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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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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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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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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5쪽

제 692화 마리는 보석을 좋아해!

DUMMY

안녕하세요! 마리에요! 날씨도 좋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빛의 기둥이 솟아오르는 결계를 바라보니 마음에 은은한 감동이 흘러가는 기분이네요! 네? 결계 안에서 생활하는 제가 어떻게 그걸 볼 수 있냐고요? 그건....


“지금 제가 결계 밖에서 괴물의 뚝배기를 깨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누구에게 외치는지 알 수 없는 중얼거림을 소리치며 제 몸을 보면서 침을 흘리는 마물을 반으로 갈라버립니다. 그러자 안에 있는 내장이 지저분하게 사방으로 튀네요. 처음에는 징그럽지만. 하도 도축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제가 이렇게 ‘타락’한 이후. 별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오히려 기분 좋기도 한... 아니. 마리! 정신 차리자!! 저도 미칠 수는 없다고요!


끼루루룩!!!


“하아... 하아.. 또 오네. 시발.”


아니. 제 주변에 20마리 넘게 죽어있는 꼴이 보이면 좀 덤비지 않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제가 아무리 겉으로는 연약한 인간 여자라지만. 실력 차이는 알 때가 되었잖아요!!!!


“<섬소(Q)>!”


성가신 능력을 사용하려는 모습이 보이자. 즉각 거리를 좁혀 목부터 자릅니다. 응? 상처 단면이 모여드네요.


“네네. 그럼 더 자르죠.”


제 손은 익숙한 움직임으로 산 채로 재생하려는 괴물을 해체해갑니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재생하는 모습에 저는 혀를 찼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제가 조지고 있는 놈은 재생력이 끈질기네요. 하여간 결계 근처까지 자력으로 온 놈들은 생명력이 끈질기기 짝이 없습니다.


“<부패의 마안>.”


제 눈이 녹색으로 반짝이는 순간. 새살이 돋는 면이 썩어 물들어집니다. 이것은 저의 괴물로서의 능력인 ‘마안’으로 제가 원하는 대로 교체가 가능합니다. 물론 사용하는 데에 대가가 따르지만. 아주 간단한 효과 정도는 문제없이 사용됩니다. 이를테면 재생하는 단면을 썩게 만드는 간단한 마법이 담긴 부패의 마안처럼요. 아. 이제 재생이 멈추었습니다. 이놈도 죽었네요.


“뭐. 이놈들아. 덤빌 거면 덤벼.”


저의 시야 한구석 떠오른 미니맵에는 아직 500개가 넘는 붉은 점이 찍혀있습니다. 즉. 저 점들은 모두 저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으며 빈틈만 보이면 제 목을 취하러 온다는 거지요. 미니맵은 제 몸 기준으로 360도가 모두 표시가 되었기에...


서걱!


저에게 멋도 모르고 뒤에서 기습하려던 괴물의 목을 역으로 잘라버릴 수가 있습니다. 애초에 저는 적이 근처에 있으면 자동으로 손이 나가는 게임 캐릭터나 다름없기에 제가 억제하지 않는 이상. 무조건 한 번은 휘둘러집니다. 이건 게임 속에서 자동 평타나 다름없으니까요.


끼잉...!


이놈을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사고조차 못 하는 마물들이 물러나 자기들끼리 물어뜯기 시작하네요. 하여간 여기는 원래 이렇습니다. 다들 먹기 위해 여기서 죽을 치고, 제가 약해 보이니까 달려든 것뿐. 오히려 제가 포식자인 것을 알자. 알아서 기는 거겠지요. 아참! 제가 이걸 어떻게 아냐고요?


“몇 마리나 잡았더라...”


“여기 와서 354마리를 네 손으로 죽였네. 잘했어. 마리.”


