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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네스 건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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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e88
작품등록일 :
2019.05.14 01:28
최근연재일 :
2019.06.12 10:0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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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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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42
글자수 :
237,471

작성
19.05.17 01:0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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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
글자
15쪽

아그네스 건국사 - 09

DUMMY

인간성이 거세된 시대.


이것이 바로 제라드가 아그네스 경과 함께 전란의 대륙을 주유하며 느낀 감상이다.

그리고 아그네스 경과 함께하는 대륙 주유는 안전한 가운데 견문을 쌓는 '여행'이 아니었다.


대륙을 주유하는 여정은 큰 도시 주변이 아닐 경우에는 하루걸러 강도와 마주할 정도였으며 어디에서든 시체와 마주하게 되었다.

굶어 죽은 사람, 칼에 맞아 죽은 사람, 도적떼가 휩쓸며 폐허가 되어버린 농가, 범죄를 저지르다 잡혀서 교수대에 목이 매달린 이 등등...

도시에서도 겨울이 오면 빈민가의 골목에서 동사한 시체들을 흔히 찾아볼수 있다.


제라드는 여정이 길어지며 전생에 흔히듣고는 했던 파리목숨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감을 지독히도 깊숙히 느꼈다.


그러니 제라드가 이런 질문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대장님, 혹스가 에스타크 지방에서도 부자가 많이 산다고 하던데 진짜일까요? "


검게 탄 얼굴 전체가 약탈에 대한 기대감과 흥분으로 살짝 붉어진 채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소년의 이름은 시브리오.


대륙력 1364년인 지금 겨우 15살밖에 되질 않는 소년이다.

그리고 아드리안 마탑 도시를 벗어나 마이네vs혹스빌 영지전에 참전하려는 아그네스 경과 제라드를 뒤쫓아와 합류한 목부 무리의 일원이기도 했다.


처음 제라드는 15세의 소년이 영지전에 참여하겠다고 쫓아온 사실을 알고서는 기가막혔으나 곧이어 떠오르는 사실에 입을 다물어야 했다.


제라드 자신의 지금 나이가 13살인 것이다.



현재 대륙의 신분제 아래에서 기사란 전문적으로 전투를 담당하는, 사회적으로 상류층인 계급이다.

그에따라 일반 농민들과는 섭취하는 영양분이 다르며 체격조건에서도 우월할 수밖에 없다.


아그네스 경은 본인의 식사보다 제라드와 플로렌이 먹는 것에 더욱 신경을 썼고, 이러한 배려는 꾸준히 효과를 발휘했다.


단 3년만에 제라드의 신장이 쭉쭉 성장하여 이제는 아그네스 경과 같은 눈높이를 가지게 된 것이다.

13살에 보통의 기사들보다도 큰 편인 아그네스경과 같은 눈높이라는 것은 곧 체격조건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장 앳된 얼굴만 가리고 체격조건만 보자면 누구도 제라드를 어린아이 취급할수가 없다.

그래서 모병관인 토레스마저도 제라드 자신을 견습기사로 오해하는 촌극이 벌어지지 않았겠나.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나이로만 따져볼 때 제라드는 고작해야 13살에 불과한 시종 계급에 해당했다.


현 13살인 제라드가 15살이 되어 성인식까지 마쳤다는 시브리오를 보고서 전쟁 무서운 것을 모른다고 혀를 차는것은 누워서 침뱉기나 다름없다.

본인조차 실제로는 전장을 경험한 적이 없기도 했고.



그래도 제라드는 자신이 이 15세 소년이 범하고 있는 오류를 알려줘야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영지전에 승리하고 상대방 영지의 부자들을 약탈해서 부자가 되겠다는 소년의 바람을 벌써부터 꿈꾸기에는 너무 이르며, 아그네스 경 휘하 에퀴테스로 참여한 너희 마을 어른들의 목표는 그게 아니라고 말이다.


" 시브리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군진 주변의 정찰이다. 그리고 우리가 약탈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테니 헛된 기대는 하지 말거라. "


" 엇,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대장님? "


시브리오는 제라드의 경고 겸 조언에 크게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


역시 덩치만 컸지 어린애 취급인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순진한 얼굴로 되묻는 시브리오를 보면서 제라드는 이 질풍노도의 소년이 목부들 사이에서 어떤 처지인지 헤아렸다.


