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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ness - 작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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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6.03.16 01:36
최근연재일 :
2016.05.31 03:5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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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글자수 :
215,996

작성
16.05.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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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소울 싱크로 - 1

DUMMY

“정말 이게 최선일까요?”

옆에 있던 킨이 걱정스러워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안심시켰다.

“괜찮아. 어차피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안젤라를 구하려면 이 방법밖에 거 알고 있었잖아?”

“하지만 왜 굳이 레이가 그래야 하는 거야?”

“다들 동의했잖아? 지금에 와서 계획을 틀을 순 없어.”

계획을 설명하는 나조차 무모하다는 걸 느끼는데 두 사람이라고 모를까. 그저 이보다 나은 차선책이 없는 한 내가 계획한 방법만이 가장 현명한 처사인지라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설마 여자애한테 매달려갈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사실, 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쩔 수 없잖아. 레이 말대로라면 그 성기사들보다 빨리 가야하니까. 킨은 몰라도 레이는 아파서 못 뛰잖아.”

“뭐, 그야 그렇지만.”

아마 인생의 몇 없을 순간일 것이다. 드래고니안이라지만 여자애한테 매달려서 날아가다니. 하지만 우리를 보면 베어버리겠다는 케인들보다 먼저 도착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킨. 냄새가 맡아져?”

“네. 확실히 이쪽 방향으로 가고일의 냄새가 이어져있습니다.”

그리고 놈들의 아지트를 찾기 위해선 가고일의 냄새를 쫓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므로 하늘로 날아서 가야만 했다.

“이 근방인 것 같습니다. 냄새가 짙어요.”

“그럼 잠시만 내려가 보자.”

리프렌의 기동력과 킨의 추적능력으로 아무런 방해도 없이 손쉽게 놈들의 본거지 근처로 예상되는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는 동태를 살피며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수풀로 내려왔다.

“어우! 뭐냐, 썩은 냄새는.”

“으! 이상한 냄새가 나.”

지상으로 내려오자마자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위에선 어두워서 몰랐는데 내려와서 보니 이 주변은 뿌연 보랏빛 연기가 자욱한 듯했고 이 연기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냄새가 더 심하게 나는 것 같았다.

“흑마법의 잔재입니다. 흑마법으로 오염된 마나가 가시화된 거죠. 그리고 오염된 마나에선 시체 썩은 냄새가 나죠.”

“들키지 않은 게 이상하네.”

“아마 깊은 숲에 있어서 그런 것일 겁니다. 이 근처가 워낙 몬스터가 많기로 유명해 웬만한 볼일이 없는 사람은 찾아오지 않죠.”

“말 그래도 누구 하나 숨기에는 완벽한 곳이네.”

아무도 찾지 않고 사람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숲속이니 뭔 짓을 해도 다른 누군가가 알아차리기 힘들 것이다.

주변을 살펴보니 시체 썩는 내랑 보랏빛 안개가 낀 걸 제외하면 함정이라든가 이 일대를 감시하는 존재는 없는 것 같았다. 꽤나 보안이 삼엄할 줄 알았는데 일거리가 줄어서 다행이었다.

“보안이 꽤 느슨하네. 생각했던 것보다 쉽게 끝날 수도 있겠···.”

“그아아악!!”

하, 그럴 리가 없겠지.

흔해 빠진 레퍼토리처럼 말을 꺼내자마자 땅 밑에서 스켈레톤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숨어있으니 하늘에서 못 알아챌 수밖에. 같은 수에 두 번이나 당하다니.

그래도 당한 게 있는 만큼 대처법도 생각해뒀다.

“킨! 레이! 둘 다 내 손 꽉 잡아!”

날개를 활짝 편 리프렌이 나와 킨의 손을 잡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스켈레톤 몇 마리가 들러붙긴 했지만 리프렌이 잡아끄는 힘을 고작 뼈다귀들이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몸에 붙은 스켈레톤을 떨쳐내자 이번엔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놈들이다. 놈들을 처단하라는 악베른님의 명령이다.”

“역시 왔네.”

땅은 스켈레톤 떼가 아우성이고 하늘엔 가고일 떼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입장부터 난관이었다.