“달기... 손에 펄떡거리는 심장은 버리죠?”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너도 배고프지 않아?”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에게 끌려와 원치 않게 살육을 하고 있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것도 일주일이나! 식사는 제대로 못 해서 배고프고, 괴물의 본능은 저런 내장을 뜯어먹으라고 소리치고 있지. 씻거나 자지도 못해서 짜증이 치솟은 상태였기에 등 뒤로 사방팔방 불바다를 만들어 괴로워하는 마물들을 수백 수천이나 만들어놓고 오는 달기가 두렵지 않았습니다.


“배고파요!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건 꽤 중요한 일이야. 결계 주변을 이렇게 주기적으로 싹 쓸어주지 않으면. 대가리 좀 있는 인재들이 결계 내부로 진입하기 전에 이 쓰레기들에게 잡아먹힌다고?”


“아니. 그건 666의 괴물의 일이잖아요! 그걸 왜 날 데려와요!!!”


그렇습니다. 안전한 결계 안으로 가는 곳은 눈 부신 빛의 기둥이 솟아올라 4세계 어딜 가도 눈에 띄고, 실제로 들어가기만 하면 안전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으로 향하고.... 이 이성도 없는 마물들에게 냠냠 당하죠. 그걸 막기 위해서 666의 괴물들이 친히 주기적으로 몰살시키고 있는 겁니다. 도망가는 것을 굳이 쫓아갈 필요도 없죠. 도망간다는 것은 최소한 지능이라도 있다는 거니까요. 하지만 제가 불만인 것은... 왜 저를 데려왔냐는 거죠. 저는 죽음에서 돌아올 방법이 있기에 몇 번이나 죽고 부활해서 이 꼴이 된 거지. 다른 괴물이라면 영원히 사라졌을 겁니다.


“돈 필요하잖아?”


“....그건 그렇지만.”


“지금 정산금 보냈으니까. 확인해봐.”


저는 손등에 떠오른 메시지를 흘깃! 보고는 주변을 살폈습니다. 웬만하면 미니맵에 확인되어 대응할 수 있지만. 가끔 미니맵 바깥에서 원거리 저격을 해온 것을 몇 번이나 맞았기에 신경이 곤두서서 그렇습니다.


“어라? 이거... 금액이 꽤 되네요?”


“그치? 이거면 2세계에서 네메시스 협회를 이용하는 대금으로 충분할걸?”


“......죽인 숫자인가요?”


“응. 근데 위험도가 높을수록 돈을 더 줘. 굳이 숨어다니는 놈들을 찾기 귀찮아서. 대부분은 이렇게 광역으로 펑펑! 하는 걸 좋아하지만.”


그래서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탭댄스 추는 괴물들이 달기 등 뒤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땅에 비벼 불을 끄려던가 물을 소환하든지. 온갖 발악을 해보는데. 얼마 못 가 타죽어 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잔인한 괴물 같으니. 그래도 몇 놈은 불을 끄는 데에 성공하고 저 멀리 도망가는 것을 보니, 실력이 있으면 빠져나갈 수가 있나 봅니다.


“아아.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저놈들 말이죠?”


멀리서 3개의 기척 정도가 계속 쳐다보고 있기에 저는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그러자 빠르게 멀어지는 것이 보이네요. 눈치도 좋은 놈들 같으니. 그래도 딱히 먼저 덤벼오지 않으므로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여기를 쓸어버리는 나 같은 666의 괴물을 죽이겠다고 벼르는 거지. 뭐.. 어림없지만.”


“그래서 저를 데려온 이유가 이게 전부는 아니죠?”


“물론 아니지. 너도 알잖아? 네 전투 기술은 부분적으로는 훌륭해. 하지만 그것은 너의 정신이 간섭하지 않는 자동으로 나가는 일격일 경우. 네가 죽이려고 움직이는 순간. 어색하다는 것. 너도 알고 있지?”


“네.”


게임 속의 전투 경험과 현실 속의 전투 경험의 괴리겠지요. 그것들은 모두 저에게 흡수되었지만. 현실과는 다르기에 완벽하지 못합니다.


“그것을 메꾸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 이런 개판인 난장판에서 싸우는 거야. 실제로 네 움직임은 꽤 다듬어지고 있어.”


