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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구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각색작가가 AI 토끼와 회귀함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3.28 18:13
최근연재일 :
2024.05.18 11:20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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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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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0,462

작성
24.04.1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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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4. 지금은 순위에 없지

DUMMY

저녁 6시

한창 저녁 피크 타임이 들어선 건대 먹자골목에 수혁이 들어섰다.


“야, 여기야”


골목 입구에서 수혁을 기다리던 근완이 손을 들며 불렀다.


“어, 오랜만”


근완에게 다가가며 수혁이 그의 모습을 훑었다.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는 게 제법 오래 기다린 모양이었다.


한여름이긴 해도 저렇게 땀이 나려면 몇분 나와 있어서는 불가능했으니까

통화 때마다 투덕거리긴 해도 자신을 마중 나온 친구 놈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가뜩이나 찌푸리고 있던 근완의 얼굴이 더 구겨졌다.


“오랜만인 건 아냐? 3개월 동안 연락도 안 하고 뭐한 거야?”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 잘 지냈지?”


말을 하면서 수혁이 근완의 얼굴을 살폈다.

10년 동안 통화는 몇 번 했어도 만나지는 못했기에 감회가 새로웠다.


‘회귀하니까 이런 건 편하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이 전부 기억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0년을 거슬러 회귀했으니 당연한 얘기였지만

근완이 놈처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이 과거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게 마음이 놓였다.


지인들에게 무심했던 나를 탓하지 않아도 되는 느낌이랄까?

어색함을 느낄 새도 없이 자연스럽게 말이 나온다.


“이런저런 일, 이딴 소리하고 있다. 뒤질래?”

“미안하다고, 조만간 형이 고기 쏜다”

“지랄, 내가 애냐? 고기로 그냥 넘어가게?”

“소고긴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지. 이제 졸업도 했겠다 취업 준비도 해야 하니까”


급격한 태세 전환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근완은 늘 이랬다.


투덜거리긴 해도 속이 깊고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친구를 배려해 적당히 넘어가 주는 친구


“나 요새 증량 중이거든? 지갑 딱 대라? 도망가면 아주 뒤지는 거야”

“···”


내 기억이 잘못됐었나보다

속이 깊은 게 아니라 사실 위장이 깊었던 걸지도


* * *


동창회 장소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서 수혁을 반겨주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누구야? 잠수타고 사라진 수 작가님 아니야?”


적당히 안면만 있는 동기들은 수혁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야, 얼굴 잊어먹는 줄 알았다?”


꽤 친분이 있었던 동기들은 반가움보단 서운함을 먼저 내비쳤다.

하지만 시종일관 웃고 있는 사람은 눈앞의 사내뿐이었다


“얼굴만 잊어버리면 낫게?”


시종일관 같은 표정으로 수혁에게 미소를 날리는 공룡상의 사내

누가 봐도 친근함이 느껴지는 얼굴이었으나 정작 수혁은 사내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 중이었다.


그 모습에 미소가 진해진 사내가 말을 이었다.


“너에 대한 소문이 얼마나 퍼진 줄 알아? 내가 들은 것만 해도 정체가 들킨 스파이, 출가한 스님, 성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태국으로 수술 관광, 사고 쳐서 낳은 아이를 위해 막노동 등 다양하거든. 너는 뭐가 마음에 드냐?”

“음···꼭 그중에서 골라야 하냐?”


하나같이 최악인 선택지에 수혁이 인상을 찌푸리자 사내가 인심 썼다는 듯이 말했다


“그거 빼면 국정원 블랙 요원으로 들어간 거랑 해외 전쟁에 파병 나간 직업 군인, 객사 정도 있는데 그걸로 할래?”

“···”

“니가 이해해라. 그 정도 아니면 친구들 연락 싹 다 씹고 잠수 탄게 말이 안돼서 말이야”

“그···미안하다”


웃으며 말하는 사내, 유재영의 모습에 수혁이 그제야 머쓱하게 사과했다.

그러자 이제까지 능글맞게 웃고 있던 재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방금까지의 미소는 거짓이라는 듯 썩소로 바뀌며 수혁을 노려보고 있었다.


킁!


들으라는 듯한 콧방귀에도 수혁은 차마 반응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재영은 근완과 함께 그의 절친이었기 때문이었다


문창과의 세 얼간이

얼마나 셋이 어울려 다녔으면 학과에서 그들을 부르는 공식 별명이 생겼을 정도였다.


