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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언트 님의 서재입니다.

시간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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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1.12.01 00:03
최근연재일 :
2011.12.01 00:03
연재수 :
1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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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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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1.11.2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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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Time Walker Rain. 26-5 불꽃의 왕, 청염제.

DUMMY

<b>26-5

불꽃의 왕, 청염제(靑炎帝).</b>








오른손에 감아 쥔 것은 한자루의 기창.

깃발이 달려져 있는 창을 들고 나온 군화가 부드럽게 창을 휘두른다.

깃발에 그려져 있는 붉은 호랑이가 죽음의 황제의 눈을 어지럽힌다.

“이런 눈 속임으로 날 어찌 할 수 있을 줄 아느냐!”

단순한 눈 속임. 단순히 시선을 어지럽히는 것 뿐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니다. 청염에 휩쌓여 있는 기창의 호랑이가 포효하면서 죽음의 황제를 공격한다. 푸른색의 청염을 내뿜으며 그의 사기를 갉아먹는다.

예상외의 사태에 눈을 치켜뜨며 몸을 빼려는 그 순간, 기창의 끝. 창날이 달려져 있는 곳이 죽음의 황제의 명치에 놓였다.

“기호출두(綺虎出頭).”

제로의 거리. 완벽히 밀착해 있는 상태에서 기창이 죽음의 황제의 몸을 관통했다.

“커헉!”

단지 허리와 어꺠, 팔꿈치, 손목의 반동만을 이용하여 가해진 공격.

하지만 그 여파는 간단치 않다. 막대하다.

지금까지의 공격이 범위였다면, 이번의 공격은 한 점에 집중된, 죽음의 황제가 흩뿌리고 있는 막대한 사기를 뚫어버리는 공격이었다.

사기와 육체를 뚫고 정확하게 관통한 기창의 청염이 죽음의 황제의 몸을 내부에서부터 갉아먹는다.


다음은 봉이었다.

일격이 아니다. 기창과 같이 한 점에 집중되어 있는 공격은 분명하지만, 일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수십번의 공격이 가해진다. 단 한 호흡.

숨 한번 쉴 정도의 시간에 봉의 연격이 죽음의 황제를 향하여 내리 꽂혔다.

양 팔을 들어 가드를 해보지만, 단순한 찌르기가 아니었다.

회전력. 회전력이 가미되어 있는 봉의 찌르기. 그 것은 단숨에 죽음의 황제가 양팔을 들어 가드하고 있는 것을 퉁겨내 버렸다.

마치 항복을 하고 있는 자세가 되어버린 죽음의 황제의 전신을 향하여 봉의 잔상이 거의 동시에 내리 꽂혔다.

육체에 닿는 순간 비틀려진다. 피부가 상하고, 근육이 상하고 이윽고 뼈까지 박살낸다.



이 것은 이제 단순히 죽음의 황제와 청염제의 싸움이라고 보기 어렵게 되어버렸다.

싸움은 자존심 싸움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초월자들의 자존심이 아닌, 초월지력들 간의 자존심 싸움.

죽음의 황제가 사용하는 힘은 죽음의 지배.

이 세상 모든 죽음의 기운을 다룰 수 있는 막대한 초월지력. 그 힘은 시간의 지배자가 사용하는 시간 조종술을 상쇄시킬 수 있는 힘이다. 죽은 자에게는 시간이란 의미가 없으니까.

시간의 지배자와 수백번을 싸워가며 농밀하게 제련된 죽음의 지배. 수백년간 쌓여진 사기. 그 것은 한 나라의 생명들을 한 순간에 죽일 수 있는 힘.


청염제, 군화가 다루는 힘은 소울 플레임.

파마와 파사의 힘을 지니고 있으며, 영혼을 태워 피어오르는 불꽃. 초월지력들 중에서 금기에 속해져 있는 힘. 막대한 힘을 지니고 있으나, 자칫 잘못하면 사용자마저 잡아먹는다고 전해지는 금기. 하지만, 군화와의 상성이 너무나도 좋은 초월지력.


죽음의 지배와 소울 플레임.

