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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7. 캡틴세븐.

눈 떠보니 반인반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담호랑
작품등록일 :
2020.05.11 12:22
최근연재일 :
2020.06.05 23:5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489
추천수 :
129
글자수 :
86,293

작성
20.05.12 19:26
조회
84
추천
6
글자
9쪽

니들이 용사냐

DUMMY

3화.


"수문장. 성문을 열어라."

내가 오우거에게 말하자, 오우거가 우렁차게 외쳤다.


"성문을. 열어라!"


드르륵. 드르르륵.

성문이 활짝 열어졌다.


용사라고 한 이들은 5명의 인간들이었다.

이들은 가까이 오면 성벽 위의 몬스터들에게 공격 당할까봐 멀리서 대기하고 있었다.


나도 성문을 연 채로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대치하고 있었다.


그때 인간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기사 하나가 외쳤다.

"하프데빌킹은 안 나오고 뭐하냐?"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속닥이는게 내 왼쪽 귀에 들렸다.

"성문 열리면 여기 던전 보스가 나와서 혼자 싸운대매?"

"맞아, 나도 그렇게 들었는데..?"

"근데 왜 안 나오는거지?"

"우리보고 들어오라는 건가?"

"미쳤어? 저기 들어갔다가는 다굴 맞아 죽기 십상이야."


다 들린다. 이 놈들아.

저 인간들이 수근거리는 동안 우리 진영에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정적의 시간이 흐르자, 우리편 몬스터들이 하나둘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내 긴장감으로 인해 시간이 멈춘 듯 하였고, 누군가의 침 삼키는 소리까지 내게 들리는 듯 했다. 어느새 모든 몬스터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내 행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 비슷한 느낌을 안다. 학교에서 나를 괴롭히던 놈들이 옆반 아이를 불러서 나에게 일대일로 싸우라고 시키자, 주변에 있던 모든 학생들이 나를 쳐다보던 기억이 난다.


옛날에 황경수 패거리들에게 맞았던 기억들과 트라우마, 저들과 싸울 수 밖에 없는 이 상황에 대한 두려움, 적들이 내게 검을 겨누고 있는 것에 대한 무서움. 이런 복합적인 감정들로 인해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니, 그때와는 다르다. 지금의 나를 쳐다보는 눈빛은 그때와 다른 동경의 눈빛이다.

나는 이들의 우두머리다. 내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기에 이들도 감히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이다.

내 몸의 원래 주인인 벨하프가 얼마나 많은 존경을 받았는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상황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두려움과 무서움을 떨쳐 내고, 내 왼발이 간신히 앞을 내딛었다.

"내가 벨하프다. 여기 와서 내 수하들을 죽인 이유가 무엇이냐."

궁금했다. 내 몸의 주인이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나는 적들에게 다가가며 대화를 시도했다. 되도록 대화로 해결했으면 하는 일말의 감정이 섞이기는 했다.


"나는 위대한 아리아 왕국의 긍지 높은 기사 에델리앙이다. 세상을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하프데빌킹은 목을 내밀어라!"

지 할말만 하고 검을 드는 기사였다.

"내 닉네임이 하프데빌킹이냐? 아니, 그것보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

"사악한 무리는 바로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인지상정이외다."

그 뒤에 있던 사제가 당연하다는 어투로 대답했다.

"산 속에서 우리끼리만 살고 있는데, 너네에게 무슨 피해를 줬냐고 묻는거다."

"그런가요? 저는 단지 에델리앙 님이 잔인한 마족이 있다고 해서..."

궁수가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갈! 리커버리 멘탈! 사특한 정신계 마법에 현혹되지 마시오! 크림슨 경, 정의는 우리에게 있소. 모두 공격하시오!"

궁수가 의문을 품자, 사제가 악에 받친 듯 소리쳤다.

"나 정신계 마법 할 줄 모르는데?"