“확실히... 그건 부정 못 하겠어요.”


죽이고 죽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잘 죽이는지를 저도 모르게 몸이 익힙니다. 그리고 그것이 게임 속 경험과 섞여 진정한 의미로의 경험으로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제가 곁에 시체 더미를 만들어낼 수가 있는 거지요. 그것이 아니었다면 저는 첫날처럼 몇 번이나 부활해야만 했을 겁니다.


“그리고 마안도 익숙해졌지? 마침 저기 멋도 모르고 오는 녀석이 보이는데. 써보지그래?”


오니네요. 거대한 덩치에 두 개의 뿔을 가진 흔한 요괴 출신 괴물입니다. 매우 폭력적이라 대화도 통하지 않지요.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방망이를 든 채로 김이 나는 몸을 끌고 오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저와 달기만 있는 것이 보이자. 멋도 모르고 흥분해서 돌진해오네요.


“<굴절의 마안>.”


저의 눈동자에 청색, 붉은색, 녹색. 삼색의 원이 떠올라 회전합니다. 제 시야에 보이는 것은 오니의 모습. 그 외의 시야가 모두 차단되어 어둠 속에 그것만이 보입니다.


“뭉개져라.”


3개의 축으로 눈앞의 형체가 당겨집니다. 단지 그것뿐. 그것은 블랙홀에 필멸자를 내던진 것과도 같아서...


콰직!


단말의 소리를 남기고 한날 고기 조각이 되어 주변에 뿌려지네요. 마치 팝콘 튀기는 모습 같습니다. 아 배고파라. 팝콘이라고 하니 지면에 굴러다니는 눈알이 팝콘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아파라....”


눈에 격통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끼며 저는 시야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쁘지 않네. 여러 전투 기술을 발달시켜가는 것이 좋을 거야. 앞으로 언젠가 올 끝을 향해 나아가면서 많은 상황이 있을 거야. 그것에 대응하기 위해선 여러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해. 조금이라도 오래 살고 싶으면 기억해. 이건 괴물로서의 조언이야. 마리.”


“알겠어요.”


“그리고 너의 미니맵이란 감지를 너무 믿지 마. 그것의 감지 능력은 높게 평가하지만, 사정거리는 우리 괴물이 볼 때 넓지는 않아. 그리고 너의 그 특수한 기술을 사용할 때. 역으로 폭발한다든가 하는 밀치거나 끌고 오는 공격에 너무 취약해. 그걸 보완하지 않으면 앞으로 힘들어질걸?”


“그건 인정해요.”


제 기술은 1명의 타켓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방해하는 것. 그리고 기술 자체의 시전 시간이 ‘1초’. 즉. 우리 괴물이 보기엔 너무나 깁니다. 특성을 통해 즉발로 발동하기도 가능하나 언제까지나 재사용 시간이 도는 조건이 붙기에 그 시간 동안 다시 시전 할 때는 취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와 싸워본 괴물들은 모두 다음 전투에 그걸 알기에 그 점을 찌르기 시작하기에 여기서 계속 싸워보면서 저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사실이지요.


“그리고 마지막 조언인데... 너의 그 기술은 ‘법칙’ 능력과 상당히 유사해. 레퀴엠에게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을걸?”


“법칙 능력요?”


“창조주가 만든 이 세상에 네가 만든 법칙을 쓸 수 있는 특수한 계통의 능력이야. 워낙 희귀한 케이스라 내가 아는 관련 능력자도 5명이 안 돼. 그중 하나가 너고, 잘만 개발한다면...”


달기는 저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네요.


“서열 두 자리 괴물에도 설 수 있을 만큼 위험한 계통이지.”


“....그 정도나요?”


