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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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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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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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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제 674화 월검향의 심상.

DUMMY

“........”


‘검이 움직이지 않는다?’


검을 다시 휘두르려는 듯이 근육이 움직였지만, 곧 섬세하게 피부 바깥으로 나온 마나의 실이 그것을 붙잡아두고 있었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는 현 월검향이 제정신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육체는 나와 람히르를 베려고 하고 있고, 정신은 체내의 혈도를 이용한 마나 사슬로 육체를 스스로 구속하려고 하고 있어. 아마 정신 쪽이 내가 아는 월검향일 가능성이 크겠지. 그럼 육체는?’


네메시스는 의식을 잃은 람히르를 두 팔로 안은 상태로 뒤로 점프하여 거리를 벌리며 눈으로는 계속 월검향의 상태를 읽어냈다.


‘동공의 초점이 맞지 않아. 점차 마나의 실이 엷어지는 것을 보면... 저 상태로 버티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어깨에 난 상처로 근육과 뼈가 급속으로 자라나 마지막으로는 피부가 덮어 재생을 끝낸다. 재생이 완료되자. 네메시스는 람히르에게 자신의 겉옷을 덮어주었고 그의 겉옷은 곧 단단한 가죽으로 변이되어 보호벽이 되어주었다. 이것으로 월검향이 네메시스를 노리지 않고 람히르를 노린다고 해도. 그녀가 죽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


“프레이야의 검이 있는 한. 웬만한 정신 지배 주문은 먹히지 않을 텐데... 손에 넣기 전에 걸려있던 건가...?”


외부 간섭 마법은 프레이야의 검이 알아서 막아줬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월검향이 저런 꼴이 되었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월검향에게 걸어둔 마법이란 거겠지.


“......분명한 점은 이 모든 것이 사라와 관련 있는 일이겠지.”


직접적은 아니라도, 간접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네메시스는 현 상황을 판단하며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월검향을 제정신 차리게 해주는 것이라 결론지었다.


‘같이 있었을 벨라스트라즈가 보이지 않아. 최악의 경우. 월검향을 심문해 그녀의 시체라도 건져야 해.’


시체라도 있으면 부활 마법을 사용하면 되기에, 고통스러운 기억은 지워주면 되기에 네메시스는 괴물 특유의 사고로 문제없다고 판단을 내리며 월검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더는 월검향도 버틸 수 없는 듯이 그의 검에 검강이 당겨 시퍼런 푸른빛을 내기 시작했다. 람히르의 안전이 확인되자. 월검향 본인의 정신도 이제 버틸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월검향.”


“......”


이름을 불려보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는 것은 오직 침묵뿐. 거기에 맞서 네메시스도 루나를 들어 올려 월검향을 향해 겨루었다.


“걱정하지 마라. 너의 육체가 죽더라도. 내가 다시 살려낼 것이니...”


찰랑!


네메시스의 여덟 날개가 꽃처럼 펼쳐지고 월검향의 주변으로 마나의 기류가 흘러넘친다. 적막감 속. 둘의 시선이 교차한 순간. 둘의 모습은 사라지고 두 빛이 서로를 향해 나아갔다.


콰앙!!!!!!!!

루나와 프레이야의 검이 정면에서 부딪히고 검 사이를 두고 두 눈이 마주친다.


“월검향! 네가 쓸 수 있는 모든 것을 펼쳐봐라! 얼마든지 받아주마!”


끼깅!


육체와 정신이 하나로 이어져 매끄러운 검격을 이어나가자. 네메시스는 월검향이 자신의 제안에 동의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깡! 깡! 깡!


천성적으로 괴물인 네메시스에게 인간의 검에 대한 깨달음은 없다. 그에게 있어서 루나는 방패에 불과하니까 말이지. 하지만 그는 많은 무인을 삼켰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무공을 흉내를 낼 수가 있었다. 뇌와 근육을 완벽히 모방하여 사용하기에 가능한 기술이었다.


‘마교의 암천락의 상성인 소림의 파사신검... 혈쇄악귀의 혈연검의 상성인....’


월검향이 사용한 무공의 상성의 무공을 꺼내 압도한다. 지난 블러드 토너먼트 때는 그것으로 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가 있었다. 그래... ‘과거의 월검향’은 말이지.


‘상상에 불리한 것으로 막아내며 반격을 시작한다. 그래... 그 짧은 시간에 많이 성장했군...’


