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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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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9.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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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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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제 690화 예상치 못한 만남.

DUMMY

쏴아아아아앗!!!


“이게 대체....”


몸을 감싸는 빛이 사라진 직후. 시야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마교의 중심 만마전에서 십만 대산의 숲 초입으로 이동했었고, 월검향의 자신감에 그의 수준을 파악하고자 따라나선 이들은 경악을 그치 못하고 있었다.


‘나 또한 아스카나의 마법사에게 소환되지 않았으면 저런 표정을 지었겠지.’


마법과 무공의 차이는 같은 속성을 사용하는 데에도 차이가 컸다. 드래곤들이 거주해서 마나가 풍부한 대기에서 만들어진 마법은 외부로 표출 및 영향을 끼치는 데에 특화되어 있고, 무공은 적은 마나를 효율적으로 쌓기 위한 심법과 몸 안에서 순환시켜 움직임을 극대화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었다. 긴 세월 동안 각기 다른 방법으로 발달했기에 그것은 같은 뿌리를 두고 있음에도 너무나 달랐다.


“저기 보이는군.”


딱 마침 산길을 타고 오는 무리가 보인다. 월검향을 따라온 이들은 그가 사용한 텔레포트에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기척을 줄였고 짙은 마기가 주변에 퍼졌지만. 숲 밖으로 나가지는 않았다. 이것도 그들의 수준이 높아서 가능한 것이었다. 그래도 이 숲에 마인이 있다는 것 정도는 금방 파악할 수 있겠지.


“응?”


몰려오는 이들이 뚜렷하게 보일 때쯤. 월검향은 이상함을 느꼈다. 뭐랄까... 지금 오는 이들의 분류가 둘로 나누어진달까? 하나는 분명 월검향에게도 익숙한 기척이지만. 또 하나의 기척은...


“파괴 속성?”


새로운 무공인가? 아니면 다른 존재인가? 월검향은 눈살을 찌푸리며 숲을 나섰고 다른 마교인들은 숲에 남아 월검향의 뒤를 지켜보고 있었다.


‘여기서 약한 모습을 치면 오히려 저들이 나를 치겠지. 제대로 힘을 보여줘야. 나를 교주로 인정할 것이다.’


무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애매하게 끝나면 분명 독살이나 암살시도 반역 등을 시도할 것이 뻔했기에 월검향은 찬탈한 교주로서 제대로 된 힘을 보여줘야만 했다. 그렇기에 월검향은 그들을 끌고 나왔고 이것은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나 다름없었다.


“넌 오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무공을 곁에서 보고 싶을 뿐입니다.”


“...마음대로 해라. 죽지는 말도록.”


월검향의 허락에 부교주가 된 전대 교주가 입꼬리를 올린다. 그도 이전까지 마교 교주를 한 만큼 얼마든지 몸을 뺄 자신이 있었고 부활이란 이적을 해낸 월검향이란 새로운 교주의 힘이 너무 궁금해서 굳이 숲에서 벗어나 월검향을 따라나선 상태였다. 목이 잘린 경험과 죽었다가 다시 삶으로 귀환한 경험은 쉽게 경험하기 힘든 것이기에, 무공이 아닌 새로운 힘을 보여준 교주가 또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됐기에 그는 기꺼이 따랐다.


“적이다! 다들 준비해라!”


선두의 외침과 함께 즉각 전면에 있는 이들은 위험에 대한 대비를, 일자로 오던 행렬이 가지각색으로 나누어져 모이기 시작했다. 다들 여기까지 오면서 몇 번이나 마교의 습격을 받은 탓인지 능숙한 움직임이었다.


“잠깐! 저건.....”


“마교 교주다! 교주가 나타났다!”


“주변에 더 있을 것이다! 대비해라!”


꽤 바쁘게 진형이 돌아가지만 월검향은 위협하지 않고 느긋하게 걸어가 주었다. 단순히 살육을 위해서라면 지금 기습해서 큰 피해를 주는 것이 맞지만....


‘.....거짓된 영웅의 기억이 발목을 붙잡는군.’


혼자서 수만 명을 도륙해낸 기억. 그때 겪었던 감각이 그대로 월검향에게 스며들어 그를 옮아 매고 있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감각이기에 그는 준비하라는 듯이 천천히 가고 있었다. 마침내 진형이 모두 갖추어져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하더라도 수백 쌍의 눈이 살의를 피워올리며 월검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도 공격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왜 이만한 숫자를 상대로 두 명이 느긋하게 걸어오는 것에 대한 의문이겠지.


“매복이 없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 마기를 찾아라!”


“숲에서 느껴지긴 하나! 거리가 멉니다!”


마기가 느껴지는 숲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둘을 사로잡거나 죽이기 좋기에 일부러 전진하지 않고 기다려주고 있었다. 마침내 월검향과 전대 교주가 코앞에 서자. 월검향은 자신이 느낀 감각이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확실히 이질적인 기척이 섞여 있어. 그리고 그중 하나가 내 앞에 있군.’


월검향의 앞에 나선 이는 3명. 그들은 보란 듯이 진형에서 튀어나와 앞에 섰다. 농후한 마나가 퍼져나가고, 월검향은 그들 모두가 전대 교주와 맞먹는 경지인 것을 느꼈다.


“너에 대한 평가를 올리지. 용케 현경 3명인 적들을 상대로 최대한 피해를 줄였군.”


“감사합니다. 교주님.”


“?”


전대 교주도 필사적으로 마교의 피해를 줄이려고 애썼을 것이다. 하지만 3대1. 이질적으로 많은 현경의 숫자는 두 명이 교주를 묶고 한 명이 전투에 참여해도 전황이 뒤집힐 정도의 전력이었다. 이러니까 마교의 힘이 쪼그라들었겠지. 그런데도 전대 교주가 떳떳하게 살아있는 것을 보면 교주가 못난 실력이 절대 아니었다. 전대 교주의 발언에 진형이 술렁이고 세 명도 의아한 듯이 전대 교주를 보고는 월검향을 보았다.


