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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설탕 군단을 위하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갈고리곰
작품등록일 :
2020.05.11 22:29
최근연재일 :
2020.06.30 23:21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4,482
추천수 :
843
글자수 :
157,235

작성
20.06.16 07:28
조회
276
추천
22
글자
12쪽

올바른 미래를 위하여(5)

DUMMY

* * *




"저! 저 미친 새대가리 새끼들!"


스티엘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편하게 누워있던 그는 벌떡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며 행성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두 곳.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새떼와 서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그의 소중한 각설탕들이었다.


"감히 내 각설탕을 잡아먹으려고 해?!"


소중한 영웅!

그것도 귀여운데다가 자신에게 신앙이 투철해 시도 때도 없이 기도를 올리는 소중한 영웅들이다.

그런데 감히 새. 그것도 익룡같은 놈들도 아니고 기껏해봐야 독수리나 부엉이 정도 될 것 같은 맹금류들이 잡아먹으려고 떼거지로 모여 습격을 했다.


"모조리 치킨으로 만들어도 시원찮을 놈들 같으니!"


새들이 떼거지로 덤비는 모습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만든 영화 '새(The Birds)'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조류 공포증을 각인시켜버린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필사적인 사투는 두 번째 눈물의 부상으로 시작되었고, 스티엘은 금속으로 만든 독수리가 두 번째 눈물을 붙잡고 하늘 높이 올라갈 때 육성으로 욕설까지 내뱉으며 분노했다.


다행히 갑자기 새로 나타난 검은 각설탕이 새들을 물리치며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의 영웅들이 피해를 본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두 번째 눈물은 몸에 구멍이 뚫렸고, 첫 번째 손은 사탕쐐기가 없이 새들을 맞이한 덕분에 두 번째 눈물 다음으로 잡아먹힐 뻔 했다. 만약 새로운 각설탕이 없었다면 분명히 잡혀가서 저 미친 새떼들에게 잡아먹혔으리라!


'조건부 불사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서 부활할지는 아무도 몰라.'


조건부 불사.

그의 영웅들은 전부 조건부 불사를 달고 있기는 했다.

달콤한 것이 주위에 있다면 죽지 않는다는 사기적인 능력의 조건부 불사를.

하지만 그것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는 볼 때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부활을 하는건지, 달콤한 것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랜덤으로 리스폰 되는 형식인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만약 그 자리에서 부활하는 형식이라면?

새떼들의 한가운데에서 계속해서 부활하는 형식이라면?

그의 소중한 영웅들이 산 채로 무한 공급되는 간식거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르마가 더 모이면 과자 전차를 주려고 했는데."


스티엘은 침음성을 삼키며 행성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새들은 한참을 떠다니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숲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행성의 반대편에 위치한 사막이나 높은 절벽, 산 정상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며 각설탕들과 물대포가 쉽게 쫓아올 수 없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 교활한 모습이 스티엘은 한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저런 곳으로 도망치면 잡을 방법이 없는데.'


각설탕들이 아무리 영웅이라고 해도 한계는 있는 법이다.

없는 날개가 갑자기 생겨서 훨훨 날아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그의 각설탕들이 갑자기 이능을 개화해서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아닌 이상은 언제나 땅에 묶여있어야만 했고, 새들이 다시 미쳐서 그들에게 덤빈다면 그가 방금 상상했던 끔찍한 미래가 실현될 수도 있었다.


'내 영웅들을 건드린다고?'


스티엘의 눈이 활활 타올랐다.


인간의 몸이었다면 스트레스 때문에 미쳐버렸어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이다.


이상한 행성.

버그가 난 시스템.

성좌의 방에 묶여 감금된 신세.


그런 와중에 유일하게 정을 붙이고 있는 존재가 바로 그의 영웅들이다.


올림포스의 신들이 건드려도 열이 뻗쳐서 복수를 기획할 판국에, 감히 짐승 놈들이 그의 영웅들을 붙잡아서 간식거리로 만든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있어서는 안된다.


'저 짐승 놈들을 모조리 박멸해야 돼.'


그는 바닥에 늘어놓은 아티팩트들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저 새대가리들을 잡을 수 있는 아티팩트를 찾아서 하사해야 한다.'


