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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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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4.06.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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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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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 (7)

DUMMY

“지금 여론은 어떤가?”

“나쁘지 않습니다. 군비 감축은 문제 없이 진행될 겁니다.”

“그거 다행이군.”


이곳은 미국 백악관,


미국 대통령 워런 G 하딩은 국제회의를 앞두고 여론의 반응을 살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뭘까.


세계대전의 후유증과 스페인 독감 여파로 출렁이고 있는 세계 실업률, 전쟁으로 큰 수혜를 입은 미국도 대대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문제는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 고립노선을 택하면 문제를 일으킬 놈들이 있다는 것,


특히 중국을 먹기 위해 서로 손을 잡은 영국과 일본이 눈엣가시다.


이들을 견제하려면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고 세계 군비를 감축하는 수 밖에, 하지만 그게 미국 마음대로 되겠나.


미국 입장에선 세계 군비를 감축시킬 명분이 필요한데, 이 타이밍에 딱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유럽에서 영국 – 프랑스군의 공동묘지가 발견된 것, 이번에 수습된 유골은 대략 2만 구로 추정된다.


이걸 마주한 세계 여론은 뭘 느끼겠나. 이런 전쟁은 다시는 반복 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겠지, 미국 입장에서도 아주 반길 일이다.


문제는 잊을만 하면 들려오는 잡음,


이번에도 이승만이라는 자의 입방정이 문제가 됐다.


[지난 파리 강화조약에서는 일본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지만 이번에 열리는 워싱턴 회의에선 그런 일이 없길 바란다. 조선은 반드시 독립해야 하며, 미국은 약소국들의 독립 의지를 외면해선 안 된다.]


미국은 조선의 독립에 관심이 없다.


미국이 원하는 건 현상유지, 일본이 한반도와 산둥반도에 대한 이권을 얻고 강국이 되긴 했지만 지금도 동아시아 구석에 처박혀 있는 신세다.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을 중립지대로 만들려는 것, 그 정도만 해도 일본을 다독이면서 동아시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 독립을 운운하는 건 눈치가 없는 거 아닌가?


여기서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말이 나왔다.


[미국이 군비를 감축하는 건 전쟁이라는 비극을 막고 중국을 둘러싼 열강들의 침략 야욕을 막기 위해서다. 현상 유지를 위해서는 일본과 영국이 미국의 군비 감축 요구를 받아 들여야 되는데, 여기서 미국이 조선의 독립을 운운하면 일본이 군비 감축을 따르겠는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써야 일본을 견제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조선 독립을 운운하는 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도 않고 동아시아의 균형과 질서에도 반하는 일이다.]


이 주장의 발원지는 하와이,


자신을 하와이 조선총회 부총장으로 소개한 청년은 ‘조선 독립 불가론’을 앞세웠다.


미국이 원하는 건 현상유지와 일본에 대한 통제인데 여기서 조선 독립을 주장하는 건 눈치가 없는 행동,


이봉수 부총장은 좀 더 현실적인 제안을 했다.


[나는 조선의 독립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망국의 백성들이 타향에서라도 일한 만큼 대우를 받고 정당한 권리를 누리길 바랄 뿐이다. 조선인들이 미국에서 대우를 받으려면 독립을 외칠 게 아니라 무엇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물론 이런 말을 하면 조선 독립에 목숨을 거는 자들은 나를 증오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일본을 견제하려면 미국이 힘을 가져야 한다.


일본은 이제 경제적으로 미국에 예속된 입장이고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협력하는 게 일본을 견제하고 조선인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 뉴데일리 신문]


말 그대로 미국의 입장에 딱 들어맞는 주장,


그동안 조선인들은 미국을 향해 뻐꾸기처럼 독립만 요구했는데, 누가 이런 현실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건가.


놀랍게도 그 주인공은 이승만 박사의 아들, 아버지는 조선의 독립을 외치는데 그 아들은 조선독립 불가론을 외칠 줄이야.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발목을 잡는 불효자처럼 보이겠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을 인정하고 미국에 협력하는 합리주의자로 비칠 수도 있다.


