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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류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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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00:23
최근연재일 :
2016.03.22 1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0,463
추천수 :
825
글자수 :
53,897

작성
16.03.15 00:35
조회
2,340
추천
49
글자
7쪽

간절한 염원

DUMMY

5


먹물을 풀어 놓은 듯한 밤바다가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그 바닷가를 찬은 정희와 함께 손을 맞자고 걸었다, 동생은 둘을 배려해 외따로 떨어져 있었다. 하이힐을 벗어 갑자기 작아진 듯한 정희를 바라보며 찬이 싱긋 웃음 지을 때였다.


정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

“오빠, 이제 시작이야.”

“나도 잘 알아.”

“나는 오빠가 예전처럼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 믿어.”


“그 믿음 배신치 않도록 노력할 게.”

“계속 여기서 훈련하는 거야?”

“음, 1군에 올라가지 않는 한은 쭉 여기서.”


“너무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 나가.”

“몸이야 완전히 다 나았지만 문제는 구위야.”

“아직도 예전 구속이 회복 안 돼?”


정희 또한 찬에게 관심을 갖는 관계로 반 야구선수가 다 되었다.

“아마도 평생 회복이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난 기죽지 않아. 그 대신 제구력으로 승부를 볼 거야.”


“어찌되었든 노력하는 자를 당할 수는 없어. 자질보다는 노력. 알았지?”

‘노력’을 발음하는 순간 정희는 잡은 손에 다시 한 번 힘을 꽉 주었다. 그녀의 자신에 대한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찬 또한 힘주어 말했다.


“알았어. 더욱 노력하는 사람이 될게.”

“고마워.”

“네가 고마울 게 뭐 있니?”


“지구상에서 내가 관심을 갖는 유일무이한 존재가 더욱 분발한다는데, 어찌 고맙지 않을 수가 있어.”

“참으로 너는 착하다.”


찬의 말에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반발하는 그녀였다.

“꼭 그렇지만도 않거든.”

“하하하........! 그렇다고 해두자.”


“해두는 건 또 뭐야?”

“말꼬리 잡지 말고 좋은 이야기나 하자.”

“OK! 무슨 이야기할까?”


“네 직장 생활 이야기.”

“재미없을 걸.”

“비서실에 근무하면 사내새끼들이 치근대지 않아?”


정희는 우리나라 대기업 중 하나인 모 기업의 상무이사 실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녀는 동생보다 그다지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더 예쁜 얼굴이었다. 그런고로 그녀는 수려한 용모와 뛰어난 몸매로 대기업에 뽑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말에 감정이 실려 있는데, 질투하는 거야?”

“그래!”

찬이 큰소리로 그렇다라고 답할 줄은 몰랐는지, 그녀 또한 크게 웃으며 말했다.


“언감생심 어따 이빨을 들이대. 나 무서운 여자라고.”

“그래, 그래. 어련 하시려고.”

“지금 못 믿는 거지?”


이때였다.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만 돌아와.”

“너무 멀리 왔나?”


“물도 차오르고 있어.”

“그만 돌아가자.”

“네, 강 찬 씨!”


씩씩하게 말한 그녀가 곧 돌아서서 뛰기 시작했다. ‘나 잡아 봐라’는 식이었지만, 찬은 픽하고 웃으며 먼 바다에 시선을 주었다. 다음 주에는 촌의 할머니 댁에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며.


* * *


세월은 빠르게 흘렀다. 찬이 캐치볼 거리를 점점 늘려 가다보니 어언 2월도 초순이 지났다, 오늘도 찬은 실내투구연습장에서 불펜포수 김 동만과 함께 캐치볼에 이은 본격적인 불펜피칭을 하고 있었다.


늦깍이라면 늦깍이 2군 무대 데뷔인 찬으로서는 정식 포수가 배당되지 않았다. 그런고로 찬은 불펜포수 김동만에게 요즈음 주로 연습하고 있는 싱커를 힘차게 뿌렸다.


