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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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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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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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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제 393화 문신과 세레나

DUMMY

세레나와 세계수는 현재 세계수의 몸 속.

즉. 1주일 전에 지즈와 맞섰던 장소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그곳에는 네메시스가 세계수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한 흔적들이 아직도 남아 있었고, 세계수의 중심부로 가는 도중. 세계수는 현재의 플로라가 왜 세레나인지.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네메시스와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된 이야기들을 듣고 있었고.

마침내 적림 마을에서 세레나가 알게 된 플로라와 네메시스 사이에 있던 일에 이르자.

세계수는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네메시스! 이 개자식이! 나랑 헤어진 이후.

1년 뒤에 그딴 짓을 했다고?

완전 미친놈 아니야?”


드림랜드에서 7명의 네메시스의 자식들을 토벌한 영웅이 벌인 살육과, 그로인해 플로라가 4세계로 향하게 됐다는 것을 알자. 세계수는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천 년 전 전쟁에서 그가 괴물들의 왕이란 소식은 들었기에 충분히 배신감이 들었지만.

그로부터 직접 배신당한 플로라의 기억은 그녀에겐 충격적이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그 개자식을 용서해? 플로... 아니. 세레나?”


“...그 점은 이미 말했잖아. 세계수.”


“.....칫!”


하지만 플로라를 계승한 세레나는 적림마을에서 네메시스를 용서한 상황. 그 사실에 세계수는 이가 갈리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제3자가 그들의 관계에 뭐라 할 수가 없다지만...

세계수는 네메시스에 의한 피해자였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이전에 철썩 같이 믿었던 존재에 의한 것이라면 더더욱 용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난 네가 다시 그에게 속는 것이 아닌가? 라는 걱정이 들어.

나도 네메시스를 처음 만났을 땐. 속은 따뜻하지만. 겉으로 표현 못하는 줄만 알았다고!”


세계수는 진심으로 그들의 사이를 축복했기에...

그녀는 플로라가 당한 배신에 대해 공감하여 분노해주었다. 그렇기에 세계수는 네메시스의 뒷담화를 이어가더니, 곧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너희들 사이가 그렇다면 나도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겠지만...”


세계수는 세레나에게 다가와.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나와 헤어진 이후...

너는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고 말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억지로라도 너희들을 붙잡아둬야 했던 건데..!”


본래라면 평범한 엘프의 삶을 살아야했던 플로라가,

네메시스의 자식들을 토벌한 영웅이 된 후.

네메시스의 자식들을 섬기던 추종자들에게 쫓기는 삶을 산 것은 물론이고,

지즈가 쓰러진 후. 1년 뒤에 연인이었던 네메시스의 배신에 의해 모든 것을 잃었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4세계로 넘어가. 666의 괴물들에게 도전하였고

서열을 올라간 끝에 그녀는 마침내 네메시스에게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 네메시스가 복구했다는 도시를 향해 되돌아가니,

그곳에 있는 것들은 황폐화된 도시 뿐.

거기에 대한 정신적 충격이 가시기 전에 빛의 주신 켈렌트가 그녀를 기습했으며,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세상을 모조리 멸망시키려는 네메시스를 막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플로라는 전사했다.

자신과 헤어진 이후의 일들을 세레나에게 들으니, 세계수는 절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 동안 힘들었지? 혼자서 어떻게 그 많은 짐들을 감내한 거야...?

응...? 플로라...”


정신이 미쳐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고난에도...

세레나는 멋쩍게 자신의 볼을 긁적였다.


“미안하지만. 그 길을 걸어간 것은 플로라지. 내가 아니야.

난... 그녀의 본인이 아닌. 기억을 물려받은 타인에 불과해.”


“플로라....”


영혼이 같아도. 기억이 다르기에 세레나와 플로라는 타인이었다.

그 사실에 세계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알던 플로라는...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천 년 전에 자신과 같이 싸웠던 영웅은 이미 죽었으며.

눈앞의 엘프는 그녀의 기억을 물려받은 이였을 뿐이었으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너의 볼에 하이 드루이드의 문신을 주지 않았을 것을...”


만약 자신이 플로라를 드루이드로서 인정하지 않아. 지즈에게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플로라는 지즈의 정체를 폭로하지 못하여, 그가 도망칠 기회를 줬을 것이다.

그렇게 지즈가 드림랜드 어딘가에 은둔해버린다면...

네메시스가 좀 더 플로라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시간이 더 있었다면...

플로라는 죽지 않을 수도 있었을까...?

세레나는 세계수에게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아내며, 침울해진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나의 볼에 있는 문신은... 네가 나에게 새겼다고 했지?”