“응. 법칙 자체를 뒤틀어 자신의 것으로 하는 만큼. 정상적으로는 파훼가 힘들거든. 속성을 통한 공격이나 물리를 통한 공격은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어. 하지만 법칙 능력은... 솔직히 파괴 속성이나 조화 속성을 들고 오지 않으면 우리도 상대가 힘들어.”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스킬은 달기가 말하는 법칙 능력이 아니라. 게임 스킬에서 가져온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가는 곳은 현실 세계. 저는 ‘어쩌면...’이란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스킬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나의 부족한 기술을 보완할 수 있을지도.’


기본 스킬은 6개, 특수 기술은 매우 적어서 솔직히 말하면 제가 싸울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너무 단조롭다는 거지요.


“하지만 지금의 마리는 너무 약점이 많아. 그렇지만 괴물이 된 지 얼마 안 된 존재로서 높이 평가할 만한 잠재력이 있어. 특히 1대1에서 상대를 구속하는 부분은 탁월하지. 이건 나도 인정하는 사항이야. 그 무엇도 아니라. 서열 9위 괴물의 발목을 철저하게 봉쇄할 정도니까.”


“그걸 평가하기 위해 저를 이곳에 데려온 거군요? 제가 여러 적을 상대해야 그것이 확실히 보이니까?”


저의 질문에 달기는 귀를 쫑긋거리며 고개를 살랑살랑 흔듭니다. 정답인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 아무리 666의 괴물이라도 많은 정보가 있어야. 확실히 평가를 할 수가 있으니까. 그리고 이건 선물.”


“선물?”


달기가 건네준 것은 책으로 자수정이 중앙에 박힌 책이네요. 거기서 품어져 나오는 마나 속성에 저는 이질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펼쳤습니다. 그러자 거기에 나와 있는 것은 셀 수 없이 많은 눈알과 거기 옆에 새겨진 글자들이었습니다.


[마안이란 눈이 보이는 범위 내에 거는 마법 계통으로서 시전의 신속함과 은닉성을 목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마안의 종류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마안의 정보. 저는 저의 눈이 한순간에 보이는 모든 정보를 빨아들임을 느끼며 머리가 어지러워지자. 그대로 책을 닫았습니다.


“....어때?”


“한순간에 많은 정보를 마안에 인식해버려서 머리 아픈데요?”


“하지만 너에게 필요한 정보지?”


“네!”


마안 전문 마법 서적입니다. 그것도 쉽게 구할 수 없을 만큼 최고급이네요. 마안 능력을 가진 저에게 있어서 이것은 훌륭한 무기. 이 책에 새겨진 마안의 정보를 외우기만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꺼내쓸 수 있겠지요. 이런 것을 건네준 달기를 빤히 보자. 그녀는 매혹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위치퀸에게 고마워해. 그년이 너를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달기씨도 손을 써준 거죠?”


“흥!”


반응을 보면 확실합니다. 이걸 저에게 구해다 주기 위해 위치퀸과 이야기를 나눠본 모양이네요. 하여간 이 여우는 솔직하지 못해요. 거짓말을 못 하니 입을 다물지만, 꼬리를 살랑거리는 것을 보면 알아줘서 고마운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제 슬슬 가자. 1주일간 열심히 도륙했으면 네가 할 일은 충분히 해줬으니까. 나도 보답 정도는 해줘야지.”


“보답요?”


“가면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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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는 태어나면서 이렇게 많은 반짝임을 보지 못했습니다. 시야 전체가 황금의 산에 곳곳에 값비싸 보이는 보석들이 빼곡하게 뿌려져 있네요. 거대한 산 전체가 모두 보물덩어리인 모습에 턱이 절로 벌어집니다. 이걸 전부 팔면 미국 영토도 전부 살 수 있을 거라 장담합니다.


“이게... 몇 캐럿이야....”


사람 머리보다 큰 보석. 그것도 세공도 훌륭합니다. 저는 절로 손이 가는 것을 느끼며 아름다운 루비를 들어 올렸습니다.


“끝내준다! 이것만 하더라도 족히 수 십 억... 응?”


