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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카바요
작품등록일 :
2020.09.13 18:41
최근연재일 :
2020.09.25 08:00
연재수 :
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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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2
추천수 :
11
글자수 :
94,543

작성
20.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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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

DUMMY

“더이상 할얘기 없다고 했잖아! 날 왜 또 여기로 데려

온 거야! 할얘기 있으면 내 변호사와 하라구!”


창문하나 없이 출입문만 달랑 나있는 검사취조실로 연

행되어온 쇠망치파의 부두목이 발악을 했다.


그를 끌고온 교도관들이 나가고 부두목은 오랫동안 사

방이 꽉막힌 답답한 취조실에서 테이블을 마주보고 홀

로 앉아있었다.


부두목이 못견딜 정도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출입문이 벌컥 열렸다.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부두목은 애

걸하듯 말했다.


“아니, 한검사님, 이게 어떻게 된겁니까 도대체, 우리가

검사님 마음에 안드는 놈들 뒷처리도 해주고, 검사님

들 우리 업소에서 접대도 해드리고 했으면 다 서로 상

부상조 하기로 한거 아닙니까.”


“조용히 안해!”


구치소에서 불안에 떨면서 암울이 드리워진 자기 앞날

을 떠올리고 있는 부두목에게는 그들의 은밀하고 암묵

적인 거래를 다시 들춰내지 않을 여유가 없었다.


그런 부두목에게 한검사는 조용히하라고 윽박질렀다.


‘개자식, 부려먹을거 다 부려먹고, 받아처먹을거 다 받

아 처먹고 나서는, 이제 필요없다고 이렇게 버리는 건

가.”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던지 간에 앞에서는 굴복을

표시해야 했다.


조직의 간부가 검사한테 찍혀서 징역형을 받는다면

10년정도는 우스울 것이다.


“나말고 니 낮짝을 보고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한검사의 말을 듣고 부두목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을때,

한검사가 들어오고 나서 도로 굳게 닫혔던 출입문이

다시한번 벌컥 열렸다.


들어온 사람은 한검사의 옆, 테이블건너 부두목의 맞

은편에 앉았다.


“아이고, 구치소에 계시느라 고생많으시겠습니다. 허허.



방금 들어온 조중천의 보좌관이 초면에 사람좋은듯이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부두목은 새로운 상대를 빠른시간에 재빨리 관찰하고

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볍게 건넨 인사였지만 보좌관에게는 상대를 깔보는

여유가 있었다.


건달이라는 놈들은 겉으로는 강한척 하지만 상대가 만

만치 않으면 꼬리를 내리는게 습성인 법이다.


말그대로 강한자에게는 약하고 약한자에게는 강한 것

이다.


“허허, 한 조직의 부두목씩이나 되시는 분이 구치소에

서 썩고계시니 안타깝기가 그지 없습니다. 성함이 안

필배되신다구요? 어서빨리 나가서 바깥바람 쐬셔야지

요. 그래서 제가 안필배선생님과 거래를 하려고 찾아

왔습니다.”


“거래?”


거래라는 말을 듣는순간 부두목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거래.


말만들어도 불길한 단어다.


이미 데인게 있는 부두목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거래라는 말을 듣자마자 부두목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

다.


보좌관은 들고왔던 서류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부두목은 몸을 앞으로 빼서 테이블위에 올려진 그것을

들여다 보았다.


“아니, 이년은..”


그것은 사진이었다.


부두목은 사진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그것은 현지의 사진이었다.


“누군지 아는 사람입니까? 뭐.. 그럴거라고 생각했습니

다.”


부두목의 반응을 확인한 보좌관의 얼굴에 야비한 웃음

이 번진다.


일이 생각대로 잘풀리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안필배선생님께서 그여자를 좀 처리해주셨으면 좋겠

습니다만..”


부두목도 현지에게 값아야 할 빚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순순히 곧이곧대로 상대의 청을 들어줄수는 없

는것이다.


그래서는 거래가 아니다, 명령이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거죠?”


부두목이 의문을 던졌다.


보좌관은 전등불빛이 반사되는 안경알 너머로 부두목

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이제는 완전히 자신의 덪에 걸린 쥐새끼라고 만만히

여기고 있었다.


“글쎄요.. 제 청을 들어주신다면 저와 막역한 사이인

한검사님께서 선생님을 불구속으로 처리해주실지 모

르는일 아닐까요..? 물론 제 청을 들어주시는것은 당신

네 두목이 아니라 앞에계신 선생님이니까, 불구속되는

건 당신들 조직의 보스가 아니라 선생님과.. 그리고 선

생님이 신뢰하시는 똘마니들도 몇명쯤 같이 빼내줄수

있겠죠.

