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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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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0.08.09 01:08
최근연재일 :
2020.09.16 20:0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92
추천수 :
4
글자수 :
82,479

작성
20.08.10 20:00
조회
68
추천
1
글자
4쪽

1화 나는 여기에 갇혔다

DUMMY

-1-



어둡고 축축한 냄새. 어떠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눈엔 천 같은 것이 감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숨만 쉴 수 있게, 코 말고는 다른 곳은 막혀있다. 특히 입 주위에는 테이프 냄새가 강렬하게 났다. 뒤로 향해 있는 손을 흔들어 보았지만, 쇠창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질 뿐이었다. 발에도 똑같은 것이 묶여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해서든, 아픈 머리를 붙잡고 생각했다.


‘이곳으로 오기 전의 마지막 기억은 언제지.’


‘일요일이었다.’


‘밖에 나간 적이 있었던가?’


‘그래 나갔었다. 그때 산책한 기억이 흐릿하게 생각난다.’


‘왜 나갔었지?’


‘나갈만한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 단순한 산책이 아니었을까.’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컴퓨터에 앉았다. 게임이나 동영상 편집을 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저녁에는 부모님이 남겨주신 밥과 돈으로 배를 채워나갔고 밤까지 시간을 보냈다.’


머리를 쥐어 짜보았지만, 기억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조차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배는 이 상황이 무엇인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허기에 찬 배 울림이 퍼져 나왔다. 그때, 끼익거리는 철문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그 속에 힐 소리를 내면서 누군가가 내게로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내 앞에 멈추더니 테이프를 입에서 떼어버렸다. 드디어 나는 말할 수 있었다.


“누구십니까?”


“······”


“여긴 어디죠.”


최대한 존댓말을 붙이면서 이야기를 했다. 뭐랄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무례하게 생각해서 무슨 짓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저한테 무엇을 원하는 건가요?”


“······”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는 돈 같은 것 하나도 없어요. 저는 매일 어머니한테 빌붙어 사는 사회 쓰레기에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저를 지금 놓아주신다면 이 일을 영원히 저의 기억 속에서 잊으면서 죽음과 같이 갈게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저를 풀어주셔도 됩니다.”


여전히 침묵은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내 앞에 있는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내려 놓는 소리가 들렸다. 앞에는 분명 탁자가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저기요. 제발요. 미안해요. 제가 뭐 때문에 저한테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한 짓은 사과드릴게요.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맹세할게요. 여기에 있었던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요.”


“······”


무엇인가 내 입에 갖다 대었다.


“뭐 하시는 거에요.”


“먹어”


“네?”


평범한 여성의 목소리였다.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소리였다.


“먹어”


코를 가까이 대서 냄새를 맡아보았다.


“수프야.”


“수프요?”


“길거리에서 파는 3분 수프.”


“먹으라고요?”


“그래.”


“그... 안 먹으면 안됩니까.”


“왜지. 배고플텐데.”


“그게. 이게 뭔지도 모르고.”


“3분 수프.”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눈이 안 보여서.”


“그러니까. 못 먹겠다고?”


“아니.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제 눈에 있는 이것 좀 떼어주신다면.”


“먹어봐.”


먹어보라는 여성의 말에 나는 침묵을 지켰다. 옛날에 친구들과 게임을 한 적이 있었다. 10가지의 음료수 중에서 5가지를 뽑아 한 컵에 섞어서 맞추는 게임이었다. 그때 눈과 코를 막고 단, 입으로만 맛을 구별하는 것이었지만, 어떠한 맛도 느낄 수 없었다.


“먹기 싫어?”


“죄송합니다. 도저히 눈을 풀어주시고 먹을 수 없을까요?”


“넌. 지금 자신의 신세를 모르고 있구나.”


앞에 있는 여성은 자신이 잡은 수저인가 뭔가를 내려놓고는 손바닥과 살이 부딪히는 찰진 소리와 함께 나의 뺨에 고통이 전해졌다.


“어?”


여성은 다시, 수저인가 뭔가를 들어서 입에 갖다 대었다.


