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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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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4.06.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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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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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 (4)

DUMMY

“몰로토프 서기장 동지, 이동휘 동지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하게”


이곳은 모스크바,


두 인물의 은밀한 만남이 이뤄졌다.


한 쪽은 소련의 서기장 ‘바쳬슬라프 몰로토프’, 다른 한 쪽은 연해주에 기반을 둔 ‘권업회’의 국무총장 ‘이동휘’,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배경은 대략 이렇다.


파리강화 회의를 통해 산둥반도의 이권을 인정받은 일본, 그럼 일본은 그 정도로 만족할까.


미국의 중국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 비밀 동맹을 맺은 영국과 러시아, 하지만 양쪽 모두 일본을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일본이 이 기세를 몰아 만주까지 넘어오면 어떻게 할 건가.


특히 연해주에는 무려 6만 명이나 되는 조선인들이 거주, 소련 당국은 이들을 일본인과 같은 부류로 보고 있다.


조선인으로 위장한 일본인이 연해주 일대에서 스파이 – 공작 활동을 벌이면 큰일, 소련 입장에선 만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군과 조선인을 통제하는 게 급선무다.


쥐새끼를 함정으로 유인하려면 그만한 미끼가 필요한 법,


소련은 한국 독립군의 해체가 목적이고 이동휘는 독립운동 세력을 공산주의 계열로 재편성하는 게 목적이다.


통하는 게 있으니 손을 잡는 건 당연,


이동휘는 독립군을 연해주로 유인할 것을 제안했다.


“연해주에는 돈이 많은 조선인들이 많습니다. 독립군도 그걸 모르진 않을 테니, 연해주로 유인해서 몰살시키겠습니다.”

“그 놈들이 순순히 무장해제를 하겠나? 자네 힘만으로는 버거울 텐데?”

“그렇다면 당국에서 약간의 지원만 해주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연해주에는 일명 원호인(元戶人)이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역사는 무려 1860년으로 올라가는데, 먹고 살기 팍팍한 함경도 인들은 국경을 넘어 연해주에 자리를 잡았다.


러시아 제국 역시 이들의 이주를 환영,


연해주는 아무도 안 사는 땅이라 누군가가 토지를 개간해야 되는데, 그걸 조선인들이 해준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지 않나. 그렇게 이들은 러시아 제국에서 시민 권을 인정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다.


문제는 후발주자들,


연해주에 가면 내 땅을 가질 수 있다는데 더 많은 조선인들이 몰려오는 건 당연하지 않나.


러시아는 이주를 막았지만 끝없이 몰려오는 조선인들을 막을 순 없었다.


“저 벌레 같은 놈들”

“왜 여기까지 와서 이 난리를 치는 거야?”


후발주자들은 연해주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미리 자리를 잡은 원호인들이 후발주자들을 같은 동족이 아닌 자기들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인식한 것,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기존의 원호인들은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고 땅까지 소유했다.


그에 반해 후발주자들은 불법입국자들, 동급 취급받는 게 이상하다.


연해주에 자리 잡은 권업회도 땅과 돈을 가진 원호인들과 협력해야 하는 입장, 지금 연해주로 몰려오는 조선인들은 소련 당국에서 일본인 첩자로 낙인 찍힌 지 오래다.


저런 것들과 엮이면 권업회가 어떻게 소련 내에서 지위를 인정 받을까.


원호인들도 일본인 취급을 받는 조선인들과 섞이길 거부, 이렇게 연해주에는 조선인들을 벌레 취급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어차피 처리할 벌레들이라면 독립군도 함께 끌어들여 일망타진해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소련은 이 문제를 그렇게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


정말 권업회와 원호인 세력 만으로 조선인을 몰아낼 수 있는 건가.


물론 이동휘는 소련 공산당에 등록된 인물이라 신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전이 성공하면 연해주 일대의 조선인 세력은 더 커지겠지, 그것도 소련 입장에선 별로 달갑지 않은 일이다.


