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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작가의 서재

가스토리 1부 - 흑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TheZXCV
작품등록일 :
2020.02.23 12:50
최근연재일 :
2021.02.21 23:55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19,629
추천수 :
23
글자수 :
651,532

작성
20.09.1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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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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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7쪽

환영식 (4)

DUMMY

"그렇다면 저는 이만, 임무 때문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가라."


자신의 상사를 피해 나에게 정보를 주러 온 로딘이 검은색의 망토를 흩날리면서 골목길에서 벗어난다. 가지고 있던 단검에 새겨진 무늬도 그렇고, 도대체 어떠한 임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나저나 저 검은색의 망토, 밤이라면야 모를까 이런 한낮에는 정말로 안 어울리는데. 정말로 패션 감각이 없구만."


여기에서 유행하는 패션 따위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그가 현재 착용하고 있는 의상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그 녀석에게 부하들 옷 사 입을 돈이라도 주라고 해야겠어.


(뭐, 저 녀석은 얼굴이 멀쩡해서 그런지 뭘 입어도 괜찮기는 하네. 역시 인간은 얼굴이 전부라는 건가.)


가지고 있는 성격과 행동 등을 전부 배제하고 차별 없이 스펙만으로 봤을 때는 더할 나위 없는 자가 바로 로딘이다. 좋은 외모에 가지고 있는 능력까지 많은 자가 부러워할 남자이다. 나랑 좀 멀리 떨어져 있는 지금의 거리가 그가 제일 멋진 타이밍이라 말할 수 있겠지.


"뭐, 그게 저 녀석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마음이 조금 담겨있기는 해도 나쁜 남자가 아니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조금 징징거리는 게 막내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로딘이 인파 속에 섞여 마치 그림자와 같이 사라진다. 주위의 인물들을 단 한 사람도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이런, 나도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낭비했네. 서둘러 구경이라도 해야겠군."


로딘과의 대화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시간 개념을 잊어버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 또한 골목길에서 나와 들떠있는 인파들 사이에 몸을 맡긴다.


어느새 주위의 학생 중에는 <그랜드 스쿨> 학생뿐만이 아닌, 다른 학생들의 교복이 마구 섞여 있었다. 아무래도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그사이 온 듯하다. 오늘만큼은 다른 학교들도 이 환영식을 즐기는 것이 틀림없나 보군.


이 학생들도 다른 자들과 서로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이 보인다. 아무래도 이곳에서의 외톨이는 나 혼자밖에 없는 걸까. 로딘과 대화할 때와는 다른 감각이 다시 나의 마음속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축제라지만 뭔가 부족한데.... 세라 피아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다른 수호자들과는 다르게 세라 피아의 담당 구역은 내가 사는 천계였으므로 같이 왔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번 혼자 와본 것뿐인데 이런 감정을 느낄 줄은-


"정말 다시 한번 느끼지만, 수호자들은 이제 나에게 있어 마지막으로 남은 소중한 자들이니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할 사소한 차이지만, 그걸 다시 깨닫게 해주는군, 이 체험은."


얻는 것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 교훈들이 농도 깊이 내 마음속에 새겨지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평소에는 거의 혼자였으면서, 아무래도 주위의 분위기에 융화된 듯하군....)


이러면 안 된다. 나는 좋은 경험을 하러 왔지, 이런 씁쓸한 경험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니까. 최대한 혼자인 것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면서 할 일이 무엇이 있나 생각한다. 주위의 즐거운 일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그래, 주위를 둘러봐라. 먹거리들도 많고, 여러 가지 기념품들을 포함해 이곳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체험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종족들이 함께 융화된 이곳이야말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무궁무진한 것이다.


거기에 더불어 여러 가지의 퍼포먼스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술집으로 보이는 가게의 주위에서 여러 사람이 떠들썩하게 고성을 지르며 무언가 내기를 하는 것이 보였다. 이런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지금만큼은 반갑게 느껴진다.


"어디.... 나간 학생들은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재밌는 걸 하는 건가."


