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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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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작품등록일 :
2024.06.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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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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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이승만의 아들로 태어났다 - (1)

DUMMY

“학생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봉수입니다. 나이는 16살입니다.”

“아버지는 누구시죠?”

“이승만 박사님입니다.”


이곳은 하와이,


나는 눈 앞에 계신 선생님의 질문에 막힘없는 대답을 했다.


왜 내 아버지가 이승만 박사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눈을 떠보니 이렇게 된 걸 어쩌겠나.


현실을 부정해 봤자 달라지는 건 없겠지,


이제는 그러려니 받아들이고 있다.


중요한 건 아버지의 그늘 아래에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그 영향력을 벗어날 것인가의 문제, 일단 나는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아버지는 미국 하와이 한인 기숙학교 교장 겸 한인 기독학원 원장,


망국의 조선인, 그것도 15살 밖에 안 된 어린애가 무슨 힘으로 그 그늘에서 벗어나겠나.


때로는 현실에 순응하는 것도 방법, 아버지가 하와이에서 누리는 권위를 부정하진 않았다.


다만 불만이 있다면 아버지가 누리는 권위가 합법적이냐는 것,


아버지는 기숙사를 세우기 위해 한인사회에서 돈을 거둬 부동산을 구입하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 대출받았다.


망국의 조선인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한인사회에서 돈을 거둬 부동산을 구입하고 학교를 세우는 건가.


나는 그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따지고 보면 일본도 가난한 나라입니다. 다만 인구가 많아 나라가 부자 행세를 하는 것 뿐이죠.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와이의 조선인이 5천 명이나 된다고 하지만 다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거둔 돈이라면 더 투명하게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뭐 ··· 그건 그렇지요.”

“저는 솔직히 아버지가 한인 사회의 주도권을 잡은 건 찬성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한인 사회에서 좀 더 존경을 받으려면 좀 더 투명하게 회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보다 먼저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박용만,


먼저 박힌 돌답게 박용만은 하와이 조선인 사회를 주도하고 그 활동자금을 관리하고 있었다.


여기에 의문을 표한 게 아버지,


박용만은 무기를 사들여 일제를 직접 공격하는 무력 노선을 택했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래서 아버지는 이곳에 학교를 세우고 독립에 기여할 인재들을 양성하려는 거다.


나는 거기에 찬성하는 입장, 이런 때일수록 아버지가 회계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인 사회의 신뢰를 얻지 않겠나?


나는 그게 안타까워서 교우들과 그 사실을 공유했을 뿐이다.


문제는 이게 학교 입장에선 교장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 솔직히 선생님이 무슨 죄가 있겠나.


문제아가 일으킨 사건 때문에 제 3자들이 피를 보는 중,


하고 싶은 말은 더 많지만 선생님의 입장을 생각해 고집을 꺾었다.


“형제님의 아버지는 큰 일을 하는 분입니다. 큰 일을 하다보면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누군가의 오해를 사기 마련이죠. 이런 때 아들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고 다니면 아버님의 입장이 어떻겠습니까?”

“저는 아버지의 명성에 흠집을 내려고 그런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교칙에 어긋난다면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민족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이런 일로 서로 얼굴 붉히지 말자고요.”

“예, 앞으로 주의하겠습니다.”


교무실에서 나온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민족과 조국의 독립을 위해 우리 모두 뭉쳐야 한다고?


그게 가능하다면 왜 독립 세력은 사분오열 돼서 서로 싸우는 건가.


통합이 안 된다는 건 누군가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 어쩌면 내 아버지도 그 내부 싸움의 한 축일지도 모른다.


민족 운동을 하나로 통합시켜 줄 인재가 없기 때문에 독립 자금도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되는 게 사실,


이번 사건도 결국 그 연장선 아닌가.


한국이 훗날 독립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건 반쪽 짜리 독립일 뿐, 나는 그 과정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서로 음해하고 죽인다는 걸 알고 있다.