결국 이동휘도 언젠가는 쓰고 버려야 할 존재,


하지만 지금은 일본을 견제하는 게 우선이라 이동휘에 힘을 실어줬다.


“그럼 내가 병력 2천 명을 지원해 주겠네. 자네가 알아서 해 봐”

“감사합니다 서기당 동지”


소련의 허락을 받아낸 이동휘는 독립군 세력을 연해주로 끌어들였다.


연해주는 한인이 무려 6만 명이나 거주하는 곳, 만주라는 허허벌판에서 일본군 – 중국 군벌들에 치이던 독립군은 연해주를 자기 집처럼 여겼다.


여기라면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하며 세력을 만회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 꿈은 바로 박살이 났다.


사방에서 들이닥치는 소련군과 원호인 세력, 순식간에 포위된 독립군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여보게 이동휘 동지!! 이게 무슨 짓인가?!!”

“이건 다 조선인들을 위해서야, 다들 이해해주길 바라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면 안전을 보장하겠지만 거역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네.”


그제야 독립군은 속았다는 걸 깨달았다.


하다하다 이제는 같은 동족에게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여기서 저항해 봤자 총알을 맞고 개죽음을 당할 뿐, 이렇게 독립군은 소련군에 의해 무장해제 당하고 완전히 와해됐다.


그 다음은 연해주에 불법입국한 조선인들,


원토인들은 소련군의 도움을 받아 동족들을 연해주에서 몰아냈다.


“다 나가!! 너희들 때문에 우리가 일본 놈으로 오해받잖아?!!”

“같은 동족들에게 이래도 되는 거요?!! 여보시오!!”

“누가 동족이래?!! 우리는 러시아에서 시민권 받았어!! 너희 같은 불법 입국자들과는 달라!!”


이렇게 2만 명이 넘는 조선인들이 연해주에서 쫓겨났다.


이들이 갈 곳이 어디에 있겠나.


중국 군벌이 우글거리는 만주? 그것도 아니면 일제의 감시 하에 있는 한반도? 어느 쪽에 가든 2등 시민 취급 받을 뿐, 그렇다고 소련에 저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다들 각자의 길로 흩어졌다.


이렇게 완료된 토벌 작전,


이동휘는 소련당국으로부터 ‘일본인 첩자를 추방’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이제부터 연해주는 이동휘의 세상, 자기만의 영토가 생겼으니 임시정부에 매달릴 필요도 없었다.


⁕ ⁕ ⁕


“그게 무슨 소린가?!! 이동휘가 ··· 뭐가 어째?!!”

“총장님, 다 사실입니다. 이동휘 그 자가 소련의 사주를 받고 독립군을 연해주로 끌어들여 무장해제 시켰다고 합니다!! 거기다 연해주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도 일본인 첩자로 몰아세워 추방시켰다고 합니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곳은 하와이,


국민회 총수 안창호는 연해주에서 들려온 소식에 머리를 움켜쥐었다.


뭉쳐도 될까 말까한 독립운동 활동이 와해된 사건, 이 사건으로 이동휘는 이완용에 버금가는 악명을 얻었다.


그 자의 목적은 조국의 독립인가 아니면 조선의 공산화인가.


분명한 건 권업회는 연해주라는 영토를 얻었다는 것, 영토도 국민도 없는 다른 세력에 비하면 임시정부를 자처할 자격이 있다.


“다들 소련에 귀의하라. 소련에 합류해야만 조선은 광복할 수 있고 독립운동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권업회는 이런 식으로 임시정부를 흔들고 있다.


임시정부에 붙어 있다고 밥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하지만 소련에 투항하면 활동자금이 들어온다.


문제는 이대로 가다간 독립운동 세력이 공산화 돼 버린다는 것,


안창호는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격분했다.


“지금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얼마나 되나?”

“대략 25만 원 정도입니다.”

“그거 다 임시정부에 보내. 이대로 임시정부가 무너지면 끝이야.”

“총장님, 그 돈을 어떻게 모았는데 임시정부에 다 주려고 하십니까?”

“지금 그게 중요한가?!! 이대로면 조선은 영원히 공산화 될지도 몰라!!”


