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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각색작가가 AI 토끼와 회귀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28 18:13
최근연재일 :
2024.05.18 11:2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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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71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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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0,462

작성
24.04.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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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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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3쪽

7. 조혼광마

DUMMY

진성과 혜련이 신인 작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정작 그 대상자인 수혁은 긴장된 마음으로 노트북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곧, 하루에서 제일 중요한 의식이 시작될 시간이었다.


"제발.. 제발..."


수혁의 입에서 간절한 음성이 흘러나왔을 때

노트북의 시간이 AM 09:00로 바뀌었다.


수혁의 눈이 토 작가에게로 향했다



1분 전까지만 해도 자고 있던 토끼가 지금은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 머리에 떠 있는 하나의 메시지


[Condition Check]


"시작한다!"


수혁의 말과 동시에 메시지가 사라지며 익숙한 기계 이미지가 떠올랐다.


3개의 슬롯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기계

미니 슬롯머신이었다.


슬롯머신은 나타나기 무섭게 일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던 수혁이 자기도 모르게 외쳤다.


"제발, 제발! 오늘은 좋은 컨디션 나와라!"


남들이 보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무시하던 이 슬롯머신의 결과에 따라 어떤 파국이 펼쳐지는지 경험한 이후로는 더더욱


"하 이하는 절대 안 돼. 최소한 중으로라도 부탁한다"


수혁은 어느새 두 손까지 모으고 빌고 있었다.

예전에 저 슬롯머신에서 나온 [컨디션 최하]와 [컨디션 하]의 결과가 떠오른 것이다


"최하는 절대로 안 돼. 최하가 나올바에는 차라리 하로 부탁한다."


[컨디션 최하]가 나온 날


토 작가는 갑자기 키도브를 내리치며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기존에 써 놓은 연재분을 지우거나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수정해 버렸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바뀐 부분은 수혁이 무협 버전으로 각색한 곳까지 그대로 적용이 되어 연재분이 삭제되거나 내용이 엉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수혁으로써는 날벼락도 그런 날벼락이 없는 셈이었는데

더 큰 문제는 최하의 컨디션 효과가 무려 3일이나 갔다는 것이다.


그 3일동안 슬롯머신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4일째

그토록 기다렸던 슬롯머신에서는 [컨디션 하]라는 추가 재앙이 떨어졌다.


"[컨디션 하]는 그래도 최하보다는 낫긴 했지!"


[컨디션 하]때의 토끼는 그래도 얌전한 편이었다

고작 하루 동안 집필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만 있었으니까


적어도 비축분에 해는 끼치지 않는다는 것에 수혁이 안도할 정도였다.

하필 [컨디션 최하]가 끝난 직후만 아니었다면 수혁도 그렇게까지 마음을 졸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수혁은 4일이나 토 작가의 최신화를 받아보지 못했다.

그 이후에 나온 [컨디션 중상]이 아니었다면 수혁은 각색을 들어가는 시기가 더 뒤로 미뤘을 것이다.


각색을 마친 비축분이 어느 정도 쌓이면 연재를 시작하려 했는데

연달아 나온 컨디션 난조로 비축분이 많이 날아갔으니 말이다.


"제발... [컨디션 중] 이상만 나와라"


수혁의 말이 신호가 됐는지 맹렬히 돌던 슬롯이 천천히 멈추기 시작했다.


꿀꺽!


숨까지 참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던 수혁의 눈에 멈춘 슬롯의 결과가 보였다,


[JOKER] [7] [JOKER]


"돼, 됐나?"


슬롯머신에 대해 잘 모르니 확신이 서지 않는다.

특히 조커 문양은 이번에 처음 나와서 더더욱 결과를 예상하기도 힘든 상황


하지만 뒤이어 나타난 메시지에 수혁은 환호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조커는 나온 슬롯 중 제일 높은 슬롯으로 적용됩니다.]

[단 조커의 조합으로 나온 결과는 원래 조합보다 반 등급 떨어집니다.]

[조커 적용 슬롯 결과는 7, 7, 7입니다]

[초 럭키!]

[토끼의 3일간 컨디션이 최상으로 고정됩니다.]

[3일간 집필 속도가 최상으로 상승합니다...]

[3일간 집필 능력이 최상으로 상승합니다]

[독자들의 평가가 + 1 상승합니다]


"떠, 떴다!"


컨디션 최상이 언제 뜬 적이 있었나?


"아! 첫 날!"


토끼가 마을에 정착한 첫날에도 컨디션 최상이 떴었다.


그때는 이게 뭐냐고 비웃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처음에 대박이 터진거였네


그 때 토 작가가 컨디션 버프 받고 2일 만에 10편을 썼었던가?

다시 생각해도 미친 집필 속도였으니 이번에도 기대할 만할 것 같았다.


"비축분이 더 쌓이겠네."


이제 막 연재를 시작한 입장이니 비축이 쌓이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다.

원래 비축분이라는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거니까


무엇보다 내가 최신화를 빨리 보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계곡의 지배자 폴더를 열자


계곡의 지배자 36화.Text

계곡의 지배자 37화.Text


"오! 벌써 최신화가 나왔네?"