“아아. 다들 날 모르겠군. 내 소개를 하지. 아까 전 마교 교주가 된 월검향이라고 한다.”


“듣지 못한 이름이다! 교주! 책임 회피를 위해! 이놈을 대신 세우는 것이냐!!!”


마교의 영역인 신장과 땅이 맞닿아, 끝없는 분쟁 끝에 누구보다 마교를 증오하는 곤륜의 노고수의 외침에 전대 교주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분이 교주가 맞네. 그리고 난 이분을 따르고 있지.”


“!!!!!!!!!!!!!!”


이해하지 못할 상황이겠지. 적들의 수장이 갑자기 나타난 이에게 자신의 윗사람이라고 소개하는 상황이니,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중요하지 않았다.


촤아아아앗!!!


월검향과 세 고수의 사이. 검강이 지나가 바닥에 선을 만들었고 그 검격을 아무도 보지 못했기에 모두의 시선에 경악이 깃들었다.


“너희가 내가 교주라는 사실을 믿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이곳은 우리의 영역이지 너희의 영역이 아니란 거다. 이 선을 넘는 자.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다.”


“갈! 웃기는군! 두 명이 수천 명을 상대하겠다는 겐가!!!!!! 아무리 강한 마교 교주라도 그것은 불가능해!”


“흥분하지 말게! 이곳 전체에 벽력탄을 숨겨 터트리는 함정일 수도 있네!”


‘곤륜파 도사 하나, 소림의 무승 하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신 있게 앞에 나선 이들의 기척을 읽는다. 유독 하나가 이질적인 것이 느껴지자. 월검향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두 놈은 이상하지 않지만.... 넌 누구지?”


“본녀는 신비문의...”


“개소리하지 마라. 2세계 신족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곳의 너희의 ‘세계’이긴 하지만. 신족은 필멸자의 세계에 직접 관련하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


다들 이해하지 못할 말. 하지만 월검향에게 언급된 여인의 눈이 동요로 흔들렸다. 이 작은 세계에 이 정도로 세세한 정보를 아는 이들은 절대 없었기 때문이었다. 곧 그녀 또한 무언가 짚이는 듯이 월검향을 노려보았다.


“네놈..... 4세계의 괴물이냐!”


“그 자식들은 나도 지긋지긋하니까 닥쳐. 난 네놈 주인인 제우스도 그다지 안 좋아하니까.”


“그 멍청이는 내 주인이 아니야!”


““.....?””


다음 무림맹 맹주로 뽑힐 것이 유력한 신비문의 천산검성 임소희가 갑자기 마교 교주로 나타난 낯선 이와 대화하는 모습에 모두가 어리둥절한 듯이 각자 말을 멈추고 그녀와 월검향을 보았고 월검향도 그녀의 말이 이상한 것을 느꼈다. 그도 신족을 정보로만 알고 있었지. 직접 만난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파괴의 주신은 그놈일 텐데? 신족은 파괴 속성의 최상위 종족이 맞지 않나? 그럼 그놈이 네 주인일 텐데?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지금’은 그렇지! 하지만 차기 주신 티푼님께서 그 자리를 얻어내실 거다!!!”


“..........”


월검향은 이마를 팔자로 구긴 상태로 왠지 이 대화가 익숙한 것을 느꼈다. 마치....


“오르토스?”


차기 주신이란 단어에 아스카나의 마법사를 도왔던 그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작 마법사의 탑에 갔을 때. 오르토스가 전혀 보이지 않기에 의아한 참이었다.


“....”


알고 있다. 적어도 눈앞의 신족은 그 년을 알고 있었다. 이 이상 입을 열지 않는 것은 월검향이 생각보다도 자신들의 정보를 더 잘 알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겠지. 월검향이 알지 못했다면 계속 떠벌렸을지도 모른다.


“....이 악독한 마교 놈을 죽여야만 합니다!!!”


‘오르토스를 만든 사라라는 년. 손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 거야? 1세계뿐만 아니라. 2세계에도 이렇게 세력을 넓히고 있었다고?’


여기서 정파를 지원해 마교를 밀고 무림 세력을 써먹기라도 할 생각인가? 월검향이 생각한 방법과 유사하면서도 다른 방식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은 이곳에 살던 중원인이라 문제가 없다지만 오르토스를 비롯한 이들은 철저한 외부인이 아니던가? 침략이나 다름없는 행위에 월검향은 애써 화를 억눌렀다. 지금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준비해야만 했다.


“넌 확실히 죽여줘야겠군.”


이 년을 시작으로 무림에 얼마나 수작질을 해뒀는지 몰라도. 싹 다 걷어버릴 것으로 계획을 정한 월검향은 마음을 굳혔다. 아스카나의 마법사를 도와 월검향 자신도 이용한 세력인 만큼 확실히 다 죽여버릴 생각이었다. 그놈들 때문에 자신이 람히르를 죽일뻔했던 것을 생각하면 자비를 베풀 마음이 없었다.


“후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긴 했어도, 정파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 존재라서 그런지. 다들 각오를 다지고 검진으로 주변을 포위해간다. 최대한 힘을 빼두어 마지막에 3명이 나서서 숨통을 끊을 속셈이겠지. 개인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들. 다수가 사용하는 검진은 그러한 개인을 상대하기 만들어진 만큼. 사방에서 조여오는 살의가 피부를 찔러왔다.


“십이 사문을 열어라!”


“자아. 어떻게 하실 건가요? 교주님?”


“이빨을 드러내는 것들은 다 죽여야지. 넌 빠져있어.”


마음대로 하라는 듯이 교주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자신도 빠져나갈 자신이 있지만. 그를 굴복시킨 월검향이 어떻게 뚫어갈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검진의 인원은 28명. 4개의 문을 열어놓고 4명이 노려오는군.’


