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시간의 마술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1.12.01 00:03
최근연재일 :
2011.12.01 00:03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308,146
추천수 :
1,307
글자수 :
607,899

작성
11.12.01 00:01
조회
1,311
추천
11
글자
8쪽

Time Walker Rain. 27-6 시간의 마술사.

DUMMY

<b>27-6

시간의 마술사.</b>








『그럼 슬슬 끝내 볼까.』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공격은 기술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어차피 그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그저 하나만을 신경 쓰게 되니까.

적의 생명을 끊기 위한 최단 거리의 공격을 노린다.

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최고 효율의 움직임을 택한다.

단순히 그 것뿐이지만, 피할 수 있는 것은 없으리라.

천살의 업을 짊어지고 있는 그에게 있어서 그저 베어넘기기만 하면 그만일 뿐이다.

하지만 그저 습관일 뿐이다.

기술도 잊고 동작도 잊었다.

그러나 습관을 떨치기에는 아직 무리인 것이다.

그러니까, 예의로써. 상대를 죽이는 존재의 예의로써 기술의 이름을 말해주리라.


걸레짝이 된 사룡왕.

변변찮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그다.

사룡왕이 된 후 처음으로 공포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그였다.

자신의 장기가 전부 통하지 않는다. 요행으로 공격을 성공하기는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눈을 부릅뜨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저 살해자가 지금 자신을 살해 하려고 하고 있다.

육체의 회복이 전혀 되지 않는다. 어째서지?

않돼. 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그러나 사룡왕의 바람과는 달리 천살성은 검을 겨누고 자세를 잡았다.

『끝내도록… 하마.』


살기와 멸존의 기운이 합쳐진다.

피할 수도 있는 공격이다. 하지만, 피하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죽는다.

수많은 사선을 넘어가면서 자신이 익혀낸 살해술.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 오직 천살성인 자신만이 익혀낼 수 있었던 살해술.

수많은 투쟁과 전선과 사선을 넘어오면서 몸에 자연스럽게 붙어버린, 천살성만이 익힐 수 있었고 갈고 닦을 수 있었던 살해술.


<b>『천검천살(千劍天殺).』</b>


허무한듯한 목소리.

그러나 그 목소리가 사룡왕에게는 벼락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려왔다.

그리고 펼쳐지는 검의 향연.


마치 그 이름 그대로 하나의 검이 늘어난다.

열개. 백개. 이윽고 일 천개로 늘어난 검.

공간을 훼집고, 땅을 가르고, 이윽고 하늘을 죽인다.

마치 피어나는 검의 빛무리 속에서 하늘은 꼼짝없이 갖혀서 죽고 만다.


작게 분해되어간다.

천검(千劍)속에 갖힌 사룡왕은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죽음의 칼날들에게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피부가 갈리고 근육이 갈리고 혈관이 갈리며 뼈가 잘리더니 이윽고 영혼마저 조각난다.

분해되어간다.

그러나 간신히, 어떻게든 죽지는 않았다.

소용 없다.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고 살아도 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천살성이 두번째 검을 떨쳤다.


<b>『일살멸살(一殺滅殺).』</b>


검이 쭈욱 뻗어나간다.

기교 따위는 담아 놓지 않는다.

그저 죽이기 위해 나아갈 뿐이다.

죽이는 것에 집중한다. 오로지 죽이는 것이다.

가로막는 것조차 모두 죽여버린다.

방해는 용납하지 않는다.

공기가 죽고 대지가 죽고 하늘이 죽는다.

이윽고 목표로 삼았던 존재가 죽는다.


푸확-!

뻗어나간 검은 이윽고 사룡왕의 미간에 정확하게 틀어 밖혔다.

사룡왕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힘이 집약 되어 있는 곳에.

그는 본능적으로 죽는다는 것을 꺠달았다.

이미 한번 죽은 몸이기에 그 것을 깨닫는 것이 더욱더 쉬웠다.

그래, 이 것이 죽음.

다시 살아날 수조차 없는 죽음.

이 것이 진정한 죽음…….