당신들의 두목은 빵에서 10년은 우습게 썩을겁니다.

그렇게된다면 조직의 보스자리를 대신하는건 누가될

까요?”


부두목에게 분명한 뜻을 전달한 보좌관과 한검사는 함

께 밖으로 나왔다.


옥상으로 올라온 그들은 흡연실 벤치에 앉아 담배에

불을 당겼다.


“그런데 한검사님, 저놈이 자기 할일을 다한 다음에는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입니까?”


“어떻게처리 하기는요, 다쓰고난 물건은 버려버리는

거지요.”


옥상에서 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


“저번에 했던말 생각해봤어?”


현지와 인호, 그리고 태풍이가 이제는 한 가족인것 처

럼 매번 그렇듯이 현지의 집 쇼파에 앉아있었다.



인호의 말에 현지가 되물었다.


“무슨말?”


“벌써잊었어? 나와 함께 일하자고 했던거.”


“아아, 흥신소애기?”


“그래, 그거말이야.”


저녁 10시.


원래도 칠흙같이 어두워지는 시간이지만 하늘에 먹구

름이 가득끼어 있는 오늘은 특히 더 어두웠다.


가득한 먹구름 때문에 바늘로 콕 찌른듯한 작은 별빛

하나보이지 않았다.


달또한 마찬가지 였다.


하늘을 가득메우고 몰려왔던 먹구름은 기어코 비를 쏟

아 내었다.


1라운드 초반 복싱시합의 잽처럼 가볍게 툭툭 두드리

던 빗방울은 탐색전을 끝내고 상대를 파악한 복서처럼

굵은 장대비로 변해버렸다.


이제는 비가 지붕을 두드리는것이 아니라 쏴아- 하는

소리를 내며 휩쓸어 버린다.


잠시후, 적어도 발목까지는 물이 잠길것이란걸 빗소리

만 듣고도 예상이되었다.


“일기예보에 비온단 소식이 없었던거 같은데..”


현지가 말했다.


빗소리 때문에 대화는 잠시 중단되고 현지는 캄캄하기

만한 창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아까 미리 집에 갈걸···”


원래라면 이시간쯤 태풍이는 집으로 귀가할 시간이었

지만 인호가 꺼낸 흥신소 얘기에 호기심이 동해서 발

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우산줄게 그거라도 쓰고가, 근데 이정도 비라면 우산

도 소용없겠다.”


지금 태풍이한테는 비좀 맞게된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형..”


“응? 말해봐.”


“그, 흥신소라는거, 나도 같이 할수있어?”


“당연하지 임마, 우린 한팀이잖아.”


인호의 확답을 받은 태풍이는 신이났다.


“그럼 나와 태풍이는 결정됐어. 현지 너만 결정하면돼.”


인호가 팔꿈치를 무릎에 받치고 고개를 내밀어 현지를

응시했다.


현지를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굳히는 태도다.


“그 흥신소라는거 돈이되긴 하는거야?”


인호가 몇번이나 설득하려고 설명을 했었는데, 현지는

아직도 미심쩍은 생각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하고 있었

다.


“물론이지, 큰건 하나만 제대로 잡아도 소매치기로 한

달은 벌어야 버는 돈보다 더 벌수있어.

내가 봤을때 너라면 할수있는 일이야.”


인호가 강하게 설득하려고 나섰다.


현지는 쉽게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생각

하는듯 하더니.


“좋아, 까짓거 해보지뭐. 망하면 다시 소매치기나 하면

되니까.”


현지는 일단 수락은 했지만 인호를 대단히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듯이, 그리고 별거 아니라는듯이 말했다.


“좋아, 그럼 팀은 완성됐으니까 사무실만 얻으면 바로

시작하는거야.”


인호는 뜻하는 바가 이뤄져서 기분좋게 말했다.


이제 작은 사무실이라도 자신의 사업이 시작되는 건가.


“사무실은 어디다 얻으려구?”


“부평이 좋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거기가 서울에

서 오기도 좋으니까.”


“돈은있고?”


“뭐.. 일단은 임대료가 저렴한곳에서 시작해야지.”


이렇게해서 셋은 합의를 보았다.


원래도 한팀이었지만 이제는 소매치기보다는 좀더 그

럴싸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뭐 대단한 일이랄것까지는 없지만 셋 모두 새로운 앞

날에 대해 기대와 설렘을 품고서 하루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낮선 자동차소리가 들렸다.