펑 소리가 나며 그의 ‘나이스!’ 소리가 뒤따랐다. 이어 찬은 느린 구속의 커브를 던졌다. 그래도 그는 펑 소리가 나도록 받으며 나이스를 연발했다.

“나이스, 나이스!”

“베리 굿!”


비록 그가 비록 오늘은 2군 투수 아니 육성선수의 볼을 받는 불펜포수지만, 그 또한 대학시절에는 프로를 꿈꾸며 멋진 미래를 설계하던 시절도 있었다. 프로에 후순위라도 지명을 받지 못해 오늘날 비록 불펜투수를 하고 있지만, 아직 그의 야구에 대한 그의 꿈과 열정만은 식지 않았다.


그런 관계로 불펜투수 3년차로 2천만 원도 못 받는 박봉이지만, 그의 열정은 찬의 공을 받는 내내 파이팅이 넘쳤다. 그런 그를 보고 있노라니 찬은 숙연함마저 밀려와 더욱 볼 끝에 힘을 실었다.


이때였다. 김광순 수석코치가 먼 거리에서 찬을 소리쳐 불렀다. 오라는 손짓과 함께였다.

“강 찬!”

“네, 코치님!”


“빨리 뛰어!”

“네.”

찬이 빨리 뛰어 그의 앞에 도착하자 그가 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짐 싸!”

“네?”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라는 감독님 지시다.”


“감사합니다. 수석코치님!”

급 감격한 표정으로 찬이 꾸벅 인사를 하자, 김 코치가 농담을 건넸다.

“수석 소리는 빼도 돼.”


“네. 헤헤헤........!”

“그렇게 헤실 거리지 말고 가거든 똑바로 해. 감독님 앞에서 네 기량을 입증하란 말이다.”


“알겠습니다. 수석 코치님!”

찬이 부동자세로 씩씩하게 대답하자 김 코치가 다시 한 번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네가 올해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해줬으면 좋겠어.”

“실망하시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난 믿는다. 네 기량을. 데뷔 때의 기량, 2/3만 되찾아도 불펜쯤이야 충분하지 않겠어?”


“노력하겠습니다. 수석 코치님!”

“그래. 어서 가봐!”

“네. 다녀오겠습니다.”

“응.........!”

손을 흔들며 먼저 다른 선수에게 향하는 김 코치였다.


* * *


찬은 따뜻한 날씨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보다 오키나와는 더 추웠다. 그 결과로 몇몇 선수들이 독감에 걸려 예정훈련에 불참하고 있었다. 그런 속에서도 찬이 도착한 당일 날에도 예정된 스케줄은 강행되고 있었다.


1군 주축 선수들이 이제 겨우 불펜피칭을 하고 있는데 반해, 조기에 몸 상태를 끌어올린 유망주들의 라이브피칭이 강행되고 있었다. 여기서 라이브피칭이란 실제 야구장에서 타석에 타자를 세워두고 다양한 구종을 던져가면서 실전수준의 힘으로 피칭하는 훈련을 말한다.


타자는 타격을 하지 않고 서있는 경우도 있고, 실전처럼 타격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라이브피칭은 투수의 모든 구종에 대해서 테스트하는 성격이 강하므로, 사전에 타자에게 미리 구종을 얘기해주고 피칭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예외였다. 타자들도 몸 상태 즉 타격감을 보기 위해 실전처럼 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 찬은 이 라이브피칭에서 38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12개, 슬라이더 12개, 커브 8개, 슬로우 커브 2개, 싱커 4개를 던졌다.


찬은 이 중 4개의 안타를 맞았다. 집중은 아니고 산발이었다. 4사구도 없었다. 실전이었으면 아마도 점수를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만족할 수는 없었다.


상대한 9명의 타자 중 4명이 1군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대로 호평을 받은 찬이 다음에 출전한 경기는 뜻밖에도 연습경기에서였다. 그것도 상대팀은 전년도 4위를 기록한 영웅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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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감사드리고요!^^

늘 편안한 날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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