환호성을 지르고 있는 여러 명의 거친 사람들이 각자가 흥분한 모습을 보이면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관중들이 둘러싸고 있는 중앙 부분에는 그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 것처럼 내가 알고 있는 두 사람이 그 안에 놓여있었다.


"저 두 사람은.... 설마 이게 이런 식으로 되어있던 것일 줄이야. 그래서 이 술집 앞에서 이런 난리가 벌어졌던 것이었나...."


술에 많이 취해있는 듯 얼굴을 붉게 물들고는 비틀비틀 걸어 나오는 건장한 덩치의 대머리 남성. 이미 만취 상태가 다 되어있었지만, 눈빛만큼은 그의 앞에 있는 남자한테 집중이 되어있었다.


"아아, 기분 진짜 더럽군. 어제 <모험가 길드>에서부터 나대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다. 네가 뭔데 모험가들의 대표인 것처럼 지껄이는 거냐."

"...이 자식."


다만, 이번에는 이 나라의 왕녀가 아닌 다른 인물이었다. 그자들은 내가 이곳으로 올 때부터 도움을 주었던 아주 고마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뭐가 <모험가 길드>를 돕겠어요, 냐. 어떤 입이 멋대로 악의 조직을 무너트리겠어요, 라고 지껄이는 거냐. 아앙?"


여전히 주위의 시선에 눈치 보지 않고 상황을 이끌어가는 특유의 성격은 여전했다. 그렇게 고되게 혼을 났어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않았나 보네. 애초에 어떻게 이렇게 금방 풀려나게 된 거냐?


(왕녀를 건드렸다는 것이 알려지면, 최소한 지금까지는 조사를 받고 있거나 감옥에 잠깐 수감되어야 정상 아닌가?)


만약 그녀가 정체를 숨겨서 아예 몰랐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참작은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협박죄와 폭력죄는 인정이 될 것이다. 뭐, 다이아도 폭력을 썼으니 그건 넘어간다고 해도 협박죄는 형량이 꽤 무거울 텐데.


"이런 환경을 만드는 데에 모험가가 큰 공을 세웠다고?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는 녀석들이 뭘 안다고 지껄이는 거야, 어?"

"이봐, 스톤. 좀 진정해."

"-뭘 진정해! 저 녀석들은 지금 우리를 무시하고 있는 거잖아? 안 그래-?"


그와 지인으로 보이는 인물이 그를 말림에도 불구하고 스톤은 가지고 있던 술병을 그가 있는 쪽으로 던졌다. 옆의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검을 빼들더니 순식간에 술병을 베어버린다.



-쨍그랑!



"호오? 이 녀석, 나랑 한 번 해보겠다는 거냐?"


링링을 지키기 위해 검을 빼든 이동현.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스톤은 빈정거리는 듯이 일그러진 웃음을 짓는다. 옆의 동료조차도 뒤로 밀어내고는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다.


아니, 아무리 봐도 네가 먼저 시비를 걸어서 방어한 것뿐이잖냐.... 라고 말해봤자 이미 취해있는 스톤한테는 전해지지 않겠지. 벌써 전투 자세를 취하고는 그와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이 축제인 만큼, 아무래도 참으려고 했는데. 이제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가 없겠어. 각오하는 게 좋을 거다, 스톤."

"하하하! 마치 공주님을 지키는 기사 같구먼?! 영웅 놀이는 혼자서 하라고. 너 혼자 아주 잘났구나, 이동현."


스톤이 술에 취해있다고는 하지만, 이동현 또한 마찬가지로 얼굴이 붉어져 있는 상태다.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축제의 분위기에 취해 술을 마시다가 격투가 벌어진 모양이다.


"...동현 씨."

"괜찮아, 링링. 안 그래도 매번 시비를 걸어오던 녀석이야. 게다가 이렇게 직접 폭력을 쓰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어. 부디 물러나 줘."


그의 진지한 말에 그녀는 잠시 망설였지만, 스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관중들의 틈으로 몸을 숨겼다. 곧장 이라도 싸움을 시작할 것만 같은 분위기이다.