저의 상태 메시지에 무언가 떠오릅니다. 이건 저주네요...? 보석에서 나온 검은 기운이 제 팔을 타고 기어오르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마리. 주인 허락 없이 함부로 만지지 마. 이 보석들 전부 태양의 라에게 자주 걸려 있다고. 잘못하면 주변 보석들 전부 폭탄이 돼서 한 번에 터진다?”


“에프3 블러드히트(F)-<프래쉬(D)>.”


저의 몸 주변에 반짝이는 스킬 효과음과 함께 저에게 걸린 저주가 깔끔하게 지워집니다. 그 모습에 달기는 어이없다는 듯이 보네요.


“진짜 그 기술 모든 디버프를 지울 수 있구나?”


“저에게 걸리는 거라면 아마 뭐든 지울걸요? 그래도 주인이 있는 것 같으니까. 원래 자리에 둘게요.”


아쉬움을 느끼면서 저는 제자리에 놓아둡니다. 으으. 저도 영원한 삶을 살아가니, 언젠가 이런 보석을 구매할 날이 오겠죠?


쿵! 쿵! 쿵!


거대한 발 울림입니다. 상당히 덩치가 있는 존재네요. 미니맵에 노란색으로 뜨는 것을 보면 딱히 적의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것 참. 내 영역에 불법 침입자가 있어서 온 것만. 예상치 못한 손님이 왔군.]


“태양의 라. 오랜만~! 환전 좀 될까?”


[이곳에 널린 게 보석이니 마음대로 해라. 달기. 플로를 제대로 입금이나 하도록. 그런데 너는 그렇다지만... 옆에 넌...]


하이에나 머리를 한 거인이 저를 보면서 히죽! 웃는 모습이 보이네요. 분명 에덴에서 본 얼굴들 하나입니다.


[노네임 김마리군. 서열 9위를 꺾은 괴물. 이렇게 즐거운 손님은 오랜만이로군.]


“아하하하. 그렇게 환대를 해주지 않아도....”


[네가 한 업적의 의미를 모르는군. 증오가 징징 울면서 도망가는 모습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걸 본 666의 괴물이라면 누구라도 널 환대해줄 거다. 666의 괴물이 될 이여.]


“...666의 괴물은 안 한다니까요.”


[후후후후. 그런 것 치고는 피 냄새가 많이 나는군.]


“이건 달기씨가 멋대로 결계 바깥으로 끌고 가서 그런 거고요! 1주일간 얼마나 개고생했는데!!! 저는 그냥 평범한 엑스트라 괴물이라고요!”


[정말로 평범한 엑스트라 괴물이라면 하루도 못 버티고 죽었겠지. 넌 정말 자격이 있어. 마리.]


태양의 라는 그 말과 함께 하이에나 이빨을 드러내면서 웃더니 보석 산을 가리켰습니다.


[2세계 환전을 위한 귀금속이 필요해서 찾아온 거겠지? 나라면 금을 추천하지. 금은 어느 세계로 가도 환전이 쉽거든. 이곳에 굴러다니는 루비나 사파이어, 기타 등등 보석은 아름답지만. 환전성이 나쁘지. 보석과 플로의 환전 비율은 이 정도다.]


저의 손등에 차르르륵! 입체 영상이 뜨면서 환전 비율이 뜨네요... 즉 달기가 이곳에 저를 데려온 이유는....


“어. 그러니까. 여기서 환전한 보석을 가져가 쓸 수 있다고요?”


[그렇다. 이곳의 일부 수수료는 2세계 신족들에게도 가기에 일정 무게 이상이면 문제없다. 너무 많이 환전해버리면 폭락해버려서 불멸자들 세력이 까탈스럽게 굴거든.]


“....와우. 혹시 달러로 금을 환전하면.”


[여기 있다.]


제가 갈 좌표를 찾아 비교해서 환전 비율을 찾아봅니다. 제 여유 자금으로 적당하게 계산해 보면...


“음... 금으로만 가져가면 어느 정도 가져갈 수 있죠?”


[야드 파운드로? 아니면 킬로그램으로?]