검진의 형태를 읽는다. 한 번에 공격할 수 있는 인원에 한계가 있기에, 일부로 길을 비워놓고 시간차 공격에,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4개의 길 중 하나로 나아가면 그 옆에서 연계된 공격에 죽기 좋은 형태. 그나마도 앞에 인원이 막아서 다른 길로 유도하는 것이 뻔히 보이고, 공격을 시도한 이는 즉각 뒤에 있는 인원과 교체되어 상대를 지키게 만든다. 이거라면 경지가 낮은 이라도 높은 이에게 유효타를 입힐 수 있겠지.


“하찮군.”


4명이 하품이 나올 속도로 내질러온다. 첫 패는 버림 패. 즉 이들은 죽어도 문제없는 제일 경지가 낮은 이들이겠지. 이들을 베는 순간. 뒤에 있는 이가 그 빈틈으로 칼을 박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이 상황에서 강물의 에린이 이렇게 했었지. 아마....”


월검향은 왼손에 기를 집중하여 구를 만든 후, 그것을 위로 들어 올렸고 그러자 그 구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을 향해 선처럼 가느다란 강선이 뻗어 나갔다.


푹! 푹! 푹! 푹!


약 8~10개 정도의 마나의 선. 그것은 너무나 얇아 보였지만. 호신강기나 무기로 방어해보던 이들은 모조리 관통되어 자신의 몸을 뚫은 실선을 볼 수 있었다. 농도 자체가 말도 안 되게 응축되어 있었다.


“막으려 하지 말고 도망쳐라. 너희 수준으로는 막지 못해.”


월검향이 손을 놓자. 구가 자체적으로 회전하며 뻗어 나간 실선을 회전시켰고 거기에 닿는 모든 것이 잘려나간다. 이에 검진의 인원들이 검을 휘두르기 위해 돌진해오지만. 월검향의 주변에 실선이 하나 스쳐 지나가자 그들은 한 줌의 핏물이 되어 지면에 뿌려졌다. 월검향의 검에 담긴 내공이 너무나 짙어 한 번 베었을 뿐인데도. 경지가 낮은 이들의 몸이 말 그대로 증발해버리는 것이었다.


“으아아아아악!!!!”


“맙소사! 이게 무슨!!!”


선에 닿는 이들의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리며 허리가 잘린다. 선은 느릿느릿하게 움직였지만. 검진이란 적은 인원을 포위한 형태이기에 그것만으로도 불운한 인간은 그대로 갈려 나갔고 지면이 핏빛으로 물들여진다. 이미 진형이 흐트러졌고....


촤악!!!


월검향은 태연하게 걸어 나오며 자신 주변에 있는 이들의 팔을 잘랐다.


터벅. 터벅. 터벅.


“이놈이!!!”


보다 못한 곤륜의 고수가 강기를 던져 구를 타격했으나 월검향이 만든 것이 꿈쩍도 하지 않자. 그는 경악한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어떻게?”


“최대한 기를 응축한 것이지. 나도 그 기분 이해해. 나 또한 이것에 여러 번 당해봤거든.”


강물의 에린이 포위만 당했다 하면 하늘 위로 저걸 띄워서 주변을 초토화했기에 이건 마이너한 수준의 모조에 불과했다. 그녀는 지하수까지 끌어당겨 말 그대로 도시 하나를 학살해버릴 정도의 규모로 뿌렸으니까. 결국에는 두 명이 나서서 추가로 공격해서 터트리긴 했으나 그것만으로도 수준 차이는 확실했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기존의 무공 방식으로는 날 상대할 수 없어. 난 그 저쪽 세계에 있는 동안 여기에 맞는 파훼법을 생각해왔거든.”


“다들 뭐하는가!”


피잇!


‘바늘 형태의 암기... 우모침이군. 하지만...’


그가 발을 구르자. 마나의 파장이 넓게 퍼져나가며 날아오던 암기들을 그대로 허공에 멈추었다.


“내던져진 이상. 내가 제어할 수 있지.”


1세계에선 허공의 물체를 다루는 이론과 마법이 보편화 되어있기에 월검향 또한 그것을 따라 운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즉 그걸 사용하면....


“돌려주마.”


월검향의 의지에 암기가 즉각 180도 회전하더니 질주했다! 사방에서 검은 피를 토하는 무림인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고 화기의 소리와 함께 발사된 것도 월검향에게 붙잡혀 그대로 역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암기를 멈춰라! 오히려 우리가 당한다!”


“이기어검인가.”


상황이 이렇게 되니, 내공을 많이 소비해서라도 검에 내공을 담아 내던진 이들이 보인다. 숫자는 8명. 앞에 독에 중독된 무림인들이 괴로워하면서 바리케이트가 되어주니 할 수 있는 것은 저것뿐이겠지. 8명이 얼굴을 붉게 물들인 체. 식은땀을 흘리며 무기를 조종하는 모습이 보이자. 월검향은 비웃음을 지었다.


챙! 챙! 챙!


날아오는 검들을 쳐내면서 천천히 물러선다. 검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별거 없다. 지금 쏘아낸 이들은 화경의 중간에나 도달한 이들. 위력적이긴 하나. 원거리에서 검을 조종하기에 제대로 된 검술이 아니다. 하지만 몸체 없이 무기만이 나아가 휘둘러지기에 견제까지는 가능했다.


‘사지가 잘린 자와 독에 중독된 부상자를 빼내고 있군. 이기어검은 그것을 위한 시간 벌이.’


“8명이 이기어검을 하니. 내가 불리한 것 같군. 안 그런가? 부교주?”


“제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교주님?”


“아니. 나 또한 이기어검을 보여주려고. 좀 다르지만 말이지.”


딱!


월검향이 손가락을 튕기자. 하늘이 검게 물들여진다. 갑자기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에 모두가 하늘을 보자. 거대한 검은 구멍 안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병장기가 쏟아져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말도 안 돼! 저게 모두 몇 개야!”


