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나는 여기에 벗어날 것이다
메이드의 목에 한 부분 맞자,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공기 빠져나가는 소리만이 울렸다.
“괜찮아. 천천히하자.”
지혜는 다가와서 나의 손을 같이 맞잡았다.
'탕'
네 개의 손이 권총을 부여잡자, 반동은 두배로 적어졌다.
'탕'
이번에는 가슴뼈 쪽에 맞았다. 고통스러운지 몸을 흔들어댔다. 나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쐈다.
'탕. 탕. 탕. 탕. 탕. 탕. 탕. 철컥. 철컥.'
더는 총알이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속 총을 쏴대니까, 지혜는 손에 힘을 주면서 내 손에 권총을 빼냈다.
“내가. 내가 사람을 죽였어. 죽였어. 죽여버렸어.”
“괜찮아. 잘했어. 잘했어. 최고야. 너가 최고야. 지호야. 사랑해. 좋아해. 키스하자. 응?”
“나는 사람을 죽여버렸어.”
지혜는 내게 다가와서 키스를 해주었다. 두 입술은 맞대면서 키스를 하였고 이번에는 혀까지 들어왔다. 나와 그녀 사이의 입술에는 침이 범벅이 되어버렸다.
“이 이후에는 모두를 죽이고 나서 끝내자.”
“죽일거야.”
“그래. 그러는거야.”
지혜는 나의 손을 잡고서 지하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자 창문 밖에는 초승달이 뜨면서 빛내고 있었다.
“내가 다른 고용인들의 시선을 끌테니까. 그때. 다 죽여버려. 착한 지호를 괴롭힌 애들을 다 이 총으로 죽여버리는거야.”
장전을 끝마친 권총을 가지고 내 손에 쥐어주었다.
“지호야!”
“죽일거야. 죽여버릴거야.”
갑자기 다시, 내 입술에 지혜의 입술이 닿았다.
“다 죽여버려.”
“죽일게. 죽일거야.”
“이제 가.”
나는 몸을 움직여서 천천히 아무런 생각 없이 계단을 걷기 시작했다. 곧 바로 옆에 있는 민혜의 방 앞에 도착했다. 나는 그곳을 살며시 열면서 들어갔다. 평온하게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방금까지의 죽음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물길 없는 호수같이 조용한 분위기의 방이었다. 난 그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권총을 두 손으로 잡아서 침대에 얼굴을 내밀면서 자고있는 민혜가 보았다. 그때, 복도에서 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꺄아! 그 남자애가 탈출 했어요. 지금 권총을 들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마스터도 총에 맞아버렸어요.”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들 횃불이나 손전등을 들고서 밖으로 향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내 앞에 있는 민혜가 눈을 부시시 긁으면서 일어났다. 나는 그 애의 얼굴에 총구를 갖다 붙였다.
“에.”
“죽여버릴거야. 죽일 수 있어.”
“잠깐만. 잠깐만. 잠깐. 진정해. 지호야. 지호야.”
“죽여버릴거야.”
민혜는 떨리는 입으로 생각을 골똘히 하는 모습이 보였다.
“너. 넌. 넌 지금 속고 있는 거야. 지혜가 도와준 거지. 그렇지? 지금 지혜한테 속고 있다고. 나도 죽이라고 말했어? 아니지? 그렇지?”
“죽일거야.”
“너는 지금 지혜한테 속고 있다고. 그 년이 너한테 뭐라고 지껄인 것은 다 거짓말이야. 내가 너한테 미안한 잘못을 하긴 했지만. 어차피 너의 인생은 망한거잖아. 그렇잖아. 생각해봐. 그 곳으로 다시 돌아갈거야. 아무도 너한테 관심을 주지 않았던 곳으로? 안 그래? 여기서 적응하면. 너는 그냥 영원히 먹고 싸고 자면서 평생 그렇게 살 수 있어. 그렇지. 그러니까. 총구를 내려놔. 천천히.”
밖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아가씨. 괴한이 나타나서요. 대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두드렸다.
“아가씨? 일어나세요!”
민혜와 나는 서로 눈싸움을 하였다. 한순간의 고요는 그 밖에 낯선 사람으로 인해서 마음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문이 두드려지는 소리가 나자, 민혜는 곧바로, 주먹으로 내 손을 쳐댔다. 총은 떨어졌고 민혜는 그 즉시,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하였다.
“살려줘! 괴한이 여기 있...”
방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열려고 문고리를 잡으려는 순간, 밖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밖에 있던 여성이 문에 쓰러진 듯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퍼졌고 문틈 사이에서 빨간 피가 흥건하게 젖혀지기 시작했다.
“언니.”
문 밖에서 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혜야. 무슨 짓이야. 지금. 총을 쏜거야? 이게 도대체 무슨 짓거리야.”
“언니는 너무 짜증나.”
“총을 왜 쏜거냐고!”
“총? 내가? 왜. 다 지호가 쏴준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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