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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카바요
작품등록일 :
2020.09.13 18:41
최근연재일 :
2020.09.25 08: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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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1
글자수 :
94,543

작성
20.09.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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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2

DUMMY

“내가 이곳을 다시 찾았을때, 이곳에 내가 필요로 하

는 물건이 있을거라고.. 당신이 했던말 기억나세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불필요한 서두는 딱 자르듯이 본

론부터 꺼낸 인호였다.


“물론이지요, 딱 알맞은 때에 오셨군요. 당신에게 일어

난 일은 저도 참으로 유감이랍니다.”


히나가 말했다.


순간적으로 인호는 그녀가 설마 인호와 현지에게 일어

난 일을 알고있어서 하는말은 아니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전혀 유감이 나타나있지 않았

다.


즐겁다는듯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럼 보여줘봐요.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란게 뭔지.”


여전히 필요이상의 말과 시간의 지체를 허용하지 않으

려하는 인호의 단호한 말이었다.


“그럼 잠시만 기다려보시겠어요? 그걸 어디다뒀더라-“


히나는 유감은 커녕 고음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혼잣

말을 중얼거리고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 가게의 뒤

쪽으로 걸어갔다.


물건을 진열하고 은은한 조명이 흘러내리는 가게의 뒤

쪽에 조명이 닿지않는 어두컴컴하고 구석진 곳이 있었

다.


인호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히나는 이 구석진곳으

로 들어가서 쌓아놓은 박스들을 뒤적거렸다.


가게 뒤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좀 나나싶더니 얼

마 지나지 않아 히나가 다시 어두운구석에서 조명밑으

로 옮겨와 모습을 드러내었다.


“자, 여기있습니다.”


히나는 손바닥이 위를 향하게 펼쳐서 인호를 향해 내

밀었다.


그녀의 손바닥위에는 낡은 회중시계가 놓여있었다.


인호는 그것을 집어들어 천천히 뜯어다보았다.


회중시계는 단순히 낡은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이 유

행하던 19세기에 쓰여지던 물건인것처럼 세월의 흔적

같은것이 담겨있었다.


안쪽의 기계장치도 고장난듯 바늘은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지만 바깥을 감싸고 있는 유리만은 용케 깨지지

않고 보관되었다.


“이 시계가 왜 내게 필요한 물건이죠?”


인호가 물었다.


마치 취조하는 사람같았다.


“그 회중시계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힘이 깃들어 있답

니다. 인호씨가 그 물건의 값을 치르면 그 힘을 이용

할수 있게 되지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나랑 말장난이나

하자는거요!”


여전히 교태를 부리며 미소를 머금고 말하는 히나를

분위기 파악못하는 눈치없는 여자로 취급하면서 인호

가 버럭 화를 내었다.


“젠장! 시간만 버렸군. 애초에 이곳에 오는게 아니었는

데.”


인호는 회중시계를 다시 받으라는듯 내밀었다.


인호는 바로 뒤돌아서 인사도 없이 가게를 나가려고했

다.


화가난 발걸음이 바닥을 퉁퉁 구르며 출입문을 향해

한두걸음 나아갔을때.


“지금 그렇게 나가서 화가난채로 날뛰면 그녀가 예전

의 모습으로 돌아오나요?”


인호는 방금들은 말이 믿기지 않아서 자기가 잘못들은

게 아니라고 확신할수 없었다.


이 여자가 진짜로 뭘 알고있는건가?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나는 이여자한테 아무말도 한

적 없다구.


그렇게 생각했지만 인호는 자기도 모르게 히나를 향해

되돌아섰다.


“지금 나가서 당신 품속에 품은걸 휘둘러서 그자들을

처리한다고 해도 그녀는 예전의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

지 않잔아요?”


히나의 태도는 처음봤을때나 지금이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날붙이를 가지고 쳐들어간다고 해도 당

신 혼자서는 그들을 처리할수 없어요.

이미 여러번 그자들한테 당했잖아요?

당신은 그저 분노를 처리하기위해 무언가 하고싶은 뿐

이죠.

그저 가만히 있을수 없을 뿐이에요.”


히나의 말은 틀린말이 아니었기에 인호는 반격하지 못

했다.


지금 이순간에도 그녀의 말처럼 분노만 삭히고 있을

뿐이었다.


“내말대로 해요. 이 물건의 값을 치르고 시간을 되돌

려놔요.