죽음의 황제와 함께 수백년간 쌓여진 사기의 진수인 죽음의 지배.

청염제, 군화와 함께 하며 주인의 마음을 따라가는 영혼의 불꽃 소울 플레임.

이 두 초월지력의 싸움이나 마찬가지가 된 것이다.


어떤 초월지력이 더 강한지.

그리고 어떤 초월자의 의지가 더 강한지..

누구의 신념이, 마음이 강한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수백년간 쌓아온 사기라고?

군화와 소울 플레임에게 그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함께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현재 그들은 이렇게 함께 하고 있으며, 함께 적을 쓰러트리기 위해 싸우고 있으니까.



이글거리는 청염의 대검이 죽음의 황제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벤 것이 아니다. 으스러트렸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래, 대검은 적의 몸을 부수고 지나갔다.

끝이 아니다. 한자루의 환두태도가 어지러이 움직이며 적의 몸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다음으로 나온 것은 한자루의 검이었다.


“본국검법. 황룡출해(黃龍出海)!”

마치 한마리의 용이 된 듯 군화의 손에 들린 검은 사기의 파도를 거침 없이 뚫고 지나간다.

부드럽지만 강하다. 유연하지만 거칠다. 아무런 기세도 느껴지지 않지만, 적의 몸에 닿는 그 순간 기세가 바뀐다.

콰자자자작!

피부를 가르고, 근육을 베며, 뼈를 자른다.


이어서 나온 것은 아까의 검보다 길이가 약간 더 긴 검.

“제독검. 일령무령(一靈武靈)!”

이번에는 강하다.

아까의 본국검법이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숨기고 있엇다면, 이번에는 대놓고 강렬하다.

막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사기를 통채로 먹어치운다.


다음에 나온 것은 참마도다.

악귀의 얼굴이 도면에 새겨져 있는 참마도. 단 한번의 공격만을 했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대검보다 강하다.

참마도의 원래 목적이 기마병을 상대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말을 타고 있는 기수 뿐만이 아니라 말도 함께 베어버리는 용도로 만들어진 무기이기 때문이다.

쿠왕!

폭음이 울려퍼진다.

대검과는 다르게 그 압도적인 파괴력이 절삭력으로 승화되었다.



그러나 죽음의 황제는 쓰러지지 않는다.

기회를 노린다.

단 한번. 단 한번의 기회를 잡기 위하여 버티고 있다.

온 몸이 부숴지고 재생하기를 반복한다.

죽지 않는 존재. 자신의 죽음을 지배하고, 타인의 죽음까지도 지배하는 존재.

그 것이 바로 죽음의 황제.

사기는 끊임 없이 죽음의 황제의 몸을 다시 되살리고, 청염은 그에 분노하여 죽음의 황제의 영혼을 잡아 먹으려 혓바닥을 날름거린다.

육체의 고통은 없다. 이미 죽은 몸이다. 신경 세포가 살아 있을리 없다.

하지만 고통이 느껴진다.

청염, 소울 플레임은 육체에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영혼 그 자체에 타격을 입히는 힘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초월지력 중에서 금기에 속하게 되었을까.

그러나 버틴다. 죽음의 황제는 백전노장. 수많은 전쟁을, 싸움을 지켜보고 몸소 한 초월자다. 그의 정신과 영혼이 죽음에 물들어 타락해버렸다고 해도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영혼의 고통은 보통 정신으로는 견딜 수가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죽음의 황제는 섬뜩한 광기를 담은 두 눈을 번뜩이고 있다.


창이 춤을 춘다.

군화의 애병인 창은 그의 손에 이끌려 아름다운 불의 꽃을 만들어냈다.

이윽고 죽음의 황제의 심장 부근, 왼쪽 가슴에 정확하게 틀어박힌 창이 목적을 이루었다는 듯이 파르르 떤다.

몇번의 공격이 남았지?

청염의 창을 손으로 뽑아 집어 던지며 죽음의 황제가 주변을 살펴본다.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을 치루었지만, 단 한번도 사기가 부족한 적은 없었다.

사기는 이 세상 어디에든지 존재한다.

