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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게임 속 나혼자 플레이어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이찬솔
작품등록일 :
2022.09.15 01:46
최근연재일 :
2024.04.20 20:15
연재수 :
1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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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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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28,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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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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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6쪽

LEVEL UP!

DUMMY

***


동훈의 친구 창식이, 변창식.


창식이 얘기를 하려면 더 벨룸 얘기를 또 빼먹을 수 없었다.


20년 가까이 서비스된 더 벨룸. 이 유구한 역사의 게임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그래픽 업데이트를 두 차례나 진행했다.

사람들은 아무런 패치도 진행하지 않은 순정의 더 벨룸을 더 벨룸1, 첫 번째 대격변 패치를 한 뒤의 더 벨룸을 더 벨룸2, 마지막 대격변 패치를 진행한 다음의 더 벨룸을 더 벨룸 리마스터라고 불렀다.


더 벨룸1은 5년 동안

더 벨룸2는 14년 동안

더 벨룸 리마스터는 현재 1년째 서비스되고 있었다.


그 뒤로 모바일 버전의 더 벨룸이 출시해 피씨 버전과 쌍끌이 매출 행진을 이어가니 가히 돈 벌어오는 게임 중에서는 적수가 없었다.


모바일 게임의 강세로 다소 취약해진 피씨판에서도 어느 정도 매출이 나오고 있고, 모바일에서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구골 플레이스토어’의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창식이는 더 벨룸1 시기에 게임을 시작했던, 초창기의 플레이어였다.


더 벨룸이 출시되고 약 5년 후, 더 벨룸2부터 시작한 동훈에 비하자면 아주 일찍 시작한 친구라고 할 수 있었다.


동훈이 기억하는 창식은,


‘변창식 아니랄까 봐, 변태 자식.’


이거였다.


동훈이 창식을 변태로 기억하는 건 그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식 때문이었다.

창식이의 게임 플레이 방식은 가히 ‘변태적’이라고 불릴만했는데 선정성으로 변태가 아니라 노가다성 혹은 창의성으로 변태였다.


흔히들 변태적인 플레이라고 일컫는 힘법사, 인트기사 같은 스텟 변태 캐릭터는 약과였다.


살생하지 않겠다며 일절 사냥하지 않고 고렙존까지 간 스님법사, 라인이 통제하는 보스만 노리는 의적단검, 방어구는 절대 끼지 않고 플레이한 알몸기사까지.


창식이의 기상천외한 변태 플레이는 커뮤니티에서도 나름 유명세를 날렸다.


그런 변태 플레이어 창식이가 가장 변태 같은 플레이를 선보였던 캐릭터는 바로,


다크엘프 클래스의 5레벨 단검 캐릭터.


[내가니싸부]


***


창식이의 캐릭터 [내가니싸부]는 여러모로 레전드인 캐릭터였다.


더 벨룸 플레이포럼 베스트를 3주간 점령했으며 창식은 인터뷰까지 따로 땄었다. 당시에는 꽤 화제가 된 캐릭터였는데 바로 초보자 마을 닼엘촌에서 최초로 5레벨을 찍은 캐릭터였기 때문이었다.


초보자 마을에서 5레벨 찍은 게 왜? 보통 4레벨까지 초보자 마을에서 만든다니 고작 1레벨 더 찍은 거 아닌가?


단지 5레벨을 찍은 것만으로도 당시 더 벨룸 플레이어들의 주목을 산 이유, 더 벨룸 플레이포럼 베스트를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


그건 바로 창식의 [내가니싸부]라는 캐릭터는 ‘오로지 허수아비만을 쳐서’ 5레벨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허수아비 치기.


게임 내에서 허수아비를 쳐서 만들 수 있는 레벨은 4레벨이었다. 4레벨까지 유저들은 수월하게 레벨을 올리고 다음에는 퀘스트를 받아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며 레벨업을 하게 된다.

허수아비 치기는 공식적으로 4레벨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레벨업 수단이라는 뜻이었다.


보통 게임사는 그런 의도를 가지게 되면 그 이상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펜스를 친다. 넘어가지 못하도록 막아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식의 [내가니싸부]은 어떻게 게임사의 의도에서 벗어나 5레벨까지 허수아비 치기로만 찍을 수 있었을까?


그 방법은 게임사가 과연 허수아비 치기를 어떻게 4레벨까지만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는지 제재 매커니즘에서 찾을 수 있었다.


1레벨부터 3레벨 사이의 캐릭터는 허수아비를 치면 소정의 경험치를 얻었다. 그것은 꽤 큰 폭이라 한번 칠 때마다 경험치의 퍼센트 단위로 경험치를 얻었다. 1레벨은 1회 타격에 5퍼센트, 2레벨은 2.5퍼센트, 3레벨은 1퍼센트로 차등적인 경험치 획득이 있었다.