“응... 당시에 지즈는 지금보다 딱딱한 경식을 유지하고 있던 드루이드 사회에 숨어있었거든.

네메시스의 자식을 찾아내려면 네가 접근해야만 했는데.

아무리 나라도 당시에 외부인인 너를 그들의 사회에 집어넣을 방법이 이거뿐이었어.

그 결과. 너는 하이 드루이드로서의 신분으로서 조사할 수가 있었고...

말리고스와 네메시스는 지즈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변절자 드루이드들을 하나둘 제거해나갔지.

그렇게 지즈를 압박해나가고, 하나 둘 증거를 모와.

마침내 결전의 날에 폭로를 했지.

당시의 드루이드들도 현재의 드루이드들처럼 자신을 희생가면서 싸웠고,

마침내 플로라가 조화의 화살을 지즈에게 겨룰 수 있게 해주었지...

그 결과. 지즈는 소멸... 했다고 당시에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는 네가 아는 대로야.”


“플로라의 문신이 왜 환생인 나에게도 남아있는지 이유를 알아?”


세레나는 자신의 볼에 곰이 할퀸 듯한 붉은 문신을 드러나게 하였고, 이에 세계수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응. 그건 진심으로 사과할게. 세레나.

나는 고대로부터 살아온 필멸자로서, 세계들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야.

...라곤 해도.

너의 ‘대표자’처럼 거창한 것은 아니고. 자연을 지키고 활성화시키는 환경미화원?

대략 이런 존재라고 생각하면 돼.

본래라면 이런 지위는 별 의미가 없겠지만...

당시의 너는 악성의 존재인 네메시스에 의해 세계들의 간섭이 차단된 상태였고,

드루이드의 문신을 받는 과정에서 세계들과 다시 연결될 수 있었지.

이에 세계들은 너와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을 막고자.

새겨지는 순간에 나를 통해 간섭을 했어.

드루이드의 문신을 너의 영혼에 그대로 새겨버렸지.

그래... 너를 구속하는 속박으로 말이야.

당시에는 네메시스에 의해 간섭할 수 없을지 몰라도...

그의 영향이 줄어들어. 자신들이 간섭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리면서 말이지...

세계들은... 정말 인내가 많은 존재들이거든.”


그 인내가 비로소 빛을 발휘한 것은 일주일 전.

지즈가 토벌된 직후였고, 그때를 기억한 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시적이라곤 해도, 세계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의식이 사라지는 감각은 다시는 체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사실에 세레나는 자신의 문신이 간지러운 듯이 손으로 문질렀다.


“...지울 수는 없다는 거네.”


“영혼이 소멸하지 않는 한... 영원히 너에게 붙어있을 거야.”


세레나로서는 꽤나 섬뜩한 말이었다. 이 문신이 있는 한.

언젠가 다시 네메시스를 공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네메시스가 지배권을 그대로 박살내버린 관계로 그것은 기우였지만 말이다.


“...젠장.”


“그래도 현재의 세레나가 자아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이 너에 대한 지배를 풀거나 혹은 제거해버린 것 같아.”


“이유는?”


“아무리 나라도 그것까지는 알 수 없어. 그저...

아공간에 들어간 네메시스와 그들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었고...

그걸로 인해 네가 자유롭게 되었다는 거야.

그것이 일시적인지. 혹은 영원한 것인지는 아무리 나라도 추측이 안 돼.

여기에 대한 대답은... 오직 네메시스만이 가지고 있겠지.”


그 말에 세레나는 불만스럽다는 듯이 귀를 까닥였다.

네메시스는 현재 이곳의 타락을 정화하느라 바쁜 상황이기에 묻고 싶어도 물을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네메시스는 비밀을 멋대로 나불대는 존재가 아니었다.

세레나가 근심에 잠기자. 세계수는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를 조심해. 세레나.

네메시스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나조차 상상이 안 되니까...”


“...글쎄. 내가 아는 네메시스라면 그럴 것 같진 않는데.”


네메시스가 위험한 존재라는 것은 세레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평소에 그가 하는 거라곤 요리하기, 재봉하기, 필요하면 세공하기, 비오면 텐트치기 등에다가

세레나에게 애정표현하면서 들이대는 것이 고작이므로(...).

곁에 있는 그녀로서는 솔직히 실감이 되지 않았다.


“일주일 전.

네가 세계들의 ‘대표자’. 아니 꼭두각시가 된 순간.

너는 세상 모든 필멸자들에게 조화를 받아 불멸자가 되었고,

동시에 3명의 세계들이 이곳에 아바타로서 강림했어.