이들을 말려야 할 주변의 모험가들은 저번과는 다르게 충분히 그들을 말릴 수 있음에도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는 서로서로 부추기면서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서는 내기까지 걸면서, 마치 공식적인 격투를 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어이, 나는 스톤한테 은화 20닢!"

"무슨 소리야! 나는 이동현한테 금화 4닢 건다!"

"야! 내 전 재산이 걸려 있다고! 절대 지면 안 돼!"


다들 축제라는 분위기에 취해있어서일까?

그 아무도 막지 않고, 다른 높은 등급의 모험가들까지도 흥미롭다는 눈초리로 그들의 싸움을 술자리의 안주 삼아 지켜보고 있다. 오히려 그들을 말릴 것이라 예상되었던 술집의 점주가, 오히려 내기를 부추기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번에는 경비병들이 죄다 축제의 경호에 쓰여 있으니, 아무래도 이 싸움은 저 둘 중 누구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끝나지 않을 듯하다. 그나저나 전 재산을 이런 내기에 낭비하지 말라고.


"젠장, 망할 녀석들이 이딴 걸 구경거리로 삼고 있군. 뭐, 상관없어. 평소에도 건방졌던 네 녀석을 패고 다시 술이나 한잔해야겠다."

"먼저 시비를 걸어온 주제에 뭐라고 하는 거냐. 오히려 피해받은 것은-"


순간, 아무런 징조를 보이지 않던 이동현이 검을 들고 앞으로 빠르게 나섰다. 저번에 그레이트 포레스트에서 슬라임을 상대할 때에도 눈여겨보았지만, 이동현은 꽤 날쌔다. 그 속도는 <가속의 화살> 마법이 걸린 화살을 상대로 약간 뒤처지는 정도이다.


"-우리였다고!"


그러나 덩치에 알맞지 않게 스톤도 꽤 빠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보다 먼저 이동현이 선제공격을 한 상태. 저번의 다이아 전과는 많이 다른 두 실력자의 대결.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전혀 봐주지 않겠다는 살의를 담은 검이 그의 몸을 노린다.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 검이 향할 목표는 스톤의 오른쪽의 팔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스톤은 재빨리 크게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서 이동현의 검을 종이 한 장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그러나 스치기는 하였는지 약간의 상처가 그의 몸에 새겨진다.


"-쳇, 너무 얕았나. 오랜만에 인간이랑 싸우려니...."

"...이 새끼가."


갑자기 느껴져 오는 죽음의 위협에서부터 반사적으로 나온 회피였지만, 스톤이 직접 그 사실을 이해하는 데에는 술기운 때문인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순간적인 기습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자신이 상처를 입은 것이니까.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동현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연격을 발한다. 그러나 상처를 입은 후로는 스톤도 위협을 느끼는지 제대로 피하는 중이다. 그렇다 해도 저번에 보았을 때의 그들보다는 더 둔해졌지만.


(아무래도 두 사람 다 술에 잔뜩 취한 것 같으니 자연스레 그렇게 될 수밖에. 특히나 스톤은 더욱더 그런 것 같군.)


그 증거로서 그는 반격하지 못하고 회피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에게 걸었던 주위의 사람들도 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스톤에 실망해 비방하기 시작한다.


"이봐! 너한테 은화를 20닢이나 걸었어! 지지 말라고!"

"우우~ 지금 뭐 하는 거냐? 재빠르게 저 녀석을 없애버려, 스톤!"

"여기에 내 전 재산을 걸었다고! 빨리 반격해!"


그들도 실력만큼은 그를 인정했기 때문에 그에게 돈을 걸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딴 구경거리 싸움에 전 재산을 걸지 말라고, 마지막 사람.


"이.... 자식들이-"


계속되는 도발에 감정적인 스톤은 굳이 자신의 분노를 참으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은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다. 스톤이 보이는 저 눈빛은 필히 적의 공격을 파악하여 반격을 노리는 모험가의 눈.


"나를 뭐로 보고!"

"-!"


-그리고 상대의 약점을 알아챈 후에야, 모험가는 사냥을 시작한다.