“내 친우가 말하길.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무기라고 하더군. 정말 많지?”


월검향은 태연하게 설명해주며 손을 아래로 내렸다.


“살고 싶으면 쳐내라. 이건 단순한 무기니. 화살이나 다름없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탓!!!


조준은 없었다. 정밀 조준하기엔 월검향의 연산이 버티지 못한다. 하지만 스킬로서 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 직접 시전 하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단순히 ‘문’을 열어 아래로 떨어뜨리는 것뿐이라면 이 정도 규모라도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대다수 무림인은 잘 쳐내고 있으니까. 하다못해 시체 밑에 기어들어 가기라도 하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겠지.


푹! 콰직!


다만... 가끔 재수가 없어서 눈이 꿰뚫려 즉사하거나 쳐낸 직후. 시간차 공격으로 머리가 터져나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말이다. 월검향은 생각 외로 피해가 나는 상황에 한숨을 내쉬며 손을 펼쳤다.


“멈...멈췄어!?”


“아니... 어떻게!?”


허공에 떠 있는 상태로 병장기들이 일제히 멈추고, 지면에 떨어진 무기들이 그대로 소멸해 사려자 간다. 마치 아까의 상황이 악몽인 것처럼... 하지만 주변에 꿰뚫린 흔적이 있는 시체들은 진실이었고 허공의 무기들은 멈춘 상태로 월검향의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것은 장난.”


“우...웃기지...”


“그리고 이게 진심이지.”


우웅!!!!


월검향의 의지에 대기의 마나가 모여 모든 병장기에 들러붙어 푸른 빛을 띠어갔다. 검강까지는 형성할 수는 없어도. 낮은 수준의 검기까진 살짝 입혀줄 수가 있었다. 마치 치킨에 양념을 입힌 듯이 얇은 수준이지만. 그 차이를 모르는 이는 이곳에 아무도 없었다. 이전이 애들 장난감 투척 정도라면.... 지금은 성인이 칼을 던지는 거나 다름없는 위력이 되었다!


“너희에겐 선택지가 있다. 이대로 부상자를 데리고 물러나 이 이상의 피해를 줄이는 것. 아니면...”


그가 살짝 주먹을 쥐자. 옅은 푸른빛의 병장기들이 내려오려다가 멈춘다.


“여기서 인간 탕후루가 되든가 말이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이건 대기의 기를 모아서 만든 것이기에 얼마든지 쓸 수 있어.”


무지막지한 규모라 보통이라면 쓰지 못할 정도지만. 그 무엇도 아닌 4세계 괴물이 만들어낸 나노 머신과 모든 주신의 축복을 받은 덕에 마나 회복력이 말도 안 되게 차오르는 지금 월검향은 문제없었다. 솔직히 모든 필멸자 통틀어 그처럼 생명의 주신을 제외한 모든 주신의 축복을 받은 존재는 역사상 한 명도 없었다. 달의 책 또한 자신의 쓸모를 알아달라는 듯이 마나를 퍼주고 있었다.


“화경에 도달한 이라면 저항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 아래라면? 여기서 일각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겠지. 어찌하겠는가?”


“괴....괴물....!”


푸욱!


“윽!”


“그건 경고다. 내 앞에서 그 단어를 입에 담지 마라.”


다리를 가볍게 꿰뚫어주자. 주변에 적막이 흐른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월검향의 의지에 병장기가 가속되는 것을 보며 일반적인 무림인 수준에선 쳐낼 수 없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었다. 즉....


“이거라면.... 숫자가 의미 없겠군.”


수천이란 숫자가 모두 정예는 아니었다. 대다수는 화경에 들지 못한 수준의 사람들. 그렇기에 월검향이 저것을 떨어뜨리면 살아나가지 못한다. 기존의 검진을 펼쳐도 의미 없으며 월검향에게 대항하려면....


“소수로만 와야 한다는 거지. 어떻게 할 거지?”


화경 이상의 경지를 지닌 이들로만 압박을 넣을 수가 있었다.


“싸울 의지가 없는 자. 이곳에서 물러나라. 단 거기 ‘그 년’은 제외하고.”


“.......우리를 후퇴하게 해준다고?”


“난 무의미한 학살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세력을 지켜내고 싶을 뿐. 내 이름을 걸고, 지금 후퇴하는 자들은 손을 대지 않겠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여놓고! 우리 보고 감히 도망가라고!!!”


“너희의 검에도 마교인들의 피가 묻어있으니 서로 피를 본 상황이다만?”


“화경에 들지 못한 자! 모두 후퇴한다! 여기에 있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이곳에서 마교 교주를 쓰러뜨리려는 자는... 화경 이상만 남는다!!!”


“사형!!!!”


“.....가라.”


“안 돼요!! 안 돼!!!”


“정말 재미없는 신파극이로군.”


동료들에게 끌려가며 눈물을 흘리는 이부터 피눈물을 흘리며 시신을 업고 가는 이들까지 월검향은 자신이 한 일에 한술을 내쉬었다. 과거의 그라면 아무것도 못 느끼겠지만. 거짓된 영웅이 되면서 그 자신도 많이 달라진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20이라. 많이도 남았군. 역시 정예인가? 화경 몇 명은 아래로 같이 내려간 것 같은데. 이곳에 남는다는 것은....”


수천 명에서 20. 참으로 적어졌다. 하지만 남아있는 이들을 보며 역시 무림인이라고 월검향은 감흥을 느꼈다.


“다들 죽음을 각오한 것이겠지?”


“그래!!!!”


대화는 거기까지뿐. 즉각 고함을 지르며 돌진해오는 이들을 보며 월검향의 눈이 차가워졌다.


“너희 모두 내가 경고한 선을 넘었군.”


촤악!


월검향이 사라진 후. 다시 나타난 순간. 한 명의 목이 날려 하늘로 치솟았다.


“그렇다면 죽어라.”


