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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7. 캡틴세븐.

눈 떠보니 반인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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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호랑
작품등록일 :
2020.05.11 12:22
최근연재일 :
2020.06.05 23:5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490
추천수 :
129
글자수 :
86,293

작성
20.05.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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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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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9쪽

제압하다

DUMMY

16화.


"꺄악~!"


입구쪽에는 내가 기사의 목을 꺾여죽이는 것을 보고 얼어붙은 시젤라가 서있었다.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 시젤라를 잠깐 봤을 뿐 나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왼쪽에 있는 기사가 내 목을 날리려고 왼쪽 목으로 수평베기를 했다.


캉.


맞아주고 오른쪽에 있는 기사가 휘두르는 검 안으로 파고 들어 명치에 일권을 꽂았다.

갑옷이 우그러지면서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

손을 빼자 주먹이 피에 물들어있다.


그 사이 창 5개가 내가 원래 있던 자리를 향해 찔렀다.

병사들을 보니 8명은 창을 버리고 무릎 꿇고 있었다. 내게 창을 휘두른 5명의 병사의 얼굴을 기억하고 마지막 남은 기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이미 전의를 잃은 채로 서 있었다.


"벨리프님, 죄송하지만 그를 살려주시면 안될까요? 아직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사에요. 분명 카로드 경의 꼬드김에 넘어갔을..."


퍽.


시젤라가 옹호하는 것을 보니 이 둘이 무슨 특별한 관계인가 싶어서 힘을 절제해 관자노리를 타격했다.

그 결과 마지막 남은 어린 기사는 최소한 신체부위가 훼손되지 않은 채 절명했다.


"이것이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배려다."


말을 끝마치고 아까 봤던 5명의 병사들의 목을 쳤다.

어느덧 눈물범벅이 된 시젤라가 악에 받쳐서 내게 외쳤다.


"너무하시네요. 이렇게 다 죽일 필요가 있었나요?"

"무슨 말인가? 내가 다 죽였다니, 옆에 8명의 병사를 살려준 것이 안보이나?"


무릎 꿇은 8명의 병사는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 뿐이었다.


"그렇지만 이미 싸울 의지가 없어진 사람들마저 죽였어야 되나요?"

"무슨 소리냐, 저들이 내게 먼저 공격했다."

"어린아이가 때린다고 해서 어른이 아픈가요?"


이 말을 들은 나는 진심으로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어린아이가 작은 단검으로 너의 목을 찌른다면 너는 죽지 않는가?"

"..."

"마지막 기사는 전력을 다해 내 목에 칼질을 했다. 실제로 내 목에 칼날이 닿았지. 내가 인간이었다면, 아니 조금 약한 마족이었다면 목이 날아갔겠지. 그럼에도 나는 그를 살려줘야 된다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네가 이들의 주인이냐? 너에게도 책임이 있다."


내 말을 듣고 놀라서 두발자국 뒤로 물러선 시젤라는 이내 체념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도망다니느라 힘들었고, 숨어 지내느라 지쳤어요. 살고 싶어서 발버둥 쳐왔는데.. 하아... 죽이고 싶으면 죽이세요. 아, 제가 주인은 아니에요. 저희 아빠의 가신들이었고 지금은 저희 오빠가 올 때까지 저를 지켜주는 거에요."

"그래, 그럼 여기 정리하고 가라."


그렇게 말한 후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방으로 왔다.

생각해보니 목욕을 하다가 공격받아서 맨몸인 채로 싸웠다. 그 탓에 시젤라도 내 알몸을 봤다.

뭐...상관없겠지.

자고 일어나서 내일은 마르크헌을 만나야겠다.


* * *


푹 잤다. 마르크헌이 아직도 있다는 감옥으로 가는 길에 몇몇 인간들과 마주쳤다.

그런데 그 인간들은 예상 외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내게 인사를 해왔다.

감옥으로 내려가자 코볼트 한마리가 마중나왔다.


"아니, 너는? 감옥장 아니냐?"

"안녕하십니까, 벨하프님."

"마르크헌이 아직 여기 있는 것이 맞냐?"

"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코볼트는 35년이 지났지만 이전에 봤을 때와 변한 것이 없다.

더 들어가자 몸의 근육은 예전과 비슷하지만 얼굴에 주름이 깊게 패여있고 머리카락이 없는 마르크헌이 있었다.

그는 나를 봤음에도 아무런 말이 없다. 내가 먼저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없으면 그냥 나가지. 미련하게 왜 이러고 있었냐...?"

"나는 그때 꿈을 꿨다네. 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주군을 모시고 세상을 평정하는 것이었지. 그렇더라도 나 정도 되는 무인이라면 주군으로 하여금 세번은 오게 해야하지 않겠는가? 하하. 그 세번째 35년이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네."

"나와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나와 함께 대업을 이뤄보자."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기 손으로 감옥문을 열고 나와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 말을 오랜 시간 기다렸습니다. 전 아직 팔팔합니다."

"많이 늙었는데 갑자기 이러지 말고 옛날처럼 편하게 말해. 적응 안된다."

"어찌 주군께 하대를 할수 있겠습니까."


그의 어깨를 쳐주고 일으켜 세웠다.


"감옥안에서 있었으면서 어떻게 더 강해졌지?"

"주군을 기다리며 계속 수련했습니다. 하하하."

"잘했다."