“당연히 킬로그램이죠! 야드 파운드 같은 저주받은 단위는 버려요!”


[오! 나도 그 생각에는 동의하지. 한 괴물당 100kg 정도다.]


“약 8....85억.....”


원화로 대충 계산을 때려보면 그 정도. 개인이 가지기엔 터무니없을 정도의 양입니다. 무엇보다 이것은 현찰로 즉각 바꿀 수 있는 금이기에 그 환전성은 말도 안 됩니다. 아공간에 넣은 것을 감지해내지도 못하기에 환치기도 편하고요.


[부족한가? 할인이 필요한가? 아니면 추가 증량이 필요한가? 다만 그러면 세율이 높아진다.]


“아...아니에요! 의외로 너무 싸서...”


그렇습니다. 제가 4세계에 와서 돈 번지 얼마 안 되었기에 당연히 용돈 정도로만 환전할 수 있다고 만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대치까지 사고도 자가 모은 돈의 10% 정도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호러의 페인과 같은 반응이군. 하지만 놀랄 것은 없다. 이곳의 보석들은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나타나는 것들. 나에겐 공짜나 다름없는 부수입이지. 환전에 한계가 있다 보니 이렇게 쌓이고 쌓여 가치가 내려가고 만 것이다. 이곳의 사파이어가 보이는가? 네가 보기엔 비싼 보석으로 보일지 몰라도. 공업이나 의료장비 쪽으로 팔려나가는 것들이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곳의 보석 산은 4세계에 있어서는 그다지 가치가 높지 않다. 다른 세계와의 교류를 제외하면 말이지.]


“......이거 다른 세계에 욕먹지 않아요? 이거 풀면 경제가 아주 그냥.”


[예전에는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보니 욕을 많이 먹었지. 요즘은 그쪽 경제도 고려해서 양을 조절한 것이 이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어차피 한 행성에 괴물이 하나 갈까 말까이니 이 정도면 문제없다.]


“일단 최대치까지 사들이겠어요. 아공간 열어드리면 될까요?”


플로가 빠져나가고 아공간 대부분이 채워지는 것이 보입니다. 일반적인 괴물이 구할 수 있는 아공간에는 한계가 있어서 환전하고 나니 가득 차버리네요.


“어... 혹시 보석 판매도 하나요?”


[오늘은 서비스다. 마음대로 가져가거라. 이곳에 있는 보석들은 어차피 내가 있는 한 끝없이 생성되니.]


캬! 거인이라서 그런지 통이 끝내줍니다. 저는 얼쑤 노래를 부르며 아까 눈여겨보고 있던 루비를 집어 들었습니다. 으흐흐. 이제 이건 내 거다. 다만 달기는 그런 저를 보면서 어이없는 표정을 짓네요.


“그런 돌멩이가 뭐가 좋다고 주워가는 거야... 마리야...”


[참고로 서비스로 가져가는 것은 환전 금지다. 만약 다른 세계에서 쓴다면 엘리스 고문실에 갈 각오를 하도록.]


“네에! 절대 안 써요! 으흐흐!”


잠시 후. 태양의 라가 거주하는 영역에서 벗어난 저는 행복한 얼굴로 루비에 얼굴을 비비고 있었습니다.


“헤에! 루비다! 루비!!!”


“애벌레인 냠냠이 마냥 지능이 떨어졌니? 마리야....”


“그렇지만 제가 있던 곳에선 이건 만져볼 기회도 없었다고요!!!”


제가 아무리 집안에 돈이 있다고 해도. 한날 학생이 이렇게 큰 보석 덩어리를 개인 소유로 가지고 다닐 리가 없잖아요! 이건 여자의 꿈과도 같습니다! 저는 달기가 한심하게 보거나 말거나 보석에 볼을 비볐습니다. 아아. 죽여주네요.


“어휴! 애가 정말... 엣다. 이거나 먹어.”


“주술?”