그렇다면 4레벨부터는?


허수아비를 칠 때마다 고정적으로 0.01의 경험치를 얻었다. 이 0.01은 퍼센트가 아니라 고정 수치 0.01이었다.


이 고정수치 0.01은 얼마나 되는 수치냐. 그건 코딱지보다도 적은 수치였다.


4레벨에서 5레벨까지 올라가는데 드는 수치는 어림잡아 2만에서 3만 사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약 200만회를 타격해야 레벨업을 하는 셈이었다.

캐릭터의 공격속도라는 게 있으니 아무리 마우스로 클릭을 빨리한다고 해도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엄청난 시간이 들 수밖에 없었다. 누가 그런 미련한 짓거리를 하겠느냔 말이다. 밖에 나가 잡몹만 몇 마리 잡아도 레벨업하는 것을.


바로 그 미련한 짓, 남들이 상상만 해봤지 절대 하지 않는 짓을 창식은 하고 만 것이다.


창식이의 말로는 거의 한 달을 오로지 허수아비 치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한다.


‘미친놈이었지. 그런 시간 낭비를 폐인처럼 하고 앉았으니.’


무려 한 달을 거친 끝에 1레벨을 올려 5레벨을 찍은 것이다.


콘솔 게임이나 솔로 플레잉 게임도 아니고 누가 온라인 게임에서, 그것도 남들과 경쟁하고 싸우는 게임에서 한 달을 허비하고 싶어 할까. 그것도 한 달 게임 하면 돈을 내야 하는 정액제 시스템을 차용하던 더 벨룸1에서?


하지만 시간 낭비도 낭만적으로 하면 업적이 되기 마련이었다.


그런 전설적인 업적의 캐릭터가 바로, [내가니스승1]이라는 캐릭터였다.


***


동훈은 뜬금없이 등장한 이 다크엘프 머리 위에 뜬 선명한 이름테그, [내가니스승1]을 주시하며 그에게 물었다.

너무나 친숙하면서도 너무나 명확한 질문. 이 질문을 받으면 저 다크엘프 안에 창식이가 있다면 대답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창식이냐?”


동훈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다크엘프 [내가니싸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대신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혀가 꼬인 발음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뭐? 창 뭐? 나는 마지노다! 오리엔탈 오피둠 최고의 전사 마지노! 히끅! 최고의 전사, 신성한 어둠 속의 칼!”


‘정말 창식이었다면 다른 반응을 보였겠지. 아마 녀석이었다면 내가 변창식이다! 넌 누군데! 이런 반응을 보였을 거야. 자기애 하나는 끝내주는 애였으니까.’


다크엘프가 창식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자 동훈은 15년차 고인물 벨저씨의 관점에서 그의 말을 분석했다.


마을 최고의 전사라는 칭호는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전사에게만 주어지는 칭호였다. 저 주정뱅이가 주절거릴 만한 단어는 아니었지만 거짓말 같진 않았다.


신성한 어둠 속의 칼은? 마을 최고의 전사라는 칭호보다는 동화 같은 말이었다.


다크엘프들은 설정상 단검캐가 유리하다.


민첩 능력치가 더 높고 스텟 보너스도 민첩에 치중되어 있다. 그래서 다크엘프 NPC들은 대개 단검캐 혹은 활캐고 그들의 전사는 그 분야로 특화되어 있었다.


그 옛날 다크엘프들의 통일왕조에서 지배자가 직접 부리던, 왕의 검은 손이자 왕명의 전능을 상징하던 직속 부대였다.


신성한 어둠 속의 칼은 다크엘프 중에 최고의 단검캐라는 뜻이었다.


동훈은 자신을 마지노라 칭하는 [내가니싸부] 창식의 캐릭터를 보았다. 그는 만취해있었고 그에게서는 별달리 특별한 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창식이라는 단어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그는 정말로 현실 세상과는 연관이 없는듯했다.


말의 뜻을 다 소화하고 나니 창식이와 꽤 오랜 기간 친구로 지낸 동훈으로서는 마지노가 창식이 아니란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동훈이 친구 창식에게서 느낄 수 있는 친숙한 기운이 마지노에게서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동훈은 마지노를 향한 접근 방식을 바꿨다.

이 다크엘프가 창식이 아니라면, 저 이름테그는 무엇이고 저자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동훈은 다엘촌에서 마지노라는 NPC를 본 적이 없었다.


동훈이 물었다.


“네가 마을 최고의 전사라고?”


마을 최고의 전사라는 별칭까지 얻었다면 그럴싸한 직책 하나는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나 술에 취한 채로, 씻지도 않은 듯한 백수의 모습으로 허수아비나 지키고 서 있다고?


“그래! 이 자식아! 인간, 인간 따위가 이 마지노를 의심해? 희끅! 혼, 혼나볼래!”