그러나 밀리지 않는다. 네메시스는 그가 조커의 ‘게임’ 속이긴 해도. 방패의 라잔을 단신으로 쓰러뜨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기에는 많은 운이 따랐을 것이지만... 그것을 해내는 것은 언제까지나 월검향의 기량. 그는 이미 인간의 육체로 다다를 수 있는 한계에 도달했다.


“현경이라. 많은 무인이 꿈을 꾸는 경지지. 4세계 역사를 다 살펴봐도. 100명 이내의 필멸자만이 너희 무림인이 현경이라 부르는 경지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그쯤 되면 정신과 육체가 성장할 때로 성장하여 그 경계가 흐릿해지지. 마치 우리 괴물처럼 말이다.”


끼이이이이익!!!!


네메시스는 자신의 턱을 베어오는 검을 태연하게 피해내며 검면에 비추어진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너에게 묻겠다. 월검향. 너는 무슨 심상에 도달했지? 무엇을 위해 그 벽을 넘었느냐.”


“난.....”


“기억해내라. 월검향. 그러지 않고선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시간 속성을 통한 가속. 네메시스는 잔영을 남기며 한순간에 몸을 틀더니 월검향의 옆구리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고 이에 월검향이 막아냈지만. 이미 머리 위로 네메시스는 다리가 내려찍어지고 있었다.


파아아아아아앗!!!!!


검을 부딪칠 때마다. 조금씩 심상이 나타나더니 곧 뚜렷해졌다. 그러자 별들이 찬란한 밤하늘 위의 달과 그 아래의 호수가 보였다. 월검향을 왜 저곳에 도달했는가...


“그래... 수면의 아래에 태양이 있군.”


채앵!


반전한 프레이야의 검이 경로가 틀어져 네메시스의 맹공을 막아냈다. 이것은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경로. 필히 월검향의 심상과 관련된 거겠지.


“달인 너는 태양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인가...”


“......”


달은 절대 수면 아래로 비추어진 태양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저 저편에서 아련하게 바라볼 뿐. 영원한 고통이나 다름없는 선택. 하지만 월검향은 그것을 택했다. 태양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기에... 멀리서 지켜만 봐주는 것으로 그녀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언제든 그녀를 지킬 수 있는 검이 될 수 있도록... 그는 영원토록 호수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외롭지는 않군....”


그러나 월검향의 검은 기죽지 않는다. 오히려 맹렬하게 네메시스를 베기 위해 갔으며 그 기세를 담아갔다. 그 무엇이 월검향을 이렇게 나아가게 만드는가. 혼자인 그가. 어째서 외로운 달이 아니라. 칠흑 같은 밤에서 눈부시게 빛날 수 있는가...


“사랑, 믿음, 희망인가.... 이토록 필멸자에게 안 어울리는 심상이라니.”


채앵!!


막대한 파괴 속성이 루나에 담겨 휘둘려졌지만. 프레이야의 검은 그것을 가로지르며 네메시스의 목을 노렸고 이에 월검향의 몸이 파괴에 베여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네메시스의 목에 가는 검상을 남겼다. 별거 아닌 상처. 하지만 현재의 네메시스에게 상처를 입힌 것만 하더라도 놀라운 일이었다.


“하나는 람히르에 대한 사랑. 그것이 설사 자신의 파멸일 지어라도. 기꺼이 불태우는 사랑.”


일반적인 무림인이라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특이점. 그들은 모두 자신의 무에 미쳤고 각자의 이기심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월검향은 이타적인 사랑으로서 저기에 도달했다. 이 지점부터 월검향의 선택은 타인과 달랐다.


“두 번째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냐.... 그래.. 거짓된 영웅들. 그 짧은 시간이 너에게 많은 것을 남겼구나. 월검향.”


거짓된 영웅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삶을 이해하였다. 그 시점부터 월검향은 더는 일개 2세계 무림인이 아니라. 절망에 대적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영웅이 되었다. 다른 이들이라면 괴물이란 공포에 포기를 선택했겠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죽음과 그리고 람히르를 지키기 위해 그는 꺾일 수가 없었다. 그때의 기억이 찬란한 별처럼 되어 월검향의 심상을 장식하고 있었다.


콰아아아아앙!!!!!!!!!


사방팔방 날려진 검기들이 월검향이 손을 쥐는 순간. 곧 뱀의 아가리처럼 사방에서 조여 들어왔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자신의 모든 날개를 휘둘려 그것을 쳐냈다.