이게 무슨 소리라면...

네메시스는 최강의 주신인 너와, 주신급 신체를 가지고 있는 3명의 세계들의 아바타를 상대로 살아 돌아온 것은 물론이고, 너를 무사히 데려오는 데에 성공했지.

그것도 4일 만에 말이야.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세계들의 입장에서 네메시스는 악성의 종양. 그 자체야.

반드시 제거하고자 싶은 존재이지..

하지만... 네메시스는 멀쩡히 그들에게서 살아 돌아왔어.

이것은 내가 아는 바로는 불가능해!

분명 네메시스의 아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 거야.

아마도 세계들은 이번 기회에 네메시스를 제거하려고 했겠지.

하지만 네메시스가 무슨 짓을 한 것인지는 몰라도. 그들은 그곳에서 네메시스를 놓아줘야만 했어.

아무리 봐도 이것은 이상해...

현재의 네메시스로는 절대 막을 수가 없는 전력일 텐데. 물러났으니까 말이지.”


“...그곳에서 반드시 전투가 일어났을 보장이 있어?”


“100% 확실해. 세계들은... 그럴 존재들이니...”


세계수로는 그 내부 상황이 상상조차 안 되었다. 당장 세계들의 꼭두각시만 된 세레나만 하더라도.

현재의 네메시스가 감히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런데 3명의 세계들의 아바타가 추가로 강림한 상황에서 네메시스가 살아남았다?

그것도 전투의 흔적도 없이?

세계수는 이러한 사실들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녀도 세계들과 접촉한 존재인 만큼.

직접 만나보지는 못해도. 그들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예상대로라면... 네메시스는 그곳에서 소멸.

세레나는 영원히 세계들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이 순리.

하지만 그것이 뒤덮어진 결과에 세계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것과 별개로 이 결과에 세계수는 기뻤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것을 받아줘. 이건 나의 작은 선물이야.”


세계수의 심부에 이르자. 세계수는 상념에서 벗어나 설명했다.


“천 년 전. 지즈를 제거하기 위해 내 심부로 만든 활이야.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지즈에게 악용되다가 부러지긴 했지만.

내가 다시 깔끔하게 수리해뒀어.”


깔끔하게 수리된 플로라의 활이었다. 하지만 그걸 본 세레나는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저 활은 확실히 세레나의 힘을 증폭시키지만...

그와 동시에 세계들이 세레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키우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다시 세계들의 꼭두각시가 되고 싶지 않았던 세레나는 표정을 구겼다.


“절대 싫어! 나보고 또 세계들의 장난감이 되란 소리야?”


“세레나의 염려는 나도 이해해.

하지만... 저 활이 있어야. 세레나가 제대로 된 출력을 낼 수가 있어!

만약 저 활이 없으면... 너의 힘은 반쪽에 불과할 거야.”


세계들이 네메시스의 안위를 염려해서 세레나와 연결된 부분을 끊어버렸다지만.

세레나의 본질은 필멸자들과 세계들의 ‘대표자’이며, 조화 속성은 필멸자로부터 생산되어, 세계들을 통과해 세레나에게 이어지는 속성이었다.

즉. 세레나는 세계들과는 뗄 수 없는 관계였고, 세레나의 힘을 증폭시키려면.

세계들과 연결된 길을 넓혀, 더 많은 조화를 세레나의 몸으로 흘려보내만 했다.

하지만 너무 증폭시키면 또 다시 세계들의 간섭이 커져. 그녀가 꼭두각시가 되어버릴 위험성이 있었고,

그렇다고 증폭을 안 하기에는 현재의 세레나는 너무 나약했다.

세계수의 영역을 벗어난 기준으로, 출력으로 따지면 전성기 플로라 절반 정도.

기억의 조각들을 되찾아 가면. 본래 전성기의 힘을 되찾겠지만...

그 전성기의 플로라도 네메시스의 손에 죽었기 때문에, 세계수의 걱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세레나는 극구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 엿 같은 활을 집어. 세계들의 속삭임을 들으리.

차라니 이 자리에서 죽겠어.”


“세레나....”


세레나의 말에 활의 제작자인 세계수는 울상을 지었다.

활을 싫어하는 이유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제작자 앞에서 저런 말이라니..


“난 세레나가 걱정 되어서....”


“내가 진심으로 걱정된다면. 저 빌어먹을 활은 제발 내 눈앞에서 치워줘. 부탁이야.”


“저 활을 집으면...

네가 현재 내 영역에서 행사하는 힘을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쓸 수 있는 데도?