월검향은 미리 경고했었고 살아갈 기회조차 주었다. 그런데도 적대하기를 선택한 이상. 이 이상 베풀어줄 자비는 없었다.


퍼억!


“?!”


시신이 쓰러지기도 전. 그 육체를 꿰뚫고 강기가 내질러진다. 유교 도리를 무시한 공격. 그것은 월검향도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는 시체를 꿰뚫고 자신의 몸에 박힌 일격을 볼 수 있었다. 꽤 묵직한 일격이기에 월검향의 몸이 뒤로 밀려갈 정도였다.


“소림의 백보신권? 스님이 이런 짓을 한다고?”


“우리 모두 너희 마교 놈들에게 복수를 맹세했다! 교주인 네놈을 죽인다면 더 많은 중생이 구해질 터! 그것을 위해 얼마든지 내 손에 더러움을 묻히겠다!”


즉각 연계하여 휘둘러진 수십의 권격. 전부 강기에 담긴 것이고, 백 보를 넘어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무공 특성상 검에도 유리한 상성을 얻을 수 있는 권법이었다.


파파파파파파팟!!!


짧은 시간. 끝없는 공세와 화경의 고수들이 넓게 퍼져 뒤를 조여오는 것이 보인다.


“쯧.”


월검향은 위에 있는 병장기에게 명령을 내려서 화경의 고수들에게 투하해서 발을 묶었고 그 틈을 타. 역으로 앞으로 나섰다.


휙!


“검을 위로 던졌다!?”


“주먹을 이용한 난타전이라면 못 해줄 것 없지. <아수라권>!”


퍼억!


둘의 주먹이 서로 교차하며 얼굴을 교차한다. 검을 놓고 권을 사용한다는 상황을 예상 못 한 탓인지. 소림의 고수는 놀란 표정이었고 크게 밀려 나갔고 월검향은 한 보 앞으로 나아가 빈 가슴에 주먹을 박아넣었다.


퍼어억!


“큭!!!”


“<파산신검>!”


등 뒤에서 마기를 몰아내는 성스러운 빛의 기척이 느껴진다. 소림의 무승을 도와 월검향의 뒤를 치려는 곤륜에 의한 기습이었다.


“흥!”


하지만 월검향의 의지에 허공에 던져진 프레이야의 검이 즉각 아래로 질주하여 곤륜의 검과 부딪혀 충격파를 만들어내 그를 막아섰고 주먹으로 난투극을 벌이면서도 이기어검까지 사용하는 월검향의 모습에 모두가 경악했다.


“이딴 짓이 가능하다니!!!!”


“못할 것 없지.”


퍽! 퍽! 퍽! 퍽! 퍽! 퍽! 퍽!..........


점차 소림의 무승을 압도한 월검향의 주먹을 그를 피떡으로 만들며 나아갔지만. 무승은 끈질기게 버티며 강기를 담은 권을 월검향에게 박았다. 서로가 살이 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림에도 지쳐가는 무승과 다르게 월검향은 멀쩡한 모습이었다.


“이게 어떻게....”


마치 강시와도 같다. 실체를 모르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겠지.


“666의 괴물에게 내장이 뽑히고 몸이 반으로 갈리고, 머리가 잘리고, 별짓을 다 당하면서 난투를 벌였는데. 이것쯤은.”


하지만 월검향에겐 이러한 고통은 익숙했다. 나노머신이 한계가 다다를 정도로 방패의 라잔과의 전투를 경험한 그는 자신의 몸 내구를 확실히 계산하며 받아줄 수 있었다.


퍼억!


마침내 월검향이 턱을 올려치자. 무승이 저 멀리 날아가면서 지면을 굴렀고 그는 지면에서 씩씩거리며 일어나려고 했으나 뇌에도 타격이 간 탓인지. 계속 넘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인간을 넘어선 재생력이 아니고선 한동안 요양을 해야겠지. 월검향은 피가 섞인 가래를 한 번 뱉어내고는 다음으로 돌진해오는 화경의 고수들을 보았다. 5명이 한 조라도 되는 듯이 그들은 연계하며 매섭게 베어왔고 마침내 프레이야의 검을 튕겨낸 곤륜의 고수도 합류해 뒤를 쳐왔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집중된 기의 흐름이 감지되자. 월검향은 지면을 향해 지공을 날렸다.


“<지폭렬>!”


대지의 기와 월검향의 기가 섞여 폭발하여 흙먼지로 시야를 가린다. 그와 동시에 월검향의 기가 완전히 감추어지자. 곤륜의 고수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언제 자신에게 기습이 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파앗!


무언가 흙먼지에서 날아오는 것이 보이자. 그는 바로 그것을 베어냈다.


콰직!


“너는!!!”


하지만 월검향이 아니었다. 그것은 앞서 월검향을 기습해간 5명 중 하나로 그가 그 짧은 시간 혈도를 짚고 내던진 거였고 그것을 몰랐던 곤륜을 그것을 대신 베어버리고 말았다.


“안 돼!!!!”


“나는 혼자라 아군을 구별할 필요가 없지만. 너희는 제대로 구별해야 하지 않겠어?”


월검향이 뿜어낸 기에 흙먼지가 모두 날아가자. 그곳에는 혈이 집혀 쓰러진 나머지 4명이 있었고 그는 곤륜의 고수에게 토막 난 무림인을 보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악독한 놈 같으니!!”


“...네가 죽인 거잖아.”


“네 이놈!!!”


병장기의 비가 끝나고 나머지 화경의 고수들도 즉각 돌파해 합류해온다. 몇몇은 부교주를 견제하려는 듯이 노려보았지만. 부교주는 나서지 않겠다는 듯이 거리를 둘 뿐이었다.


“<뇌룡참>!!!”


“그래. 너도 있군.”


