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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나만 편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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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야찬
작품등록일 :
2019.12.29 01:32
최근연재일 :
2020.02.16 19: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42,823
추천수 :
674
글자수 :
17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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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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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추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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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련(3)

DUMMY

특임대를 태운 두 대의 트럭이 광화문의 북부방위사령부를 떠나 구기터널로 향했다.

선두 차량에는 김세진이 직접 운전을, 보조석에는 아준이 앉았다.

아무래도 특임대원들과 함께 뒷좌석에 타기에는 카코라 불리는 군용차량의 구조상 얼굴을 맞대고 몸을 부대끼어야 했기 때문에 배려하는 차원에서 김세진과 함께 앞좌석에 앉게 되었다.


“특임대장님이 항상 운전을 하세요?”

“아, 네. 아무래도 대원들이 피곤하면 임무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가 항상 합니다.”

“그렇군요.”


짧은 대화 뒤에 어색함이 찾아왔다.

게다가 아준이 계속해서 김세진을 힐끔거리는 바람에 분위기가 더욱 어색해졌다.

아준 본인은 이 사실을 모르는지 계속해서 힐끔거리자 결국 참지 못한 김세진이 아준에게 물었다.


“왜 자꾸 쳐다보시는 거죠? 식당에서도 그렇고.”

“앗! 죄, 죄송해요...”

“딱히 사과 받을 일은 아니에요. 그냥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 그게...”


아준은 민망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


‘으아아! 젠장! 우리 엄마 같아서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봤어...’


아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세진은 운전에 전념하고 있었다.

아준의 곁눈질 따윈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아준의 엄마는 세상이 변한 뒤, 공략에 실패한 균열이 터지면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당시에 아준은 균열 공략을 위해 이곳저곳을 떠도느라 외국에 있었다.

소식을 듣고 급히 귀국해 장례를 치르면서도 아준은 가족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엄마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휩싸였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자책감은 아준을 더욱 해외로 떠돌게 만들었고, 국내보단 국외소재 균열에 집중한 계기가 되었다.


“사실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너무 닮으셔서 그만...”

“제가 이아준씨 어머님과 닮았다고요?”

“네. 그냥 닮은 게 아니라 정말 똑같으세요.”

“······.”


괜한 얘기를 꺼냈나!

아준은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랭해지자 괜한 말을 한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다시 한 번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아준이 말을 꺼내자,


“제가 괜한...”

“벌써 십수 년 전인가요? 각성자들이 나타나고 균열들이 생성되면서...”


김세진은 세상이 변하고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날도 어김없이 임신한 몸으로 퇴근을 하고 있었다.

김세진의 남편은 비록 초기이지만 임신한 아내의 안위를 위해 항상 자동차로 출퇴근을 도왔지만 그 날은 그럴 수 없었다.

미처 공략하지 못한 미발견 균열이 터지면서 남편이 탑승해 있던 자동차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 김세진은 큰 충격을 받아 쓰러졌지만 폭발의 여파가 그녀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균열이 터지면서 발산된 강력한 마력 때문에 수많은 자동차가 부숴지고 건물들이 흔들리거나 무너져 내렸다. 그러한 잔해들에 의해 그녀는 심한 부상을 입었고, 태아도 잃게 되었다.


“병실 천장을 보면서 수없이 울었어요. 몇 달 간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살았고, 또 몇 달 간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죠. 정신을 겨우 차려보니 각성의 방 앞에 서있더군요. 그렇게 복수를 꿈꾸며 각성자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연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 어머니도 균열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그랬군요... 아, 어머니 성함이 저랑 같다고 하셨죠?”

“네.”

“태중 아기 이름을 아준으로 짓기로 했었어요. 이아준...”

“······!”

“참 신기한 인연이네요, 우리.”


아준과 김세진은 그 뒤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일상적인 이야기였지만 아준은 마치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고, 반대로 김세진은 태어나지도 못한 자신의 아기와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던 까닭에 둘의 마음속 깊이 한이 되었던 응어리진 마음이 조금씩 풀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새 특임대를 태운 차량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준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시간이 야속했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면서 차량에서 하차했다.

특임대가 도착한 곳은 종로구와 은평구를 연결하는 구기터널로 향하는 길목인 신영동 삼거리.

이번 작전지가 될 구기터널은 은평구에서 성북구로 곧바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다.


“아준씨. 어때요?”

“구기터널 쪽에 다수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어림잡아 삼 십 정도?”

“두 배 병력이라...”

“느껴지는 마력 수준이 그리 높지는 않아요.”

“설마?”

“정보에 오류가 있네요. 아무래도 적의 본대는 구기터널이 아닌 다른 작전지에...”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특임대원들은 둘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다는 걸 느꼈다.

사실 보통 인물이었다면 대놓고 싫은 티를 내며 못마땅한 기색을 들어냈겠지만 작전의 성패와 자신들의 생존율을 높여줄 수 있는 강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반기는 기색들이었다.

반대로 표돌우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졌다.


“다른 작전지로 출동한 병력들이 위험할지도 몰라요!”

“일단 구기터널부터 확보한 뒤에 북악터널 쪽으로 가보죠. 거기에 더 많은 기운이 느껴지거든요.”