“리프렌! 계획대로야! 알고 있지!”

“알고 있어 레이! 그럼 간다!”

그래도 아직까진 계획대로다.

“놈들이 도망친다! 잡아야 한다!”

리프렌이 빠른 속도로 날아 가고일의 진형을 뚫고 지나갔다. 아무리 조그만 체구에 드래고니안이라지만 엄연히 그녀의 날개는 드래곤의 것이다. 가고일 따위가 따라올 재간이 될 리 없었다.

“으···. 역시 느려!”

“두 명이 더 붙었으니.”

하지만 그건 리프렌이 혼자 날 때 이야기다. 지금은 그녀보다 무거운 혹 두 개를 달고 날고 있다. 드래곤으로 치면 자신보다 무거운 드래곤 둘을 안고 나는 거랑 똑같았다. 제 속도를 낼 리 없었다.

본래대로 속력을 내지 못해 얼마 못 가 가고일이 뒤를 따라잡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예상범위 안이다. 이제 다음 단계를 넘어가자.

“리프렌! 다음 단계!”

“알겠어!”

“놈들이 내려간다! 빨리 쫓아라!”

내 지시에 리프렌이 고도를 낮춰 저공비행을 하며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가고일들도 그녀를 따라 저공비행을 시작했고, 그녀보다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거의 따라잡았네.”

“레이! 어떻게 할까?”

“아직. 내가 신호줄 때까지 기다려.”

놈들은 리프렌이 속도를 줄인 틈을 타 삽시간에 거리를 좁혀왔다. 리프렌이 속도를 늦춘 만큼 놈들이 가까워지는 건 당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놈들은 지척까지 다가왔다. 슬슬 타이밍이다.

“지금!”

“간다! 하나, 둘!”

내 지시에 리프렌이 망설임 없이 나와 킨을 잡은 손에 힘을 뺐다. 나와 킨은 잠시 허공에 붕 뜬 채 날아가다 이내 땅과 수풀을 구르며 간신히 착지했다.

“크으윽, 아퍼. 아무리 조심해서 뛰어도 아픈 건 아프네.”

최대한 고도를 낮추고 속도를 줄였음에도 아픈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래도 어디 하나 부러지지 않고 안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해야하나? 그래도 지금까지 계획은 성공이니까.

“괜찮으십니까?”

“일단은. 워우, 약발은 제대로 받은 것 같아. 그렇게 뼈가 부러지고 난 다음에도 이 짓거리를 하고나서도 멀쩡한 걸 보면.”

골병든 몸 고치려 과용치 이상으로 포션을 마셔재낀 덕분에 신명나게 바닥을 굴러도 될 만큼 몸이 복구됐다. 다만 약간 불안한 점은 이 약물의 오용이 과연 부작용을 가져 올지 알 수 없다는 거였다. 만약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면, 결전에서 방해만 안 되길 빌 수밖에.

“레이! 꼭 안젤라 데려와야 해!

“걱정 마! 그냥 돌아오진 않을 테니까!”

“꼭 같이 돌아와야 해! 꼭이야!”

리프렌이 격하게 손을 흔들어주며 다녀오라 인사했다. 나에게 꼭 같이 돌아오라 신신당부를 하며 말이다. 장소를 불문하고 명랑한 그녀였다. 그래도 지금처럼 그녀만큼 우리의 등을 맡길 믿음직한 사람은 없었다.

“자, 일단 여기는 리프렌한테 맡기고 빨리 움직이자. 냄새 찾았어?”

“네. 이쪽입니다.”

착지 후 바로 냄새를 포착한 것인지 킨이 활을 소환한 다음 재빠르게 움직였다. 나도 그녀의 뒤를 되도록 빠른 움직임으로 쫒아가려 발을 굴렸다.

놈들의 아지트까지 리프렌의 기동력으로 움직이고 적에게 발각될 시 최대한 아지트와 가까이 다가가 나와 킨을 낙하시킨다. 그리고 적의 공중지원군인 가고일이 킨과 날 추적하는 걸 막고 시선을 끌기 위해 리프렌이 뒤에 남아있는 동안 킨과 나는 빠르게 아지트로 입성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계획은,

“오랴아아아아아!”