하늘 위에서부터 내려찍은 검을 월검향이 즉각 감지하고 반응하자. 눈앞에 뇌전이 튀며 흉폭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죽어라!!!!”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파괴 속성을 섞는 다라. 확실히 중원인들은 모르겠어. 단순한 뇌기처럼 보일 테니.”


하지만 밀리지 않는다. 지면이 전격에 녹아내려 점차 진흙마냥 다리가 파고 들어갔는데도. 월검향은 태연히 검을 막아내며 눈앞에서 그녀를 조롱했다.


“사라라는 이름을 알고 있지?”


“....그 이름을 아는 한! 넌 죽어야만 한다!”


“우연인걸. 나도 너에게 그럴 생각인데.”


팟!


월검향이 힘을 줘 밀쳐내자. 그녀의 몸이 저 멀리 날아갔고, 공중에서 자세를 다잡아 착지하자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멀쩡한 그를 보았다. 그 틈에 화경의 고수들이 월검향의 뒤를 쳤다. 천산검성의 말도 안 되는 뇌기에 힘이 빠졌다고 판단한 탓이겠지.


“기습치고는 속도가 느려. 기습이란 이런 거다.”


팟!


초승달 형태의 빛이 반짝이고 기습한 화경의 고수의 목이 일제히 잘려나간 모습에 모두가 허망하게 바라보았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 말도 안 될 정도의 속도에 허무하게 목이 잘려나간다.


“그 힘은...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판 것이냐....?”


“아니. 악마들을 쓰러뜨리면서 얻었지. 그리고 생명의 신까지.”


“웃기는 소리!!!”


곤륜의 노고수가 격노하며 달려들자. 둘 사이에서 검과 검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지만 월검향은 느려진 시간 속에서 또렷하게 볼 수 있었다.


‘희미한 빛의 속성을 무의식적으로 쌓아 사용하고 있군. 마기를 쌓은 마인이라면 이 자 앞에선 맥을 못 추겠어. 검술의 변수가 없이 정직하기에 단순하나 그렇기에 틈이 없다.’


변수를 줄이고 착실하게 죽이는 검술. 오직 마교의 마인을 베기 위한 검이었다. 거기서 느껴지는 심상도 마인들의 시체로 쌓아 올린 곤륜의 산이었다.


“.....필멸자들끼리 이렇게 죽이고 죽이는 것도 지긋지긋하군.”


촤악!


부딪혀 튕겨 나간 검이 한순간 곡선을 그리며 돌아와 곤륜의 고수의 오른팔을 베어냈고 그 이질적인 검로에 곤륜의 고수는 경악했다. 그도 지금 경지에 이르기까지 검을 배워온 이였기에 저게 불가능한 형태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말도 안 되는 검속은 저걸 통한 거겠지.


“어떻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나를 인간이라 할 수 있을지는 나도 잘 몰라. ”


인간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괴물에 가깝게 마개조된 월검향이라면 그것에 도달할 수가 있었다. 유전적으로 필연적으로 존재한 오류를 제거했기에... 생명의 주신을 제외한 모든 불멸자들의 축복 또한 받았었기에 이미 그는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서고 있었다. 마치... 그가 그토록 싫어하는 괴물들처럼...


“더 할 텐가?”


“....살려줄 건가?”


“난 피를 흘리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여기서 남아있는 화경 고수 6명과 상처를 입은 너희 둘이 더 싸워본다고 하들. 결과는 큰 차이는 없지. 안 그래?”


“..........”


곤륜의 고수와 소림의 고수는 서로를 보더니 곧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상 싸워봤자. 현경의 고수와 화경의 고수들을 모두 잃기에 마교의 세상이나 다름없게 될 것이고, 다음을 기약하려면 비참한 패배라도 살아남아야만 했다.


“너희는 가라. 저년을 제외하곤 모두 살려주마.”


“교주님! 이곳에서 저들을 사로잡으면 무림 일통도 문제없습니다!”


“.......”


월검향의 서늘한 눈에 부교주와 숲에서 나오려던 마교인들도 움직이지 못했다. 인간인 아닌 강함에 굴복해버린 것이었다. 정파인들이 월검향의 눈치를 보며 부상자들을 챙겨 물러서는 동안. 천산검성 임소희는 이 상황에 허망한 듯이 웃어 재꼈다.


“아하하하하하하!!! 어이가 없어!!! 어이가 없네!!! 쉬웠던 이 임무가!! 이렇게 물거품이 된다고?!”


“오르토스처럼 숨긴 게 있으면 빨리 꺼내는 것이 좋을 거야. 곧 내가 네놈의 목을 자를 테니.”


“오냐!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구나! 필멸자!!!! 진짜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내공이 일제히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흉폭한 파괴 속성이 자리 잡아 임소희로 위장한 신족이 제대로 힘을 끌어올린다. 그것은 분명 일반적인 속성으로 대응할 수 없는 힘의 쇄류. 가장 흉폭한 속성의 등장에 모두가 경악하면서 그녀를 보았지만 월검향은 눈을 좁힐 뿐이었다.


“고작 그것이냐?”


“.....뭐라고?”


“그년보단 못한 수준이라 하품부터 나오는군. 아니. 내가 너무 위험한 것들을 너무 봐서 그렇군.”


당장 666의 괴물들과 치고받은 것부터 모든 주신이 동원된 전투까지 전부 하고 오니 월검향은 저 정도의 힘에는 눈썹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였다. 다른 필멸자라면 분명 몸이 굳을 정도겠지만... 그는 더한 것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우우웅!!!


아주 약간. 월검향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진심을 쓰기로 했다. 월검향의 푸른색 마나에 붉은빛이 살짝 깃드는 순간. 그것은 분홍빛으로 밝게 타올랐으며 그녀가 낸 힘이 한순간에 덮어버릴 정도였다. 그를 중심으로 검은 장막이 퍼져나가 밤하늘의 별이 되었고 태양 아래로 달과 호수가 떠오른다.


“마....말도 안 돼...!!!! 넌... 정말로 필멸자냐?!”