마르크헌은 여기 박혀서 한평생을 수련만 했는 듯 강해져 있었다. 이 정도면 조금의 깨달음만 주면 반로환동의 고수가 될 법했다. 물론 이 세계에서는 마나연공술이 그렇게 크게 발달되지 않아서 여지껏 환골탈태나 반로환동이라는 것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만약 마르크헌이 성공한다면 아마도 최초의 반로환동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세계에 무공이 난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크리티와 마르크헌. 이 후에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밖으로 나가면 마르크헌에게 내가 중원에서 갖고 온 무공비서에 적힌 내공심법 하나를 전수하려고 한다.


"마르크헌, 35년간 감옥에서 답답하지 않았나?"

"네, 여기서는 잠만 잤습니다. 낮에는 밖에서 밥먹고 수련했습니다."

"아, 그랬나? 그나마 마음의 짐이 조금 덜어졌군."

"더 이상 수련해도 강해지지 않아서 사는 맛이 없어질 때쯤 몰락귀족이 왔습니다. 그 뒤로 가끔 암살자 처치도 심심풀이로 해주고 애들 수련도 시켜주고 소일거리가 생겨서 시간 때우기는 좋았습니다."

"그랬나?? 명성이 높을 때 여기서 허송세월 보낸 것은 아깝지 않았나?"

"주군, 그 옛날 인류 역사상 첫 제국을 세울 때도 황제 곁에 60대의 리버빅 경이 함께 했습니다. 낚시하던 노인이 물고기는 안 잡고 세월을 낚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처음 만났을 때의 마르크헌은 내가 봤던 그 누구보다 상대에게 압박감을 주는 투사였다.

그러나 내 사람이라 생각이 드는 지금의 그는 우직하고 믿음직한 아군이었다.


데시아의 꿈마법이 3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효과를 보고 있다. 데시아는 어디 갔을까.


"마르크헌, 만약 다시 젊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

"무도가로써 1인자에 가까운 삶은 살아봤습니다. 당신께서 나라를 세우고자 한다면 그 최전방에는 항상 제가 있겠습니다."

"그래, 약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젊을 적 모습으로 돌아가게 해주겠다."

"그게 가능합니까. 친한 대악마라도 있으십니까? 뭐 악마에게 영혼을 바쳐야 되고 그런겁니까?"

"아니다. 나를 뭘로 보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무조건 할 수 있는것은 아니다. 남마왕국 천하제일격투대회 일인자인 너의 재능을 믿어보겠다. 이만 나가자."


내가 나가자고 하자 마르크헌이 감옥장 코볼트를 어깨에 태웠다.


"벨하프님 앞에서 이러면 안되는데..."

코볼트가 혼자 중얼거렸다.

"괜찮다. 둘이 많이 친해졌나보군."

"네, 코삼이가 저를 많이 챙겨줬습니다. 하하."


감옥 밖을 나오자 마침 크리티가 오우거 크론키, 트롤 트굴을 데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너는 누구인가? 빨리 정체를 밝히게나."


마르크헌이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나이가 많아도 그의 외침은 박력있고 우렁찼다.


"마르크헌님, 저 크리티에요."

"아니? 이런, 세상에 이런 일이...?"


마르크헌이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두 눈을 손으로 마구 비빈 후, 눈이 동그래져서는 나를 쳐다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줬다.


"마계에서 이능을 얻어오셨군요. 주군!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다시 내 앞에 부복하는 마르크헌을 일으켜세웠다.


"그래. 다 모인 김에 저 안에 있는 인간들과 얘기를 좀 해보자."


크리티, 마르크헌, 크론키, 트굴.

2명의 인간과 2마리의 몬스터가 내 뒤에서 나를 따라왔다.

다시 내 집으로 가려는데, 입구의 병사가 겁도 없이 내 앞을 막았다.


"벨리프님. 죄송하지만 뒤의 몬스터들은 못들어갑니다."


내가 어이없어 하기도 전에 내 왼쪽에서 신형이 쏘아져나갔다.


퍽. 퍽.


"감히 누구 앞에서 길을 막는 것이냐."

마르크헌이 노한 채로 기절한 병사들에게 외쳤다.

"병사들이 운이 좋구나. 목숨을 부지했으니."

"... 죽이겠습니다."

"아니야, 살려주지 뭐, 먼저 공격한 것도 아니고 뭐."


그렇게 대강당에 들어가서 성 안의 모든 인간들을 불렀다.

그러자 시젤라와 그 옆에 한명의 꼬마아이, 6명의 기사, 23명의 병사, 10명의 하인과 하녀들이 다급히 뛰어왔다. 병사들은 자기들끼리 수군대더니 어수선해졌다가 재빨리 뛰어가서 문 앞에 기절한 2명을 깨워왔다. 25명의 병사군.


나는 대강당의 연단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지금 당장 갈 곳이 없다고 들었다. 이곳에 계속 있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아래 있는 인간들의 침 삼키는 소리가 내게 들린다.


"내 수하가 되어라. 그렇다면 모두 살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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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압하다 -2 +5 20.05.28 41 7 9쪽
» 제압하다 +3 20.05.26 46 5 9쪽
16 그녀의 선택 20.05.25 69 2 9쪽
15 재회를 하다 20.05.23 5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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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뭐 좀 배우고 와야겠다 20.05.19 43 1 11쪽
11 처음으로 인간 수하가 생겼다 20.05.18 40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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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니들이 용사냐 20.05.12 85 6 9쪽
3 뭐? 벌써 용사가 왔다고? +1 20.05.11 110 8 9쪽
2 눈 떠보니 최강의 몸 +3 20.05.11 163 11 10쪽
1 프롤로그 +5 20.05.11 229 2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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