좌익을 겨냥한 우익의 백색테러, 계파 안의 갈등, 도중에 친일 노선으로 갈아타는 배신자들까지 등장,


이런 혼란 속에서 완전한 독립이라는 게 가능할까.


서로 피를 흘리지만 않는다면 난 그걸 완전한 독립과 평화라고 부르겠지만 그게 가능할까.


아직 나이가 어려 정치판에 끼어들 입장은 아니지만 앞길이 훤히 보였다.


⁕ ⁕ ⁕


“이승만 박사를 지금 당장 교육 부문에서 제외시켜야 합니다.”

“잠깐, 다들 머리를 좀 식히는 게 어떤가? 우리끼리 싸워서 얻을 게 뭐가 있다고 이러는 건가.”

“회장님이 온건한 태도만 보이시니 이승만 일파가 우리를 더 깔보는 겁니다!! 이제는 그놈들이 국민회 자금까지 마음대로 하고 있다고요!!”

“맞습니다. 이제는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이곳은 국민회 본부,


안창호 총장은 측근들의 닦달에 시달렸다.


안창호의 리더십은 화합과 협력, 같은 조선인이면 서로 힘을 합쳐 나라를 되찾아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박용만과 이승만의 갈등으로 국민회 내부에는 숨길 수 없는 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회 자금 운영 문제,


박용만과 이승만은 서로가 공금을 횡령한 범인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승만 박사는 학교를 세우겠다는 이유로 한인들에게 자금을 거둬 부동산을 사들이고 그걸 담보로 대출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공개하질 않고 있습니다!!”

“그건 내가 할 말입니다!! 무기를 구입해 일제를 공격하다니!! 그걸 미국이 인정할 것 같습니까?!! 그래서 그 무기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이 무기를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횡령한 거 아닙니까?!!”


두 사람 모두 국민회 자금을 끌어다 쓴 건 분명,


하지만 그건 국민회에서 합의된 게 아니라 각자의 입맛대로 움직인 결과일 뿐이다.


일제 치하의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그 수가 7천 만이 넘기 때문에 일제가 거대한 힘을 이룰 수 있는 것, 당연히 돈을 엉뚱한 곳에 써도 다시 세금을 거둬서 정책을 짤 수 있다.


그에 비해 독립운동 세력은 영토도 없고 국민도 없기 때문에 한 푼이라도 낭비할 수 없는 입장,


그럼 단결이 더더욱 중요한데 한 쪽은 무기를 구입하겠다고 하고, 다른 쪽은 학교를 세운다고 하니 될 일도 안 된다.


일단 안창호는 이승만과 뜻을 같이하는 입장,


무력으로 일본을 무너뜨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미국에서 입지를 다지고 한국의 독립 문제를 추진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유화적인 방식으로 강경파를 설득할 수 있겠나.


박용만이 무기를 구입하고 독자 노선을 걷는 것도 그 연장선,


국민회 내부에서도 미국의 협력만으로는 독립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고 안창호는 박용만을 처단할 수 있는 입장인가?


자칫하면 국민회가 3개 세력으로 쪼개질 위험이 있다.


안창호는 이도 저도 못하는 우유부단한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최대한 독립운동 세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뿐,


하지만 측근들은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우리 총장님이 다 해 먹어야 되는데 어디서 박용만 – 이승만 같은 2인자들이 설치는 건가.


그래서 안창호 측근들은 이승만을 숙청 대상으로 삼은 것,


부총장도 아니고 기껏해야 한인 사회 교육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데 무슨 자격으로 한인사회에서 세금을 거두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은 건가?


이건 명백한 월권행위이자 국민회 총장에 대한 도전행위,


안창호는 측근들의 입장은 굳건했다.


“학교를 세우고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건 내 뜻이기도 하네, 그게 잘못됐다는 건가?”