“너도 그만해라. 수혁이 이 자식도 미안하다고 하잖아”


옆에서 우리 두 사람을 재미있게 지켜보던 근완이 말리자 그제야 재영이 놈의 표정이 풀렸다.


“쯧! 와서 벌주나 마셔. 후래자 삼배 알지? 넌 잠수까지 했으니까 오배다”

“?”


아직 모임 시간 안 지났는데?


“왜? 불만이야?”

“아니다, 마시지 뭐”


내가 술이 약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없어서 못 마실 정도로 좋아한다.


‘회귀 전에는 술 먹고 실수할까 봐 거의 안 마셨지만. 생각해보니 회귀 전에 나는 인생을 거의 수도승처럼 살았네’


꿀꺽꿀꺽꿀걱


단박에 맥주 500cc 다섯 잔을 들이켜자 옆에서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던 동기들이 박스를 치기 시작했다.


“오오!”

“간만에 보니까 더 신기하네. 저걸 어떻게 저리 쉽게 넘기지?”

“그러니까. 물도 저렇게 마시면 배불러서 안 들어가겠다”

“수혁이 저놈은 전생에 하마였을 거야”


무슨 서커스를 구경하듯 박수를 보내는 동기들을 보내자 자연스럽게 근완과 재영이 옆자리에 앉았다.


“이제 설명해 봐. 뭐 하고 지낸 거야? 연락도 끊고”

“그건 미안하게 됐다”

“사과는 됐고. 꼴을 보니 뭐 안 좋은 일이 있었든 건 아닌 거 같으니까”

“뭐 피라미드 같은데 끌려갔다 온 거면 나한테 물건 팔 생각은 하지도 마라. 아직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이 수두룩빽빽이다”


재영의 말에 피식 웃은 수혁이 입을 열었다.


“좀 여러 일이 있었어. 원래는 보조 작가로 취직하려 했는데 그쪽 작가 사정으로 쫑 났고. 지금은 웹소설 연재중이야”

“웹소설?”

“네가?”


내 말에 친구놈들의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놈들이 왜 이런 표정을 짓는지 이해가 가면서도 기분이 나쁜 건 어쩔 수가 없다


‘쯧, 그래도 뭐. 내가 창작 능력이 없는 건 사실이니까’


대학 생활 내내 붙어 다니던 놈들이다.

당연히 내 재능이 각색에 몰빵 되어 있는 걸 녀석들도 잘 알고 있었다.


‘놈들이 5분 쓰다 버린 플롯을 가져다 과제로 낸 게 한두 번도 아니고’


놈들이 버린 텍스트 쪼가리들을 챙기자 의아해하던 놈들이

각색 이후 변한 자기들 글을 보고 어이없어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그리고 녀석들은 내가 온종일 고민해 쓴 오리지널 스토리를 보고 또 한 번 어이없어했다.

자신들이 5분 만에 쓴 컨셉보다 재미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오히려 그 일이 있은 뒤로 우리 셋이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전까지는 재수 없는 재능 충인 줄 알았는데 적당한 반푼이라 더 친밀감이 간다나?


나는 놈들이 쓴 소설을 교정해줬고 놈들은 빈약한 내 창작력을 대신해서 자신들의 차기작이나 나중에 쓰려고 모아놓은 시놉시스를 제공해줬다.


결론적으로는 서로에게 윈윈이 되어 학과 수석과 차석, 3석은 늘 우리의 차지였다.


‘정확하게는 수석은 내가 고정, 차석과 3석을 두 놈이 번갈아 했지만’


아무튼 그런 놈들이니 내가 소설을 연재한다는 말에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고


“원작가를 따로 구한 거야?”

“아니, 내가 다 해”


사실은 토 작가라는 천재 원작가가 있긴 하지만 존재가 설명이 안 되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 말이 꽤 충격이었나보다


“드디어 미친 거야?”

“너 세상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거 아니다?”

“차라리 욕을 듣고 싶으면 우리한테 말하지. 진짜 정신 번쩍 들게 해줄 수 있었는데”

“세상에 불만이 있으면 다른 좋은 방법도 많잖아. 왜 똥 글을 뿌리는 거야?”


···.

반응이 꽤 격하네


“나도 이제 과거의 내가 아니야”

“지랄, 니가 무슨 미국 대장이야? 석 달 만에 체질이 바뀌게?”

