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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나만 편애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야찬
작품등록일 :
2019.12.29 01:32
최근연재일 :
2020.02.16 19: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42,822
추천수 :
674
글자수 :
173,336

작성
20.02.08 14:29
조회
328
추천
11
글자
10쪽

달의 이면(2)

DUMMY

“인간 주제에 분에 넘치는 재주를 갖고 있구나.”


제우스가 이를 바드득 갈며 아준에게 말했다.

제우스와 반신들은 솔직한 심정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차원의 모든 반신들이 모인 까닭에 이제 겨우 신격을 얻은 인간 따윈 어렵지 않게 제압할 줄 알았던 것이다.


“눈에 다 보여. 니들 겁먹은 거.”


아준이 한쪽 입꼬리를 스윽 올리며 비아냥거렸지만 어느 누구도 그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제기랄···.”

“제우스! 미카엘, 오시리스! 동시에 공격하자.”


제우스가 난생 처음 겪는 위기 상황에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무렵, 오딘이 계속해서 돌파구를 고심했지만 별다른 수를 찾을 수 없자, 나머지 반신들에게 합공을 제안했다.


“내가 저 놈의 공격을 받아내겠네···.”

“나의 빛과 검으로 저놈을 현혹하도록 하지.”


오시리스가 당당히 탱커의 역할을, 미카엘이 아준의 시선을 끄는 미끼 역할을 자처했다.


“좋아. 내가 저자의 권능을 잠시 봉인할 테니, 자네는 벼락으로 공격해!”

“벼락의 맛을 보여주지.”


오딘이 적의 마법이나 기술을 해제하는 캔슬레이션으로 아준의 공격을 무효화시키겠다고 말하자, 제우스는 자신의 벼락으로 아준을 태워죽이겠다고 마음먹었다.


“말만 하지 말고 어서 들어와.”


아준이 팔을 넓게 벌리며 거만한 자세로 도발하자 눈빛을 교환한 네 명의 반신들은 일제히 아준을 향해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아준 앞에 당도한 오시리스는 그대로 아준을 끌어안았다. 아준의 움직임을 봉쇄하여 반신들의 공격을 유효하게 만들 심산이리라.


“뭐야. 넌 취향이 이런 쪽이었던 거냐?”

“끄응. 곧 죽을 놈이 말이 많다!”


오시리스는 격전의 순간에도 시답지 않은 농담 따위를 해대는 인간이 불쾌했지만 곧 있을 공격에 고통스러워 할 인간을 생각하며 속으로 마음을 달랬다.


오시리스가 껴안았음에도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아준을 잠깐 경계하던 미카엘은 신검 에덴으로 인간의 뒷목을 찔렀다.


까-앙!


“음?”


인간의 목에 구멍을 낼 줄 알았던 미카엘은 에덴이 허무하게 튕겨 나오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게다가 뒤이어 나타난 에덴의 반응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쩌적.


“시, 신검 에덴이···!”


어이없게도 찌르기 한 방에, 부서지지 않는 에덴에 금이 가버렸다. 그렇게 미카엘이 경악함에 주춤하고 있는 사이.


“받아라!”


제우스가 불러낸 벼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번쩍!

우르르콰쾅!

콰-앙!


엄청난 눈부심과 함께 아준이 서 있던 일대가 폭발에 뒤덮였다.


“대단하군.”

“젠장, 에덴 따윈 명함도 못 내밀겠군. 그나저나 오시리스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제우스의 벼락이 불러온 엄청난 위력에, 오딘과 부서진 에덴을 일찌감치 던져버린 미카엘이 소감을 표현했다.


“쿨럭! 쿨럭! 크으··· 엄청나구먼.”


오시리스가 쩔뚝이며 연기를 뚫고 걸어 나왔다.


“하하하! 죽음과 부활의 신이라더니 허명이 아니었군!”


자신의 벼락이 만들어놓은 파괴의 현장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제우스는 오시리스가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자 내심 놀랐지만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대인배처럼 태연하게 말했다.


“후··· 어쨌든 처리는 했지만 인간 놈을 먹지 못한 게 아쉽군.”

“시스템이 보상을 줄 일도 없고 말이야. 아까워.”


오딘과 미카엘이 아쉬움을 토로하자, 제우스가 씨익 웃으며 한 가지 제안은 넌지시 말했다.


“이참에 우리끼리 승부를 보는 게 어떤가?”