월검향으로 인해 침식되어가는 주변을 보며 임소희는 믿을 수가 없었다. 이미 저 영역의 힘은 일개 인간의 힘이 아니었고 전설 속 괴물들이나 볼 수 있는 현상이었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건 속임수야!!!!!”


마지막 발악으로 힘을 끌어 올려 돌진해온다. 믿지 못한 거겠지.


“<월참>.”


프레이야의 검이 분홍색으로 물들여지고 월검향은 돌진해오는 신족을 향해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었다.


파앗!!!!!!!!


파괴의 힘이 한순간에 사라져가고, 신족의 상반신이 한순간에 소멸한다. 그것도 모자라 분홍빛 검강은 그대로 질주하여 저 너머로 나아갔고 곧 앞에 작은 산에 도달했다. 천만 대산이라 불릴 만큼 주변이 전부 산인 탓이었다.


콰지지지지지지지지직!!!!


그 내부로 들어간 검강이 소용돌이치면서 산 윗부분을 모조리 갈아버려 가는 장면에 모두가 말을 잇지 못했고 월검향은 전에 사용한 것보다 위력이 낮아진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쯧. 역시 그때보다 약해졌군. 그때는 정말 달을 잘랐는데. 다시는 못하겠어.”


“...........”


산 윗부분이 모두 갈아버린 분홍빛 검강이 사라지고 산사태로 나머지 파편들이 지상으로 떨어져 가자. 흙먼지가 가라앉고 산 윗부분이 직선으로 깔끔하게 사라진 것이 보인다. 얼마나 깔끔하게 잘랐는지. 베어진 바위 광석들이 그대로 베어져 그 속이 보일 정도였다. 월검향에게서 나오던 분홍빛이 사라지자. 그 모습을 본 무림인들은 기척이 깔끔하게 숨겨진 그를 보며 공포와 선망의 눈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정...정말로 검으로 산을 자르다니....”


“저게 가능하다고.....?”


전설 속에서 볼 법한 경지. 그것이 현실로 일어나는 것을 똑똑히 본 이들은 월검향이 적임에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저거야말로 그들이 추구하던 진정한 무였기 때문이었다. 월검향은 상반신이 사라지자. 녹아내리는 신족 시체를 보며 혀를 찼다.


“쯧. 정보 누출을 막기 위한 대비인가? 부교주. 이제 가지. 이제 이곳에 볼일은 없다. 정파인들의 시신은 수거해. 제대로 보존해 저들에게 보내주도록. 강시 같은 이상한 짓을 하면 내가 목을 칠 것이다.”


“존명!”


힘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마교이기에 월검향이 이 정도의 힘을 보인 이상. 눈앞의 정파들을 쫓아가 척살하고 싶은 유혹이 있음에도 모두가 월검향에게 철저하게 복종하였고 이곳에서 살아남은 이들로 인하여 그의 힘과 명성은 사방으로 퍼져나가겠지. 월검향의 힘을 듣고 그에게 가르침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은 많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자신은 그가 원하는 인재를 키워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월검향은 다시 만날 람히르를 생각하며 마교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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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시지요. 교주님.”


“....신녀? 나에게 무슨 볼일이지?”


임시 침소로 오자. 신녀가 예를 갖추어 월검향을 맞이해주었고 그의 질문에 신녀는 지면에서 고개를 들었다.


“계시가 내려왔습니다.”


“계시?”


마교에서 신녀는 미래를 예지하고 앞길을 정하는 자. 계시란 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였기에 월검향 또한 놀랄 정도였다.


“‘월검향. 또 내가 준 생명 속성을 썼구나. 적당히 좀 써라. 내가 생명 속성 채워주는 물통이냐? 왜 자기 수명을 쓰지 못해서 난리냐?’라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


월검향은 예상하지 못하는 말에 경악하며 신녀를 보았고 그녀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너 정체가 뭐냐!!!”


“마교의 신녀이자.... 네메시스님의 정보 조직. ‘네메시스의 눈’입니다.”


“........대체 언제부터지? 말해라. 언제부터 마교는 4세계의 꼭두각시였지!!!”


“꼭두각시라... 그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저희 4세계는 필멸자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기에, 약간의 미끼를 던져 자생하게 할 뿐. 딱히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답니다.”


“그럼 대체 왜....!”


“인재 수급이지요. 힘을 추구하는 종교라. 위로 갈수록 강해진다면 4세계의 괴물로서 적당한 인재가 아닐지? 제가 하는 일은 자격이 되는 이에게 4세계를 알려, 우화등선할 수 있도록 알려드리는 것뿐입니다. 물론 윤회의 궤로 가는 것도 본인의 의지기에 저희는 간섭하지 않습니다.”


스릉!


월검향이 검을 뽑았는데도. 신녀는 웃고만 있었다.


“죽일 거면 죽이시지요. 저를 죽이면 새로운 이가 다시 앞에 나타나 말을 이어갈 겁니다.”


“.....넌 괴물의 냄새가 나지 않아. 넌 뭐지?”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그저 평범한 필멸자.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하게 살아가고, 그리고 평범하게 죽을 존재입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그런데 네가 어떻게 네메시스와!!”


“처음부터랍니다.”


신녀는 방긋 웃으며 월검향의 곁에 앉았다.


“네메시스님은 윤회의 궤에 자신의 일부를 뿌렸지요. 그분의 악성은 지독하기에, 아무리 윤회를 거듭하더라도 그 악성은 유지됩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영혼 내면에 스며드는 것이지요. 저희도 일반 필멸자와 같이 살아가나. 위대한 분께서 원하면 즉각 연결되어 저처럼 네메시스의 눈으로 쓰이게 되는 겁니다.”


윤회의 궤를 통해서 뿌린 셀 수 없이 많은 스파이, 월검향은 그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버리겠군. 그놈이 음침한 놈인지는 알고 있었다지만. 이 정도라고?”