아그네스 경을 따라 제라드가 3주간 신세를 졌던 곳은 마탑 도시 영역 내 목동들의 거주지였다.

제라드는 지난 시간, 목동들의 거주지에서 수련을 할때마다 쏟아지는 눈초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신경을 껏다.

아그네스 경이 어련히 알아서 조치를 취하겠거니 생각했던 탓이다.

그리고 그토록 관심이 없었기에 목동들을 그저 평범한 목부들이라 생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전날 아그네스경을 쫓아온 목부들의 우두머리가 밝힌 사실은 놀라웠다.

이들은 단순한 양치기 목동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30년 전까지 아드리안 마탑의 동쪽으로 펼쳐진 넓은 초원지대의 먼 곳에는 유목민들이 모여서 세운 강대한 나라가 존재했다고 한다.

사내라면 하나같이 말타는 솜씨가 뛰어난 전사들의 나라.

그러나 이 강대한 전사들의 나라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대기근을 견뎌내지 못하고 멸망해버렸다.

제라드가 단순 목부라고 생각했던 이들은 왕국 '로그놈'에서도 넓은 초원을 감시하며 징수관으로 활동했던 바스카크 출신 씨족 무리였다.


그리고 이들 무리가 아그네스 경을 쫓아온 이유는 정착할 땅을 얻기 위함이었다.

유목민의 후계들이 아드리안 마탑의 영역에서 목부로서의 삶을 이어가며 받은 차별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30년이라는 시간은 한 세대의 구성원이 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마탑의 영역에서 태어나, 초원이 아닌 도시에서 자라난 세대는 정착을 원했다.

하지만 농부가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사내가 모두 곧 전사인 유목민의 기질이 어디간 것은 아니어서 그들은 전사계급이 되기를 원했다.

이들 씨족에게는 땅에 매여 농사짓는 이들을 우습게 보는 풍조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렇게 이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시점에 아드리안 마탑 도시에 아그네스 경이 제라드와 플로렌을 데리고 방문했던 것이다.

여러 무구들을 갖추고 제자를 엄히 훈육하는 아그네스 경의 모습은 이 바스카크의 후예들에게 충분히 믿고 따를만한 대전사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졌다.

마찬가지로, 제라드 또한 바스카크의 후예들에게는 대전사 계급으로 받아들여졌다.


초원의 후예들은 전날 아그네스 경에게 합류를 청하던 때에 제라드에게 대련을 청했다.

아그네스 경은 굳이 확인할 필요을 느끼질 못했지만 그 제자인 제라드의 실력은 못내 궁금했던 모양이다.


허나 대련의 결과는 허망했다.

신체를 강고히 단련했어도 일반인에 지나지 않는 그들이 오러 브레스까지 수준급으로 익힌 제라드와 맞붙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승산이 보이질 않는 싸움이다.

결국 씨족의 전사들은 대련에서 무참히 꺾인 뒤로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며 제라드를 자신들의 윗사람으로 모시길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과정의 끝에 제라드에게 맡겨진 것이 시브리오였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시브리오는 바스카크 씨족내에서도 본가에 해당하는 직계였고, 현재 씨족을 이끌고 있는 우두머리는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이 덩치만 큰 어린아이를 제라드에게 맡김으로써 직계의 교육과 분란방지의 목적을 꾀했다.



얼핏보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듯 보이지만 아그네스 경이 이러한 거래를 받아들인 것은 당연히 이쪽에도 이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소드 오라를 내보여 본신의 실력을 인정받는다 해도 달랑 시종하나 달린 유랑기사와 자유민 기병 무리까지 이끌고 있는 배너렛 나이트의 대우는 다를 수밖에 없다.


더하여 아그네스 경이 따로 제라드에게 밝히길, 천성적으로 전사인 초원의 무리들은 싸움에 임하여 절대 후퇴하지 않는다고 했다.

갖춘 무구들은 허름하기 짝이 없지만 실은 일당십의 용사들인 것이다.


이렇게 자유민 기병 전력까지 갖춘 아그네스 경은 이오닌 백작을 배알하고나서 마이네 영지군의 통합 기병대를 통솔하는 파격적인 권한을 수여받았다.