현재의 세레나는 웬만한 4세계 괴물의 목을 한 순간에 따버릴 수가 있어!

동시에 사용한 만큼. 속성이 회복이 되겠지.

그런데도... 이 힘을 포기할 거야?”


플로라의 단점인 적은 양의 속성이 해소될 수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세레나가 마음만 먹는다면.

비스트 1위 칼리의 몸을 감싸고 있던 파편이 날아왔을 때.

빌딩만한 조화의 화살로 그것들을 파괴한 것과 같은 거대한 힘의 행사가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거절하겠어. 세계수.

나는 현재의 힘이면 충분해.”


“...그 얼마 안 된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적이 나타나면?”


“난 그 누가 상대라도 이길 자신이 있고,

무엇보다... 난 혼자가 아니야. 나에겐 동료들이 있어.”


“.........”


네메시스가 수많은 괴물들을 스스로 따르게 하는 듯이.

그의 반대편에 있는 플로라 또한 수많은 이들을 스스로 따르게 한다.

세레나가 도움을 요청한다면... 그들을 기꺼이 그녀를 도와줄 것이다.

괴물도, 필멸자도, 그리고 일부 불멸자들도...

플로라가 4세계에 머문 것은 약 10년 정도의 시간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것만으로도 네메시스와 야누스로 나뉘어져있던 파벌이, 플로라 파벌까지 포함하여 3개로 갈라질 정도였고,

당시의 플로라는 명불허전. 4세계 전체를 움직이는 3명의 우두머리들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눈앞의 세레나 또한 본래의 힘만 회복한다면 그렇게 되겠지.

그러한 확고한 세레나의 신념에 세계수는 빤히 자신이 만든 활을 보더니 손을 내저었다.

그러자 활의 주위에서 뿌리들이 솟아나. 활을 감싸버려 모습을 감추었고,

세계수는 언짢은 표정으로 세레나를 보았다.


“너의 의지는 알겠어. 하지만....

난 너에게 무언가를 사례해주고 싶어.

나의 목숨을 두 번씩이나 구했는데..

너에게 아무것도 안 주기엔 나의 체면이 안 설지.

그러니... 이것이라도 받아줘. 세레나.”


세계수의 아바타의 손에 녹색의 빛이 모여들더니, 갈색의 주머니가 되었다. 그러자 세레나는 짐작조차 안 된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세계수는 그것을 세레나의 손에 쥐어주더니, 열어보라는 시늉을 하였고. 이에 세레나가 그곳을 열자...


“씨앗?”


“응. 정확히는 나의 자식들이야.”


“......!?!?!?!?!?!!!!!!!!!!”


세계수의 말에 세레나는 경악하는 얼굴로 화들짝! 놀라며 그녀를 보았고, 세계수는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세계수란 자웅동주의 식물인 걸?

수 만년이 넘도록 살아온 내가 자식들이 없을 리가 없잖아?”


“...아 맞다. 너 식물이었지.”


세계수가 소녀처럼 보이긴 하더라도. 그건 언제까지나 아바타일 뿐.

그 실체는 현재 세레나가 있는 거대한 나무였으니. 딱히 이상한 말은 아니었다.

다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걸 왜 나에게 주는 건데?”


“나의 자식들을 네가 유용하게 사용해주면 좋겠어.”


“?”


세레나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세계수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내 자식들은 내가 종종 까서 먹을 만큼 영양만점이거든.

여행 도중에 배고프면 하나씩 껍질 벗겨서 먹어도 돼.

맛은 내가 보장하겠어.”


“...네 자식들인데. 그래도 돼?”


“물론이야.

애초에 세계수란 종족은 서로가 서로의 생장에 방해하는 물질을 분비하다보니.

선대가 죽지 않는 이상. 후대의 세계수는 자라지도 못하고, 그대로 땅 속에서 썩어버리거든.

현재 나의 수명이 몇 만 년 정도는 거뜬히 살만큼 남아있다 보니.

현재까지 내가 맺은 아이들은 자라지도 못하고, 땅속에서 썩을 운명이야.

그럴 바에야... 차라니 필멸자들의 대표자인 세레나가 먹는 편이 나을 걸?

물론 모두 까먹으란 말은 아니야.

대부분 먹어치워도 괜찮지만. 한 두 개 정도는 생물체가 사는 다른 행성에 심어줬으면 좋겠어.

세레나는 4세계 서열 2위로서 여러 행성을 오가는 것이 가능한 위치잖아?

그러면 이 아이들이 자라서... 먼 미래에 너의 든든한 힘이 되어줄 거야.

