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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님의 서재입니다.

삼류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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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검향
작품등록일 :
2016.03.15 00:23
최근연재일 :
2016.03.22 1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40,489
추천수 :
825
글자수 :
53,897

작성
16.03.15 00:39
조회
2,324
추천
51
글자
8쪽

간절한 염원

DUMMY

7


다음 타자는 오늘 중견수로 출전 중인 우 타자 강지관이라는 선수였다. 그간 잦은 부상으로 인해 ‘유리 몸’이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로, 2015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 5안타, 2타점을 기록한바 있었다.


그의 장점은 타자로 전향전인 투수 시절 150km의 강속구를 뿌릴 정도로 어깨가 강하고 체격이 튼튼하다는 점이다. 아무튼 찬은 포수의 리드에 따라 천천히 투구 모션을 일으켰다.


제1구.

“스트라이크!”

우 타자 바깥쪽 무릎 쪽에 형성된 직구를 그는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제2구.

“스트라이크!”

이번에는 안 쪽 무릎 높이의 슬라이더로 아슬아슬하게 걸쳤다. 알아도 치기 힘든 공이 아닐 수 없었다.


제3구.

딱!

‘젠장........!’


빠른 타구가 신성연의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실투였다. 한가운데 쏠린 직구가 그대로 강타당한 것이다. 아무래도 같은 후보 군의 선수이니 만만하게 본 마음이 작용한 것 같았다.


원 아웃에 주자 1루 상황. 다음 타자가 우 타석에 들어섰다. 윤성민 선수였다. 차세대 ‘김 동주’라 불리며 거포 형 타자로 주목받았으나, 더딘 성장으로 인해 구단의 애를 태우다 영웅 팀으로 트레이드된 선수였다. 2015 시즌 타율은 0.294였다.


찬은 허리를 구부린 채 사인을 받으며 1루를 힐끔 바라보았다. 약간 리드하고 있었다. 이제 주자의 도루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셋 포지션 상태에서 다시 한 번 1루를 힐끗 본 찬이 빠른 투구 폼으로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주자가 있는 가운데서도 초구부터 96km짜리 슬로우 커브가 들어올 줄은 몰랐다는 듯 그는 그냥 서서 스트라이크 하나를 먹었다.


제2구.

“볼!”

몸 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이 또한 그는 지켜보기만 했다.


제3구.

“볼!”

살짝 빠지는 같은 코스의 직구를 그는 바라보기만 했다.


제4구.

딱!

심상치 않은 소리에 찬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낮게 떨어지는 공을 골프 스윙으로 높게 걷어 올렸다. 그러나 다행히 멀리 뻗지 못하고 달려 나온 중견수에게 잡혔다. 이에 2루까지 뛰었던 1루 주자가 신속히 귀루 했다.


투 아웃에 여전히 주자 1루인 상황. 다음은 7번 타자 순번으로 장시운 선수가 우 타석에 들어섰다. 큰 키에 비해 발도 빠른 편이었다. 힘도 좋아 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줄 알지만 아직 선구안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2015년에 유격수와 3루수 역할을 번갈아가며 맡았고,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 8안타, 2타점을 기록한 선수였다.


찬은 상무시절 퓨처스 리그에서 상대한 적이 있는 선수라 자신 있게 공을 뿌렸다.

제1구.

“파울!”


제2구

“파울!”


찬은 메이저리그 선수지만 딱히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그 선수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스트라이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초구부터 3구까지 볼 세 개를 던져 투 스트라이크 원 볼을 만드는 것이다.’


그의 선구안을 믿고(?) 계속 유인구를 던진 공이 이런 결과를 낫자, 갑자기 찬은 그 말이 상기되었다. 아무튼 제3구도 유인구를 던졌으나 이번에는 속지 않았다.


제4구.

“스트라이크! 루킹 삼진!”

찬은 배짱 좋게 오늘 주로 시험하는 싱커를 처음으로 가운데 낮은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었다.