“총장님, 저희가 지금 그런 뜻으로 드리는 말씀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승만 그 자가 부총장도 아닌데 무슨 근거로 한인 사회에서 돈을 거두고 부동산을 구입했느냐 이 말입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같은 조선인이고 독립을 위해 서로 협력하는 관계라도 이런 월권행위를 눈감아 준다면 위계질서가 바로 서질 않습니다. 조직에 질서가 없으니 서로 싸우고 반목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측근들의 압박아 안창호는 고개를 숙였다.


이승만의 방향이 틀린 건 아니지만 권한을 넘어선 일을 한 건 사실,


고심 끝에 문제의 인물을 사무실로 불러들였다.


⁕ ⁕ ⁕


“총장님, 부르셨습니까?”

“어서오세요 이 박사님, 요즘 별 일 없으셨습니까?”

“하하 ~ 나름 바쁘게 지내고 있죠. 얼마 전에는 대한국민의회에서 연락이 왔더군요.”

“대한국민의회요?”

“예, 저한테 국무경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하더군요. 총장님께도 조만간 말씀드릴 생각이었습니다.”


이곳은 국민회 사무실,


안창호는 문제의 인물과 얼굴을 마주했다.


이승만은 국내외에서 명망이 높은 인물,


우익 계열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 강경투쟁 노선에서도 꽤 지지를 받고 있다.


대한국민의회 회장 문창범은 한 때 국내침공까지 기획한 인물, 그런 조직에서 국무경으로 추대받을 정도면 그 위상이 짐작되지 않나.


하지만 그 위상 때문에 견제를 받는 것도 사실,


그건 국민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통한 실력 양성 운동이 틀린 건 아니지만 조직에는 위계질서라는 게 필요한 법, 안창호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시작했다.


“이 박사님, 제가 이 박사님을 누구보다 지지하고 있는 거 아시죠?”

“물론입니다. 저도 현실을 일찍 깨달았다면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와 총장님을 지원했을 겁니다. 그게 너무 늦었던 게 안타까울 뿐이죠.”

“하아 ~ 그런데 ··· 요즘 박사님을 두고 말이 너무 많습니다. 그것도 알고 계시죠?”

“네, 제 아들도 그 문제 때문에 학교에서 소란을 일으켰더군요.”

“아드님이요?”

“예, 하루 벌어 먹고 사는 가난한 조선인들에게 거둔 돈인데 국민회가 너무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쓴다고 ··· 학교에서 말 하고 다닌 모양입니다. 아비로서 참 면목이 없고 부끄럽습니다.”


안창호 총장의 시선은 먼 곳을 향했다.


어른들이 학생들 앞에서 이런 추태를 보이고 있다니, 이런 어른들을 지켜보며 자란 아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의 독립을 이루겠나.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까지 새어나왔다.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어른들이 이렇게 서로 싸우는데 아이들이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겠습니까? 아니 ··· 이러다 우리 청소년들이 독립운동에 회의를 느끼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서로 힘을 합쳐야죠. 지금 중국 내에서도 임시정부를 세우자는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조만간 중국으로 가서 통합 정부를 세워야 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죠. 언제까지 서로 반목할 순 없는 거 아닙니까? 앞으로는 예산도 투명하게 관리해야겠어요. 그래야 이곳 조선인들도 우리를 믿고 기꺼이 독립 자금을 지원하겠죠. 안 그렇습니까?”

“물론입니다. 그건 회장님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안창호는 이번에도 갈등을 봉합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승만과 반목하는 건 내부 총질일 뿐, 하지만 이런 태도는 박용만을 비롯한 강경파들의 불만을 사기 충분했다.


임시정부 설립 문제로 잠시 봉합되긴 했지만 언젠가는 터질 폭탄,


강경파들은 겉으로는 임시정부 설립에 협력하는 척 하면서 그 안에서 자기들만의 파벌을 이뤘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임시정부를 뒤엎고 자기들이 주도하는 강경파 노선으로 조직을 재편성할 계획, 그렇게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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