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그 후 사흘 간은 전혀 노트를 쓰지 않았다.
"흠...."
혼자 밥먹는 걸 보는 것도 익숙해진 로즈였다.
로즈의 형체는 마치 흑백 텔레비전으로 보는 것 마냥,유채색이 아무것도 칠해진게 없었다.
그리고 틈만 나면 앉아서 공부.
같이 놀 사람이 마땅치 않은 것도 있지만,이렇게나마 공부를 하면서 남들에 앞서 가려는,자기를 깔보는 이들에 대해 앞서가는거다라고 자기위안을 하는 감도 있었다.
"...."
그리고 집에 와서는 바로 문을 잠그고,다시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 그 사흘 동안 그랬던 것처럼 데스노트를 펼치고 사용법을 읽기를 반복했다.
"참 뚫어져라 보는군."
"응...그래..."
뒤적뒤적 넘기기를 수 차례.그리고 제일 앞페이지에는 김대진 하나의 이름만 써져 있었다.
"후...."
10분 정도 뚫어져라 보더니 잠시 쉬는 듯 기지개를 쭉 폈다.
'찰칵.'
"?"
"뭐야?왜 문 잠그고 있니?문열어."
"으아아..."
순간 가슴이 철렁하고 다급히 데스노트를 근처 서랍에 대충 집어넣은 채 문을 열었다.
"왜 문 잠그고 있었어?"
"음...그게.."
그리고 빈 책상을 보더니
"뭐야,공부 안하고 뭐했어!"
"이..인강 듣고 있었어..."
진땀을 흘리며 우물쭈물거리는 중이였다.
"뭐로?"
"폰으로..."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긴장상태가 지속되다가 문득
"아...아아~"
"?"
문득 엄마가 멋대로 이해하더니
"어유~그랬어?아들?그래도 적당히 해~?응?"
"응?"
"한참 그 나이때란건 알지만,공부 소흘히 하면 안된다?자,여기 과일 먹구~그래,문 잠그고 열심히 공부하렴~"
하며 탁탁 엉덩이를 쳐주더니 무슨 바람인지 싱글 싱글 웃으며 나갔다.
"....?"
무슨 일인지 이해를 못하다가
"아...아아~"
이해를 했다.
"그래도 잠굴 핑계가 있어 다행이네 앞으론."
"어머니가 자식 공부에 대해 열정이 대단한걸."
"그거야 뭐,외동이니까."
찰칵.잠궜다.
"그나저나...야동 볼 수 있어 폰으로?"
"사신인 나에게 별 걸 다 묻는군."
"아니..."
의자에 터억 앉더니
"정말로 보고싶어서..."
"후우...."
남자 특유의 현자타임 이후
"폰으로도 볼 수 있었구나...몰랐어..."
진땀을 빼며 대단한 일이라도 한 듯,그 땀이 식혀지는 동안...
"응?로즈?"
"응?"
"넌 그리고 보니 데스노트를 가지고 있는데,왜 안보이는 거지?"
"아아,여기..."
그리고 홀더 안의 데스노트를 꺼냈다.
"여기 들어있지."
"응...."
납득한 것 같더니
"....응?"
뭔가 이상한 듯 말했다.
"잠깐만,그건 눈에 안띄어?"
"당연히 이것도 그거랑 같은 데스노트다.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 노트는 공중에 띄워진 상태..."
"그러니까!왜 그게 안보이냐고?"
"응?"
"사흘간 계속 내 옆에 따라다녔고,그럼 그 노트는 로즈 니가 가지고 있었으면 계속 둥둥 떠있었을거 아냐?"
"아아,이 홀더는 내 몸의 일부같은거라,이 홀더 안에 데스노트를 넣으면 안보이게 되지."
"그렇구나...음?"
그러다가 아주 단순한 사실을 깨달은 듯
"그럼 내가 자물쇠 살 필요도 없이 그냥 평소에 로즈 니 홀더에 같이 들고 다니면 안돼?"
"그건 안돼.대부분의 시간을 노트를 나한테 줘버리면,나한테 소유권을 반환하는 의미로 여겨질 수도 있고,이 홀더는 딱 1개만 들어가."
"그런가..."
"하지만."
뭔가 역시 깨달은 듯 말했다.
"노트를 교환,예를 들어 내 노트와 로즈 니 노트를 교환하는건 괞찮지?"
"응.그래,규칙상으론 문제가 없어."
"언제든 괞찮아?"
"난 딱히 상관없어.나한테 노트는 한 권이면 충분해."
"알았어."
그리고 휴지로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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