주택가도 아니고 공단에, 그 공단에서도 좀 떨어진 외

딴곳에 홀로 버티고 있는 창고를 개조한 집이여서 한

밤중에 차소리가 들리는 일이 없는 동네인데 자동차소

리가 들려오고 소리는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리를 들으니 차량이 세대? 아니 네대쯤 될까?


방금전까지 새로운 앞날을 꿈꾸던 이들은 다가오는 차

소리에 왠지 불안을 느껴 몸이 움츠러들었다.


“태풍아 이쪽으로 와.”


현지가 현관문의 맞은편에 있는 큰 창문쪽으로 앞장섰

다.


창문앞에 다다라 현지는 창문을 열어졎혔다.


굵은 장대비가 주륵주륵 높은데서 떨어지고 열린 창문

앞까지 튀었다.


“여기로 나가, 뒤로 돌아가면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을거야.”


“누나랑 형은···”


태풍이는 망설였다. 현지와 인호가 걱정되었다.


“얼른.”


현지가 망설이는 태풍이를 다그쳐 내보냈다.


창문이 닫히자 빗물은 더이상 튀지 않았다.


현지와 인호만 남아 다가오는 불길함을 대비하고 서있

는 집안에는 집앞에 서서 고요히 그르릉 거리는 엔진

소리만이 돌아다녔다.


캄캄하던 창문은 밖에서 대가리를 이쪽으로 하고 쏘아

대는 헤드라이트 불빛이 번쩍였다.


그러다가 그 폭풍전야같은 고요함도 쨍그랑 깨졌다.


“어이, 안에있지. 문좀 열어보라구.”


바깥쪽에서 문을 부숴져라 세번을 두드렸다.


쾅쾅쾅.


건들거리는 말투가 건방지기 짝이없다.


“이봐, 이런식으로 할거야? 내가 꼭 거칠게 나와야 겠

어?”


잠시후 현관문 옆에 자리한 창문이 폭발하듯이 깨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깨진 창문앞에 똘마니하나가 서있었다.


창문을 깨는데 사용한 야구배트를 어깨에 척 걸친 똘

마니는 매우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안을 들여다 보

고 있었다.


“야 뭐하냐 빨랑 들어가서 문열지 않고.”


뒤쪽에서 굵은 목소리로 윽박지르는 소리가 들려왔

다.


“예, 형님.”


똘마니는 깨진 아직 날카로운 유리가 박혀있는 창틀을

기어넘어오려 했다.


놈이 아직 완전히 들어오지 못하고 창틀에 매달려 있

을때, 벽을 등져서 몸을 숨기고 있던 인호가 쏜살같이

튀어가 녀석의 얼굴을 발로 차버렸다.


“으악!”


창틀에서 떨어지면서 놈이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야, 저새끼 끌어내!”


살기등등한 명령이 떨어지고 무거운 발소리가 지진처

럼 땅을 울렸다.


똘마니들 여럿이 한번에 깨진 창문을 노리고 달려들었

다.


하지만 인호가 그 창문의 안쪽에 버티고 서서 먼저 떨

어져 나간 똘마니의 야구배트를 빼앗아 휘두르고 있었

다.


창문은 좀 큰편이었지만, 겨우 창문하나를 사이에 놓

고 전투가 벌어진다면 한명이든 여러명이든 머릿수는

별로 의미있는 전투력의 증가가 되지 않았다.


똘마니들은 창문밖에 저들끼리 엉켜서 각자 손에 쥐고

있는 연장을 제대로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그저 장대

비에 몸이 젖어가고 있었다.


그에비해 홀로 버티고 서서 야구배트를 있는 힘껏 휘

두르는 인호의 저항은 거셌다.


“뭐하는거야 이새끼들아! 다들 밥 굶고싶어!”


똘마니들이 확실하게 침투하지 못하고 앞에서만 답답

하게 우물쭈물하고 있자 뒤쪽에서는 계속 마차를 끄는

짐승을 다루듯이 윽박지르는 소리가 똘마니들의 뒤통

수를 때렸다.


현지와 인호에게 불길한.. 귀에 익숙한 목소리..


다시 지진이 일어나는 듯한 똘마니들의 바쁜 발소리가

울렸다.


창문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들끼리 엉키던 똘마니들은

뒤통수를 때리는 듯한 호통에 정신을 차린듯 드디어

집을 둘러싸고 사방에 달린 창문을 일제히 부수기 시

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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