생명과 함께 존재하는 죽음이 있는 한, 그는 쓰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눈 앞의 초월자가 다루는 초월지력, 소울 플레임은 죽음을 용납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죽음을 다루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순리는 순리대로.

자신이 붙잡아 두고 있는 사기들을 모조리 해방시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사기가 고갈되고 있다. 단 한번도, 죽음의 지배를 얻고 죽음의 황제가 된 이후로 한 번도 없었던 사기의 고갈에 초조해진다.

허나 기회는 올 것이다.

자신의 주변에 남아 있는 청염의 덩어리는 단 두개.

이번 공격을 버티고 난 후, 애송이 초월자가 최후의 일격을 가할 때 반격한다.

분명히 최후의 공격이 가지고 있는 위력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그 최후의 공격이 자신의 죽음의 지배와 상극인 소울 플레임이라면.

그러나 그만큼 빈틈도 클 것이다.

그 빈틈을 노린다.

단 한번에, 일격에 죽음을 선사한다.

저 애송이를 죽이고 저 영혼을 타락시키리라.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 자신이 부리리라. 저 애송이의 영혼을 평생 자신의 곁에 두고 노예로 부리리라.


“천천지지(千天持地)!”


군화의 외침과 함께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무기.

쌍 단창이 움직인다.

왼손에 들려 있는 단창은 일 천개의 하늘을 그린다.

하늘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쫓아 갈 수 없다.

쫓아가 날아올라도 쫓아갈 수 없는 허망하고 또 허망한 존재.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하늘.

일천개의 하늘이 공간을 지배하고.

오른손에 들려 있는 단창은 대지를 가진다.

땅을, 대지를,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을 소유한다.

하늘과 땅.

위와 아래에서 오는 공격.

느릿하고, 여유롭다.

하지만 피할 수 없다.

그 것은 절대적.

살아 있는 생명은 땅을 밟고 산다.

죽은 존재는 땅에 뭍힌다.

살아 있는 생명은 땅을 딛고 하늘을 바라보며 산다.

죽은 존재는 하늘을 바라보며 땅에 뭍힌다.


서걱.


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그 위력은 압도적!

지금까지 가해왔던 18번의 공격들을 다합쳐야 이 정도 위력이 나올까?

단숨에 사기가 찢기고 죽음의 황제의 몸이 갈라진다.


죽음의 황제의 머리 속에서 위험 신호가 번쩍인다.

단 두개의 상처. 하지만, 조금만 더 깊었더라면.

단숨에 네 조각으로 그의 몸은 나누어졌을 것이다.

상처에서 타오르고 있는 청염의 질도 다르다.

“크으으으윽!”

사기를 아끼지 않고 쏟아붇는다.

불에는 불로. 물에는 물로.

그리고 죽음의 황제가 소울 플레임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막대한 양의 사기를 쏟아부어 강제로 꺼트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이제 남아 있는 청염의 덩어리는 단 하나.

기회가 온다.

단 한번의 기회. 이 기회를 살려 저 애송이 초월자를 단숨에 박살낸다.


퉁-

대기를 박차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청염을 향하여 뛰어든다.

푸화아아아아아악-!!

압도적인 청염이 피어오른다.


“와라!”

눈을 부릅뜬 죽음의 황제가 포효한다.

그는 이미 죽음의 신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모습이다.

그러나.


“내가 왜?”

청염 속으로 들어간 군화는 모든 청염을 온 몸에 휘감은 채 계속 뒤로 날라갔다.

“뭐, 뭐!”

어째서지? 왜 다가오지 않는 것이냐!?

“다가갈… 필요가 없으니까.”

마지막 청염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군화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거대한 대궁(大弓).

자신의 몸보다 훨씬 커다란 활을 손에 들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의 몸을 휘감은 청염이 화신(火神)의 모습을 이루고서 군화와 동화 되어 있었다.

화신이 된 군화가 대궁을 들어 겨눈다.

마지막 공격은 활이다.

일격필살(一擊必殺)의 공격이 될 것이다.

하지만, 활의 단점은 빠른만큼 공격 방향을 예측할 수 있고, 범위가 좁다는 것이다.