“아! 물론 이 복종은 자발적이랍니다. 그분의 악성에 닿는 저희와 같은 악성들은 본능적으로 그분에게 깊이 매료되어 따르게 되지요. 그리고 그분께선 충성의 대가도 주시기에 따를 수밖에 없지요.”


“대가란?”


“‘정보’. 위대한 분에게 모이는 모든 정보를 통해 미래를 읽고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이익을 끌어내는 것. 어떤 이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이는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가지각색의 이유로 그분에게 매달리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 부림을 당하는 겁니다. 정보야말로 그분의 가장 큰 힘이니까요.”


‘네메시스의 눈’으로 모아온 정보를 정리해 대가로서 지급하면서 네메시스는 막대한 정보망을 획득했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계약이기에 공정 계약이었고 네메시스에게 복종해서 해가 되는 거라곤....


“물론 그분에게 불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면 정보가 끊깁니다.”


네메시스에서 선을 잘라낸다. 어차피 직접적인 만남은 없기에 증거는 남지 않는다. 그 철저한 방식에 월검향마저 등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그놈을 믿어?”


“위대한 분의 계약은 최대한 공정하게 이루어지며, 그분께선 상대의 이익을 되도록 주려고 노력하시니까요. 교주님도 경험하신 것이 아닌지? 그분의 신용도는 확실합니다. 그에 따른 위험이 있을 지어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군.”


네메시스가 극단적으로 약속을 지키기에 신용은 확실. 뒤통수를 먼저 후려갈긴 적이 없었기에 월검향도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네메시스에게 이용을 실컷 당하긴 했어도. 결론적으로 지금의 힘을 얻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을 받았으니까. 이러니까 이용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메시스를 따를 수밖에 없다.


“....무시무시한 무기군. 적이라도 이렇게 수긍하게 만든다는 것이.”


“그래서 가장 위험한 분이시지요.”


“내가 이 정보를 퍼트리면 그놈에게 해가 될 텐데?”


“맞습니다. 그런데 람히르는 누구 곁에 있죠?”


“.....”


“네메시스님에게서 이 말을 전해달라고 합니다. ‘월검향. 나는 내가 신뢰하는 이에겐 내 목을 겨룰 단검을 줘, 물론 나도 네 목을 찌를 단검을 들고 있지. 그래야 서로 믿을 만하지 않겠어?’군요.”


“실시간으로 대화도 가능해?”


“그분이 원하신다면요.”


“돌아버리겠군.”


월검향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무슨 중원에도 실시간으로 통화를 걸 수가 있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분께서 ‘선물’이 저라고 하는군요. 이제부터 교주님은 네메시스의 눈인 저를 통해 그분의 정보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교가 당신이 원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거절한다면?”


“마음대로 하시지요. 다만 이 경우 이 말을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신녀는 네메시스와 똑같은 비틀려진 미소를 지었고 이 순간. 신녀가 네메시스와 연결됐음을 월검향은 깨달았다.


“월검향. 람히르의 죽음에 대한 예언은 시작도 하지 않았어. 그녀를 지키고 싶으면 제대로 힘을 키우는 것이 좋아.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준비해. 이미 판을 벌어졌고 어둠 속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패를 감추고 있으니...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도 죽을 거야.”






작가의말

월검향은 다시 돌아올 겁니다.

람히르에게 도움이 필요한 이상.

언제라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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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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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제 699화 만나는 괴물마다 적. NEW +1 7시간 전 6 1 16쪽
699 제 698화 야누스의 초대. +2 24.09.18 13 2 14쪽
698 제 697화 절망 +1 24.09.02 19 2 23쪽
697 제 696화 삼파전. +1 24.08.26 16 2 18쪽
696 제 695화 플뤼겔 알자스. +1 24.08.19 16 2 16쪽
695 제 694화 종말을 증오하는 괴물 +1 24.08.13 20 2 17쪽
694 제 693화 개판이 일어나는 4세계. +1 24.08.05 20 2 17쪽
693 제 692화 마리는 보석을 좋아해! +1 24.07.30 24 2 25쪽
692 제 691화 움직이는 체스판. +2 24.07.22 23 2 20쪽
» 제 690화 예상치 못한 만남. +1 24.07.15 28 2 39쪽
690 제 689화 월검향은 오늘도 구른다. +1 24.07.08 46 2 26쪽
689 제 688화 가족 사진. +1 24.07.01 54 2 22쪽
688 제 687화 짧은 휴식. +1 24.06.24 18 2 13쪽
687 제 686화 모두의 힘을 하나로! +1 24.06.18 20 2 23쪽
686 제 685화 달이 떨어지는 밤하늘. +2 24.06.12 27 2 20쪽
685 제 684화 일곱 주신의 축복. +1 24.06.12 18 2 21쪽
684 제 683화 타락을 위해 지켜라! +1 24.06.11 19 2 19쪽
683 제 682화 신들의 황혼. +1 24.06.11 17 2 27쪽
682 제 681화 5세계의 문을 연 결과. +1 24.06.11 16 2 28쪽
681 제 680화 악의 어린 함정. +1 24.06.11 16 2 15쪽
680 제 679화 용의 여왕. 목숨을 걸다. +1 24.06.11 20 2 20쪽
679 제 678화 7개의 희망. +1 24.06.11 17 2 15쪽
678 제 677화 친구로서의 결단. +1 24.05.21 27 2 17쪽
677 제 676화 네메시스를 막아라. +1 24.05.21 20 2 15쪽
676 제 675화 탐식의 괴물. +1 24.05.21 23 2 21쪽
675 제 674화 월검향의 심상. +1 24.05.21 18 2 25쪽
674 제 673화 드워프를 구하라. +1 24.05.20 19 2 17쪽
673 제 672화 시간 싸움. +2 24.05.20 22 2 17쪽
672 제 671화 인질. +1 24.05.20 17 2 22쪽
671 제 670화 사라의 함정. +1 24.05.20 18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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