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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co 님의 서재입니다.

그랜드 블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elco
작품등록일 :
2008.08.16 08:58
최근연재일 :
2008.08.16 08:58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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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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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글자수 :
284,685

작성
08.05.29 10:20
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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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그랜드 블루(Grand blue) - 2화. 재회

DUMMY

라미에른 제국의 수도 류아레닌에서 3황자의 귀국과 함께 승전보를 울리고 돌아온 병사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벌어지는 사이 제국의 북부에 자리한 상업도시 유레일 시의 필리스 상단의 중앙 거점인 필리스 상단 중앙 거래소로 돌아간 아젤레나 황녀와 플로스. 그리고 4명의 인도자들은 오랜만의 만남을 기뻐하고 있었다.


“수도에 홀로 남은 호법자 홍화린의 움직임은 없었어.”


저녁 식사가 끝나고 아젤레나 황녀와 시녀는 방으로 올라가고 거실엔 인도자들만 모여 앉았다. 모인 이유라면 지금까지 라우라 시에서 있었던 전투에 대한 이야기와, 그곳에서 만난 호법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레베가 이제는 반대로 수도에서 있었던 여러 일들에 대해 정보 교환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었다.


“그 대신, 아르니안 황제의 움직임이 좀 많았었지.”

“아르니안 황제?”


해저의 차가운 물을 헤치고 헤엄쳐오는 소리와 함께 2층으로 통하는 계단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아젤레나 황녀와 그 시녀였다. 아무래도 2층으로 올라가겠다더니 그렇게 하지 않은 듯, 그녀들이 입고 있는 옷은 외출복 그대로였다.


“아, 네. 그렇습니다. 마마.”


아젤레나 황녀는 그레베의 대답에 “그놈이 움직였단 말이지? 정확하겐 내 뒷조사인가?” 라고 물으며 헤엄쳐 다가와 남은 의자에 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경직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게 무언가를 계산이라도 하는 듯, 차가우면서도 차분한 인상을 띠고 있었다.


“네, 3황자가 전쟁터에 참가하도록 명령한 건, 어쩌면 꼭 3황자만을 노린 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마마.”


아르니안 황제가 정확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 길이 없지만 3황자가 전쟁터에 나간 직후, 아젤레나 황녀가 코델리아 필리스의 신분으로 레헬 고원으로 향했을 때, 아르니안 황제는 곧바로 필리스 상단의 뒷조사를 시작했다. 그 목적이 무엇이었을지는 알 길이 없었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아르니안 황제가 코델리아 필리스와 필리스 상단 모두를 의심했거나,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 된다.

어느 쪽이든 위험한 것이냐? 라고 한다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란 뜻이 된다.


“그 뒤의 황실의 행동은 어떠했는가?”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마마.”


조사는 하고 사후처리가 없다.

아젤레나 황녀는 아르니안 황제의 그 기이한 행동이 이해가 되는 듯, 아주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르니안… 1년 전 죽기 전부터도 그의 성격은 잘 알고 있었다. 신중함이 지나쳐 어찌 보면 소심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떠한 일에 대해 철저할 정도의 신중을 가하는 그이기에 지금의 행동이 이해되는 것이었다.

물론, 사후처리가 없다는 건 털어서 나온 게 없다는 뜻도 된다. 하지만, 그냥 훑어만 봐도 너무 짧은 시간에 기형적이다 할 만큼 거대한 성장을 이룩한 필리스 상단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건, 만족할 만한 답을 얻어내지 못했을 가능성과 시기상의 문제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라면 아직은 시간이 있다는 보장이 된다지만, 후자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는 상황.


“황실에서 곧 어떠한 연락이라도 오겠군.”


분명 어떤 형식으로든 연락이 올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분명 전쟁에 참전했으니 그 공을 치하하겠다면서 황실로 부를 수도 있다. 그 목적이 얼마나 순수할지는 알 길이 없겠지만, 적어도 그 자리를 피하긴 불가능 할 게 당연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분명 어떤 형식으로든 공치사를 목적으로 필리스 상단에 연락을 취할 것임은 분명했다.


“…그렇게 될 겁니다. 마마.”


레네트가 황녀를 쳐다보던 시선에 무거운 목소리를 얹었고, 아젤레나 황녀는 피식거리고 웃음을 터트렸다.


“재미있게 풀려가는 군.”


너무 성급했던 것일까?

아젤레나 황녀의 얼굴엔 비웃음이 떠올랐다. 자신을 책망하는 비웃음이었다. 3황자의 움직임과 호법자들의 움직임이 눈에 거슬려 레헬 고원으로 간 것이 화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아주 얻어낸 게 없는 건 아니었으니 결국 비겼다고 봐야 할까.


“그래, 그럼 이후의 일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선은 황실에서 올 연락에 대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마.”


정형화된 대답. 아젤레나 황녀는 레네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레네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어떤 식으로 대비하자는 겐가?”


사실상 그 대비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었다. 정체가 발각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움츠려 들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보이도록 노력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우선은 아르니안 황제가 우리를 의심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의심한다고 해서 정체를 들켰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봅니다. 마마.”


아르니안 황제의 행동은 겁먹지 않고 바라본다면 그저 형식적인 뒷조사일수도 있었다. 즉,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상단 정도로 판단 내렸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쓸데없이 움직임을 보여 의심을 증폭시킬 필요는 없었다. 적어도 아직은 엎드려 있어야 하는 만큼 굳이 의심의 눈초리 안에 스스로 발을 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럼, 결론이 뭔가?”

“우선은 황제가 어떤 명령을 보내는 지 기다리는 겁니다. 마마. 모든 판단과 행동은 그것에 맞춰 움직이는 게 현명할 거라 생각됩니다. 마마.”