순간 오딘과 미카엘, 오시리스의 시선이 제우스에게 향했다. 경계의 눈빛이 가득한 얼굴로 말이다.


“우리끼리 경쟁하는 것도 지치지 않았나? 나는 이제 진정한 신격에 도달하고 싶단 말이지.”


오딘이 얼른 신창 궁니르를 소환했고, 미카엘은 빛의 화염을 양손에 덧씌웠다. 그리고 오시리스는 상처를 빠르게 수복하면서 오딘과 미카엘 곁으로 움직였다.


3대1.


수적으로는 3명의 반신들이 우세였지만 제우스의 벼락은 셋을 두렵게 만들었다. 오딘은 궁니르로 벼락을 막을 수야 있겠지만 자신이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었고, 미카엘은 신검 에덴이 부서진 이상 빛의 화염으로 막기에도 그의 주먹이 버텨줄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재생과 부활에 능한 오시리스만이 제우스의 벼락에 버틸 거라는 미약한 추측만 할 뿐이었다.


“내가 벼락을 모조리 흡수하겠네. 자네들은 내 곁에 붙어있게. 나와 함께 움직이면서 제우스에게 최대한 빨리 쇄도하는 게 어떻겠는가?”


오시리스가 제우스를 노려보면서 진지하게 의견을 피력하자, 오딘과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우린 준비됐네. 자네를 따르지.”


오딘이 대표로 동의했다.

그들의 앞에서 제우스를 주시하던 오시리스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체내의 마력을 터뜨리듯 발산시켰다. 그와 동시에 그의 몸이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제우스를 한 손에 잡을 정도로 커진 오시리스는 천천히 한 발을 내디뎠다.


쿵!


오시리스가 한 발자국씩 걸음을 옮기며 제우스를 향해 걸어가자, 오딘과 미카엘이 오시리스의 발 옆에 딱 붙어 달리기 시작했다.


“벼락이여! 오만한 저들을 재로 만들어버려라!”


누가 더 오만한지 모르겠지만 제우스는 신창 아스트라페를 힘껏 들어 벼락을 소환했다. 이번에는 벼락 하나가 아닌 셀 수 없이 많은 벼락을 소환한 것이다.


쿠구구.

번쩍- 번쩍- 번쩍!

쾅! 콰-앙! 콰콰광! 쾅쾅!


상공에서 소환되어 번개처럼 떨어지는 벼락이 오시리스의 거대한 몸을 계속해서 때렸고, 가끔씩 흘러나온 벼락들이 오딘과 미카엘을 공격했다.

오딘은 궁니르로 벼락을 방어했고, 미카엘은 빛의 화염을 입힌 두 주먹과 날개로 자신을 보호했다.


“흐흐흐···.”


벼락이 계속 무위로 돌아갔지만 제우스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을 흘렸다. 참으로 비열하기 짝이 없는 웃음이었다.


어느새 거대한 몸짓이 팔을 높이 쳐들어 무지막지한 주먹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제우스가 있는 곳으로 말이다. 오시리스의 등을 통해 높게 날아오른 오딘도 궁니르를 제우스에게 날렸고, 날개를 통해 높이 오른 미카엘도 오시리스의 공격에 이어 연속적인 타격을 입히기 위한 목적으로 제우스를 향해 시간차 공격을 감행했다.


그때, 제우스가 소리쳤다.


“지금이다! 하데스! 포세이돈!”


갑자기 제우스 앞에 나타난 하데스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리곤 쇄도하는 반신들을 향해 높이 들었다.


츠츠츠- 파팟!


그 정체는 여성의 머리.

그것도 하나의 머리가 아닌 큰 머리를 중심으로 수많은 머리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기괴한 머리였다. 아니, 머리들이었다. 게다가 모든 머리의 머리카락은 뱀처럼 징그럽게 움직이며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바로···


“메두사의 눈빛을 실컷 즐기시게나. 친우들이여! 하하하!”


무엇이든 석화시켜 버리는 마법의 눈을 가진 메두사였다. 중앙에 가장 큰 메두사의 머리에서 강렬한 눈빛이 발산되자, 사방에 붙어있는 작은 머리들의 눈에서도 강렬한 빛이 터져나왔다.


덜덜덜.


오시리스와 오딘 그리고 미카엘은 메두사의 눈빛에 온몸이 굳어지는 걸 느꼈다. 어떻게든 거부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무용지물.


이윽고 세 반신들의 손발부터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은 온몸이 돌덩이가 되었다.