“그리고.... 마지막은 희망이군.”


절대 닿을 수 없는데도. 언젠간 달이 태양에 닿을 거란 희망. 수면 아래로 태양을 비추는 호수 그 자체는 벽이었다. 그리고 그 벽은 그 누구도 아닌...


“나로군.”


하지만 그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었다. 언젠가 달이 비추어진 빛만이 아니라. 반대편까지 갈 수 있을 거란 희망. 그것은 거짓된 영웅들이 그에게 남긴 최고의 선물이자. 월검향이 내린 결론이겠지. 지금 자신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억겹의 시간이 지나서까지 기다려주겠다는 그의 결론이었다.


“......그렇기에 이해할 수 없군. 이런 심상은.”


보통 현경에 도달한 이는 심상이 자신만의 무공으로서 발현된다. 검의 심상이라면 이기어검으로 다수의 검을 동시에 전개에 사용할 것이고, 피가 심상이라면 타인의 피를 이용한 저주나 자기 자신의 피를 가속화하여 무기화하거나 재생할 수가 있겠지. 그렇다면 월검향은? 그의 심상은 3개가 얽혀 다른 무림인이 도달할 수 없는 특이점에 도달해 있었다.


“시험해보지.”


뒤로 거리를 벌려 양손에 빛과 어둠 속성을 모아 양옆으로 월검향을 덮친다. 여기에 오기 전 마운틴 포트리스 MK2를 날렸던 그 일격이었다. 그러자 성스러운 보호막이 월검향이 감싸 공격을 막아내더니 월검향은 그 상태로 돌진해 들어왔다.


“빛 속성. 힐 하는 마왕의 기술이군. 하지만 속성은 어디서 나온 거지?”


프레이야의 검에서 나온 빛이 그의 손에 있는 혈도를 따라 마법을 발현해가는 것이 보인다. 네메시스는 자신에게 도달한 월검향을 향해 다시 루나를 휘둘렸다.


까강! 까가가가강!!!!


“어둠 속성? 블랙 드래곤 냄새가 풀풀 나는걸.”


루나가 휘둘러지기 직전 그 앞에 소형 마법진이 나타나 네메시스의 검로를 방해하였고 휘두르는 힘을 줄였다. 그러자 월검향은 역으로 루나를 위로 쳐내며 지근거리기로 다가올 수 있었다.


“거짓된 영웅들의 힘이 함께하고 있군. 그래... 정말 하찮은 힘이야.”


순간적으로 3M가 넘게 뻗어 나온 검강이 네메시스의 허리를 양단하기 위해 휘둘러졌으나 네메시스는 파괴 속성의 날개를 휘둘려 맞받아쳤다. 그러자 밀려 나간 쪽은 역으로 월검향이었다. 속성 간의 우열상 마나 속성으로는 파괴 속성을 막기 어림없었기 때문이었다.


“이것도 받아봐라. 월검향. <시공간 베기>.”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을 네메시스였다. 방어와 회피를 무시하는 피할 수 없는 일격을 날렸다.


콰직!!!


그러나 월검향은 그것으로 쓰러지지 않았다. 그 사실에 네메시스의 두 눈이 좁혀졌다.


‘어떻게?’


미지의 빛이 프레이야의 검을 타고 흘러가 월검향으로 하여금 시공간 베기를 쳐낼 수 있게 해주었다. 그 모습에 네메시스도 의아함을 느낄 정도였다.


“내가 아는 거짓된 영웅들의 정보에는 저 힘은 없는데.... 설마....”


딱 하나 방법이 있긴 하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그것이 아직 월검향에게 이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짓된 영웅들은 절대 7명이 아니야. 필멸자들의 사랑이 있는... 그래. 창작물들. 그것이 소설이든, 게임이든, 만화든, 영화든, 상관없어. 필멸자들은 캐릭터를 사랑하고, 그것으로 거짓된 영웅들은 탄생한다. 그렇기에.... 거짓된 영웅들의 숫자는 실질적으로 수억이 넘어가.’


만약에 다른 거짓된 영웅도 프레이야의 검을 통해 월검향에게 힘을 줄 수 있다면....? 시공간을 다룬다는 설정의 거짓된 영웅이 도와준다면 그것은 가능했다. 하지만 월검향과 그들의 접촉이 없는 데에 그것이 가능한가?