"나는 아스트리아 대륙을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기사 에델리앙이다. 내 검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문 세이버!"


검을 가슴에 대고 멋드러진 멘트를 한 에델리앙이 머리 위로 검을 올리자 노란색 검기가 검에 실렸다.

그대로 내 몸을 두동강이 내려는 듯이 내리쳐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예전의 습관이 나왔다. 황경수 패거리들에게 맞기 전 몸을 수그리면서 왼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이 무의식중에 나온 것이다.


캉!


내 손이 잘릴 줄 알았는데, 쇳소리가 나며 검이 튕겨져 나갔다.

나는 내 손과 내 몸이 통째로 동강날 줄 알았기에 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렸다.

몸을 수그린 상태에서 힘이 풀렸기에 앞으로 넘어질뻔 했다.

에델리앙쪽으로 몇걸음 걸어서야 몸의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푸슉.


몸을 수그리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앞으로 몇걸음 걸어간 상황에서 내 왼쪽 머리에 있는 뿔에 무언가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의 원인을 알아채기 전에 혹시라도 수하들에게 내가 겁먹었다는 모습을 보였을까봐 당당한 척 다시 허리를 곧게 폈다.


그러자 내 머리위에 무언가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들어서 위를 봤더니 그 기사가 내 뿔에 꿰뚫린 채 허공에서 허우적대고 있는것이 아닌가?!


"아씨, 깜짝이야!"


나는 이 뜻밖의 상황에 너무 놀라서 본능적으로 왼손으로 에델리앙을 쳐냈다.

그러자 무슨 인형 던지듯이 날아가는 그가 보였다.


쿵!


곧이어 거대한 바위에 처박혔다.

한차례의 충돌로 대륙에서 명성이 자자한 달빛기사 에델리앙이 전투불능이 되었다.

적들이 고민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를 버리고 후퇴할 것인가. 목숨을 걸 것인가.


"이 노옴! 감히 내 친우 에델리앙을! 사제님 힐을 부탁하오. 크림슨 지원사격을!"


옆에 있던 다른 기사가 눈이 시뻘개져서 내게 소리를 치며 달려들고 있었다.

나도 그에 질세라 더 크게 소리 질렀다.


"애들아, 나와라."


그때 크림슨이라고 불린 궁수가 내게 활을 쐈다.


푹.


내 오른쪽 어깨에 화살이 박혔다. 무언가 내 몸을 뚫고 들어온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크아아악."


아까 의도치 않게 공격한 에델리앙의 피가 내 뿔을 타고 얼굴로 흘러내렸고 , 나의 괴성과 어우러졌다. 내 악마같은 모습에 피아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순간적으로 경직되었다.


그 경직을 깬 것은 내가 지시한 4마리의 몬스터다.

내 비명을 기점으로 놀, 가고일, 트롤, 오우거, 4마리의 몬스터는 각자 맡은 상대에게 접근했다.


가고일이 가장 먼저 나에게 화살을 먹인 궁수에게 날아갔다. 궁수는 가고일의 발톱을 활대로 쳐내느라, 더는 아무에게도 지원사격 하지 못했다.

놀은 캐스팅을 하고 있는 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놀란 마법사의 주문은 캔슬 되었다.

오우거는 나에게 소리치며 달려드는 기사를 향해 돌진했다. 그 기사는 나에게 오다 말고 오우거의 공격을 방어할 수 밖에 없었다.

트롤이 가장 늦게 사제에게 도착했다. 사제는 에델리앙에게 힐을 하다 말고 트롤의 공격을 피했다.


궁수는 가고일에게 화살을 몇발 맞췄지만, 돌로 된 가고일의 피부를 뚫지 못했다.

"마법사님, 가고일한테 마법 한방 쏴주세요!"

가고일에게서 방어밖에 할 수 없던 궁수가 마법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마법사는 이미 놀에게 팔을 물려서 몸에 힘이 빠지고 있었다.