일이 잘못되기 이전으로.”


히나는 다시 아까처럼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해서

회중시계를 내밀었다.


또 인호는 그것을 다시 받아들었다.


“얼마요.”


“저희 가게에서파는 물건중에는 신비한 힘을지닌 것들

이 몇개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물건들을 팔때에는 값으로 돈대신 다른걸

요구하지요 주로.”


“뭘말하는거요.”


“음.. 이번에는.. 그래요, 내게도 처리해야할 일이 있었

는데, 인호씨가 제 심부름을 좀 해주어야 겠어요.”


“심부름?”


······


나무들이 듬성듬성 버티고 서있는 숲속 사이사이를 바

람이 쓸고 지나다니면서 악령의 울음소리같은 불길한

연주를 했다.


바닥에서는 벌레들이 찌르륵 거리며 우는 소리를 낸다.


휘영청 커다랗게 떠있는 보름달은 이런 숲속을 은근하

게 비춰주다가 빠르게 지나다니는 구름뒤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고는 한다.


이런 외딴곳에 제법 멋지게 지은 2층짜리 주택이 들어

서 있었다.


인호는 주택이 잘보이는 위치의 나무뒤에 숨어서 히나

가 했던 말을 되새겨 보았다.


‘인호씨가 여기로 데려왔으면 하는 사람이 있어요.

이름은 김유한.

김유한과 그사람이 제게받은 목걸이를 여기로 가지고

오면 인호씨는 그 회중시계의 값을 치르는걸로 하겠어

요.

시계는 일단 가지고가요, 어차피 값을 치르지 않으면

쓸모없는 골동품일 뿐이니까.’


‘그사람은 어디서 찾아야하죠.’


‘아, 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그사람이 어딨는지 알려줄

테니까.’


‘그런데 찾는다고해서 그사람이 순순히 나를 따라오는

겁니까?’


‘으흠-‘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긴듯, 그러나 심각하지 않게 콧

소리를 한번 높여보았다.


‘그건 인호씨 재주에 달린 문제죠. 그래도 일단

히나의 요구로 왔다고 말하시면 그사람도 무슨용건인

지는 알아들을겁니다.’


인호는 바지주머니속의 회중시계를 한번 만지작거렸다.


‘시간을 되돌린다고? 내가 그말을 믿고 여기서 이러고

있단 말이야? 젠장, 린치를 당할때 머리를 심하게 다

쳤나보군.’


그때까지도 히나의 말을 불신하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달빛을 피해 나무뒤에 숨어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인

호는 숲속을 휘젓고 다니는 바람소리에 섞여져 날아오

는 작은 발소리 같은것을 들었다.


처음 인호는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다.


발소리라고 확신하기에 그 미약한 소리는 나뭇잎이 파

르르 떨리는 소리에 파뭍혀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이쪽을 향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

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가까워질수록 모습을 드러내듯이 소리도 분명

하게 귀에 박히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인호가 숨죽이고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때, 드

디어 발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인호가 감시하던 2층주택앞 공터에 쏟아지는 보름달

아래로 그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인호는 더욱 숨을죽이고 그자를 감시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선 대문을 열고 들어가거나, 아니면

벨을눌러서 집안에 있는 사람에게 자신의 방문을 알리

거나.


이런 행동이 일반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자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집앞에서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서 집안을 훔쳐보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집안의 불은 모두 꺼져서 창밖으로 빛이 새어나오지

않았다.


현재는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집안의 불이 모두 꺼져있더라도 이상한 시간은 아니다.


오히려 이상한것은 들어가지도 않을 주택앞에 찾아와

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누군가일 것이다.


그자는 주택에 조금더 가까이 다가가는가 싶더니 이번

에도 대문은 건드리지 않고 담벼락을 따라 걸었다.


고개를 쳐들고 있는것이 돌로 쌓은 담벼락의 높이를

가늠하고 있는것으로 보였다.


돌로된 담벼락의 높이는 2미터정도는 되보였다.


“이봐요.”


수상한남자는 고개를 쳐들고 담벼락을 따라 걷고있을

때, 등뒤에서 낮선목소리가 들리자 흠칫놀라서 튀어오

르듯이 뒤를 돌았다.


저 수상한자를 충분히 감시했다는 생각이든 인호는 지

루한 시간을 보내며 인내심이 진작에 바닥이 났기 때

문에 감시를 끝내고 수상한남자의 등뒤로 다가온 것이

다.