“보존 주술이야. 제대로 된 거 걸고 싶으면 나중에 공간의 주신 말리고스와 거래해. 갠 세상이 끝날 때까지 보존해줄 수 있으니까. 나참. 이런 돌멩이에 꽂혀서...”


이 츤데레 여우. 귀찮아하면서도 해줄 것은 다 해줍니다. 역시 달기답네요. 대충 건 거라고 해도 666의 괴물이 직접 시전 한 거라 웬만하면 파손될 염려가 없겠지요.


“고마워요! 달기씨!”


“됐고 씻으러 가자.”


“응? 집으로 안 가고요?”


“아쿠아마린이 이사 중이라 지금 바쁘잖아.”


“아아....”


그리고 보니 저처럼 식객이었던 아쿠아마린이 하은의 집에서 벗어나 독립했습니다. 666의 괴물로 벌어들인 돈으로 집을 짓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얼음과 크리스탈로 빛나는 반짝이는 성이라고 했나? 666의 괴물로서 한동안 열심히 밖에 돌아다니기에 뭔가 했더니 집을 만들 곳을 찾아본 것이 틀림없네요. 좋겠다. 난 언제 집을 가져보나. 1년 살아온 괴물로선 먼 꿈입니다.


“....저도 금방 독립할 거예요. 걱정하지 말아요.”


“빨리 좀 가라. 그게 얼마나 한다고.”


“치킨집 알바로는 한계가 있어요!!!”


“666의 괴물이 돼서 일 받아서 처리하면 되잖아! 몇 놈 모가지 따면 금방이야!”


“싫어요!”


“그럼 다른 방법으로 벌든가!”


저는 달기랑 투닥거리면서 그녀를 따라 마법진 위에 섰습니다. 마법진의 빛이 활성화되자. 저와 달기는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입을 열었습니다.


“인페르노!”


시야가 한순간에 바뀌고 후끈한 열기가 주변을 감쌉니다. 이곳은 4세계의 하위 차원 ‘인페르노’입니다. 핵융합으로 만들어낸 인공 항성을 둘러싼 거대한 건축물로 만들어진 곳이죠. 발밑을 보면 거대한 태양이 지면 아래에서 비추고 있었고 겹겹이 쌓인 층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보입니다. 뭐랄까... 유리 고층 건물을 반대로 보는 기분이랄까요?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뜨거운 사우나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이 중간층에서 갈 층을 제대로 정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뜨거워서 진짜 죽거든요.


“몇 층으로 갈까요?”


“666의 괴물 전용층이 있어. 거긴 원하는 온도로 선택 가능하니 거기로 가자.”


문스톤을 이용한 인증을 마치니 즉각 주변에 다른 괴물들이 없는 영역으로 이동이 되네요. 편리해라. 다른 괴물이라면 들어오지도 못하는 영역입니다. 입구에서 온도가 적혀 있는데. 일반적인 사우나 온도부터....


“2천만 k..... 저 온도는 대체?”


“뭐긴 뭐야. 우리가 본 항성 맨 중앙으로 이동되는 입구지.”


“.......가면 죽지 않아요? 제가 알던 태양의 중심보다 뜨거운데?”


“당연히 666의 괴물도 죽지. 저곳에 들어가서 살 놈은 네메시스님과 퀸 정도밖에 없을걸? 퀸도 더워서 저긴 안가. 네메시스님만 저기 들어가시더라.”


“아니... 정말로요?”


“응. 덕에 저기 들어가는 네메시스님은 아무도 간섭 못 해. 그분 말로는 적당히 뜨겁다고 하는데... 글쎄?”


“저걸 사우나라고 들어가는 것이 이상한데요?”


“여긴 4세계야. 마리야.”


“....하. 그 단어에 수긍해버린 제가 싫어져요.”


60도라고 적힌 곳으로 들어가니 후끈한 감각과 함께 탈의실을 걸쳐 곳곳에 놓인 욕탕이 보입니다. 666의 괴물 전용이라서 그런지 온갖 고급스러운 것들이 보이네요.