충분히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죽음의 황제가 몸을 움직였다.

아니 몸을 움직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것은 불발로 그친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범위가 제한된다.

어째서?


당황하는 죽음의 황제를 보면서 대궁을 든 군화가 비웃는다.

“내가… 대놓고 활을 쏠 줄 알았냐? 경험을 허투로 했구나!”

군화의 외침과 함께 죽음의 황제를 구속하고 있는 것들의 정체가 드러났다.

군화와 일체가 되면서 사라진 줄 알았던 소울 플레임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으로 피어오르고 있는 귀화.

아까 처음보다는 분명히 미약하게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19개에 다다르는 소울 플레임들. 그리고 그들과 죽음의 황제의 몸에 연결된 남색의 쇠사슬!

그래. 군화가 죽음의 황제를 향해 가한 공격은 단순히 타격을 입히기 위한 것 만이 아니었다. 염제소란의 마지막 공격. 그 공격을 위한 사전 준비이기도 했던 것이다.

활은 피하기 쉽다. 그 위력이 아무리 경천동지 할지라도 초월자들간의 싸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피할 수 있으니까. 암습이나 기습이면 몰라도 지금의 군화처럼 대놓고 활을 사용하겠다는 것을 보인 이상, 피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군화는 선택했다.

아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자신이 가진 몇 안되는 필살기. 그 것을 온전히 적에게 꽂을 수 있는 방법을.

상대가 피한다? 그러다면 어떻게 하지? 쫓아가게 만들까?

‘아니다. 쫓아가는 것만으로는 이야기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그래.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군화가 최후의 일격을 사용하고 나면 모든 힘이 소진된 이후일 테니까. 그리고 적이 초월자라면 자신의 뒤에서 공격이 따라오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유유이 군화에게 다가와 죽음을 선사할테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피할 수 없게 만들면 되겠지.’

피할 수 있는 공격을 피할 수 없는 공격으로 바꾸면 되는 것이다.

간단한 것이다.

자아, 피할 수 있는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이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그 답이 지금 죽음의 황제의 몸에 펼쳐져 있었다.

염제소란의 공격은 21번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혼격, 절혼격, 풍혼격등으로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황룡출해, 일령무령, 천천지지로 이어진다. 과연 이 공격의 의미는 무엇일까?

염제소란의 공격들은 횟수가 거듭될 수록 그 위력이 막대하게 증가한다.

그렇다면 그 것이 끝일까?

아니다.

최후의 일격을 제외한 20번의 공격 속에는 보이지 않는 암검이 존재한다.

단순히 공격으로 끈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의 황제는 자신의 몸에서 피오르는 소울 플레임을 분명히 자신의 사기로 꺼트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것은 착각.

분명히 꺼진 것은 맞다. 하지만,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소울 플레임은 자아를 가지고 있는 초월지력. 시간 조종술과 마찬가지로 상위의 초월지력이다. 그렇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기를 갉아먹으며 적의 힘을 깍는다. 이윽고 사기가 자신을 완전히 꺼트리려고 할 때, 자신의 색과 기척을 없애고 상대의 영혼에 침투한다. 그렇게 잠복한다.

20개의 불꽃의 씨앗은 죽음의 황제의 육체가 아니라 영혼에 깃들어 있는 것이다.

끝이 아니다. 그렇게 잠복해 있는 소울 플레임은 군화가 마지막 공격을 하기 직전, 다시 타오른다. 영혼에서 육체로 옯겨져 와서 다시 피어오른다.

단순히 육체를 살라 먹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형체를 이룬다.

그 형체는 쇠사슬.

상대가 자신의 주인인 군화의 마지막 공격을 피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쇠사슬을 택했다.

몸 속 깊숙히 박힌 쇠사슬들은 허공에 또 하나의 끝을 고정시킨다. 상대를 거미줄에 걸린 벌레처럼 묶어버리는 것이다.

자유를 속박한다. 행동을 제약한다.


화신이 활시위를 잡아 당긴다. 아무 것도 없던 활에 하나의 화살이 생겨난다. 아니 활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커다랗다.