"지금 나를 좀 보게나. 크림슨 경이 눈이 있다면 나 먼저 도와주시게!"


사제는 보기보다 몸이 재빨라서 트롤의 느린 공격을 계속 피하고는 있었지만 에델리앙에게 힐을 줄 틈은 없었다.


기사는 오우거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었다.


나는 오른팔에 박힌 화살을 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대로 놔둔 채로 저들의 싸움을 구경했다.


학교 끝나고 같이 놀 친구가 없던 나는 한동안 RPG 게임에 빠져있었다. 그때의 컨트롤 실력이 발휘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그렇게 4:4 전투를 넋 놓고 보고 있는데 쓰러져 있던 에델리앙이 터덜터덜 내게 걸어 왔다. 나는 전투에 집중하느라 그가 내 앞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사제의 잠깐동안의 힐이 그의 정신을 차리게 했나 보다.


털썩.


아놔, 깜짝이야!


저쪽에 정신 팔린 내게 기습공격 하는 줄 알고 숨이 멈춰진 듯이 놀랐다.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에델리앙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미안하다. 우리를 그냥 보내 다오. 다시는 오지 않겠다..."

그는 수치스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얘기했다.

"너 말투가 그게 뭐냐? 나한테 살려달라고 명령하냐?"

나는 그의 말을 듣자 마자 생각나는대로 내뱉었다.

"크흑...죄송합니다. 흑. 살려주세요. 크흡..."


눈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를 보자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산성에 있던 수하들을 수십 마리 죽이고, 나까지 죽이려던 자.

그럼에도 나는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하고 돌아섰다.

애초에 사람을 한번도 죽여본 적이 없는 내가 할 수 있을리 없잖아.

나는 그를 외면한 채, 성으로 들어갔다.


주변의 몬스터들이 또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쿠륵, 벨하프님이 더 잔인해지셨다. 쿠륵"

"그러게 말이야. 취익, 원래 한방에 죽여주는 매너를 갖추신 분인데 말이췩!"

"음모~ 너의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끝까지 보란 뜻임모~?"

"그치, 우리 애들 많이 죽여서 화나셨나봐!"

"캬아~ 주모, 저는 벨하프님의 달빛기사 원샷원킬에 오늘도 취합니냥냥."


???


어째 아까부터 내 행동들을 내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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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자세히 보다. 20.06.05 55 2 9쪽
20 하산하다. +3 20.05.31 42 6 9쪽
19 제압하다 -3 +2 20.05.29 36 3 9쪽
18 제압하다 -2 +5 20.05.28 41 7 9쪽
17 제압하다 +3 20.05.26 45 5 9쪽
16 그녀의 선택 20.05.25 69 2 9쪽
15 재회를 하다 20.05.23 50 4 10쪽
14 귀환하고 멘붕이 왔다 +1 20.05.21 50 4 10쪽
13 두 명의 귀인 20.05.20 51 3 11쪽
12 뭐 좀 배우고 와야겠다 20.05.19 43 1 11쪽
11 처음으로 인간 수하가 생겼다 20.05.18 40 4 9쪽
10 니가 왜 여기서 나와? 20.05.16 49 4 9쪽
9 남자의 일대일 대결 20.05.15 58 6 9쪽
8 드디어 마나를 느끼다 20.05.14 56 5 9쪽
7 소드마스터고 뭐고 미치겠다 20.05.14 56 5 9쪽
6 또 다른 나와의 만남 +1 20.05.13 80 6 9쪽
5 니들이 용사냐-2 +2 20.05.12 81 8 9쪽
» 니들이 용사냐 20.05.12 85 6 9쪽
3 뭐? 벌써 용사가 왔다고? +1 20.05.11 110 8 9쪽
2 눈 떠보니 최강의 몸 +3 20.05.11 163 11 10쪽
1 프롤로그 +5 20.05.11 229 2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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