“너는 등대로구나. 거짓된 영웅들이라면 누구라도 볼 수 있는 등대. 거짓된 존재들이 현실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창문.”


원래 종말을 위한 다리로 이용되기 만들어졌으나 7명의 거짓된 영웅들에 의해 프레이야의 검은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곳의 기억을 가지고 원래 세계로 되돌아감으로써 작지만 큰 변화가 일어났다.

비극의 삶을 지내야 하는 힐 하는 마왕이 기억을 간직한 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작다고는 할 수 있으나... 네메시스가 있는 ‘현실’과 단순 망상에 불과한 ‘거짓 현실’ 사이에 다리가 놓였다. 그래... 아주 작은... 하지만 기존과는 다른 법칙과 힘을 가진. 하지만 현실에 간섭할 수 있는 이면의 세계처럼...


‘원래라면 별 의미가 없어야 하는 일. 하지만 그것으로 프레이야의 검을 가진 존재라면. 모든 거짓된 영웅들의 힘을 끌어올 수가 있게 된다.’


‘거짓이 현실이 된다’. 필멸자들이 만든 가상의 존재들이 현실에 영향을 끼쳐 그것을 현상으로 만든다. 그것은 분명 무한의 힘. 불멸자의 것도 괴물의 것과도 다른 개념의 것. 순수한 필멸자의 힘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의미 없을지 몰랐다. 거짓된 이들은 자신의 세상에 만족하면 하지. 그들에게 이계나 다름없는 현실에 눈을 돌릴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현실 세계는 인식할 수 없는 곳이고, 알아도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월검향이... 그들을 위한 등대가 되어주고 있군...’


작게나마. 7명의 거짓된 영웅들의 이야기가 현실 세계에 퍼져나간 것처럼. 그 역 또한 성립된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월검향의 이야기일 뿐. 그것이 거짓된 이들의 흥미를 끌어낼지는 언제까지나 그의 기량일 뿐. 하지만 일부는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그렇기에 되돌아간 6명의 거짓된 영웅의 힘이 월검향을 도울 수가 있었다. 그리고... 소환되지 않았던 다른 이들도...


‘이쯤 되면 더는 거짓된 존재들이라 칭할 수 없겠군. 사실상 새로운 종족 개념이 필요하겠지. 이를테면 ’캐릭터‘란 이름의 종족으로 말이지....’


어찌 되었든. 6명만이 아닌 다른 이들도 월검향에게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이 증명되었다. 그렇기에 월검향의 심상에 있는 별은 결코 6개가 아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그래. 밤하늘 별보다도 많은 필멸자들의 캐릭터들이 그를 곁을 지키는 별일 것이니...


끼이이이이이익!!!!!!


공기를 가르며 휘둘러진 검강을 네메시스는 하늘로 잠시 활공하여 피해내더니 뒤에서 쫓아 오는 검강을 보지도 않고 어둠의 날개로 쳐내었다.


“....프레이야의 검! 그 안에 있는 거짓된 영웅들이여! 내 말이 들리는가!!!!”


잠시지만 월검향의 검로가 흔들린다. 월검향이 동요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검의 의지인가?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믿었다.


“너희가 프레이야의 검을 통해 이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리고 너희 일부가 월검향을 마음에 들어 돕고 있다는 것도! 그렇기에 너희에게 묻겠다! 너희가 바라는 상황이 정말로 이것이더냐!!!!”


챙! 챙! 챙!


루나와 프레이야의 검이 부딪혀 불꽃이 튀었지만. 네메시스의 눈은 언제까지나 프레이야의 검을 향해 있었다.


“너희가 바라보는 이는 지금 육체를 빼앗겼다. 아마 그 과정에서 너희도 저항했겠지. 하지만 실패했지? 이대로 두면. 난 너희가 바라보는 등대를 죽이게 될 거다.”


“........”


월검향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눈썹을 실룩였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현재 그의 몸은 마법에 지배된 상황이기에... 그저 눈썹을 움직이는 것이 한계였다.


“그러니 구해내라. 너희 하나라면 불가능하겠지. 하지만 방법을 아는 이가 분명 있을 것이다. 프레이야의 검을 통해! 월검향을 구하는 방법을! 구하지 않으면.... 나도 극단적인 방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 선택하라!”


우웅!!! 파아아아아아아앗!!!!!!