스톤은 이동현의 마지막 검격을 피하면서 곧바로 제 2왕녀와 싸웠을 때와 같이 바닥을 힘껏 내리쳤다. 순수한 주먹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마치 망치와 같은 충격이 바닥에 여러 파편과 흙먼지를 발생시켰다.


"저번에 다이아에게 내리친 공격과는 다른, 진심의 일격인가."

"-읏!"


그 엄청난 충격에 이동현은 공격을 강제로 중단하면서 재빨리 크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다. 그 순간, 바로 그의 곁을 지나가는 묵직한 주먹이 크게 허공을 지르면서도 주위의 흙먼지들을 순식간에 날려 보낸다.


자욱한 먼지들 틈으로 터벅터벅 걸어 나오는 스톤. 조금만 늦었어도 중상을 입었을지도 모르는 힘이었다. 멀리서 봐도 그가 가지고 있는 실력이 E등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운이 좋군. 아니, 꽤 감이 좋다고 해야 하나. 등급에 맞지 않는 괜찮은 실력을 갖추고 있군."

"...너도 말이야. 스톤."

"하지만 말이다. 너는 상대를 아주 잘못 골랐다. 바로 나를 상대하겠다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단 말이지."


후우, 하고 한숨을 한 번 쉬는 스톤.



"-이 새끼가!!!!"



그러면서 아까까지 쌓아두었던 분노를 마침내 자신의 신체에서 꺼낸 투지를 불태운다. 술기운과 더불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서 나오는 여러 가지의 감정들이 현재 그의 속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라는 고성을 지르면서 무기를 든 상대로 겁도 없이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가는 스톤. 그의 기막힌 돌진에도 이동현은 침착히 그가 검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기만을 노리는 중이었다.


(분노는 지속성이 짧지만, 제법 기술들의 위력을 크게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 물론 스톤이 술 취한 상태에서 그런 것들을 전부 고려하지는 않았을 테지만....)


적어도 주먹을 이용해 싸우는 모험가들이라면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바로 이 분노의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한차례의 분노에 마력을 담아, 일시적으로 크게 공격을 가하는 마법.


"-<분노의 주먹>!"

"지겹게도 많이 사용하네, 그 기술."


물론 모험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기술이고 마법의 등급도 가장 낮은 F등급의 마법인 만큼, 한계 또한 명확했다. 바로 한 번 쓸 때마다 체력이 급속도로 감소한다는 것. 단련되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한방 쓰자마자 뻗어버린 정도로 체력 감소가 심하다.


"즉, 네가 노리는 건 단기간의 전투인가."

"-으아아아아!"


그러나 위력 또한 대단하긴 해서 삽시간에 끝낼 전투라면 그 단점이 무색할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가 그렇게 나온다면 자신도 맞받아치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좋아, 그렇다면 나도 이걸 쓰도록 하지."


-F급 마법 <창격>.


이 기술은 마치 창이 날카롭게 파고든다는 찌르기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찌르기를 보조해주는 마법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기본적인 마법. 스톤의 단순한 공격을, 그는 그저 피하고서 이 검을 스톤에게로 찔러넣을 것 같다.


"거기에.... <가속>."


더불어 성공 확률을 올리기 위해 동시에 몸의 속도를 올린다. 두 가지의 마법을 동시에 컨트롤한다는 것은 E등급으로는 절대 불가능. 역시 저 이동현이라는 작자, 아직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이쪽까지 이동시켜준 은인이라고는 하지만, 뭔가 이상한데.... 아니, 그저 아직 등급에 비해 경력이 부족하여 그런 건가.)


적어도 지금 보인 실력을 보는 이상, 스톤이 이길 확률은 전무하다. 아무리 스톤이 다이아 때처럼 경험을 이용해 상대한다고 해도, 그 또한 모험가로서의 경력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말을 들어보면 예전에 인간과도 싸워본 것 같고.


그런 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톤은 점차 격렬하게 그와의 거리를 좁힌다. 주먹에 깃들여 있는 붉은 색의 마력이 그의 분노를 대략 표현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뒈져버려!!!"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돼."