혹시나 싶어서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언제 책상으로 갔는지 토 작가가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타다다다닥


타자를 칠 때마다 머리만 한 길이의 귀가 흔들리는 모습은

볼때마다 행사장 풍선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된다.


뀨?


내 시선이 느껴지는 건가?

한창 일하다 말고 주변을 둘러보는 토 작가의 모습에 슬슬 시선을 돌렸다.


"토 작가 화이팅!"


짧은 응원을 보낸 수혁은 달피아 홈페이지를 열었다.

어제 올린 소설의 조회수를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수혁은 마음을 비웠다.

달피아 공모전은 워낙 참여작도 많고 이제 고작 3편만 올라간 상태라 가시적인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수혁의 예상과는 달랐다.


[조혼광마]

글 : 글쓰는 AI


조혼광마는 토 작가 쓴 원작 [협곡의 지배자]를 각색한 무협의 이름이었다.

새로 가입하면서 필명으로 적은 글쓰는 AI도 문제없이 잘 적용되어 있었다.


하지만 업로드 된 소설의 조회수를 보는 순간 수혁은 그대로 굳을 수밖에 없었다.


1. 프롤로그 +24 (23시간 전) 435 85 10쪽

2. 1화 +19 (23시간 전) 414 72 17쪽

3. 2화 +13 (23시간 전) 406 78 18쪽


"4백? 올린 지 하루도 안 됐는데 조회수가 4백이 넘게 찍혔다고?"


혹시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수혁 자신이 올린 조혼광마의 조회수가 맞았다.


남들이 본다면 조회수 4백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거야 이쪽 업계를 잘 모르는 이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수혁은 기성이 아니었다.

회귀 전에는 웬만한 작가들보다 더 많은 작품을 유료화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거야 회귀 전이고


지금은 아무런 인지도도 없는 신인 작가였다.

그런데 그런 신인의 글에 4백 명이나 몰린 것이다.


그것도 첫날에!


"이 정도면 투베 뚫었겠는데?"


공모전 기간에는 워낙 좋은 작품들이 많이 모여들어서 투베 기준도 높아지긴 하지만 조회수 400 정도면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다.

투데이 베스트란을 뒤지던 수혁의 손이 중간에서 딱 멈췄다.


그곳에 수혁의 필명이 있었던 것이다.


[99 글쓰는 AI (공모전)조혼광마 무협,신무협 23 435]


"역시 여유롭게 들어갔네"


200위 언저리에 가까스로 걸친 것도 아니고 무려 99위에 올라 있었다.

신인 작가의 공모전 첫날 결과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흐름대로라면 한 달 안에 투페라고 불리는 20위권 안쪽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재하고 한 달 엔에 투페라... 신기성 밑에 있을 때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한 달 안에 투페에 들어간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소설들은 전부 다 일반 시기에 연재했던 것들이었고

지금처럼 공모전 작품 중에는 그런 퍼포먼스를 보여준 작품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 기록을 지금 수혁 자신이 세우려 하고 있었다.


"추천수 비율도 1/10을 가뿐히 넘었네? 이 정도면 지표도 안정적이야"


놀라운 결과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수혁은 어느새 조혼광마의 지표를 분석하고 있었다.


신기성의 보조작가로 살면서 그의 소설을 전반적으로 관리했던 버릇이 나온 것이다.


그때 시계가 9시 30분을 가리키며 예약을 걸어둔 최신화가 업로드 되었다.

수혁 또한 자연스럽게 새로고침을 눌렀는데


4. 3화 +7 (0분 전) 94 14 19쪽

5. 4화 +2 (0분 전) 5 3 16쪽


"...이거 뭐지? 버근가?"


이제 막 업로드 된 소설에 댓글이 달려 있었다.

그것도 두 편 모두에


그에 이상함을 느낀 수혁이 페이지를 새로고침 해 봤지만, 화면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댓글과 조회수의 숫자가 순식간에 오르고 있었다.


"내가 뭘 잘못 눌렀나"


내가 누른 게 새로 고침 버튼이 아니라 타이머 버튼이었던가?

그러지 않고서는 한번 누를 때마다 단위가 저렇게 부쩍 커지는 건지


제일 최신화인 4화조차 조회수가 벌써 세 자리를 달성했다.

이 정도까지 되자 수혁도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조혼광마가 벌써부터 성공할 조짐이 보이고 있었다.


"이제 고작 5편 올라간 소설일 뿐인데"


무협이라는 장르가 현재는 많이 사장되긴 했어도

잠재력이 있다는 건 수혁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반응은 그의 예상을 한창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마른침을 삼킨 수혁이 최신화에 달린 댓글을 확인했다.


ㄴ ??? 여기서 끊는다고? 작가님 제정신이세요?