“네가 마을 최고의 전사라면 마을에서 명예로운 일을 네게 맡겼겠지? 마을 최고의 전사에게 어울리는 명예로운 직책 말이야. 넌 마을에서 뭔데?”


“나, 나는 허수아비 관리자다! 이 인간자식아! 머, 머저리 같으니라고.”


마지노는 부끄러운지 동훈에 대한 욕설로 그것을 피하려 했다. 하지만 수치란 본디 자기 안에서 오는 것.

마지노는 부끄러움으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는지 갑자기 올라오는 술기운에 얼굴이 붉어지는지 알 수 없었다.


“허수아비 관리자가 어떻게 마을 최고의 전사에게 어울리는 직책이지?”


동훈은 그를 비꼬며 날카롭게 마지노의 약점을 후볐다. 마지노가 술 취해서 꼬장 부리는 친구놈 같아서 말이 조금 험하게 나왔다는 걸 인정했다. 창식이가 술꼬장 부리는 거랑 너무 비슷했거든.


동훈의 말을 듣고 마지노는 손에 쥔 것을 들이켰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술병이었다.


“넌 몰라. 넌 모른다고 멍청한 인간아! 허, 허수아비는 명예로운 직책이야. 그래. 그렇지.”


마지노는 술을 벌컥벌컥 마시더니 횡설수설했다.

‘허수아비가 명예로운 직책이라면 너도 한자리 껴서 저기 서 있지, 그래?’라고 쏘아주려다 그의 반쯤 감긴 눈을 보고 속으로 삼켰다.


‘울겠다, 울겠어.’


동훈은 속으로 혀를 차며 마지노를 달랬다. 창식이는 저 정도를 넘어서면 울기 시작했거든.

창식이로부터 비롯된 게 분명한 저 다크엘프가 울지 안 울지 시험해서 다 큰 다엘 눈물 찔찔 흘리는 걸 보는 것보단 몇 마디 말로 달래는 게 더 쉬울 것 같았다.


“그래. 허수아비 명예로운 직책이지. 그래서 허수아비를 지키고 있는 거야?”


마지노는 창식이가 그러하듯 놀랍도록 단순했다. 몇 마디 달래는 말에 우울해지는 기색을 멈추고 중얼거렸다.


“허수아비를 지키는 게 내 직분이다. 저 빌어먹을 허수아비를 누가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왜 나한테 지키라고 하는 건지. 멍청한 마을 늙은이들이 내 실력을 질투해서 이곳에 처박아놓은 게 분명해.”


신세 한탄에 과대망상까지. 어휴, 술 냄새.

마지노와는 거리가 있어 냄새가 나진 않았지만 그가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에 술 냄새가 베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술 마시면 취해서 꿍얼거릴 법한 말들이라서.


술주정뱅이, 그래. 그때의 창식이도 술을 엄청나게 좋아하긴 했다.


무슨 술자리가 있든 참석하던 창식이는 대학 시절 학과 내에서 술자리 토템이라고 불렸다.


학회든 동아리든 자기가 참여하지 않는 모임에도 뒤풀이 자리에 꼭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곳에 캐릭터로 나타나는 유명인들은 그 사람의 특성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는 건가? 아예 같은 사람은 아니어도?’


동훈이 추론해낸 가설은 꽤 그럴듯했다.


눈앞에 있는 [내가니싸부], 창식이의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그보다 적합한 가설은 없었다.


가설은 가설이고 동훈은 지금 레벨업이 고팠다.

초보자 마을에 떨어진 게 아니라 아직까지도 레벨을 1도 못 올렸다니. 이는 레벨에 목매는 더 벨룸 플레이어로서 용납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사흘 굶은 사람 앞에 밥을 두고 참으라는 소리는 그냥 죽으란 거지.


동훈은 마치 밥을 갈구하듯 허수아비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럼 저 허수아비는 내가 쳐도 되는 거지?”


동훈의 물음에 마지노는 흔들거렸다.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것 같았는데 기운 없어 고개를 휘청이는 것으로 그를 대신한 것이다.


“허수아비 치는 거야, 누구든 할 수 있지. 허수아비를 치는 건 문제없어. 그걸 제대로 치는지가 문제지. 요즘 다크엘프들은 엉터리로 허수아비를 쳐대.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속이 뒤틀리는지 알아? 나무사슴이 암컷에게 구애의 춤을 추는 것도 아니고 엉거주춤하게 서서는 칼을 휘두르는 꼴을 보라지. 그 꼴을 보는 나는,”


술에 잔뜩 취한 채 분노에 차서 중얼거리는 마지노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그의 불만을 들어주다 보면 끝이 없어서 며칠이 지나도 다 들어주지 못할 것이다.


왜 있잖아, 주정뱅이의 신세 한탄은 들으면 들을수록 길어지잖나.