“어휴, 연재를 할 거면 차라리 우리한테 얘기를 하지. 공동 집필은 힘들어도 최소한 시놉시스 정도는 도와줄 수 있었는데”


내 말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내 신뢰도 왜 이래?’


그래도 나름 대학 생활 내내 평판 좋았는데

이 망할 놈들에게 어떻게 내 말을 믿게 해줘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녀석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상함을 느끼고 놈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왜 녀석들이 이런 표정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식당의 문이 열리고 안으로 두 사람이 들어섰다.


180 정도 되는 키에 쥐 상의 얼굴을 한 남자 한명과 

160 후반대의 여우상을 한 여자 한명


“어, 왔어?”

“형, 간만이에요”

“왜 이렇게 늦었어?”


수혁때와 마찬가지로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두 사람을 반겼다.

그러면서 흘긋흘긋 수혁쪽을 바라보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재미있네’


저 모습을 보니 식당에 들어올 때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나를 반겨줬는지 알겠다.

내가 대학 생활을 허투루 보내지는 않았어도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과 친분을 나눈 건 아니어서 내심 의아했거든


그런데 이제 보니 저들도 다 목적이 있어서 그랬던 거다.


‘하긴, 싸움 구경이 재밌긴 하지. 다른 것도 아니고 치정 싸움은 더더욱’


치정 싸움의 당사자는 당연하게도 나였다.

지금 들어온 여우랑 사귀다가 마찬가지로 옆에 있는 쥐에게 뺏겼으니까


‘토 작가의 소설을 너무 봐서 그런가. 이제는 인간이 동물 같고 동물이 인간 같네’


그만큼 토 작가의 묘사가 탁월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동물처럼 변하고 있기도 했다.

사람이 이성을 잃고 본능대로 살아가면 동물이랑 다를 게 없으니 말이다.


“...개 같은 것들이 수치심도 없나. 여기는 왜 기어 나온 거야”

“야, 괜찮냐?”


내가 두 연놈을 보고 있어서일까?

근완은 나보다 더 흥분했고 재영은 내 상태를 살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뭘?”

“뭐긴 뭐야. 저것들 만나서 괜찮냐고. 보는 것만으로도 열 뻗치는 것들이잖아”

“야야, 목소리 줄여”

“줄이긴 뭘 줄여?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그게 아니라 다른 애들이 신경 쓰고 있잖아. 괜히 여기서 소란 피워봤자 당사자인 수혁이만 곤란해”

“···씨발”


재영의 말에 근완도 주변 분위기를 읽었는지 혼잣말로 욕을 내뱉고 조용해졌다.

그런 모습에 나는 다시 한번 이놈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나야 이미 10년도 지난 일이라 크게 신경도 쓰이지 않지만 나를 위해 이렇게 나서준다는 것만으로도 놈들이 나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지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동창회에 나온 보람이 있었다.

만약 뒤에서 나를 부르는 짐승 새끼들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어머, 이게 누구야? 갑자기 연락 두절됐다더니 여기서 보네?”

“그러게? 난 또 실연의 아픔 때문에 어디 절이라도 들어간 줄 알았는데. 머리 보니까 멀쩡해 보인다?”

“혹시 모르지. 요즘에는 가발도 잘 나왔잖아”

“아, 그런가?”


“···”

“···”


어느새 다가와 있는 두 연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표정이 짜게 식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무뎌졌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대놓고 조롱받으면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 씨발”

“···”


두 친구 녀석들도 나랑 비슷한 기분인지 얼굴에 표정이 사라진 상태이었다.

나도 아마 저런 표정이겠지?


그런데 이 연놈들은 누가 짐승 새끼 아니랄까 봐 눈치라는 게 없었다.


“니들은 형을 봤는데 인사도 안 하냐??”

“··· 안녕하세요”


자신을 보는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까?

두 사람을 향해 쥐 상의 사내, 민준기가 으르렁거렸다.


그 말에 재영은 억지로 인사를 했으나 근완은 달랐다.


“형은 지랄”

“뭐, 이 새꺄?”

“거 말조심합시다. 누구보고 새끼래. 내가 당신 새끼야?”

“이 새끼가 진짜 돌았나”


민준기가 당장에라도 주먹을 뻗을 듯이 한발짝 다가왔다.

다른 이들이라면 180의 탄탄한 몸매를 지닌 그의 위협에 긴장이 절로 됐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근완은 다른 이들과 달랐다.