그 순간이었다. 네메시스의 외침에 응답하는 듯이 프레이야의 검이 요동치더니 곧 눈 부신 빛이 프레이야의 검 손잡이를 감싸더니 팔을 감싸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


그러자 급히 내공을 보내 막는 월검향이었지만...


푸욱!


네메시스의 손가락이 그의 혈도를 짚어 방해를 넣었다.


“나도 중원의 혈도 지식은 있어. 월검향.”


한순간 강을 거슬러 올라간 연어 떼처럼 치솟은 빛은 월검향의 어깨를 타고 그의 심장을 향해 나아갔고 이에 월검향의 몸이 발버둥을 쳤지만. 빛은 꺾이지 않았다.


팟!


그리고 한순간. 월검향의 몸이 뒤로 꺾였다. 그가 쓰러지자. 네메시스는 바로 달려가 그를 부축했다.


“체내의 마나가 모두 소멸했군. 마법의 유지하는 동력이 월검향의 체내 마나였나? 그것을 소멸시켰으니 마법은 당연히 풀렸겠군....”


우우우웅......우....웅...


프레이야의 검의 빛이 사그라들더니 곧 평범한 철검처럼 금속의 광택만 낼뿐이었고 그걸 본 네메시스는 조용히 평가했다.


“월검향이 검의 자격을 잃었군. 이것은 거짓된 영웅들 입장에서도 최후의 방법이었나...? 하지만 내가 아는 월검향이라면.... 금방 다시 자격을 되찾을 수 있겠지.”


“크윽....!”


“월검향. 지금의 너는 제정신인가?”


“엿이나 먹어..... 네메시스...”


“그래. 제정신이군.”


마나가 모두 소멸하는 과정 중 기혈이 뒤틀려 내부가 진탕이었을 것이기에 네메시스는 빛의 속성으로 회복 마법을 걸어 체내를 진정시켜주었다.


“라...람히르는?”


“무사해. 워낙 탈진 상태라 의식을 잃었을 뿐이야.”


네메시스는 손가락을 튕겨 보호막 된 겉옷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고 그의 피부나 다름없었기에 그것은 네메시스에게 날아와 그대로 그의 몸을 감싸 안았다. 월검향은 내공이 없는 육신일 텐데도 황급히 뛰어나가 람히르의 안위를 살폈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람히르와의 해후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지? 월검향? 벨라는 어떻게 됐지?”


네메시스는 서늘한 눈동자로 월검향에게 물었고 그 물음에 그의 몸이 굳었다. 월검향은 그제야 기억난 듯이 급히 네메시스에게 몸을 돌렸다.


“벨라스트라즈는 납치됐어. 이 일을 벌인 것은 날 이곳으로 소환한 아스카나의 마법사다.”


으득!


“그 어리석은 필멸자가...!!!! 결국에는 이 짓을 벌였군!!! 하지만 놈 하나로는 성공할 수 없었을 텐데?”


“.....조력자가 있었다. 꽤 강한.”


“사라거나 그녀가 보낸 존재일 거다.”


“사라. 분명 그 이름을 언급했어.”


사라와 아스카나의 마법사 사이에 끈이 있었다. 단순히 벨라 납치를 위해 사라가 협조했다고 하기엔 너무나 이상했다. 드래곤 캐슬에서 분명 사라의 흔적이 보였지만... 이제야 이걸 실행한다고?


‘이상해. 정확한 목적이 보이지 않아. 그녀를 납치한다고 비트레이가 마나의 주신의 자리에 올라갈 수는 없을 텐데... 이건 플랜 B이었나?’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위험부담이 크고 실익이 적지 않나? 네메시스는 수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크윽!”


네메시스는 그 순간. 심장이 손아귀에 잡혀 조여드는 듯한 충격과 함께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그 모습에 월검향도 뜻밖이란 듯이 네메시스를 보았다.


“네메시스?”


“아니야.... 나는 괜찮아... 나는 괜찮지.... 일단 ‘이것’이 시작되기 전. 내가 조치할 수 있는 것은 다해둬야 해. 월검향. 람히르를 업을 수 있겠어?”


“내공은 잃었어도 그 정도는 문제없어.”


기본적으로 무림인의 기초 근육은 일반인과 차원이 다르기에 월검향이 순순히 람히르를 업었고 네메시스의 긴장한 표정에 그는 불길함을 느꼈다.


“우리가 있던 여관으로 가지. 그곳에 잠깐 할 일이 있어.”