아젤레나 황녀는 레네트의 말이 끝나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은 자신의 신세가 우스워졌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1년 동안 엎드려 사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겨우 복수라는 계획의 첫발을 내딛었을 뿐임에도 다시 엎드려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들 순 없는 일이니까.

더 최악인 건, 자신의 머릿속에서도 최선의 방법은 그것밖엔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래, 우선은 네 말대로 기다려보지.”


황녀의 결정이 내려졌다.




미칼렌 왕국.

중앙 대륙이라 불리는 뮬렌 대륙의 서쪽 끝자락에 자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일찍이 서방 대륙인 셀렌 대륙과 동방대륙인 크로아 대륙을 잇는 교두보로써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무역의 중심국가인 이 나라에서도 2번째로 큰 항구도시에 엘리너의 해적선이 신분을 숨긴 채 정박했다.

그 목적은 약탈이 아니었다. 타루엘의 호법자가 된 순간부터 그녀는 더 이상 해적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항구도시에 닻을 내린 이유는 바로 주인인 타루엘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도망 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한곳에 오래 머무른 적이 없는 타루엘이 요 며칠 동안 머물고 있는 곳이 이 곳이라는 걸 타루엘의 직속 시녀인 미호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고, 그 덕분에 약 1년 여 만에 뭍으로 올라왔음에도 그걸 만끽할 시간도 없이 이곳까지 빠르게 항해해 온 것이었다.


“아, 오랜만이야. 엘리너.”


엘리너와 동갑 쯤 되었을까. 20대 초중반의 여성이 항구까지 나와 엘리너의 해적선을 마중하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주인님.”


이번엔 20대의 지현족(泫蜘族 : 스페트 - 거미인간) 여성의 모습으로 변신한 타루엘과 타루엘의 직속 시녀인 미호를 보고 엘리너는 정박에 필요한 명령을 내리다 말고 배에서 뛰어내려 타루엘 앞에 엎드렸다. 모두가 의아해 할 광경이지만, 이 부근에선 흔한 광경이기도 했다. 무역상이 많은 만큼 각국의 상단의 큰 거점이 많은 편이라 관련된 귀족들도 꽤 있기에 맨바닥에 드러눕듯 자신의 상관에게 절을 하는 광경은 흔한 풍경일 수밖엔 없었다.


“그래, 어서 일어나라. 배를 정박시켜야지.”

“네, 주인님.”


엘리너가 다시 명령을 내리기 시작하자 배의 정박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배의 정박이 끝나고, 엘리너는 곧장 타루엘을 따라 타루엘이 묵고 있는 여관으로 향했다. 여관은 허름한 수준을 겨우 벗어났다고 봐야 할까. 결코 엘리너가 인정하는 주인이라는 자가 묵을 만한 장소는 아니었다.


“여관이…”

“허름하지? 여기야. 들어와.”


눈치 채지 못한 사이 앞서간 미호가 열어놓은 문으로 타루엘이 들어갔고, 엘리너가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 방안은 복도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할 만큼 허름했다. 왜 이런 곳에 머무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타루엘과 미호가 입고 있는 옷도 그리 좋은 옷은 아닌 것 같다고 할까.

타루엘이 방 중앙에 있는 소파에 앉으며 엘리너에게 어서 앉을 것을 권했다.


“아, 엘리너 세키나 리콜. 타루엘 주인님께 보고 드립니다.”

“벌써부터 보고 할 생각이야?”


바닥에 다시 엎드린 엘리너를 쳐다보며 타루엘은 물었다. 타루엘의 의미는 조금은 쉬고 보고해도 되지 않겠냐는 뜻이었고, 그 뜻은 엘리너에게도 확실히 전해졌지만, 엘리너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오늘 저녁엔 출항할 생각입니다.”


지금이 벌써 오후가 다 되었으니 이제 4시간 정도만 이곳에 머물렀다 곧바로 출항하겠다는 뜻이었다.


“다른 호법자도 그렇지만, 넌 특히나 너무 열심이라는 생각 안 해봐?”

“…죄송합니다.”


무엇이 죄송하다는 뜻일까. 적어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보고를 지금 하고, 4시간 정도 이후엔 출항하겠다는 결정만큼은 번복될 일이 없을 거였다.


==========


잡설 1.

소설에 대한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잡설 2.

본래는 레이지스에 초점을 주려고 했지만... 역시 타루엘이 편하게 느껴집니다... 인도자들의 주인인 레이지스는 조금 거부감이 느껴지는 케릭터라;;;


잡설 3.

총 종족수는 약 60종족... 그 중에서 지금까지 등장한 종족은... 약 20종족? 정도 되는 군요. 종족은 더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답니다. 다다익선형이라... ㅡ_-)a


==========


제 머리 아프게 굴려서 만든 설정들입니다.


제 자식을 당신의 자식이라 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갱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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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0 키리샤
    작성일
    08.05.29 21:16
    No. 1

    킹왕짱 만세!!!!! 냐핫!!!!!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8.05.30 06:50
    No. 2

    감사합니다!

    키리샤님께선 전투신보다 이런 걸 더 좋아하시나봐요.

    ㅎㅎ...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재용在容
    작성일
    08.06.11 00:41
    No. 3

    아젤레나의 복수가 너무 힘들어보이네요 (.....)
    아무래도 굽힐때는 굽혀줘야 겠죠!
    그래도 아쉬운 것은 사실 .... 뒤엎어버려라! (먼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Delco
    작성일
    08.06.13 06:49
    No. 4

    ㅎㅎ... 제 소설의 복수는 시간이 깁니다.

    한번에 엎어버릴 상대가 아니니까요;;; ㅎㅎ...

    게다가... 복수는 2부에서;; <-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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