실제로 조선 총회는 미국에서 사업권을 따냈고 그 여파로 미국 내 조선인들은 영주권을 얻지 않았나.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수확,


하와이 조선총회 여론도 독립불가론으로 굳어졌다.


“독립이요? 하면 좋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 우리가 모두 느끼고 있지 않나요?”

“한 7 ~ 8년 전이었나요? 박용만이 하와이에 입항한 일본 배에 폭탄 테러를 하려고 했는데, 만약 그게 실행됐으면 우리 조선인들이 어떻게 됐겠습니까? 다들 테러리스트로 찍혀서 여기서 쫓겨났겠죠. 그 인간이 국민회 주도권을 쥐었다면 ··· 어휴 ~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왜 임시정부에 바쳐야 합니까? 안창호 그 사람도 제정신이 아니에요. 독립운동 지원? 할 거면 혼자 하라고 하세요. 우리는 이제 싫어요.”


불과 1년 사이 확 바뀐 하와이 조선인 여론,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미국에 협력하면서 따라온 이득이 너무 많다.


유럽에서 넘어온 미군인 전사자는 하와이에서 확인 절차를 거쳐 미국 본토로 이송, 그 운송 과정은 하와이 조선 총회가 주도하고 있다.


그 뿐인가.


하와이는 미국 입장에서 태평양 진출을 위한 교두보, 군비가 감축되도 이곳에는 언제나 함대가 주둔한다.


운송업에 종사하면 돈을 벌 수 밖에 없는 구조,


하와이 조선총회는 유럽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운반하며 돈을 벌고, 그 수익금을 운송사업에 재투자 하고 있다.


이러면 조선인들은 사탕수수 농장이 아니라 운송업이라는 그럴듯한 직장을 가지는 것,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1인당 평균 소득이 40불에서 68불로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만 박사가 미국 정부에 독립을 요구하는 게 하와이 조선 사회에 무슨 이득이 있다는 건가.


미국 정부도 은근슬쩍 부총장의 손을 들어주는 중,


이렇게 하와이 조선 총회의 주도권은 부총장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 ⁕ ⁕


“봉수야,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

“뭔데요?”

“꼭 그렇게 했어야 했니? 아무리 잘 사는 게 중요하다고 해도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자존심은 지켜야 하는 거다.”

“그 나라가 없는데 지킬 자존심이 어디 있어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독립한 조선의 일원이 되느니 미국의 일원이 될 거예요.”


이곳은 하와이,


나는 유럽에서 돌아오자마자 아버지와 충돌했다.


파리강화 회의에서 물을 먹은 아버지는 워싱턴 군축 조약에서 다시 한 번 조선의 독립을 주장,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승산 없는 싸움이었다.


미국이 허락할 생각이 없는데 무슨 독립인가.


미국의 힘을 이용해 일본을 견제하는 게 현실적인 정책, 이건 지금도 그렇고 내가 살던 미래에도 통용되는 일이다.


아버지는 정의만 쫓다가 현실감을 잃어버린 것, 세상이 정의로 움직였다면 오늘 같은 모습을 하고 있겠나.


나는 다시는 독립을 입에 담지 말라며 사실상 아버지를 협박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눈치 없이 행동하면 여기 있는 하와이 주민들도 피해 입는 겁니다. 명심하세요.”

“뭐 ··· 뭐라고? 내가 이곳 조선인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거냐?”

“사실이 그렇잖아요? 다들 운송업에 종사하면서 이제 먹고 살만 해졌는데 왜 거기서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정치는 보여주기 위한 쇼가 아닙니다. 현실이라고요.”


정치인들은 자신을 예능인으로 착각한다.


시도 때도 없이 말을 바꾸고 아니면 말고, 그런 무책임한 태도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 모르는 건가.


조선의 독립?


그게 망국의 조선인들에겐 그럴싸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 미국이 허락하지 않는 한 조선이 독립하는 일도 없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미국에 협력하면서 간을 보고 있는 것,


어차피 일본은 미국에 예속된 입장이라 미국의 경제가 흔들리면 멸망하고 알아서 자폭할 거다.