활 시위에 걸린 것은 일반적인 활이 아닌 창이다.

군화의 애병이자, 군화가 소울 플레임을 얻고서 가장 먼저 만들어낸 자신의 애병.


최후의 일격에 담겨져 있는 힘을 알아본 죽음의 황제의 눈이 커졌다.

저 것을 맞으면 죽는다. 영혼조차 남기지 못하고 죽는다!

방패, 방패가 필요해!

사기를 일으킨다. 명령을 내린다.

자신이 절망령들로 만들어낸 괴물에게!

그러나, 그들은 오지 못했다.

뜻밖의 상화에 죽음의 황제가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자신들이 맛본 절망과 고통을 사방에 뿌리고 다녔던 괴물.

그 것은 이제 괴물이 아니었다.

불꽃의 성모의 품 안에서 안식을 찾아가고 있었다.

붉은색의 아름다운 여인. 붉은 불꽃 속에 있는 여인이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검은색이 정화되어 간다. 절망이 사라진다, 고통도 사라진다.

그 것은 정화.

불꽃의 성모로 화한 염후가 그들의 아픔을 모두 떠맡은 것이다.

분명히 반신수가 된 영물인 염후로써도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을 껴안고 같이 울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격은 고통은 아니었지만, 느낄 수 있다. 염후, 그녀도 그들과 같은 여인이었으니까.

하얗게 정화되어가고 있는 그녀는 군화를 보며 입을 벌렸다.


군.화.죽.여.버.려.




염후의 말을 똑똑히 본 군화가 각오를 굳힌다. 저런 것을 만들어내는 존재는 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 내가 없애겠다.

“하늘을 꿰뚫어, 너의 존재를 보여라.”

감았던 눈을 뜬다. 남색으로 빛나는 귀안(鬼眼)이 말한다. 죽음의 선포한다.



<b>관천(貫天).</b>



화신과 일체화된 군화가 활 시위를 놓자 압도적인 속도로 죽음의 황제를 향하여 창이 쇄도한다. 처음에는 한줄기의 선이었다.

그러나 그 선들이 모여 거대한 기둥을 이룬다. 하늘을 꿰뚫는다.

하늘마저 꿰뚫을 수 있는데, 초월자라고 못 꿰뚫을리 있겠는가!

사기의 벽을 태운다. 태우면서 꿰뚫는다. 속도와 위력 모두 약해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렇게 창은 거대한 하늘이 되어 죽음의 황제를 덥쳤다.




“끝… 난 것인가.”

이제는 본래의 청색으로 돌아간 청염의 날개를 펼치며 가쁜 숨을 헐떡였다.

관천은 분명히 죽음의 황제를 꿰뚫었다. 소울 플레임이 알려 주었다.

그러나, 소멸시키지는 못했다.

소멸 직전에 자신의 영혼을 도주시킨 것이다.

죽음의 황제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는 적은 분명 언젠가 힘을 회복시켜서 다시 찾아 올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그 때다. 지금은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 그리고, 다시 와도 소용 없을 것이다. 그 때야 말로 완벽하게 소멸을 맞게 해줄테니까.


너무 많은 힘을 썼다. 한동안 쉬면서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응. 끝난 것 같네.”

염후가 그의 등 뒤로 다가온다. 절망령들을 자신의 성모염으로 모두 성불시킨 그녀다.

그들의 고통을 함께 맛보았다. 아무리 그녀가 반신수에 이른 영물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 숫자에 이르는 영혼들의 절망과 고통을 견뎌낸 것은 무리였었다.

“미안하지만… 조금만… 쉴게 군화…….”

간신히 군화에게 다가온 그녀는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육체적 피로보다 정신적 피로가 너무나도 컸던 탓이다.

황급히 쓰러지는 그녀를 안아든 군화는 청염익을 펄럭이며 또 하나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났다. 보여줘라 성연. 너의 신념을.”


작가의말

-_) 안녕하세요 레이언트 입니다.
갑니다 폭참.
기대해주시구요.
조금 있다가 다시 뵙겠습니다.

-레이언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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