“....?. 알겠어.”


여관으로 돌아가니 드래곤의 습격으로 반파된 건물이 보였고 사방에선 드워프들의 구조작업이 한창 중이었다. 네메시스와 월검향이 오니 경비대로 보이는 이들이 이 사태의 원인을 묻고자 다가왔지만. 네메시스는 손을 튕겨 즉각 결계를 쳐 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섰다.


“?”


지금까지 네메시스는 이런 방식을 하지 않았기에 월검향은 이상함을 느꼈다. 마치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월검향. 난 잠시 1층에 할 일이 있으니, 2층에 람히르를 눕혀놓고 그녀를 돌봐줘. 나도 금방 올라가지.”


“....대체 무슨 생각이지?”


“네가 알아서 좋은 일이 아니야. 정말로.”


“.......알았어.”


현 상황은 월검향으로선 입이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순순히 네메시스의 말을 따라주었다. 그가 마법에 걸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지만 않았어도 벨라가 납치된다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네메시스가 월검향에게 별말을 하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그에게 걸린 마법을 모르고 있던 것은 네메시스도 마찬가지였기에 자신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월검향과 람히르가 자리를 비우자. 네메시스의 표정이 차갑게 얼어붙더니, 곧 반쯤 부서진 문을 걷어차 그 안에 있는 이를 노려보았다.


“빛의 주신 켈렌트. 이번에도 네 목적을 위해 방관만 했구나. 그렇지?”


소년은 네메시스의 말이 무슨 말이라는 듯이 기겁하며 겁에 질린 눈을 했지만. 네메시스는 아랗고 하지 않고 다가가 그의 목을 잡고 벽에 박았다.


쿵!


“어떤 필멸자가 눈 깜박거리는 것과 숨 쉬는 시간이 항상 같을까? 마치 프로그램으로 짠 것처럼 말이지. 응?”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군. 네메시스.”


“불안정함이 없는 필멸자라면 금방 눈치채버리지. 그런데도 입을 다물고 있던 것은 나 또한 네 판단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빛의 주신 켈렌트.”


빛의 주신 켈렌트가 인정하고 더는 실어증 소년 행세를 포기하자. 네메시스는 순순히 그의 목을 놓아주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우유부단할 것이지? 네 가잖은 복수심을 위해 행동할 것이냐? 아니면 필멸자들을 위해 행동할 것이냐? 아니면 너희가 창조주로부터 명령받은 세계를 지킬 것이냐? 네가 생각이 있는 놈이라면. 지금만은 납치되지 않도록 막아서야 했어. 그랬다면 내 신뢰를 눈곱만큼이라도 얻었을 것이고, 후에 내 뒤통수를 치더라도 더 크게 칠 수 있었겠지. 하지만 넌 가만히 있었지. 그래.... 내가 눈치 못 챌 줄 알았어? 빛의 주신 켈렌트?”


“...........”


“다른 일행들에게는 알리지 않으마. 하지만 내 말을 제대로 새겨 드는 것이 좋아. 그만 우유부단하고 제대로 노선을 정해라. 빛의 주신 켈렌트. 그렇지 않다면... 넌 또 중요한 것을 잃게 될 거야.”


네메시스는 벌레 보는 듯한 시선으로 빛의 주신 켈렌트를 훑고는 역겹다는 듯이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네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겼지만. 지금 괴물이 되어버린 레퀴엠처럼.”


쿵!

네메시스는 그곳을 떠나자마자 2층으로 올라갔고 곧 침대에 눕혀져 의식을 잃은 람히르와 내공을 잃었지만 꼿꼿하게 서 있는 몸으로 그녀의 옆에 앉아 있는 월검향이 보였다.


“월검향. 한동안 람히르를 부탁할게.”


“.....넌?”


“난 벨라스트라즈를 구하러 가겠다. 구하려면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옳아.”


“.....미안해. 네메시스. 이 모든 건... 내 잘못이다.”


월검향은 네메시스에게 사과를 구했다. 하지만 네메시스는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너 또한 네 의지가 아니라 그 빌어먹을 놈에 의한 것. 그리고 너에게 걸린 마법을 눈치채지 못한 나의 책임도 있어. 놈은 반드시 내가 영혼까지도 먹어치울....”


네메시스에게서 으르렁거림이 들려오고 그의 그림자가 크게 요동쳤으나 금방 가라앉았다. 익숙한 기척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레나가 오는군.”


