오랜만에 가진 감정인 호기심이 그의 눈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자기 자신조차도 이런 의욕이 나올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화살이 꽂혀있던 방향과 날아왔을 방향을 유추해서 남아있는 학생 중에 제일 가능성 있는 학생을 찾아봐야 한다면 그 학생은-)



☆☆☆



"그럼 계속해서 학생회장의 인사가 있겠습니다."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박수 소리와 함께 3학년의 학생회장이 모습을 드러내 신입생들에게 얼굴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한 발자국 뒤에서 다른 선생들과 함께 지켜보는 박 선생.


(아니, 나는 그저 업무로서 저기의 학생들을 뽑았던 것뿐이야. 이제부터 어떻게 되든 아무런 상관이 없지. 괜한 기대를 품은 것 같군.)


그 강한 개성을 살린다고 해도, 남은 1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올라가야 한다는 압박감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또다시 저번 연도의 일이 반복될 것이다.


몇 해에 걸쳐 계속 반복되는 일일 뿐,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것이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러면 저번과 같은 감정은 들지 않을 터. 이제는 적응했다고 할 수 있겠다.


(안 되지, 안돼. 우선 지금만큼은 이 입학식에 집중해야.)


더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는 반 아이들이지만, 적어도 그들에게 있어서 이 입학식은 영광스러울 터, 다들 희망의 눈빛을 띠고 있다. 그렇게 학생들이 집중하고 있는데, 자신도 여기에 대해서는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어느새 벌써 마지막 순서인 학생회장의 인사까지 온 건가. 그의 말이 끝나면 곧바로 학생들을 데리고 환영식으로 가야 하니 슬슬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 분명히 학생회장의 이름이....)


탁탁, 모든 학생과 선생들이 보고 있는 와중에도 떨지 않고 곧바로 그는 담담히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러분. 저는 이 <그랜드 스쿨>의 학생회장, 관 훈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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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광장의 전투 (5) 20.11.10 157 0 20쪽
64 광장의 전투 (4) 20.11.03 152 0 21쪽
63 광장의 전투 (3) 20.11.01 141 0 18쪽
62 광장의 전투 (2) 20.10.27 154 0 24쪽
61 광장의 전투 (1) +2 20.10.18 171 0 26쪽
60 습격 (完) 20.10.12 138 1 19쪽
59 습격 (1) 20.10.03 129 0 20쪽
58 환영식 (完) 20.09.23 124 0 23쪽
57 환영식 (4) +1 20.09.15 134 1 17쪽
56 환영식 (3) 20.09.09 128 0 17쪽
55 환영식 (2) 20.09.05 14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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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새 감각 (完) 20.08.31 115 0 17쪽
52 새 감각 (2) 20.08.22 167 0 18쪽
51 새 감각 (1) 20.08.18 135 0 18쪽
» 외전 2. 그랜드 스쿨 (Grand School) 20.08.15 147 0 12쪽
49 식전 (式前) (完) 20.08.13 143 0 15쪽
48 식전 (式前) (3) 20.08.09 149 0 16쪽
47 식전 (式前) (2) 20.08.01 157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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