스티엘은 이를 갈았다.


과자전차가 문제가 아니었다.

당장 몸을 지키고, 새대가리들을 모조리 말살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필요했다.

실용적인 것.

지금 그가 가진 다르마로 줄 수 있으면서, 새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것!


그는 자그마한 금속 막대를 집어들었다.


[ < 요정의 인간 흉내내기 놀이 세트 – BB 감시탑 >


나이 지긋한 요정들이 인간의 한 서적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장난감.

작은 금속 막대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사랑과 정성을 담아서 기르면 무럭무럭 자라 커다란 감시탑으로 변한다.

주는 양분의 종류에 따라 감시탑의 성분과 성질이 달라지며, 생물을 먹이로 준다면 특별한 힘을 품게 될 수도 있다.

나이 많은 요정들이 만들다가 만 불량품이 있을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


'하늘을 날아다닐 수 없으면 하늘에 올라가기라도 해야 승산이 있겠지?'


BB 감시탑.

요정들에게 있어서는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 물건이었고, 다른 종족들에게도 그렇게 크게 쓸모가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금방 적당한 강도의 작은 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아레스의 피를 이은 신족들이 아이들에게 자주 선물하는 물건이기도 했다.

신족들의 평가로는, '요정들이 만든 물건들 중에서는 그나마 쓸만한 물건', '상종 못할 놈들이 만든 것 치고는 놀랍게도 정상으로 보이는 물건', '가끔씩 불량품이 나오지만 장난감으로 주기에는 나쁘지 않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물건이기도 했다.


'전쟁과 유희에 미쳐있는 올림포스 혐성놈들이 그렇게 평가했다면 충분히 쓸모가 있을거야.'


스티엘은 그것을 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금속 막대는 두 번째 눈물에게 주는 걸로 하고······.'


스위츠놀로지라는 괴상망측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두 번째 눈물.

그에게 이 금속 막대를 준다면 분명히 잘 키워서 잘 써먹으리라.


'새로운 각설탕에게도 뭔가가 있어야지.'


스티엘은 시선을 살짝 돌렸다.


[ < 성좌 설탕별의 영웅 '세 번째 눈' >

종 : 사람

특징 : 금속 친화, 금속화, 이능의 씨앗, 조건부 불사 ]


거창한 의식과 함께 나타난 각설탕.

세 번째 눈.


스티엘은 땅에 몸을 반쯤 파묻고 자갈을 덮고 자고 있는 검은색 각설탕을 쳐다보았다.

하얀 얼굴, 검은색 몸이라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세 번째 눈.

방금 전 새들을 상대로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만들어낸 존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었다.


'이 녀석이 없었다면 큰일이 날 뻔했지.'


사악한 악마가 부활하는 것 같은 거창한 의식과 함께 나타난 검은 각설탕.

흑설탕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검은빛을 띄고 있는 이 각설탕은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매우 흉폭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금속 친화, 금속화······. 금속 능력 가진 애들이 좀 호전적이기는 했지.'


스티엘은 세 번째 눈의 능력을 보고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금속과 관련된 능력은 대부분 전투용인데.'


올림포스에서 금속 관련 능력을 가진 이들은 종종 볼 수 있었다.

주먹을 강철로 바꿔서 무기로 사용한다거나, 몸을 금속으로 만들어서 공격을 방어한다던가 하는 능력들. 그들은 대체적으로 육체를 단련하고 강화해 팡크라티온을 이용해 적들을 죽이고 제압하는 식의 싸움을 했다.

그가 옛날 지구에서 하던 게임에서 종종 나오는 '격투가', '무투가' 같은 직업처럼.


'그런데 그 변태들이랑 내 각설탕은 달라. 세 번째 눈은 마법사 타입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세 번째 눈은 몸을 금속으로 바꾸고, 그것을 뱀파이어들이 몸을 안개로 바꿔 싸우는 것처럼 새들을 학살하고 다녔다. 그 모습은 전사라기보다는 마법사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렇다면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물건을 주는 것이 좋은데······.'


스티엘은 자신이 산 물건들 중에 그런 것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없다.'