너도 필멸자들을 통해, 9번째 주신의 위치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널 도와주는 자신만의 세력(최상위 종족)이 있어야하지 않겠어?”


“세계수...”


그녀는 먼 미래에조차 세레나에게 힘을 보태주고자. 자신의 아이들을 선물해준 것이다.

세레나는... 현재의 세계수가 죽은 후의 미래에도 있을 것이기에...

주는 최선의 선물. 하지만 세레나가 고민하자. 세계수는 괜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나로서는 동족들이 다른 곳에서도 번성할 수 있으니.

이것은 서로 상리공생이야.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받아줘.”


그 말에 세레나는 어쩔 수가 없다는 듯이 받아들였고, 이에 세계수는 기쁜 듯이 그녀의 두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싸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은 다른 식물들처럼 너의 힘이 적용되어 이용이 가능하니까.

참고하는 것이 좋아. 나의 아이들도 나의 영향으로 조화를 품고 있으니...

만약 필요하다면 나의 아이들을 급속성장 시켜서, 네메시스가 퍼트리는 검은 피를 정화할 수도 있을 거야.

부디 나의 아이들이 너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원할게. 세레나... 어라?”


콰앙!


현재 얇은 코르층으로 재생된. 이전에 지즈가 뚫고 나왔던 구멍이 찢겨나가더니, 그곳에서 검은 물체가 갑자가 튀어나왔다. 이에 세계수는 습격인가? 싶어서 급히 경계하였지만...

검은 물체는 그대로 세레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해갔을 뿐이었다.


“세에에에에에레에에에에에나아아아아아아~~~~~~!

보고 싶었어~~~~~~!!!!!”


...그것은 일주일 동안 세레나를 보지 못하여. 그녀의 냄새를 맡자마자 반쯤 미쳐버린 네메시스(...)였고, 현재의 그는 어떻게든 세레나의 체취를 맡기 위해 돌진해가는 중이었다.

그 모습에 기겁한 세계수는 급히 검지손가락을 하늘로 까닥이는 시늉을 하였다. 그러자..


쿵!


돌진해가는 네메시스의 앞으로 뿌리가 치솟더니... 그대로 네메시스의 머리가 그곳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에 세계수는 질색하는 표정으로 세레나에게 물었다.


“...저거 내가 아는 네메시스가 맞아?”


“평소에 저래.”


“.......”


세계수의 입장으로선 네메시스는 얼음과 같은 차가운 성격은 물론이고, 대화조차 잘 하지 않는 묵묵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그가 푼수기를 내뱉는 대사를 한다?

변해버린 현재의 네메시스의 모습은... 세계수에겐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작가의말

자신의 자식들을 먹으라고 주는 세계수(...)입니다.

그녀는 식물이다보니 도덕관념이 일반적인 동물들과 매우 다른 편입니다.

적자생존. 자식들 중 살 놈은 살고, 죽을 놈은 죽고 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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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제 396화 귀여운 고양이 소녀ㄴ... +1 22.11.05 37 3 28쪽
395 제 395화 괴물들의 왕의 말로. +1 22.11.05 42 3 14쪽
» 제 393화 문신과 세레나 +3 22.10.15 38 3 20쪽
393 제 392화 천사. 괴물을 덮치다. +1 22.10.15 29 3 19쪽
392 제 391화 괴물들의 왕. 공포에 질리다. +2 22.10.15 46 3 22쪽
391 제 390화 네메시스의 선물. +1 22.10.15 37 3 14쪽
390 제 389화 네메시스와 기생충. +1 22.09.24 40 3 15쪽
389 제 388화 아픔을 딛고, 일어나다. +1 22.09.23 37 3 20쪽
388 제 387화 어둠의 주신과 부관. +2 22.08.22 39 3 15쪽
387 제 386화 오메가의 수업. +1 22.08.22 34 4 21쪽
386 제 385화 평화를 위한 길. +1 22.08.22 41 4 25쪽
385 제 384화 이계의 손님들. +1 22.08.22 40 3 26쪽
384 제 383화 어느날 갑자기 불멸자와 괴물이 날 찾아왔다?! +1 22.08.22 37 3 36쪽
383 제 382화 종말자와 괴물. +1 22.08.02 44 3 25쪽
382 제 381화 폭풍 전의 고요함. +1 22.08.02 31 3 22쪽
381 제 380화 마리에게 다가오는 악몽. +1 22.08.02 33 3 33쪽
380 제 379화 타락한 존재들의 회의. +1 22.08.01 48 3 34쪽
379 제 378화 공동의 목적. +1 22.07.12 34 3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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