그도 대기 타석에서든 벤치에서든 싱커는 전부 볼이 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찬은 그것을 역이용했다. 이로써 쓰리 아웃 공수 교대. 결과적으로 찬은 오늘 단 한 개의 안타만 내주고 2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찬이 투구를 끝내자 김 감독이 그를 자신의 곁으로 불렀다. 찬은 기대대로 호투를 펼쳤기에 내심 칭찬을 바라보고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김 감독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얼굴만큼 굳은 투로 찬에게 물었다.

“싱커는 다 익힌 거냐?”

“아직 완전치는 않습니다.”


“그런 놈이 그 공을 그렇게 많이 던져?”

“더 완전하게 익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기회에 자꾸 시험해 봐야죠.”

“하여튼 배짱 하나는 두둑한 놈이야!”


칭찬인지 질책인지 모를 말을 던지고 김 감독은 잠시 먼 곳에 시선을 주었다. 그러던 그가 돌연 무슨 생각에서인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얼굴로 찬에게 물었다.


“너는 선수 생활을 가늘고 길게 하고 싶으냐? 아니면 짧고 굵게 하고 싶으냐?”

찬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잠시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그 결과 1군 선수라면 가늘고라도 길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2군 선수라면 그건 사양이었다. 2군 선수를 길게 한다면 차라리 짧더라도 화려하게 지고 싶었다.


그래서 찬은 자신의 의중을 말하기 전 오히려 김 감독에게 물었다.

“감독님이 보시기에 저는 어떻습니까?”

“현 상태로는 대성하기 힘들다. 어쩌면 1군에서도 가늘고 길게 생명을 이어나갈 수도 있을지 모르지. 그러나 주목 받는 선수가 되기는 힘들 거다.”


“대안이 있습니까? 감독님!”

“물론 있지.”

한 마디 하고는 김 감독은 입을 꽉 다물고 계셨다.


“뭡니까?”

찬은 며칠 굶은 짐승이 먹이를 향해 달려들 듯 덥석 먹이를 물었다.

“젊은 네게 그걸 가르쳐 주기에는 나도 적잖이 망설여지는 지라 입을 떼기가 쉽지 않구나.”


“선택은 제가 합니다. 길을 알려주십시오. 감독님!”

찬의 간절한 표정에도 한동안 망설이던 김 감독이 어렵사리 입을 떼었다.

“그 길은 스크루볼을 익히는 것이다.”


“스크루 볼?”

들어는 봤고 대충은 그에 대해서도 안다. 그렇지만 그 구종에 대해 찬은 확실히 알지 못했다. 미혹어린 찬의 표정을 살핀 김 감독이 보충 설명을 했다.


“스크루볼은 역방향으로 던지는 커브다. 따라서 커브를 던질 줄 아는 투수는 누구라도 반대로 던져볼 생각을 했을 게다. 그렇지만 요즈음은 거의 익히는 투수가 없다. 왜냐하면 팔이 망가진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의학적으로 맞는 말인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에게 이것을 권하는 이유는, 익히는 사람이 없는 만큼이나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 감독은 말을 중단하고 찬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 찬의 자세가 여전히 진지하자 그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이 공은 커브의 반대방향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왼손투수가 오른손 타자에게 던지면 타자의 바깥쪽으로 휘어진다. 일반적으로 왼손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강점이 있지만, 오른손 타자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릴리스 포인트의 위치와 그에 따른 타자의 시야 때문이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네, 감독님!”

확인한 김 감독의 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왼손투수의 커브는 오른손 타자에게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 스크루볼은 서로 다른 손을 쓰는 투수와 타자 간의 유 불리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오른손 타자가 왼손 타자보다 많은데, 이 공은 확실히 오른손 타자에게 주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자가 생각하는 것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휘어지기 때문에 공략하기 어렵단 말이다.”


그의 말은 계속되었다.


--------------


작가의말

지금까지 읽어주시고, 선작, 추천해주신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글을 읽어주신 님들께 행운이 가득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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