그 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세레나가 휘둥그레한 눈으로 방안을 보았다.


“여관이 왜 이래? 둘이 싸우기라도 했어?”


“내가 여기에 없었을 때. 이곳에 습격이 있었어. 그리고... 벨라스트라즈가 납치되었어.”


“!!!!. 납치되었다고? 어떤 놈이? 당장 벨라를 구하러 가야지!”


“걱정하지 마. 세레나... 내가 ‘무슨 수를 써도’ 벨라스트라즈를 구할 거니까.”


“어... 그래...? 네메시스니까 당연하지. 근데... 왜 자꾸 벨라를 풀네임으로....”


세레나도 지금의 네메시스에게서 이질감을 느낀 듯이 월검향에게 눈짓했고 거기에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의 네메시스는 확실히 무언가 달랐기 때문이었다.


“지금부터 난 벨라스트라즈를 구출하러 갈게. 난 그녀를 지켜주기로 용의 여왕과 ‘약속’했고, 그것은 나란 존재에 있어서 절대적인 거야. 난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해.”


“!!!!!!!!”


이질감의 근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마치 네메시스가 마취했을 때처럼. 그때의 그 감각이었다!


“잠깐! 네메시스!!!!! 잠깐만 진정해!!! 머리 좀 식히고....!!!!”


“.........”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 네메시스는 그저 품속에서 값진 보석이 한가득 담겨 있는 주머니를 꺼내 침대 위로 던져났을 뿐이었다.


“이곳의 일은 이것으로 어떻게든 변상이 될 거야. 그럼... 잠시 헤어지자. 세레나.”


“........네메시스!!!!!!”


콰쾅!!!!


세레나가 그의 이름을 불려보지만. 네메시스는 날개를 펼치고 지붕을 뚫고 사라졌고 곧 하늘의 점이 되어 모습을 감추었다. 그가 갑자기 모습을 감춘 상태에 세레나는 깜짝 놀라 월검향을 보았다.


“이번 일.... 제대로 들어야겠어! 월검향!”


작가의말

네메시스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움직입니다.

이때의 네메시스는 한없이 잔혹하고 냉정하며, 오직 목적 수행을 위해 움직입니다.

그도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이전에 한번 경고를 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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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제 699화 만나는 괴물마다 적. NEW +1 5시간 전 4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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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 제 697화 절망 +1 24.09.02 18 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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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4 제 693화 개판이 일어나는 4세계. +1 24.08.05 18 2 17쪽
693 제 692화 마리는 보석을 좋아해! +1 24.07.30 23 2 25쪽
692 제 691화 움직이는 체스판. +2 24.07.22 22 2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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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제 689화 월검향은 오늘도 구른다. +1 24.07.08 43 2 26쪽
689 제 688화 가족 사진. +1 24.07.01 53 2 22쪽
688 제 687화 짧은 휴식. +1 24.06.24 18 2 13쪽
687 제 686화 모두의 힘을 하나로! +1 24.06.18 20 2 23쪽
686 제 685화 달이 떨어지는 밤하늘. +2 24.06.12 27 2 20쪽
685 제 684화 일곱 주신의 축복. +1 24.06.12 18 2 21쪽
684 제 683화 타락을 위해 지켜라! +1 24.06.11 18 2 19쪽
683 제 682화 신들의 황혼. +1 24.06.11 17 2 27쪽
682 제 681화 5세계의 문을 연 결과. +1 24.06.11 16 2 28쪽
681 제 680화 악의 어린 함정. +1 24.06.11 14 2 15쪽
680 제 679화 용의 여왕. 목숨을 걸다. +1 24.06.11 19 2 20쪽
679 제 678화 7개의 희망. +1 24.06.11 17 2 15쪽
678 제 677화 친구로서의 결단. +1 24.05.21 27 2 17쪽
677 제 676화 네메시스를 막아라. +1 24.05.21 20 2 15쪽
676 제 675화 탐식의 괴물. +1 24.05.21 21 2 21쪽
» 제 674화 월검향의 심상. +1 24.05.21 18 2 25쪽
674 제 673화 드워프를 구하라. +1 24.05.20 19 2 17쪽
673 제 672화 시간 싸움. +2 24.05.20 20 2 17쪽
672 제 671화 인질. +1 24.05.20 17 2 22쪽
671 제 670화 사라의 함정. +1 24.05.20 18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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