물론 불만을 표시하는 이오닌 백작 휘하의 기사들을 전부 일합에 패퇴시킨 후의 일이다.

허나 10기의 자유민 기병전력이 없었다면 이오닌 백작이 아그네스 경에게 통합 기병대장을 맡기는 일은 결코 없었을 처사이기도 했다.



제라드는 재차 조잘대는 시브리오의 말을 한귀로 듣고 흘리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한편, 군진 위를 지나가는 해의 위치를 가늠하면서 시간을 계산했다.


이곳 에르난 평야는 이오닌 백작과 템릿 자작의 영지 경계선 중에서도 산지에 속하지 않는 유일한 장소였다.


영지전이 바로 다음날로 다가온 오늘, 마이네 영지의 이오닌 백작과 혹스빌 영지의 템릿 자작은 전장으로 결정한 에르난 평야의 양끝부분에서 거리를 두고 각자의 군진을 꾸린 상태였다.


제라드와 시브리오가 휴식을 취하고있는 곳은 군진내에서도 기병대에 속한 이들에게 주어진 공터였다.

아그네스 경은 이곳에 없었다.


아그네스경은 이오닌 백작의 제안으로 통합 기병대장의 직위를 받아들이면서 수뇌부 회의에 참가하게 되었고 또한 혹시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군진내에 대기해야만 했다.


모병관이 위에다 대체 어떻게 보고를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라드는 어쩌다보니 아그네스 경의 종자가 아니라 건실한 동료기사 취급을 받게되었는데 그 결과 그에게도 임무가 주어졌다.


10여기의 경기병을 이끌고서 에르난 평야를 정찰하라는 임무였다.



동쪽에서 떠오른 태양이 느릿느릿 움직이며 서쪽으로 이동했고 제라드가 주시하고 있던 천막 기둥이 가리키는 그림자의 방향이 변했다.


때는 정오.

교대시간이 되었다.



철그럭-


제라드는 체인메일을 걸치고 그 위로 흉갑까지 입고 있었다.

기사단 돌격시에 착용하는 풀플레이트 메일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 정도만해도 종자에게는 어울리질 않는 중무장이다.


상대가 정식 기사가 아니라면 어지간해서는 죽고싶어도 죽지못할 강력한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정찰 임무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기도 했다.


제라드는 미련없이 덧입고 있던 흉갑을 벗어 옆에 내려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행동에 반응하여 공터 곳곳에서 시간을 죽이던 사내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기더니 어슬렁거리는 발걸음으로 제라드를 향해 다가왔다.


사내들의 수는 총 8명.

제라드에게 배속된 용병 출신 기병들로 하나같이 노련한 인상을 풍기는 사내들이다.


허나 이들의 태도는 제라드에게 살짝 불편한 감정을 선사했다.

시브리오를 제외한 다른 부하들 전부 얼굴 가득 불만이 팽배하여 모르는 체 할수가 없는 수준이었던 것이다.


어쩔수 없는 일이다.

제라드가 재수좋게 기사대우를 받고 있지만 이는 다분히 그의 마스터인 아그네스 경에 대한 배려가 깃들은 결과였다.

실상 현재 이오닌 백작군 내에서 제라드의 처우는 정식 기사에 못미치는 견습 기사수준의 대우만 받아도 감지덕지.


무부들의 세계에서 앳된 얼굴은 절대 장점이 될수 없다.

오히려 지닌 실력까지 의심받게 만드는 단점으로만 작용한다.



-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오히려 좋은 기회일수도 있겠구나. 모름지기 기사란 이끄는 자다. 이번 기회에 부하들을 이끄는 법을 익혀보거라.


제라드는 아그네스 경의 조언을 따르기로 했다.

어차피 영지전의 개시는 다음날이다.

공왕의 포고령에 따라 마라두스 공국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영지전은 일정한 형식을 따라야만 했다.


영지전이 시작된 다음의 일들은 상관없지만 시작과 끝만은 공왕이 파견한 기사가 배석한 가운데 형식을 갖출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영지전이 시작하기 전의 정찰대가 위험한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았다.

영지전이 시작되고나면 아그네스 경의 직속으로 편제될 터이고.