“끄응... 알겠어요. 부디 서둘러주세요. 부탁합니다.”


김세진은 다른 작전지로 향한 동료들이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준에게 고개 숙여 부탁했다.

엄마처럼 느껴지는 김세진이 고개를 숙이자 당황한 아준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손사래를 치며 다급히 말렸다.


“다, 당연히 그래야죠. 이러지 마세요!”

“고마워요.”

“크흠! 저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반대편에서 소란이 일어나면 소수를 제외하고 전부 은평구 방향으로 이동할 겁니다. 그 뒤는 작전대로. 아시죠?”


쉬익!


아준은 속사포처럼 작전 내용을 다시 한 번 설명하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S급 각성자로 추정되는 만큼 굉장한 도약과 속도다.

구기터널 삼거리에 매복한 적군이 볼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건물 외벽을 타고 꼭대기로 올라, 옥상들을 차례차례 뛰어넘어 구기터널 위쪽 산으로 올라갔다.

산을 타고 넘어가 반대편인 은평구 방향 구기터널 출입구로 넘어갈 심산이다.


“대,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어.”

“저게 S급 각성자의 실력...!”

"야, S급이 뭐야. 그 이상일지도 몰라!"

“이번 작전 싱겁게 끝나겠는데?”


아준의 움직임에 특임대원들은 저마다 감탄을 자아내며 아준을 칭찬하기에 급급했다.

표돌우도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오오! 아, 아니지... 제기랄. 진짜였네... 젠장!”


감탄을 자아내기에 바쁘던 특임대원들은 김세진의 명령에 언제 그랬냐는 듯 사전에 약속된 구기터널 삼거리 주변 각 지점으로 은밀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비록 특임대가 적군에 비해 숫자가 절반이나 적었지만 대원 전원이 더블A급 이상의 실력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실력은 물론,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특임대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김세진의 지휘에 따라 구기터널 삼거리를 촘촘하게 에워싸고 날카로운 눈으로 아준의 신호를 기다렸다.



알칸트라는 여왕과 함께 멸망한 고향을 떠난 소수의 빛의 종족 생존자였다.

자신의 목숨을 구한 여왕을 위해 그리고 처절하게 죽어간 동족을 위해 그녀는 여왕의 뜻에 무조건 따르기로 했다.

무고한 종족들을 학살하고 멸망 시킬 때마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걸 가슴 깊이 느끼고 있었지만 억울하게 죽은 동족들이 흘린 피의 대가를 반드시 빛에게 물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마음은 죽은 동족들처럼 서서히 죽어갔다.


“대장! 뭔가 싸우는 들리지 않습니까?”

“음?”


부하의 갑작스러운 의문 섞인 말에 알칸트라는 오른쪽 팔에 이식한 통신기로 터널 반대편 동료들에게 통신을 시도했다.


“연결이 안 되는군.”

“애들 두 명 정도 보내보는 게 어떻습니까?”

“발 빠른 애들로 서둘ㄹ...”


콰과과앙!


“적습이다!”

“반대편이야!”


구기터널 삼거리에 매복한 그들의 등 뒤에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지고 터널로부터 강한 바람이 쏟아져 나왔다.


“너희 두 명만 남고, 전 병력 신속히 이동한다!”


알칸트라는 두 명의 인원만 남기고, 드론 형태지만 드론보다는 훨씬 큰 일인용 수송기를 소환하여 반대편 출입구를 향해 이동했다.

그녀의 나머지 병력들도 각자의 수송기를 소환하여 재빠르게 그녀를 뒤따랐다.


“볼 때마다 놀라운 기술력입니다.”


김세진의 부관이 적군의 기술력에 탄복하며 말했지만 적의 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기 두 놈을 빠르게 처리하고 우리도 반대편으로 향한다.”

“네, 신호하겠습니다.”


휙휙!

슉!

파팟!


부관의 수신호에 따라 전 대원이 남아있던 두 명의 적군에게 기습을 가했다.


“뭐, 뭐야! 커억...”

“적이다! 아악!”


가장 빠르게 적 앞으로 당도한 표돌우의 무시무시한 주먹에 적군 하나가 쓰러졌고, 뒤이어 날아온 단검과 화살, 총알 등 다양한 병기에 고슴도치가 된 나머지 적군이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적군이 특임대의 기습을 확인하기 무섭게 이루어진 재빠른 공격이었다.

확인사살까지 완료한 특임대는 곧바로 반대편을 향해 이동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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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빛의 여왕 레나엘(1) 20.01.18 607 11 7쪽
22 선택(2) 20.01.17 597 11 8쪽
21 선택(1) 20.01.16 646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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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재생균열(1) +2 20.01.11 743 15 8쪽
15 트릭스터의 정체(2) 20.01.10 804 13 8쪽
14 트릭스터의 정체(1) 20.01.09 793 16 7쪽
13 악마 포르네우스 20.01.08 832 12 9쪽
12 스토어 방문 20.01.07 929 14 8쪽
11 하지 못한 말 20.01.06 1,013 14 7쪽
10 모든 일의 전말 20.01.05 1,134 1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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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뒷거래와 동상이몽 20.01.02 1,891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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