하지만 그건 20년 후의 먼 일,


그럼 그 긴 시간 동안 조선인들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야 되나?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을 찾아야 될 거 아닌가. 나는 그걸 해낸 것 뿐, 미련하게 독립만 외치다 미국 정부의 눈 밖에 난 아버지와는 다르다.


실제로 미국도 내게 우호적인 입장,


나는 이 자리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확실히 눌러놨다.


“제가 단언하는데 조선이 독립해도 대통령은 제가 될 거예요. 아버지가 아니라요.”

“너 ··· 너는 내가 조선의 주인이 되기 위해 독립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냐?!!”

“아닌가요? 이미 그렇게 하고 계시잖아요?”


아버지는 워싱턴에 구미위원부를 설치하고 거기서 임시정부 대통령 노릇을 하고 있다.


문제는 구미위원부가 임시정부로 가는 자금줄을 쥐고 있었다는 것,


이미 임시정부 내부에서도 아버지가 독립운동 자금을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임시정부로 가는 자금을 기존에 비해 20%까지 줄였는데, 이게 뭘 의미하나.


본인이 임시정부를 마음대로 쥐고 틀겠다는 뜻, 정말 염불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그러면 안 되는 거다.


이런데도 아버지가 독립한 조선의 대통령이 될 욕심이 없다고 말할 수 있나?


나는 그 점을 꼬집었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으로 조선인들에게 괜한 희망 주지 마세요. 아버지가 미국에 독립 외쳐봤자 달라지는 거 없다고요. 아시겠어요?”

“보 ··· 봉수야. 너 정말 ··· ”

“그리고 앞으로 임시정부에 돈 보낼 생각 마세요. 한 두 번은 그냥 눈 감아 드렸지만 이제는 안 돼요. 그 돈 조선인들이 땀 흘려 번 돈입니다. 아버지가 임시정부에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치 자금이 아니라고요.”


이렇게 나는 워싱턴에 있는 구미위원부까지 손에 쥐었다.


임시정부는 이미 자금 문제로 아버지를 탄핵할 계획, 돈도 못 주는 대통령을 누가 진심으로 따르겠나?


임시정부가 탄핵절차를 밟으면 나는 구미위원부를 폐지할 뿐,


내가 강 대 강 전략을 취하자 임시정부는 바짝 긴장했다.


예전부터 돈이 부족해 공채까지 발행한 임시정부, 나라가 독립하면 갚겠다는데 그 말을 누가 믿나?


실제로 내가 살던 미래에도 이 문제는 표류 중이었다.


하와이에서 땀 흘려 번 돈으로 독립공채를 사들인 하와이 조선인들, 1950년에 공채를 상환해 달라고 대한민국 정부를 찾았는데 재무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돌려보냈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건 1983년,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이 공채를 갚는 일은 없었다.


5 ~ 6%의 이자율로 채권을 발행했으니 규모가 얼마나 불어났겠나?


감당이 안 되니까 외면해 버린 것, 결국 피 땀 흘려 번 돈으로 채권 사 준 사람들만 바보 된 거다.


그런 역사를 알고 있는 내가 하와이 조선인들에게 임시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사라고 할 것 같나?


임시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은 사지도 쳐다보지도 말라고 거듭 경고, 상하이 임시정부는 상환 능력도 없는 유사 정부라는 비난까지 퍼부었다.


“일단 돈이 급해서 채권이나 남발하는 놈들이 상환 능력이라는 게 있을 것 같나? 나는 분명히 경고했다. 임시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에는 눈길도 주지 마라. 그들에게 독립은 사업이다. 독립운동하겠다는 명목으로 남의 돈을 끌어다 쓰고 갚을 생각은 없단 말이다. 절대 속지 마라. 그들은 당신의 애국심을 이용하려 한다.”


하와이 조선 사회는 지갑을 질끈 동여맸다.


이제 임시정부에 들어가는 자금은 0원, 한계까지 몰린 임시정부는 이제 내게 복종하든가 멸명하든가 두 가지 길 밖엔 남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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