물끄러미 불만 가득한 사내들을 쳐다보던 제라드는 먼저 애마를 데려와 그 위에 올라탔다.

부하들이 여지없이 꾸물거리며 제라드를 기다리게 만들었지만 그는 인내심을 발휘했다.


13년의 세월이 흐르며 인간의 생명은 귀중하다고 배웠던 강태산의 기억은 상당히 희미해졌고, 현생의 제라드는 인간성이 거세된 시대를 살아가며 야만성을 충분히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때문에 무례한 부하들을 대상으로 상당히 험한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었다.

몇몇은 삼도천을 건너서 돌아오지 못할 강도높은 교육을 말이다.


'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 짐승이 되어야한다면, 기꺼이 큰 짐승이 되겠다. '



다그닥- 다그닥-


군진의 입구를 벗어난 말들이 점차 속도를 높였다.

시브리오를 선두로 그 뒤를 제라드가 받치고 부하들이 뒤를 따르는 형태로 군진을 벗어난 인마의 행렬이 에르난 평야쪽으로 점점 속도를 높였다.





두두두-


3시간이 지났을때 제라드와 휘하 정찰기병들은 군진에서도 상당히 먼거리까지 나와 있었다.

정찰기병들은 말이 지치지 않게 속보에 가까운 속도로 주변을 둘러보며 점차 가까워지는 마이네 산맥의 산그늘을 경계하는 중이었다.


철광산이 발견된 마이네 산맥의 끝자락이 멀리 보이는 이 곳, 에르난 평야의 외곽은 초원과 맞닿아 있는 곳이기도 했다.

계절이 맞을때면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초원의 유목민이 만나 술한잔 하고서 헤어지기도 하는 곳.


말을 내달려오던 제라드의 정찰 기병대는 이미 혹스빌 영지 소속으로 보이는 기병무리와도 두번을 마주치고난 다음이었다.

각기 마이네 영지와 혹스빌 영지에 속한 정찰기병의 무리들은 상당히 가까운 거리까지 근접하는 바람에 흉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지만 전투는 발생하지 않았다.


제라드나 상대쪽 지휘관이나 생각이 동일했던 모양인지 지나치던 순간 짧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 뒤로 제라드는 방향을 틀어 산맥 가까운 곳을 향해 정찰기병들을 몰았다.

부하들은 적 정찰대와 마주치던 때만 제외하고 간간이 욕설을 뱉어내고는 했는데 제라드가 묵묵히 앞서며 반응을 하지 않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마치 들으라는 양 험한 말들을 지껄이고 있었다.



" 이번에 한몫 잡으려고 했는데 망했군. "


이 발언만해도 귀가 밝은 시브리오가 열이 뻗쳐서 당장 무기를 빼들려고 했었는데 지금 들려오는 발언들은 명백히 선을 넘어섰다.



" 어휴, 이게 사서 뭔 고생이래? "


" 애새끼가 전장을 알긴 하겠냐. "


지들 딴에는 시브리오와 제라드의 선두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데다 말발굽 소리에 묻힐거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실상 부하들의 대화는 제라드뿐만 아니라 청력좋은 시브리오까지 죄다 듣고 있었다.


빠드득-


더이상 참기 힘들었는지 허리춤의 검 손잡이에 손을 올린 시브리오가 고개를 돌리며 제라드에게 눈을 맞춰왔다.

일전에도 시브리오가 폭발하려던 때 제라드가 고개짓으로 만류했던 것이 못내 속상했는지 불꽃이 튀는것만 같은 충혈된 눈으로 15세 소년이 사정하고 있었다.


그에 제라드는 가볍게 웃음지었다.

더이상 만류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정오에 군진을 나서서 3시간이 흐른 지금 그들의 위치는 무슨 사고가 발생해도 절대 본진에는 전달되지 않을 거리까지 멀어졌다.


즉 이곳에서 무슨 사건이 벌어지건, 최악의 경우에는 제라드와 시브리오만 입을 굳게 다물면된다는 소리이기도 했다.


시브리오를 향해 작게 웃어보인 제라드는 적당한 속도로 걷고있던 말의 뒷덜미를 향해 손을 가져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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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조카님, 바람의행진님, 아저씨이놈님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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