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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류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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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00:23
최근연재일 :
2016.03.22 1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0,488
추천수 :
825
글자수 :
53,897

작성
16.03.16 14:00
조회
2,022
추천
47
글자
8쪽

짧더라도 화려한 불꽃으로

DUMMY

3


권회동은 2013 시즌 15홈런으로 그해 신인 최다 홈런을 생산한 선수였다. 직구를 가장 잘 치는 선수 중의 하나로, 몸 쪽 직구는 여지없이 일발장타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발은 빠르지 않지만 타구 판단 능력이 좋아 여러 번 멋진 수비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는 바깥쪽 공과 변화구 대처 능력이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찬은 포수의 사인을 받았다.


제1구.

“스트라이크!”

바깥쪽 외곽을 타고 들어가는 직구였다. 찬이 전광판을 힐긋 바라보니 132km가 찍혀 있었다.


제2구.“볼!”

타자가 움찔 놀라 엉덩이를 뺄 정도로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가 우 타자의 몸 쪽에 붙었다.


제3구.

“스트라이크!”

헛스윙으로 스트라이크 하나를 헌상하는 그였다.

제1구의 직구와 똑같은 궤적을 그리다가 떨어지는 싱커에 그대로 당한 것이다. 그것도 바운드 되는 공을.


제4구.

턱! 괴상한 소리가 났다.

몸 쪽 스트라이크 성 슬라이더를 때린 공이 손잡이 가까운 쪽에 맞았다.


느리게 3루 쪽으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라인 쪽으로 붙어 찬이 손을 쓰기에도 늦었다. 3루수가 전력 질주해 맨손으로 공을 잡으려다 더듬었다. 에러로 기록되었다. 제대로 잡아 던졌다면 아웃을 시킬 수 있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아무튼 에러건 어쩌건 무사에 주자 1루 상황이다. 내심 쓴 입맛을 다시는 찬이었지만 3루수를 탓할 수는 없었다. 협업 플레이를 하는 동료를 떠나 그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재수가 없었다고 할 밖에는.


5번 타자이자 상대의 2번째 타자가 우 타석에 등장했다. 이 찬진이라는 선수였다. 2015 퓨처스 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넘겼다. 총 277타석을 소화했고 72경기를 뛰었는데, 3할 후반대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타율 3할8푼8리, 11홈런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총 44타점으로 팀에 필요한 타자가 되어 1년간 맹활약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는 1.105로 괄목할만한 성적을 남겼다.


작년 그는 1군에도 콜업되어 13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1군의 벽은 높았다. 19타수 3안타로 0.158의 타율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로서는 1군에서 당한 6번의 삼진이 더욱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제1구.

“스트라이크!”

96km의 슬로우 커브를 그냥 지켜보다가 스트라이크 하나를 먹자 기분이 나쁜지 이빨을 보이는 그였다.


제2구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앞으로 빠른 속도로 굴러갔다. 이를 2루수 이창렬 선수가 잽싸게 잡아 4-6-3의 병살타로 연결했다.


찬의 의도대로 되었다. 병살타를 유도하기 던진 싱커를 공이, 어쨌거나 땅볼이 되어 결국 2사에 주자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 자신감은 더욱 상승되었다.


다음은 6번 타자 송민석 선수가 우 타석에 들어섰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던 송민석은 지난해 자유선발로 마법사 팀의 부름을 받았다. 2015 시즌 1군 28경기에서 타율 0.250(44타수 11안타) 1타점 3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4월24일 영웅 팀과의 경기에서 2루타 2개, 3루타 1개를 포함해 장단 4안타를 터뜨리며 반짝 존재감을 빛냈지만. 이후 특별한 활약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작년 퓨처스리그 64경기에서 타율 0.250(168타수 42안타) 5홈런 31타점 16도루의 성적을 냈고,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한바 있는 선수였다.


제1구

“볼!”

공 한 개 정도 빠지는 직구를 그냥 지켜보기만 한 송민석 선수였다.


제2구

“스트라이크!

낙차 큰 커브 역시 바라보기만 하는 그였다.


제3구.

“스트라이크!”

역시 커브였다. 이제 볼 카운트는 원 엔 투.


제4구.

