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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7. 캡틴세븐.

눈 떠보니 반인반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담호랑
작품등록일 :
2020.05.11 12:22
최근연재일 :
2020.06.05 23:5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495
추천수 :
129
글자수 :
86,293

작성
20.05.21 23:47
조회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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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귀환하고 멘붕이 왔다

DUMMY

13화.


5년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222년을 산 내 마생중에 유난히도 길게 느껴진 5년이었다.


갈 때는 왼쪽 몸은 벨하프, 오른쪽 몸은 김리환둘이었지만 올 때는 거의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이름도 바꿨다. 둘의 이름을 합쳐서 벨리프로.

앞으로 나는 벨리프로 불리울 것이다.


드디어 내 성에 돌아왔구나.

내가 귀환한 지점은 성의 중심부인 광장이었다.

여기가 내 집인데 왜... 이질감이 드는 것이지?

다른 세계에 오래 있다가 와서 그런가 보다.

그런데 돌아다니는 몬스터가 한마리도 없다.


"데시아, 브리안."

내 최측근들을 불러도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광장이 오랜시간 누군가의 관리를 받지 않았는지 잡초가 무성했다.

광장 주변의 전투병 막사, 일꾼 막사, 문지기 막사, 그 어디에도 살아있는 생명체가 없었다.

심지어 건물들이 군데군데 부서져 있었다.


급한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내가 지내던 건물로 갔다. 나는 눈을 계속 비빌 정도로 놀랐다.

왜 내 건물 주위가 알록달록 꽃밭으로 둘러싸인거냐?

그것도 핑크색 꽃 위주로?!


이게 무슨 일이지?


아직 무슨 상황인지 판단이 서지 않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가려고 했다. 건물 안에서 두명의 풀플레이트로 중무장을 한 기사 둘이 밖으로 나왔다.

분명 인기척이 안느껴졌는데?

무림에서도 내 기감을 잠시나마 속일 수 있는 상대는 천마를 포함한 천하오대고수 정도 뿐이었다.


내 성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흥분했나 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건물을 보니, 외곽에 미약하게 마력이 느껴졌다. 마법으로 인기척을 가린 것 같다.


마법석을 부셔버릴까 생각 중이었는데, 두 기사가 먼저 내게 말을 걸었다.


"누구냐! 신분을 밝혀라."

"이 산성의 주인이다."

"무슨 말이냐! 이 산성의 주인은 우리 공녀님이시다."

"왠 개소리냐. 그 공녀인지 뭔지를 불러라."


내 말에 두 기사가 동시에 대답했다.

"유론왕국에서 보낸 것인가..?"

"이익... 너가 함부로 오라가라할 분이 아니시다."


"하아... 이것들을 죽여, 살려. 지금이라도 길을 열면 목숨만큼은 살려주겠다."


오른손으로 머리 오른쪽을 위로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어쭈? 그래도 길을 안 비키네? 나 많이 참았다. 후우... 옛날이였으면 바로 죽였을텐데... 이 정도면 많이 참은거지. 인정하지?"


앞에 두 기사가 검에 뽑아들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하게 문 앞을 향해 걸어갔다.


두 기사는 이내 눈을 마주치더니 검에 오러를 피어올렸다.

"보통 상대가 아니다. 목숨을 걸어야 할 지도..."

"형님, 제 목숨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걸었수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원망하지 마라."

내 집의 문 앞을 막는 기사 두 놈을 죽여버리려고 왼손을 올렸을 때였다.

그 순간 거대한 사자 한마리가 뒤에서 내 목을 물어 뜯으려 덮쳤다.

아까부터 웬 동물 한마리가 몰래 어슬렁 댈 때부터 신경쓰이던 차에 내게 달려들자 별 고민도 없이 뒤돌면서 싸대기를 날려버렸다.

그 사자는 그대로 나무에 처박히더니 일어나지 못했다.


"감히 리오 경을 죽이다니!"

"내 목숨도 빚졌던 리오 경이다. 복수하겠다."