죽음의 지배에 의하여 존재하고 있던 거짓된 생명의 불꽃이 이윽고 완전히 꺼져들어간다.

그리고 사룡왕은 그 짧은 순간에 회색으로 물들어 있는 공간에서 멈춰져 있는 연린을 바라보고서 입술을 달싹였다.

[정말…… 가지고… 싶… 었는데…….]

그 것이 사룡왕이 존재하면서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생각이었다.





『끝났나. 역시나, 허무하군.』

검을 한번 허공에 휘두르더니 자조적인 미소를 짓는다.

자신은 하늘을 죽이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살해자. 그 누가 되었든지 자신이 가져다주는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으리라. 지금까지는 단 한명도 자신이 내리는 죽음을 피한 존재는 없었다.

뭐… 그런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긴 하지.

『오라버니이-!』

『어이쿠. 우리 공주님 심심했어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자미성을 힘껏 안아준다.

자신이 원했던 것은 단순한 평화였다. 그저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그러나… 그 것은 거의 불가능 했으니까.

자신을 다시 만들어낸 저 주인과 함께 있으면 자신이 원하던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왠지 저 주인과 함께 있으면 가능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죽음이 흐르는 투쟁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그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다. 자신의 주인이 헤쳐나가야할 싸움은 아직도 두 개가 남아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그러니… 그 때까지는 저 주인과 함께 평화를 즐겨보도록 할까…….



“후우우우우…….”

성연은 참고 있던 숨을 토해냈다.

천살성의 움직임 하나하나마다 소모되는 막대한 정신력을 느끼며 집중하고 있었던 탓이다. 어찌나 소모가 큰지 당장이라도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차라리 핏빛 수호자나 유령왕을 불러내서 하루동안 유지하는 것이 더 쉬울 것만도 같은 느낌이다. 욕이 절로 나온다.

어쨌거나 모든 싸움은 끝났다.

허망한 느낌이 든다.

만약 처음부터 천살성을 꺼내었다면 싸움은 빨리 끝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면 자신과 연관 되었던 모든 악연의 사슬을 끊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았을까?

하늘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던 군화가 내려오는 것도 느껴진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것은 단 하나다.


“시간 회복.”

연린이에게 걸려 있던 시간 정지를 푼다.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던 공간이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온다.

그녀를 속박하고 있던 뼈의 십자가가 허망하게 부숴져 내린다. 그녀의 몸을 좀먹고 있던 사기들은 자취를 감추어간다.

힘 없이 바닥으로 떨어져내리는 그녀에게 얼른 다가가 소중히 품에 안는다.

싸움의 끝.

모든 원한이 종결된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허무 그 자체였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오직 이렇게 모든 결착을 지은 지금 허무함보다는 개운한 느낌이 더욱더 강하다.


“성연… 오라버니……?”

가늘게 떨리는 눈이 자신을 바라본다.

바다를 담고 있는 남색의 눈동자가 자신을 바라본다.

“모든 것이 끝났어. 안심해도 돼.”

그런 자신의 연인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성연은 몸을 돌렸다.

이제 바라는 것은 없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었으니까. 자신의 소중한 동반자를 이렇게 지켜내었으니까.

후회 따위는 사치다. 반성하는 것은 오만이다.

그저 자신은 신성연일 뿐이다.

서연린의 단 하나뿐인 연인일 뿐이다.



군화와 염후. 마왕 아이바. 진왕 그릭크. 침식의 왕 칠재. 마지막으로 천살성과 자미성을 향하여 나아간다.

이들이 있었기에 자신은 이렇게 소중한 사람을 지켜낼 수 있었다.

비록 그 결과가 한 생명체의 존재를 죽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했듯이 후회는 없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은 그 것에 충실한 것 뿐이다.

물론 그 업은 짊어지고 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 것에 대해서는 이미 각오를 하지 않았는가.


“여어, 축하한다 성연.”