썩 잘 먹히고 있는 것 같다. 멀리서 들려오는 리프렌의 기합성과 간간이 들리는 가고일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말이다. 게다가 우리 위로 황급히 리프렌이 있는 쪽으로 날아가는 가고일을 보니 그녀가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고일들을 일일이 상대해야하는 리프렌이 조금 걱정이었지만 그녀 나름대로 처신할 수 있을 테니 지금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여긴가?”

리프렌의 활약으로 큰 제약 없이 아지트의 입구로 보이는 동굴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킨은 냄새를 맡는 걸 멈추더니 동굴 안을 가리켰다.

“이 안에서 주인님의 냄새와 다른 사람들의 냄새가 이어져 있습니다. 이 동굴이 틀림없습니다.”

“좋아. 이제부터 한눈팔지 말고 집중하자. 이제부턴 적 손아귀에서 노는 거랑 똑같으니까.”

여기까지 문제없이 왔다고 끝난 게 아니다. 자칫 걸리기라도 하면 낭패 중에 낭패였다. 호랑이 소굴에선 호랑이가 짱이듯 아지트 내부에선 내부구조를 알고 있는 놈들이 짱이다. 우리가 이 동굴에 대해 알지 못하는 걸 놈들은 알고 있을 테니 조심해야만 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걸음 수가 많아질수록 주변이 어두워져 벽에 걸린 횃불에만 의지해야했고 축축하고 음침한 공기가 더욱 짙어져 오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이따금씩 들리는 물방울소리는 신경을 거슬리게 해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게 했다.

“음침하기 짝이 없네. 어우, 소름 돋아.”

“그래도 이 안은 안전한 것 같습니다. 기척이 전혀 없습니다.”

“리프렌 막으려 전부 출동했나봐. 드래곤의 자손이라는 이름이 그냥 있는 게 아니야. 그래도 조심하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알겠습니다.”

귀기우릴 것이라곤 나와 킨의 발자국소리뿐이었다. 소리를 잘 포착하는 킨조차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라면 이 앞은 매복 같은 게 없는 듯했다. 굿잡, 리프렌.

그렇게 주변을 경계하며 얼마나 걸었을까? 일장선의 끝없는 갱도를 걷는 것처럼 어둠만 보이던 동굴의 끝에 뭔가가 아른아른 보이기 시작했다.

“저건 뭐지?”

“아마, 갈림길인 것 같습니다.”

“갈림길?”

그녀의 말처럼 가까이 다가가보니 정말 갈림길이었다.

“갈림길이라. 어느 쪽인지 알겠어?”

“드레이크님. 이쪽 통로에서 주인님과 다른 사람들의 냄새가 납니다.”

킨이 왼편 동굴을 가리켰다.

“그럼 빨리 가자. 길어질수록 리프렌이 위험해져.”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지는 건 이쪽이다. 시간이 우리의 편이 아닌 이상 적진에 오래 머물고 있는 건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할 일 끝내고 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그리고,

“킨. 내가 한 말 기억하고 있지?”

“계획, 말씀이신가요?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는 말도 기억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럼 됐어. 가자.”

내가 해야 한다면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킨보다 앞서 갈림길의 왼쪽으로 들어갔다. 이어 내 뒤로 킨의 발자국소리가 나를 따라왔다.


“이놈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바스락하는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보초를 서고 있던 스켈레톤의 핵심부인 두개골을 박살내자 마디를 연결하던 마나가 사라지면서 무너져 내렸다.

“고생했어.”

지금까지 오면서 마주친 스켈레톤을 혼자서 처리한 킨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아닙니다. 이쪽으로.”

킨이 앞장서 다시 안내를 시작했다.

그렇게 걷기를 몇 분. 킨이 무언가를 찾았는지 자리에 멈춰섰다.

“왜 그래?

“앞쪽에서 많은 수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납치된 사람들로 추정됩니다.”

“안젤라도 거기 있겠네. 가자.”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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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상기(想起) - 3 +4 16.04.08 312 4 13쪽
18 상기(想起) - 2 +3 16.04.07 285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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