ㄴ ^^ 작가님 비축분 더 있으시죠? 있으시잖아요? 누가 공모전 준비하는데 10편도 비축 안 하고 시작하나요? 좋은 말로 할 때 빨리 올려주세요 ^^

ㄴ 순순히 비축을 푼다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

ㄴ 작가님, 달피아 옆 건물 관계잡니다. 현재 연재 중이신 작품에 문제가 있어서 확인차 연락드립니다. 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비축 중인 모든 연재분을 우선 올려주세요

ㄴ ㅋㅋㅋ 달피아 옆 건물 관계자면 아무 관계도 없는 거잖아 ㅋㅋ

ㄴ 어허! 청년 글 내려!

ㄴ 멍청한 청년

ㄴ 아니 그래서 청성파 장문인이 죽었다는 거야 말았다는 거야?

ㄴ죽지 않았을까요? 가슴 한가운데 칼이 꽂혔는데?

ㄴ 지금까지 조혼광마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좀비 무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ㄴ 연참! 연참! 연참! 아니면 죽창! 연참!

ㄴ 청성파 장문인이면 중요 인물일 텐데 설마 벌써부터 죽이는 건 아니겠죠? 고구마는 싫어요

ㄴ 이번 공모전은 느낌이 좋네요. 벌써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고

ㄴ 우와! 무협이다. 이게 얼마 만에 보는 근본 있는 무협이냐. 작가님 이대로 쭉 달려주세요 제가 유료화를 넘어 완결까지 참여하겠습니다.

ㄴ 아! 왜 이걸 벌써 봐서... 좀 더 쟁여놨어야 했는데


"...."


반응이 너무... 폭발적인데?

살짝 무서울 정도야


오랜 경험상 이렇게 반응이 좋은 작품일수록 중간에 한번 삐끗하면 가루가 되도록 까인다는 것을 아는 수혁으로서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수혁의 눈에 밟히는 댓글이 보였다,


ㄴ 벌써부터 다 죽이네요 ㅅㄱ 하차합니다


댓글을 확인한 순간 수혁의 인상이 확 일그러졌다.


"...뭐야 이 자식은?"


수혁이 인상을 찡그린 이유는 저 사람이 하차 선언을 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독자는 당연히 그만 볼 권리가 있었으니까

작가로서는 섭섭할지 몰라도 그것까지 독자들에게 강제할 수는 없었다.


다만 수혁이 신경쓴 것은 다른 점 때문이었다.


딸깍


3화의 댓글들을 훑던 수혁은 방금 댓글을 단 유저가 3화에 단 댓글을 찾았다.


ㄴ 초반인데 너무 질질 끄네요 ㅅㄱ 하차합니다


딸깍


2화의 댓글에서도 저 유저는 댓글을 달았다

ㄴ 초반 설명이 너무 기네요 ㅅㄱ 하차합니다


그리고 1화의 댓글에서도

ㄴ 무협 소설인데 쥔공이 너무 빌빌거리네요 ㅅㄱ 하차합니다


심지어 프롤로그까지

ㄴ 제 취향은 아닌 듯 ㅅㄱ 하차합니다


"이 새끼 이거 악질이잖아?"


혹시나 싶어 찾아봤더니 저 유저 말고도 비슷한 댓글을 매화마다 다는 이들이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조금씩 늘고 있었다.


"이건 뭔가 좀 이상한데"


뭔가 찝찝함에 수혁이 인상을 찡그리고 있을 때

오랜만에 모니터 중앙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악의적인 비난 여론이 생성되었습니다]

[글의 원주인인 토끼가 무의식적으로 이를 느낍니다.]

[토끼의 트라우마가 재발합니다.]

[일주일 이내에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일주일 후 토끼에게 상태이상 '우울증'이 발생합니다]


메시지를 읽는 수혁의 얼굴이 삽시간에 창백해졌다.

꾸준히 올라가는 조회수에 기뻐하던 수혁에게 청천벽력이 내리꽂히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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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공모전 대상 +3 24.04.16 1,648 57 13쪽
15 14. 지금은 순위에 없지 +7 24.04.15 1,670 56 16쪽
14 13. 동창회 +3 24.04.14 1,742 51 13쪽
13 12. 유료화 +3 24.04.13 1,735 53 15쪽
12 11. 리드온리 +3 24.04.12 1,915 51 15쪽
11 10. 원페를 뚫다. +3 24.04.11 2,055 55 12쪽
10 9. 악연의 싹을 짓밟다 +2 24.04.09 2,099 59 13쪽
9 8. 잔자디라라 +1 24.04.08 2,053 55 12쪽
» 7. 조혼광마 +7 24.04.07 2,143 60 13쪽
7 6. 글쓰는 AI +7 24.04.06 2,257 68 15쪽
6 5. 공모전 참가 +6 24.04.05 2,306 64 13쪽
5 4. 송구민 작가 +5 24.04.04 2,382 71 12쪽
4 3. 웹소설 작가 토끼 +1 24.04.03 2,601 77 12쪽
3 2. 이상한 노트북 +4 24.04.02 2,705 86 13쪽
2 1. 각색의 천재 +5 24.04.01 3,067 82 17쪽
1 프롤로그 +2 24.04.01 3,154 6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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