헛스윙, 삼진 아웃, 쓰리 아웃 공수교대.

지난 이닝 문우람 선수마냥 연속해서 똑 같은 구종이 들어올 줄 알고 커브를 잔뜩 노렸으나, 뚝 떨어지는 싱커에 여지없이 방망이가 헛돌며 씁쓸한 웃음으로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그였다.


이렇게 찬은 5회까지 무 사사구에 산발 3안타를 맞으며 무실점 경기를 했다. 그동안 팀은 3점을 더 추가해 4:0인 상황에서 찬은 공을 후속 투수에게 넘겨주었다. 결국 이 게임은 7;3으로 독수리 팀이 승리했다.


남부리그의 최강팀의 하나인 상무를 꺾었다는 것에 선수들은 기쁨이 배가되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찬은 감독으로부터 외출을 허락받고 시내로 나왔다. 물론 두 여인과 함께였다.


군 제대 후 처음으로 맛본 승리에 찬도 기뻤지만 두 여인이 더욱 기뻐하며 연신 조잘거렸다.

“오빠, 오늘 정말 멋졌어!”


“완벽한 투구였다고.”

두 여인이 번갈아가며 칭찬하자 찬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봐야 2군 경기야!”


“헐,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육성선수가 2군 선수가 된 것도 황송한데, 더 더구나 승리 투수가 되었으면 당연히 기뻐해야지 무슨 소리야!”

동생 지영의 입 바른 소리에 정희가 살짝 그녀의 옆구리를 꼬집으며 말했다.


“곧 1군으로 승격할 영웅을 너무 비아냥대는 것 아니냐?”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랬다고 입바른 소리한 게 죄냐?”

또 시작되는 두 여인의 투덕거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찬은 돈 쓸 결심을 하고 물었다.


“뭐 먹을까?”

“지난 번 먹었던 우럭젓국인지 뭔지.........”

“오늘은 더운데 시원한 걸로 먹자. 냉면 어때?”


지영과 정희의 오가는 말에 이번에는 찬이 주심이 되어 냉면 쪽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들은 곧 붉은 천에 냉면이라 쓴 깃발을 내건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홀은 텅 비어 있었다. 그 중 중앙의 탁자 하나에 찬이 자리를 잡자 동생 지영이 정희를 찬 쪽으로 밀었다. 나란히 앉으라는 배려였다.


동생의 배려대로 지영 혼자 건너편에 앉고 둘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 식당 아주머니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차림표를 쓱 둘러본 지영이 먼저 주문을 했다.


“나, 물냉!”

“오빠는?”

찬의 의사를 묻는 정희였다.


“나는 비빔냉면.”

“나도 비냉!”

“뭐야? 벌써부터. 더러워서 나도 비냉. 합이 비냉 셋에 하나는 곱빼기로.”

“네, 손님!”


주인이 물러가자 찬이 최종 주문을 한 동생에게 물었다.

“곱빼기는 또 뭐야?”

“운동선수씩이나 되어 소모한 칼로리를 보충하려면 많이 먹어두어야지.”


“알았다. 알았어.”

더 다투기 싫어 수용한 찬이 두 여인을 번갈아가 보며 물었다.

“나 월급 탔는데, 필요한 것 없어?”


“오빠, 쟤 야시야시한 속옷이나 몇 벌 사주지? 그러고 보면 둘은 키스 한 번 안 한 거 아냐?”

지영의 말에 정희가 사르르 얼굴을 붉히는 가운데 찬이 말했다.


“꼭 육체적 접촉만이........”

“됐거든. 고루하기는. 그러다 파랑새 날아가.”

동생의 말에 찬이 미처 대꾸를 하기도 전에 정희가 홍조를 띤 가운데서도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나는 언제까지고 변치 않을 자신이 있어요.”

“열녀 났네. 열녀 났어!”

동생의 비아냥거림에도 찬은 흡족한 미소로 정희의 손을 은근 슬쩍 잡아갔다.


이에 싫지 않은지 가만히 있는 정희였다. 탁자 밑에서 은밀히 진행되는 일이라 동생은 몰랐다. 알았으면 또 한 번 동생으로부터 놀림을 당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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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읽어주시고 선작, 추천해주신 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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