혹시 도망갈지몰라 발소리를 죽이고 살며시 다가오기

는 했었다.


“거기서 뭐하고있는 겁니까.”


“아, 아니.. 저..”


외소한 체격에 움츠러든 어깨, 범생이타입의 얼굴에

딱 들어맞는 안경을쓴 수상한남자는 인호의 물음에 대

답할 말을 잃어버린듯 우물쭈물했다.


“김유한씨 맞죠?”


어쩔줄 모르고 어디로튈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수

상한남자에게 쐬기를 박아버리듯 인호가 말했다.


“네에.. 그런데 어떻게 제이름을?”


김유한은 부정하지 않고 순순히 대답했다.


좀 진정이되자 김유한이 목걸이처럼 걸고있는 카드같

은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바이오 연구원 : 김유한]


‘대기업연구원이 왜 이시간에 이렇게 수상한 짓거리를

하고 있을까.’


인호는 속으로 생각했지만 불필요한 말이라고 생각해

서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김유한이 왜 여기왔는지, 여기서 뭘하려고 한건지는

아무래도 좋았다.


인호는 그저 빨리 일을 끝마치고 현지가 다치기 전으

로 돌아가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직도 히나의 말을 믿고있는건 아니었지만.


“히나씨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같이 가주셔야 겠습니

다.”


“그여자가.. 역시 그렇군요. 당신의 이름은..?”


“박인호라고 합니다.”


“좋아요, 갑시다.”


김유한은 고개를 힘없이 떨구고 모든것을 체념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인호는 그가 무엇을 체념하는 것인지 알리가

없었다.


“차를 타고 왔습니까?”


인호가 물었다.


“아뇨, 택시를 타고 좀 떨어진 큰길에서 내렸어요.

당신은?”


“저도 마찬가집니다. 그럼 또다시 큰길로 나가서 택시

를 잡아타기로 하시죠.”


인호가 먼저 돌아서서 걷기시작했고 그뒤를 김유한이

따랐다.


인호는 김유한이 혹시라도 도망을칠까봐 가끔씩 고개

를 힐끗돌려 주시했지만 도망갈기색은 전혀 보이지않

았다.


히나의 이름을 들먹이기는 했지만 처음본 자신을 순순

히 따라나서다니.


오히려 일이 너무 쉽게풀려서 이상한기분이 들정도였

다.


이 외딴곳에서 차가 지나다니는 큰길까지는 거리가 제

법되었다.


인호는 김유한에게 말을붙여 보기로했다.


“대체 그집 앞에서 뭘하고계시던 겁니까?”


“당신은 알거없어요, 당신과는 아무상관없는 일이에요.”


풀죽은듯이 축처진 어깨를하고 걷던 김유한이 의외로

퉁명스럽게 나왔다.


그걸로 대화는 끊어지고 둘은 다시 말없이 걷기시작했

다.


얼마쯤 걸었을때.


“역시 안돼겠어요.”


어느새 인호의 옆에까지와서 나란히걷던 김유한이 말

했다.


“박인호씨, 저는 그집에가서 볼일을 마저 봐야겠어요.”


인호는 그말에 대답없이 그저 빤히 김유한을 내려다보

았다.


“저는 그집에 볼일이있어요, 볼일만보고 다시 올테니

까 박인호씨는 여기서 기다리고계세요.”


김유한의 말과 표정에는 간절한 부탁같은것이 담겨나

왔다.


인호가 볼일만보고 돌아오겠다는 그의 말을 거절한다

면 순순히 따라오던 김유한의 태도가 돌변할지도 모르

는 일이었다.


생각끝에 인호는 김유한에게 꼭돌아오겠다는 확답을

받아내고 그를 보내주었다.


······


“하아..”


한숨을 쉬고나서 인호는 팔을들어 손목에 감긴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시간은 김유한이 볼일을 마저 보고오겠다고 말하고 간

지 30분이 넘게 흘러있었다.


‘그냥 보내주는게 아니었나···’


문득 후회가 밀려왔다.


‘어차피 이길로 올텐데 오다가 마주치겠지.’


인호는 왔던길을 되잡아 걷기 시작했다.


얼마가지않아 마주치리라 기대한 김유한의 모습은 온

데간데없이 아까전에 몰래 숨어서 지켜보던 2층짜리

주택앞까지 닿게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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