눈 앞의 두 기사가 내게 검을 휘두르면 이 두 기사도 죽여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건물 안에서 웬 노인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멈춰라! 멈추십시오~"

"뭐야? 지원군이냐?"


대수롭지 않게 다시 주먹을 들었다.


"혹시...하프데빌킹님 아니십니까?"

"호오, 나를 아는 자가 왔군."


내 대답을 들은 노인이 기사 한명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빨리 가서 공녀님을 영접실로 모셔와라."

"네, 단장님."


노인은 다시 나를 보고 말했다.

"제 수하들이 아직 어려, 벨하프님을 몰라뵙고 결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들어오시지요."


깍듯한 노인의 행동과 말에 약간 마음이 누그러졌다.


"안내해라."

"네, 벨하프님."


노인을 따라가자 거대한 테이블이 있는 방으로 나를 안내했다.

그 방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 한 여자가 헐레벌떡 뛰어와서 나보다 먼저 방에 들어갔다.

뒤따라 내가 들어가자 그 여자는 숨을 몰아쉬며 내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헥, 벨하프님. 저는 시젤라라고 해요."

"이름 따위 궁금하지 않다. 내가 궁금할 만한 것을 알아서 제대로 말하지 않는다면 이 성안에 있는 인간들 다 죽이겠다."


벨하프의 말에 나는 깜짝놀라 머릿속으로 말했다.

'헐, 다 죽이긴 뭘 다 죽여요. 자초지종부터 들어보자고요.'

"닥쳐라. 수하들이 다 사라지지 않았느냐."


"네?"


이런... 서로의 영혼이 거의 합쳐졌기 때문에 갑자기 이렇게 뚜렷한 영혼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헷갈리곤 한다.


"아니다. 말해라."

"벨하프님께서 간단한 것을 좋아..."

"벨리프다. 벨리프라고 불러라."

《이녀석, 지 이름 넣는 것 엄청 좋아하는구나.》

'이제 벨리프로 하기로 했잖아요. 근데 시젤라 제 스타일이에요.'


아오, 이걸 확.


"네, 벨리프님. 길게 설명하면 싫어하신다고 들어서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저는 실베르트 가문의 시젤라 실베르트라고 합니다. 저희 가문은 멸문 위기를 맞고 10년 전에 이 곳에 숨어 들어와 터를 잡았습니다. 이곳에 오자마자 성내를 둘러보던 중 감옥에 계신 마르크헌님을 발견하고 저희가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5년 전 우연히 한 노파를 만나 벨하프님, 아니 벨리프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돌아오신다는 말씀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끝으로 오늘은 벨리프님께서 마계로 가신지 35년째 되는 날입니다."


시젤라는 항상 준비해왔던 말인듯 브리핑 하듯이 술술 말했다


잠깐만, 아니? 뭐라고? 나는 분명 5년을 있었다.

대체 왜 35년이 흘렀다는 말이냐?

나는 잠시간 충격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른 차원은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단 말인가...?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하나 빠졌다.


"내 수하들은 다 어디 갔지? 왕국 하나를 삼킬 수 있는 병력이다."

"왕국의 토벌대가 지속적으로 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힘이 줄어들던 중... 20년 전, 아프크스 왕국과 북카왕국이 연합하여 대규모 병력이 쳐들어 왔다고 합니다. 그때 패하였다고 합니다. 몇몇은 살아남아 뿔뿔히 흩어졌다고 하는데, 그게 누구인지는 저희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자리를 너무 비웠구나...

내가 너무 늦었구나...

내가...멘붕 오네, 씨발.


"아프크스 왕국과 북카 왕국이라 했지?"

"네, 벨리프님."

"그래, 내가 자리를 너무 오래 비운 것 같다. 현재 왕이 20년 전 왕과 같냐?"

"네, 두 왕국 다 같습니다."


내가 없는 틈을 타서 우리 애들을 몰살시키다니...

몇 십년을 떠돌아다니며 모은 내 부하들이다. 당연히 복수를 해야 되지 않겠는가.