내가 예상한 대로 그는 스톤의 직선적인 공격을 옆으로 피하고 등 뒤로 돌아가 자세를 취한다. 저 녀석, 저번에 싸웠을 때의 직선적인 공격이라고 내가 말했는데 그건 진짜였구나.


핏, 하며 <창격> 마법이 부여된, 그와 더불어 <가속> 마법으로 더욱더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이동현이 그의 급소 부위를 찾는다. 무슨 이유인지 정말로 그를 죽일 각오로 상대하는 것이 느껴진다.


"자아, 이걸로 끝나-"


마무리하려던 그때, 이동현은 스톤이 살짝 미소를 띠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뒤에 있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무언가를 노리고 있었다.


천천히 그가 뻗어낸 주먹의 위치를 본다. 알고 보니 직선적으로 뻗은 것으로 보였던 공격이 명백하게 누군가를 노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작 그녀는 아직 그의 의도를 못 알아챈 것 같지만 이대로는 그녀가 다칠 수 있다.


"-링링! 서둘러서 피해! 스톤 녀석이 노리는 건 너야!"

"...어?"


스톤의 주먹이 노리는 것은, 이동현과 같이 파티를 맺고 있는 유일한 멤버, 링링.


(제길, 또 어째서.... 이번에는 또 왜 이렇게 되는 거냐!)


저번의 숲속에서 슬라임에 공격받은 소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때 그녀가 지은 표정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보이지 않는 스톤의 목소리가 그의 마음을 후벼 파는 듯이 묵직하게 그에게 물어본다.


"자, 이동현. 선택이다. 막지 못하면 저년이 죽고, 네가 막는다면 최소 어느 부위 하나가 작살나겠지. 어떻게 할 생각이냐?"


대답은 기다리지 않은 채, 스톤은 일방적으로 그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미 링링의 앞으로 온 주먹은 cm 단위로까지 다가온다.

-그리고 곧 누군가가 날아가는 소리와 함께 대결의 승자가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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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외전 3. 모든 일의 수습 21.02.21 159 1 24쪽
74 종장 (完) 21.02.18 153 1 26쪽
73 종장 (1) 21.01.23 159 0 25쪽
72 끝나지 않은 일 (完) 21.01.08 167 1 26쪽
71 끝나지 않은 일 (5) 20.12.22 159 0 22쪽
70 끝나지 않은 일 (4) 20.12.03 158 0 19쪽
69 끝나지 않은 일 (3) 20.11.30 159 0 20쪽
68 끝나지 않은 일 (2) 20.11.28 159 0 21쪽
67 끝나지 않은 일 (1) 20.11.27 142 0 26쪽
66 광장의 전투 (完) 20.11.17 140 0 25쪽
65 광장의 전투 (5) 20.11.10 144 0 20쪽
64 광장의 전투 (4) 20.11.03 143 0 21쪽
63 광장의 전투 (3) 20.11.01 136 0 18쪽
62 광장의 전투 (2) 20.10.27 150 0 24쪽
61 광장의 전투 (1) +2 20.10.18 165 0 26쪽
60 습격 (完) 20.10.12 136 1 19쪽
59 습격 (1) 20.10.03 127 0 20쪽
58 환영식 (完) 20.09.23 121 0 23쪽
» 환영식 (4) +1 20.09.15 131 1 17쪽
56 환영식 (3) 20.09.09 126 0 17쪽
55 환영식 (2) 20.09.05 139 0 17쪽
54 환영식 (1) 20.09.03 136 0 18쪽
53 새 감각 (完) 20.08.31 113 0 17쪽
52 새 감각 (2) 20.08.22 166 0 18쪽
51 새 감각 (1) 20.08.18 131 0 18쪽
50 외전 2. 그랜드 스쿨 (Grand School) 20.08.15 144 0 12쪽
49 식전 (式前) (完) 20.08.13 140 0 15쪽
48 식전 (式前) (3) 20.08.09 145 0 16쪽
47 식전 (式前) (2) 20.08.01 155 0 20쪽
46 식전 (式前) (1) 20.07.25 155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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