드르륵


“내가 분명히 경고했는데? 새끼 하지 말라고. 아니면 진짜 새끼가 뭔지 보여드려?”


움찔


준완도 자리에서 일어나자 오히려 민준기가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키는 민준기보다 조금 작을지 몰라도 근완은 문창과 내에서도 유명한 헬창이었다.

평소에는 폼이 넓은 옷 때문에 가려져서 잘 모르지만, 운동할 때나 지금처럼 여름 날씨에는 그가 왜 헬창인지 누구나 다 알았다.


여기저기에서 자기주장을 하는 근육의 모습이 심상치가 않았으니 말이다.


“여기서 그냥 개싸움 한번 할까? 새로 만난 여친 앞에서 피 한번 보고 싶어?”


근육을 꿈틀거리며 다가오는 근안의 모습에 준기가 다시 한 걸음 물러났다.

근육도 근육이지만 그의 소문이 떠오른 것이다.


신입생 때 체대생들과 시비가 붙은 근완이 혼자서 그들을 전부 기절시킨 일은 아직도 학교에서 전설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문창과의 레슬러

학과 특성상 피지컬이 떨어짐에도 그들이 학교를 당당하게 활보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오, 오빠가 참아. 근완이 저 새끼는 원래 뇌까지 근육이라 예의 같은 거 모르잖아. 저 머리로 어떻게 우리 학과는 들어왔나 몰라”

“뭐래, 과제때마다 F 맞아서 학고 받던 년이”

“뭐?”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너야말로 대체 그 머리로 어떻게 우리 학교로 온 건데? 아, 하긴. 제 능력 부족한 건 잘 알아서 남자들한테 들러붙어서 과제고 족보고 다 빼냈었지?”

“너···너 말 다했어?”

“다 못했으면 뭐? 니 남친 대신 니가 나설래?”

“···"


근완의 말에 이번에는 명은의 입이 다물어졌다.

그가 아는 근완은 여자라고 해서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그가 신입생 때 체대생이랑 싸운 이유도 처음에는 체대 여학생들과 시비가 붙었기 때문이었다

주변에서 배려와 대우만 받던 그녀와는 상성이 맞지 않는 타입의 남자였다.


근완의 눈치를 보고 있던 준기가 가만히 있는 수혁을 보며 말했다.


“하, 씨발. 이래서 끼리끼리란 말이 있는 거구먼. 하긴 이렇게 안하무인에 꼴통으로 구니...”


뒷 말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 중 누구도 그 내용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갑자기 튄 불통에 재영과 시선을 맞춘 수혁이 피식 웃었다.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밀리니 수혁을 끌어들여 물타기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런 저급한 도발에 넘어갈 생각이 없는 수혁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명은의 말에는 수혁도 무의식적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빠는 뭘 또, 쟤까지 신경 쓰고 그래. 어차피 혼자서는 글도 제대로 못 쓰는 병신인데. 그거 신경 쓸 바에는 이번 공모전이나 생각해. 이대로 가면 조만간에 유료화도 가능하잖아”

“공모전? 달피아?”

“뭐야, 너도 공모전 관심 있냐? 아서라. 오리지널 글도 못 쓰는 놈이. 그런 건 나처럼 재능있는 놈이나...”

“몇위인데?”

“...뭐?”

“공모전 몇 위냐고”


자기 말을 잘라먹은 것으로도 모자라 말까지 놓는 수혁의 모습에 준기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곧 수혁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자기 말에 패배감에 젖을 수혁의 얼굴을 떠올린 것이다.


“듣고 놀라지나 마. 무려 30위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규모가 큰 달피아 공모전에서 무려 30위나 했다고”

“아, 선방했네”

“···?”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너무나 건조한 반응에 민준기 뿐만 아니라 식당에 있는 모든 이들의 행동이 멈췄다.

하지만 이어지는 수혁의 말에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조금 더 노력해봐. 그래도 동문인데 같은 페이지에는 작품이 걸려야 하지 않겠어?”

“···넌 몇 위인데?”


공모전에 참여했냐는 질문은 필요 없었다.

지금 수혁의 태도만으로도 그가 공모전에 참여했으며 심지어 그보다 높은 순위라는 건 짐작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그의 예상을 아득하게 뛰어넘어 있었다.


“지금은 순위게 없을걸? 저번 달에 유료화 들어가서 순위 집계에서 빠졌거든. 아, 근데 유료화 전까지는 1등이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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