그런 좋은 물건은 이미 싹 쓸렸다.

아마 지구에서 꿀을 빨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잘 쓰이고 있으리라.


스티엘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바닥에 놓인 샌들 한 쌍을 집었다.

그것은 아주 보드라운 천으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는데, 아기가 신는 꼬까신같이 작고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신발의 바닥은 하얀 고무처럼 보이는 것으로 코팅이 되어있었고, 뒷꿈치 부분에는 하얀색 스프링이 달려있었다.


[ < 이올라오스 공방 육아세트 – 스프링 신발(유아용) >


안심과 신뢰의 이올라오스 공방에서 만든 유아용 신발.

신은 것 같지 않은 편안함, 아이의 발을 보호해줄 수 있는 보호력, 험한 곳을 다녀도 찢기지 않는 내구도까지 갖춘 수제 명품이다.

신발 바닥에 스프링을 달아 힘껏 땅을 박차면 위대한 주신 헤르메스님이 신는 탈라리아를 신은 듯한 기분을 잠깐 느낄 수도 있다.

착지할 때 아이가 다칠 수도 있으니 별도의 보호용품을 구매해 착용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


보기에는 지구의 시장에서 한 켤레에 5천원 쯤 하는 물건처럼 보였지만, 이래 봬도 이올라오스의 후손들이 대대로 운영하는 공방에서 만든 명품이었다. 이 공방의 물건들은 아이를 키우는 많은 신족들에게 이 공방의 물건들은 비싸도 꼭 써야 하는 명품 취급을 받았다.


'무기는 대충 만들 수 있어도 아이 물건은 대충 만들면 안된다고 했던가?'


이올라오스 공방은 이곳저곳에 무책임하게 씨를 뿌리고 다니는 제우스를 우두머리로 두고 있는 올림포스에 있는 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제대로 박힌 생각을 하고 있는 장인들이 모인 공방이었다.

이들의 가치관은 제우스의 아내이자 12주신들 중 하나인 헤라의 마음에 쏙 드는 것이었다.

처음에 헤라는 공방을 처음 만든 이올라오스가 헤라클레스의 조카이자 그의 애인이었기에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나, 그가 다른 장인들처럼 남신들을 위한 장비나 여신들을 위한 사치품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물품들을 정성들여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그녀는 이올라오스와 그의 후손들에게 육아물품을 정성들여 만드는 한 자신의 보호와 축복을 받을 것이라며 그들을 가호했고, 그 이후 이올라오스 공방은 헤라의 비호 아래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하지만 정성을 기울이는 것에 비해 가끔씩 나사 하나 빠진 장난감들을 만들곤 했는데, 그가 들고 있는 것은 '이올라오스 공방의 실수'라고 불리는 물건 중 하나였다.


'신고 다닐 수 없는 신발.'


별명은 신고 다닐 수 없는 신발.

헤르메스가 신고 다니는 신물 '탈라리스'를 모티브 삼아 만들어진 이 스프링 신발은 놀랍게도 아이가 신고 다닐 수 없는 물건이었다!

아이가 신으면 스프링의 탄성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 넘어지기 일쑤요, 설명에 적힌대로 스프링으로 높이 점프하는 기능은 아이의 근력으로는 사용할 수도 없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스프링에 돈을 쏟아부었기에 생긴 문제라는 것이다. 질 좋은 금속을 이용해서 장인이 수제로 정성을 기울여 만든 스프링이 상상 이상의 강도와 탄성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정성을 기울여 만들어진 쓰레기라는 아이러니.

그 덕분에 이 물건은 싼 값에 이곳저곳에 팔려나갔고, 가끔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이들이나 사는 장식품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쓰임이 있는 법.


"이거 완전 내 영웅 전용템이네."


스티엘은 자갈 밖으로 내민 세 번째 눈의 가느다란 다리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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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른 미래를 위하여(5) +3 20.06.16 277 22 12쪽
28 올바른 미래를 위하여(4) +1 20.06.15 283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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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행성 정화 시작(1) +1 20.06.08 348 1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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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배타적 시스템(9) +1 20.06.03 359 2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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