“어....? 근데 성별 구분이 없네요? 처음에 여탕으로 온 건가?”


“?”


“설마... 혼탕이에요?”


“그런데?”


“......”


저는 달기의 말에 절로 이마를 짚었습니다. 4세계의 개방성은 워낙 다른 세계와 이질적으로 넓어서 이런 면은 괴물인 저도 이해가 힘든 면이 많습니다.


“이건 뭐... 독일 사우나도 아니고....”


그나마 탈의실은 나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수건으로 몸을 가리며 들어가니 먼저 들어가 9개의 꼬리를 물 위로 잠수함처럼 살랑거리는 달기의 모습이 보이네요. 그녀의 푹신푹신한 꼬리가 물에 젖어 쪼그라든 모습이 귀엽네요.


“안녕. 너도 왔네.”


“위치퀸씨!”


“내 책은 마음에 들어?”


긴 금발을 욕탕 물에 흩날리며 느긋한 모습의 그녀가 보입니다. 용의 여왕과 더불어 유일하게 10 서클을 달성한 괴물이자. 이명 자체가 곧 이름인 마녀이지요.


“네!”


작가의말

잠시 쉬어가는 편입니다. 심각해지는 이야기를 잠시 환기하는 용도지용.

2개의 파트로 나뉘어질 것이며,

마리가 개고생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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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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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제 699화 만나는 괴물마다 적. NEW +1 6시간 전 6 1 16쪽
699 제 698화 야누스의 초대. +2 24.09.18 12 2 14쪽
698 제 697화 절망 +1 24.09.02 19 2 23쪽
697 제 696화 삼파전. +1 24.08.26 16 2 18쪽
696 제 695화 플뤼겔 알자스. +1 24.08.19 16 2 16쪽
695 제 694화 종말을 증오하는 괴물 +1 24.08.13 20 2 17쪽
694 제 693화 개판이 일어나는 4세계. +1 24.08.05 20 2 17쪽
» 제 692화 마리는 보석을 좋아해! +1 24.07.30 24 2 25쪽
692 제 691화 움직이는 체스판. +2 24.07.22 23 2 20쪽
691 제 690화 예상치 못한 만남. +1 24.07.15 27 2 39쪽
690 제 689화 월검향은 오늘도 구른다. +1 24.07.08 46 2 26쪽
689 제 688화 가족 사진. +1 24.07.01 54 2 22쪽
688 제 687화 짧은 휴식. +1 24.06.24 18 2 13쪽
687 제 686화 모두의 힘을 하나로! +1 24.06.18 20 2 23쪽
686 제 685화 달이 떨어지는 밤하늘. +2 24.06.12 27 2 20쪽
685 제 684화 일곱 주신의 축복. +1 24.06.12 18 2 21쪽
684 제 683화 타락을 위해 지켜라! +1 24.06.11 19 2 19쪽
683 제 682화 신들의 황혼. +1 24.06.11 17 2 27쪽
682 제 681화 5세계의 문을 연 결과. +1 24.06.11 16 2 28쪽
681 제 680화 악의 어린 함정. +1 24.06.11 16 2 15쪽
680 제 679화 용의 여왕. 목숨을 걸다. +1 24.06.11 19 2 20쪽
679 제 678화 7개의 희망. +1 24.06.11 17 2 15쪽
678 제 677화 친구로서의 결단. +1 24.05.21 27 2 17쪽
677 제 676화 네메시스를 막아라. +1 24.05.21 20 2 15쪽
676 제 675화 탐식의 괴물. +1 24.05.21 22 2 21쪽
675 제 674화 월검향의 심상. +1 24.05.21 18 2 25쪽
674 제 673화 드워프를 구하라. +1 24.05.20 19 2 17쪽
673 제 672화 시간 싸움. +2 24.05.20 22 2 17쪽
672 제 671화 인질. +1 24.05.20 17 2 22쪽
671 제 670화 사라의 함정. +1 24.05.20 18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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