하지만 국민회는 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막말로 임시정부가 하는 게 뭐가 있나.


국민회는 총장부터 조선인들까지 모두 사탕수수 농장 - 오렌지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자금을 모으는데, 임시정부는 그런 노력이라도 하나.


공산당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을 탈취하고 모금을 받는 게 전부, 이런 자들에게 돈만 퍼붓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한인 사회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 ⁕ ⁕


“여러분!! 국민회에 헌금하지 마세요!!”

“그거 다 여러분 돈입니다!! 누구 마음대로 그렇게 함부로 씁니까?!!”


이곳은 하와이,


나는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함께 거리 유세에 나섰다.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오는 블라디보스토크 참변,


이동휘라는 놈이 소련과 짜고 독립운동 세력을 와해시키고 더 나아가 조선인들까지 추방했다고 한다.


권업회는 활동자금 제공을 명목으로 세력을 더더욱 키워나가는 중, 사실상 독립운동 세력은 공산주의로 굳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상해 임시정부는 뭘 하고 있나.


연해주 공산당으로 흘러가는 소련 돈을 탈취?


간이 부어도 보통 부은 게 아니다.


차라리 중국에서 직장을 구해 일을 하고 활동자금을 마련하는 게 낫지, 어떻게 남의 것을 빼앗고 손을 벌릴 줄만 아나?


나는 그 점을 강조했다.


“여러분, 그 돈 다 여러분들이 사탕수수 농장과 오렌지 농장에서 땀 흘려 번 돈입니다!! 그런 돈이 상해로 넘어가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도 이제는 방향을 확실히 해야 합니다!! 연해주의 원호인들이 자기만의 세상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이 곳에서 우리만의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원호인들이 연해주에 자기만의 세상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하와이에 우리의 세상을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실제로 하와이는 원주민들이 대부분이고 백인의 영향력은 거의 없다.


조선인처럼 땀 흘려 일하는 사람도 극소수, 왜 미국의 부호들이 일본인 - 조선인 노동자들을 들여와 일을 시키겠나?


그 돈 받으면서 열심히 일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와이 조선인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인가.


조국 독립? 도대체 누굴 위한 조국의 독립인가?


나는 이 자리에서 ‘하와이 조선총회’라는 단체를 발촉했다.


“여러분, 저는 여러분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겁니다. 조선 왕족들도 헌신짝처럼 버린 나라를 왜 여러분들이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합니까? 그것도 힘들게 일하며 번 푼돈까지 바쳐가며 말입니다!! 저는 앞으로 하와이 조선인만을 위하는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연해주 사람들이 자기만의 왕국을 세운 것처럼 우리도 이곳에 우리만의 세상을 세웁시다!!”


“와아아아 ~ !!!!”


내 목소리는 하와이 조선인들의 맹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동안 국민회에 자금을 댄 건 ‘조국의 독립에 기여해야 한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연해주 조선인들도 나부터 살자며 동족들을 헌신짝처럼 버렸는데, 이런 상황에서 조국과 민족의 통합을 부르짖는다?


너무 요원하고 목적도 뚜렷하지가 않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만의 왕국을 세우는 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 현금 25만 원이면 회사를 세워도 된다.


그 돈을 상해 임시정부에 톡 털어 바치겠다니, 그게 의미가 있나.


내 주장에 동조한 하와이 주민들은 국민회 본사 앞으로 몰려갔다.


“그 돈 다 내놔요!! 어서!!”

“따지고 보면 다 우리 돈이야!! 그걸 누구 마음대로 상해에 보내?!!”

“우리 돈이니 우리를 위해 쓰자!!”


이렇게 국민회는 하루 아침에 몰락했다.


안창호 총재는 물론이고 아버지와 알력 싸움을 벌이던 박용만도 미국을 떠나 해외로 도피, 그 자리에는 하와이 조선총회라는 단체가 들어섰다.


총재는 내 아버지 이승만 박사,


물론 아버지는 바지사장일 뿐, 나는 부총재로서 실세를 쥐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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