강력한 반신들의 결말치고는 너무나도 허무한 결말이었다.


“쓸데없이 커져서 부수기만 귀찮게 됐군. 부숴버리시게. 형제들.”


하데스가 소환한 케르베로스가 앞발을 들어 오시리스의 석상을 부숴버렸고, 포세이돈이 그의 삼지창 트라이던트로 오딘과 미카엘의 석상을 무참히 부숴버렸다.


“흡수하진 못하겠지만··· 뭐, 어떤가! 경쟁자들을 모조리 없앴으니 신격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

“니들이 뒈지는 것도 시간문제지.”


홱.


제우스 삼형제의 고개가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돌아갔다.

그리고 발견한 인간 한 명.

아준이었다.


“어, 어떻게?”

“뭘 어떻게야. 네 벼락처럼 간질간질한 거로는 죽을 수도 없겠던데?”


정신 차린 제우스가 하데스에게 눈빛을 보냈고, 하데스가 퀴네에로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포세이돈이 물의 막을 소환하여 자신과 제우스를 보호했다.


“진짜 퀴네에도 아니고, 저런 짝퉁으로 숨어지겠어?”


모조품에 불과한 퀴네에는 「통찰」로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커컥!”


아준의 등 뒤에 나타난 하데스가 손아귀를 뻗어 아준의 머리통을 붙잡으려 시도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어느새 소환된 「필멸자의 절규」가 하데스를 수차례 관통했기 때문이다. 신음을 터뜨리는 지금도 계속해서 쉴 새 없이 하데스를 무참하게 관통하고 있었다.


“한 놈 잡았고.”


아준이 하데스처럼 사라졌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등을 맞대고 밀착했다. 물의 막으로 방어막을 형성했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제기랄! 하데스가 저리 허무하게···.”

“젠장! 너흰 대체 뭘 한 거야? 숨어있으면서 저 인간 놈이 살아있는 것도 파악 못 한 것 아니더냐!”

“X발! 지금 그런 소리가 나와? 너라고 저놈을 감지했을 것 같아? 닥치고 집중해!”


제우스와 포세이돈이 서로를 책망하며 말싸움을 했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고, 그들의 마음은 조금씩 타들어 갔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공격에 노심초사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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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거신 키클롭스(1) 20.01.26 508 10 7쪽
30 대균열(4) 20.01.25 533 11 7쪽
29 대균열(3) 20.01.24 555 12 7쪽
28 대균열(2) 20.01.23 566 14 7쪽
27 대균열(1) 20.01.22 583 13 10쪽
26 신격을 얻다(2) 20.01.21 613 11 8쪽
25 신격을 얻다(1) 20.01.20 629 13 9쪽
24 빛의 여왕 레나엘(2) 20.01.19 608 13 8쪽
23 빛의 여왕 레나엘(1) 20.01.18 607 11 7쪽
22 선택(2) 20.01.17 597 11 8쪽
21 선택(1) 20.01.16 646 13 12쪽
20 시련(3) 20.01.15 649 10 9쪽
19 시련(2) 20.01.14 649 13 8쪽
18 시련(1) 20.01.13 712 15 8쪽
17 재생균열(2) 20.01.12 719 14 9쪽
16 재생균열(1) +2 20.01.11 743 15 8쪽
15 트릭스터의 정체(2) 20.01.10 804 13 8쪽
14 트릭스터의 정체(1) 20.01.09 793 16 7쪽
13 악마 포르네우스 20.01.08 832 12 9쪽
12 스토어 방문 20.01.07 929 14 8쪽
11 하지 못한 말 20.01.06 1,013 14 7쪽
10 모든 일의 전말 20.01.05 1,134 15 10쪽
9 무스펠헤임의 악마(2) 20.01.04 1,186 14 12쪽
8 무스펠헤임의 악마(1) +2 20.01.03 1,531 17 9쪽
7 뒷거래와 동상이몽 20.01.02 1,891 19 9쪽
6 초월자로 돌아오다(2) 20.01.01 1,996 23 8쪽
5 초월자로 돌아오다(1) 19.12.31 2,161 22 8쪽
4 시스템의 은밀한 제안 +4 19.12.30 2,350 23 7쪽
3 두 번째 죽음(2) +4 19.12.29 2,434 25 9쪽
2 두 번째 죽음(1) +2 19.12.29 3,275 27 8쪽
1 프롤로그 +6 19.12.29 3,463 2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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