『축하드립니다 주군.』

『모든 것이 끝났군요.』

『킥킥킥! 참으로 잘 어울릴는 바퀴벌레 한쌍이로구만!』

『…….』

『와아, 그 언니 예쁘다아. 누구야?? 응?』

그들의 한마디씩을 들으며 성연은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한마디.


“자, 그럼 돌아가 볼까. 우리들의 소중한 보금자리로!”


작가의말

-_) 이 것으로 모든 것의 끝.
어떻게 보면 허망하다고 볼 수 있는 마무리입니다.
이 것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노력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제가 부족해서 그런지 이 허무함을 깰 수가 없더군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__)
자아, 에필로그도 올라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시간의 마술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8 Time Walker Rain. 종장 - 평화. +18 11.12.01 1,672 9 5쪽
» Time Walker Rain. 27-6 시간의 마술사. +4 11.12.01 1,312 11 8쪽
116 Time Walker Rain. 27-5 시간의 마술사. +5 11.11.30 1,118 10 11쪽
115 Time Walker Rain. 27-4 시간의 마술사. +12 11.11.29 1,256 14 14쪽
114 Time Walker Rain. 27-3 시간의 마술사. +8 11.11.29 1,182 8 8쪽
113 Time Walker Rain. 27-2 시간의 마술사. +4 11.11.29 1,007 7 9쪽
112 Time Walker Rain. 27-1 시간의 마술사. +4 11.11.29 1,235 10 9쪽
111 Time Walker Rain. 26-5 불꽃의 왕, 청염제. +5 11.11.29 1,193 7 19쪽
110 Time Walker Rain. 26-4 불꽃의 왕, 청염제. +8 11.11.20 1,375 22 10쪽
109 Time Walker Rain. 26-3 불꽃의 왕, 청염제. +12 11.10.10 1,403 9 6쪽
108 Time Walker Rain. 26-2 불꽃의 왕, 청염제. +11 11.10.08 1,334 8 15쪽
107 Time Walker Rain. 26-1 불꽃의 왕, 청염제. +6 11.10.08 1,675 7 16쪽
106 Time Walker Rain. 25-9 죽은 용들의 왕. +11 11.10.03 1,473 10 14쪽
105 Time Walker Rain. 25-8 죽은 용들의 왕. +11 11.10.01 1,340 7 9쪽
104 Time Walker Rain. 25-7 죽은 용들의 왕. +17 11.09.25 1,241 10 12쪽
103 Time Walker Rain. 25-6 죽은 용들의 왕. +9 11.09.24 1,165 6 15쪽
102 Time Walker Rain. 25-5 죽은 용들의 왕. +9 11.09.18 1,238 9 9쪽
101 Time Walker Rain. 25-4 죽은 용들의 왕. +9 11.09.12 1,525 6 8쪽
100 Time Walker Rain. 25-3 죽은 용들의 왕. +9 11.09.11 1,304 9 9쪽
99 Time Walker Rain. 25-2 죽은 용들의 왕. +6 11.09.11 1,325 7 8쪽
98 Time Walker Rain. 25-1 죽은 용들의 왕. +19 11.08.28 1,413 7 8쪽
97 Time Walker Rain. 24-5 서해 바다의 검은 용. +13 11.08.07 1,331 8 13쪽
96 Time Walker Rain. 24-4 서해 바다의 검은 용. +15 11.07.24 1,394 10 8쪽
95 Time Walker Rain. 24-3 서해 바다의 검은 용. +8 11.07.23 1,423 11 7쪽
94 Time Walker Rain. 24-2 서해 바다의 검은 용. +15 11.07.02 1,644 13 9쪽
93 Time Walker Rain. 24-1 서해 바다의 검은 용. +18 11.06.06 1,520 6 10쪽
92 Tme Walker Rain. 23-4 분노. +17 11.05.22 1,385 9 9쪽
91 Time Walker Rain. 23-3 분노. +14 11.05.21 1,409 8 10쪽
90 Time Walker Rain. 23-2 분노. +22 11.05.15 1,321 9 11쪽
89 Time Walker Rain. 23-1 분노. +12 11.04.25 1,566 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