동훈은 마지노를 애써 무시하며 허수아비 앞에 서서 허수아비를 향해 칼을 겨눴다.


동훈이 자세를 잡고 허수아비를 치려 하자 그 모습을 본 마지노는 특유의 꽁한 목소리로 꿍얼거렸다. 거기에는 분명 제 말을 잘 들어주지 않는 동훈에 대한 불만도 들어있었다.


“칼은 좋은데 자세가 별로네. 칼이 아깝다, 아까워.”


다 들린다, 이 새끼야.


동훈은 옆에서 중얼거리는 마지노를 무시하기 위해 칼을 높이 쳐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또 덧붙는 마지노의 한마디.


“어어? 칼끝 흔들리네. 그러면 안 돼. 칼을 너무 꽉 잡은 거야. 오른팔에 힘을 빼야지. 달걀을 잡은 것처럼 꽉 잡되 너무 세게 잡으면 안 돼.”


마지노의 훈수는 계속됐고 안 들으려고 노력했지만 안 들을 수가 없었다.


옆에서 자꾸 훈수하는 놈이 신경 쓰이는 것은 오락하는 초등학생이나 장기를 두는 80세 노인이나 매한가지였다.

‘창식이 새끼, 옆에서 계속 틱틱거리네. 아니지. 창식이가 아니지. 웬 다크엘프지. 쟤를 보면 자꾸 창식이가 떠오른다니까. 창식이 못 본지도 오래됐는데 잘 지내려나. 화사 들어갔다는 말은 들은 거 같은데.’


동훈은 창식이를 생각하며 칼을 다잡았다.


양손검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무념무상, 손 가는대로 휘두르던 동훈에게 선배의 조언은 물꼬를 트는 것과 같았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동훈은 자연스럽게도 마지노의 훈수를 흡수하며 자세를 조금씩 고쳐나갔다.


마지노가 툴툴대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꽤 그럴싸한 자세를 잡은 동훈은 처음으로 허수아비를 내리쳤다.


후우웅! 퍽!


몸에 충만하게 차오르는 Exp의 느낌. 퍼센트로 차오르는 경험치는 동훈의 단전부터 꽉 차오르는 충만감을 줬다.


내리치는 소리도 좋았고 허수아비에 닿는 손맛도 괜찮았다.


하지만 뭐가 아직도 눈에 안 차는지 마지노는 술을 홀짝이며 훈수 두기를 멈추지 않았다.


“에헤이, 부드럽게 잡은 건 좋은데 너무 흐느적거리면 안 되지. 가르침을 바로 알아듣는 건 잘하네.”


그래도 동훈의 자세가 한마디 훈수만으로 그럴듯해진 것은 인정하는지 굳이 칭찬을 덧붙이는 마지노였다.


자세를 조금 더 수정한 동훈은 두 번째 타격을 내리쳤다.


부우웅! 퍼억!


동훈은 기묘한 상태에 빠졌다.

관도 옆 숲에서 도적들과 처음 상대했을 때 느껴지던 기묘한 감각, 뭔가 게임을 하는 것처럼 ‘나’라는 캐릭터와 조금 멀어지는 감각이 다시 느껴졌다.


3인칭 게임을 하다 보면 캐릭터와 멀어져 캐릭터를 온전히 조종하고 있다는 전능감과 전투 상황을 멀리서 조망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느끼게 된다.


지금 동훈이 느끼는 감각이 그랬다.


자신의 몸을 온전히 통제하며 자신을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듯한 제삼자의 시각을 가진 기분이었다.


“응? 그, 그렇지. 그렇게. 조금만 더 정확히. 어깨 힘 빼고.”

마지노도 동훈의 변화를 느낀 것인지 그가 확연히 달라진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보면서 동훈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경지에 이르렀음을 직감했다.


이어지는 세 번째 타격은 마지노를 경악하게 했다.


부우웅! 퍼억!


깔끔한 타격과 유연한 자세. 마지노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와, 완벽해. 아니지. 이럴 리가 없어. 내가, 내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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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손동훈의 혈맹 22.10.10 628 13 12쪽
23 PK유저의 수수께끼 22.10.09 657 11 12쪽
22 PK 유명인 +1 22.10.08 656 13 17쪽
21 과감하게 가자 쫄지 말고 22.10.06 659 15 16쪽
20 안녕, 다엘촌 22.10.06 722 11 18쪽
19 [내가니싸부] 22.10.05 765 11 19쪽
18 퀘스트 완료 22.10.03 818 11 18쪽
17 너, 마녀잖아 +1 22.10.01 859 12 22쪽
16 메인퀘스트 22.09.30 887 15 19쪽
15 자리 22.09.29 901 18 18쪽
14 공공장소에서는 큰소리를 삼가세요 +1 22.09.28 919 15 13쪽
13 게임과 현실 22.09.27 934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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