“먹어”


한순간의 당황은 뇌가 움직여지지 않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나의 턱과 이빨은 부서질 것만 같이 고통스러웠다.


“다시 한 번만 말한다. 먹어.”




즐독. 된다면, 비평 좀 해주세요. 욕해도 되고요. 칭찬해주시면 고맙습니다. 인생 처음 댓글 받았는데 엄청 힘이 되더라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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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지금까지 읽어준 독자들에게 20.09.16 30 0 1쪽
37 제발 저를 여기서 나가게 해주세요 (에필로그) 20.09.15 24 0 2쪽
36 36화 나는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뒤로 한체로 인간이 된다. (완) 20.09.14 23 0 5쪽
35 35화 나는 여기에 사라진다 20.09.13 22 0 5쪽
34 34화 나는 여기에 벗어날 것이다 20.09.12 18 0 5쪽
33 33화 나는 여기에 있는 나를 죽일 것이다 20.09.11 21 0 6쪽
32 32화 나는 여기에 있는 모든 꽃을 찢어버린다 20.09.10 24 0 5쪽
31 31화 나는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싫어한다 20.09.09 20 0 5쪽
30 30화 나는 여기에 가장 불행한 애완동물이다 20.09.08 21 0 5쪽
29 29화 나는 여기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인간이 된 동물이다 20.09.07 20 0 6쪽
28 28화 나는 여기에 헛된 희망을 갖는 애완 동물이다 20.09.06 20 0 5쪽
27 27화 나는 여기에 사랑만 하는 개다 20.09.05 20 0 5쪽
26 26화 나는 여기에 가장 지혜를 좋아하는 애완동물이다 20.09.04 19 0 5쪽
25 25화 나는 여기에 가장 쓸모 없는 인간이다 20.09.03 20 0 5쪽
24 24화 나는 여기에 교육받는 존재다 20.09.02 19 0 6쪽
23 23화 나는 여기에 살아가는 애완동물이다 20.09.01 25 0 7쪽
22 22화 나는 여기에 살아있다 20.08.31 23 0 4쪽
21 21화 나는 여기에 꿈을 좋아하는 애완동물이다 20.08.30 23 0 4쪽
20 20화 나는 여기에 있는 가장 멍청한 놈이다 20.08.29 22 0 5쪽
19 19화 나는 여기에 노력하는 애완동물이다 20.08.28 21 0 6쪽
18 18화 나는 여기에 노력하는 인간이다 20.08.27 23 0 6쪽
17 17화 나는 여기에 목을 멘 존재다 20.08.26 22 0 7쪽
16 16화 나는 여기에 끔찍한 존재다 20.08.25 25 0 7쪽
15 15화 나는 여기에 버러지 같은 인간이다 20.08.24 23 0 7쪽
14 14화 나는 여기에 휴지같은 존재다 20.08.23 20 0 5쪽
13 13화 나는 여기에 와인 오프너 같은 존재다 20.08.22 22 0 5쪽
12 12화 나는 여기에 커피 같은 존재다 20.08.21 30 0 4쪽
11 11화 나는 여기에 탈출해야하는 존재다 20.08.20 30 0 4쪽
10 10화 나는 여기에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싶은 존재다 20.08.19 32 0 6쪽
9 9화 나는 여기에 행복을 주는 존재다 20.08.18 29 0 5쪽
8 8화 나는 여기에 있는 애완동물. 20.08.17 34 0 5쪽
7 7화 나는 여기에 나갈 수 없는 존재다 20.08.16 29 1 6쪽
6 6화 나는 여기에 없어햐나는 존재다 20.08.15 31 0 6쪽
5 5화 나는 여기에 없어야한다 20.08.14 30 1 7쪽
4 4화 나는 여기에 도망쳐야한다 20.08.13 31 0 5쪽
3 3화 나는 여기에 도망가야한다 20.08.12 36 1 4쪽
2 2화 나는 여기에 나가야한다 20.08.11 42 0 5쪽
» 1화 나는 여기에 갇혔다 20.08.10 69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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