조만간 복수를 하러 가야겠다.


"알겠다. 이제 나가봐라."

"아, 참 그리고 화이트앤본 드래곤님께서는 25년 전에 동면에 들어가셨습니다."

"화이트앤본 드래곤이 누구냐. 설마! 반뇽이? 그랬군... 반뇽이가 있었으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을거야. 알겠다. 이제 그만 모두 나가봐라."


나는 이들에게 모두 내 성 밖으로 나가라고 말 한것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들과 자연스럽게 동거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반뇽이를 보러 달려갔다. 아니 거의 날아갔다.

무림에서 오른발에 경신술을 배운 나는 5년전 왼발로 멀리뛰기 하던 내가 아니었다.


산성 오른쪽 동굴에 한달음에 도착했다. 동굴은 거대한 돌로 닫혀있었다.

나는 왼손에 힘을 주어 돌을 옆으로 치웠다.


반뇽이는 어릴 적 부터 생사고락을 함께 한 친구다.

이 녀석과 함께라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림에서도 이따금씩 반뇽이 생각이 났다.


저벅저벅.


동굴 앞까지는 날듯이 빠르게 왔지만, 들어온 순간부터 반뇽이에게 가기까지는 천천히 걸어갈 수 밖에 없었다. 뛸 수가 없었다.

내 산성에 있던 내가 아는 모두가 사라졌다.

35년이라는 세월의 공백이 생겨버렸다.

반뇽이마저 없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


저벅저벅.


다행이다. 너가 있어줘서.

고맙다. 기다려줘서.


내 앞에는 5년 전, 아니 35년 전 보다 더욱 거대해진 새하얀 반뇽이가 웅크린 채 잠이 들어 있었다.


"반뇽아."


쫑긋.

자고 있던 반뇽이의 귀가 움직였다.


"반뇽아, 일어나 봐."


드디어 고개를 든 반뇽이와 눈이 마주쳤다.


"크오오오오오!"


이제는 화이트앤본 드래곤이라고 불리우는 반뇽이가 온 산이 떠나가도록 드래곤 피스를 외쳤다.


"벨하프!"


반뇽이가 양 날개를 펼치며 나를 감싸안았다.

너만은 그대로구나. 변하지 않아 주었구나.

그러다가 흠칫 하며 날개를 바로 접었다.

왜 그러지? 설마 내가 낯설어진것이냐?

반뇽이가 기죽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미안, 너 올때까지 기다리느라 이렇게 변해버렸어..."


반뇽이가 뼈로 변해버린 오른쪽 날개를 보며 말했다.

지금 반뇽이의 몸은 왼쪽은 화이트 드래곤, 오른쪽은 본 드래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뭐가 미안해? 고맙다... 그리고 옛날에 반쪽 누럴때보다 훨씬 멋있다. 하하하"


반뇽이의 왼쪽 눈망울에 습기가 차오르는 것이 보였다.


"내가 미안하다. 그쪽 세계에서는 5년이였는데, 여기 오니까 35년이 흘렀다고 하네.. 내가 늦어서 미안해."


벨하프는 이 날 미안하단 말을 처음 해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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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14 척추요정
    작성일
    20.05.22 00:00
    No. 1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선호작, 추천 박고 갑니다.
    시간 남으시면 제 소설도 한번만 놀러와 주세요.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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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압하다 -2 +5 20.05.28 41 7 9쪽
17 제압하다 +3 20.05.26 47 5 9쪽
16 그녀의 선택 20.05.25 69 2 9쪽
15 재회를 하다 20.05.23 50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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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니들이 용사냐-2 +2 20.05.12 81 8 9쪽
4 니들이 용사냐 20.05.12 85 6 9쪽
3 뭐? 벌써 용사가 왔다고? +1 20.05.11 110 8 9쪽
2 눈 떠보니 최강의 몸 +3 20.05.11 163 11 10쪽
1 프롤로그 +5 20.05.11 230 2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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